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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기밀 초능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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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1.07.2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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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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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7.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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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화

DUMMY

그녀의 연분홍색의 빛이 나는 눈을 본 태현은 그녀의 빛나는 눈에 놀라기 전에, 자신의 시야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으로 물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깜짝 놀란 태현은 주변을 돌아보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늦지 않게 소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에코가 빵빵한 마이크에다 대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울렸다.


“진정해. 아무것도 안했어. 이렇게 설명하는 게 빠를 것 같아서.”


소현이 말하자마자 시야에서 검은색이 사라졌다.


태현은 시린 눈을 깜빡이며 무슨 일인지 알아내려 하고 있었다.


초점이 돌아온 후 주변을 돌아보니, 그 곳은 하늘 위였다.


자신이 앉아있던 방은 하늘이, 자신의 앞에 앉아있던 소현은 보이지 않았다.


하늘 위를 둘러보다 자신의 발밑을 내려다보니 빌딩숲이 보였다.


그 중 가장 높게 솟은 대화타워가 보였다. 국내 최대 기업인 대화는 it계열사, 요식업계등등 모든 종목에서 톱을 찍는 기업이다.


대한민국하면 대화가 떠오르는 것처럼, 서울하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 가장 먼저 떠올리는 건 156층의 높이를 자랑하는 대화타워였다.


‘였다.’ 왜 과거형을 사용하는가 묻는다면, 누구든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그 사고가 일어나서."


사고란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대화타워의 84, 85, 86, 87층 전체가 원인불명으로 폭발했던 일을 이야기한다.


그 사고가 일어나서 대화타워의 절반이 무너져 내려 서울 도심을 덮쳤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사상자를 낸 끔찍한 사고였다.


이 기억을 떠올리기 무섭게 태현이 유심히 보고있던 대화타워가 폭발하여 태현의 고막을 찢었다.


쾅!


대화타워의 절반이 지지대를 잃어 옆으로 고꾸라져 도심을 덮쳤다.


태현은 사촌이 당했던 이 사고를 차마 눈에 담기가 어려웠다.


그런 태현에게 어디서 들려오는지 모를 소현의 울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 사고.. 알지?”


태현은 알 수 있었다. 소현의 목소리가 마이크 에코처럼 울리지만 떨고 있다는 걸.


“이 원인불명의 폭발 사고로 저 타워의 93층에서 근무하고 계시던 아버지와 무너진 타워가 덮친 도심 속 한 병원에 누워계시던 어머니가 돌아가셨어..”


소현의 말을 듣고 태현은 참담한 심정을 느꼈다.


“하지만 그때 난 누구의 탓도 할 수 없었어. 이 사고가 원인 불명이라고 알려졌었기 때문에.”


태현은 방금 소현의 말을 듣고 뭔가 의문이 생겼다.


“그럼 지금은 그 사고의 원인이 뭔지 안다는 거야?”


태현의 물음과 동시에 소현이 구름 위 태현의 앞에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며 모습을 드러내며 말했다.


“어. 난 진실을 알아.”


소현이 말하자 서있던 장소가 하늘이 아닌 불타는 건물로 바뀌었다.


하지만 위를 올려다보니 천장은 보이지 않고 방금 전까지 서있었던 푸른 하늘이 보였다.


소현에게 묻지 않아도 태현은 서있는 장소가 어딘지 알 것 같았다.


대화타워의 83층.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태현에게 소현이 이야기했다.


“이 폭발 사고는 이 사고의 사망자 중에 하나라고 알려진 이승민, 대화회장의 차남이 일으킨 짓이야.”


이승민, 대화그룹의 회장의 차남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성격이 고약하고 인성도 좋지 않다고 알려져 있었다.


태현은 충격적인 사실에 놀라지 않고 소현의 말에 집중했다.


“자신이 아닌 자신의 형이 기업을 물려받게 되니까 분노한 이승민이 일으킨 짓이야.”


소현의 말을 듣고 있던 태현은 소현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얘기를 듣고 숙연해져 웬만하면 질문하지 않고 조용히 있으려 했다. 하지만 의문점이 생기는 건 사실이었다.


“굳이 눈치 보면서 질문할 타이밍 놓치진 말고. 이승민은 자신이 아닌 형을 선택한 아버지와 대화에게 복수하려고 마신과의 계약을 통해 힘을 받은 거야.”


소현의 말을 듣고 태현이 의문이 가시지 않는 듯한 표정으로 물었다.


“마신?”


소현은 눈을 감고 말했다.


“그래 일단 그것부터 설명해줄게.”


그러고선 3초정도 눈을 감고 있다가 방금 전처럼 눈을 부릅떴다.


아까 전과 같은 연분홍색 동공이었다.


그러자 불타고 연기가 나는 건물이 사라지고 눈 앞에 우주와 같은 공간이 펼쳐졌다.


육안으로 보기엔 별은 없었지만 행성 같아 보이는 것이 3개가 있었다.


하나는 황금빛으로 밝게 빛나는 행성이었고 하나는 지구와 똑 닮은 행성, 다른 하나는 검붉은 색이 맴도는 어두운 행성이었다.


옆에 서있던 소현이 눈을 감았다가 떠서 동공을 다시 검게 물들이며 이야기했다.


“여긴 내가 방금 질문에 대답해주기 위해서 만들어낸 가상의 공간이야. 실제로 존재하진 않아. 차례대로 보여주면,”


말을 하다가 끊고 소현은 팔을 뻗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길고 가는 손을 휘둘렀다.


그러자 황금빛 행성이 가까이 오더니 더 크게 확대되었다.


“여긴 천계라고 해. 천계는 천신들의 세계야. 설명이 좀 부실한가? 그냥 영화나 만화 속에 천사 같은 것들 생각하면 돼. 근데 그렇게 선한 존재들은 아니고.”


말을 끝내자마자 소현이 천계라고 알려준 행성은 원상태로 돌아가고 이번엔 중간에 있는 지구를 똑 닮은 행성이 확대되었다.


“여긴 인계라고 해. 우리 같은 인간들이 사는 곳.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굳이 말 안 해도 알겠지?”


“마신들의 세계, 마계인가?”


태현이 소현의 물음에 뜸을 들이지 않고 대답했다.


“맞아, 헛똑똑이는 아닌가보네. 원래 이 세 개의 세계 중 인계는 태초부터 다른 두 세계가 접근 할 수 없었어. 그니까 평행세계 같은 거였지.”


불안하게 이번에도 말끝이 과거형이다. 어째선지 아까부터 과거형이 자꾸 들려왔다.


“하지만 천신과 마신은 인계로의 통로를 발견해냈고, 그 통로를 이용해 인계로 넘어오기 시작했어. 물론 인계를 차지하려는 목적이었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그 통로란 바로 인간. 자신의 목표를 이루거나, 욕망을 채우고 싶지만 그럴 힘이나 능력이 없는 인간들에게 힘을 속삭여서 목적을 이뤄주는 대신 대가를 치르게 하는 거지.”


태현은 얼굴이 굳어갔다. 살짝 충격을 먹었지만 그래도 소현의 말을 귀담아 들으려 했다.


“대가란 몸을 넘기는 것. 인계를 차지하기 위해선, 자신들이 인계에 강림할 필요가 있지. 인간의 몸에 계약을 한 천신이나 마신이 강림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케이스 중에 하나가 이승민이야.”


그녀의 설명이 끝나자, 태현의 뇌리를 스쳐가는 생각이 있었다.


‘그럼 얘는 뭐지? 생각을 읽는 걸 봐선.. 분명히 저것들 중 하나랑 계약한 거 아니야..?’


소현은 태현을 쳐다보려 고개를 휘저으며 말했다.


“나쁘지 않은 추측이지만.. 땡이야. 저렇게 대가를 치루고 계약한 사람을 계약자라고 불러. 아까 날 소개할 때, 나는 무엇이라고 했었지?”


“정신의 각성자.”


태현이 소현의 질문에 대답했다.


“맞아. 그러니까 방금 너의 그 추측은 틀린 거지.”


소현이 가느다란 검지를 들어 올려 태현에게 보여주고 양 옆으로 휘저으며 말했다.


그걸 보고 있던 태현은 질문했다.


“그럼 각성자는 뭔데? 네가 쓰는 힘은 출처가 어디냐고.”


소현은 눈을 감으며 입을 열었다. 태현은 또 장소가 바뀔 것을 직감하고 같이 눈을 감았다.


“각성자는 저런 계약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태어난 존재랄까? 기본적으로 신체 능력도 일반인보단 월등히 높고, '마력'이라고 부르는 특수한 힘을 가지고 있어. 그것을 매개체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각각의 각성자마다 그 능력은 달라. 그리고 평범한 사람은 느낄 수 없는 6번째 감각도 가지고 있거든. 이런 각성자들이 가진 힘의 출처가 뭔지는 아무도 몰라. 아마 지구가.. 인계가 선물한 것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는 편이야. 나는.”


말을 끝낸 소현은 연분홍색의 눈을 떴다.


그러자 소현의 집, 방 안으로 돌아와 있었다. 눈을 뜨고 주변을 두리번 거려보니 소현은 눈을 감고 태연하게 아이스티를 마시고 있었다.


태현은 컵을 내려놓고 자신을 바라보는 소현에게 질문했다.


“그럼 각성자는 얼마나 많이 있고, 계약자는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 건데? 그리고 제일 중요한 건.. 나는 뭐고?”


소현은 어리둥절해하며 묻는 태현에게 말했다.


“한번에 다 물어보면 대답을 어떻게 해줘? 천천히 좀 하지.”


소현은 예쁜 얼굴의 미간을 찌푸린 채, 말을 이었다.


“하여튼, 각성자는 세상에 36명밖에 없어. 엄청 적지? 참고로 현재 우리나라엔 나랑 너밖에 없어. 이런 힘에 대한 것과 방금 말해준 사실들은 전부 국가기밀이야. 우린 각성자라서 존재 자체가 국가 기밀이고, 이 사실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으니 알려 주는 거야.”


소현은 쉬지 않고 이야기했다.


“어느 나라든 다 똑같아. 계약자들은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아. 평균적으로 우리나라에선 주에 2명 정도가 발생하는 편이야. 그럼 이 넓은 땅에서 어떻게 특정 인물을 찾냐고 물으면.”


소현은 말을 잠시 끊고 컵에 남은 아이스티를 다 마신 후에 말을 이어갔다.


“정부에서 각 지역의 경찰서에 특수 훈련을 받은 베테랑 요원들을 배치해둬서 수상한 인물이나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정부의 특수 기관이 조사해. 아까 말했던 육감은 거리가 엄청나게 멀다면 잘 느껴지지 않으니까. 이렇게 잘못된 짓을 하려는 계약자를 찾는 거야. 그리고 너는..”


소현은 숨이 찼는지 태현이 제일 중요하다고 하는 부분에서 한 박자 쉬더니 다시 말했다.


“그리고 너는, 이틀 전에 사망한 영국의 불의 각성자였던 사람의 능력을 계승한 불의 각성자야. 이런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 각성자들이 사망한다면, 세상 어딘가의 누군가에게 그 능력이 전해져. 늙든, 젊든, 여자든, 남자든. 모두 상관없이 랜덤으로.”


소현의 대답을 들은 태현은 뭔가 의문점이 생겼다.


“근데 넌 그걸 어떻게 알고 날 찾아왔어?”


소현이 예상했다는 듯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힘을 깨우친 각성자들은 마력을 육감으로 구분할 수 있어. 그냥 단순하게.. 일반인이랑은 다른 느낌이 온다고 할까? 난 네 안의 마력을 읽어서 알아냈고.”


태현은 갑자기 현기증이 오는 듯 했다.


그야 태현은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그저 학교가 어서 끝났으면 하는 전형적인 고등학교 3학년 중 하나였다.


하루가 고되게 느껴졌다. 생각을 읽히는 것도 모자라 환상을 보며 차라리 환상이라고 믿고 싶은 판타지영화에 나올법한 이야기를 들었으니..


“그래 좀 어지럽겠지. 일루전을 처음 봐서 그래.”


소현은 혼란스러워 보이는 태현에게 이야기했다. 그러자 태현은 한숨을 쉬듯이 말했다.


“그거 때문이 아니잖아.. 니가 보여준 것들, 말해준 것들, 다 사실이라 쳐. 그럼 내가 물려받은 그 힘은 어떻게 되는 거야?”


소현은 갸우뚱하며 태현의 의미모를 질문에 대답했다.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묻는 거라면 얼마 지나면 자연스레 알게 될 거야.”


태현은 그 말을 듣고 더 혼란스러워진 것 같은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게 아니라, 이걸 누구한테 넘길 수는 없는 거야? 나는 저렇게 타워 하나를 무너뜨리는 사람들과 싸우기는 힘들 거 같은데..”


태현은 소현이 일루전이라고 했던 그 환상 속 대화 타워의 폭발을 떠올리며 말을 얼버무렸다.


“각성자의 힘을 임의로 누군가에게 넘기는 방법은 아직 불분명해. 물론 그것 자체가 가능한지도 아직 불분명. 그 힘을 넘기려면 아까 말했던 것처럼 힘을 가진 너가 죽는 수밖에 없어.”


소현은 단호하게 말했다. 태현은 절망적 이었다.


이 꽃다운 나이에 죽고 싶지 않았다. 아직 이뤄보지 못한 것들도 많았고, 경험해본 것들, 먹어본 것들, 모든 것이 마찬가지였다.


“한국의 각성자는 7년전부터 나 혼자였어. 그리고 난 말했듯이 비전투계 각성자라 강한 인외의 존재한테 힘을 빌린 계약자들을 상대하기도 힘겨워. 니가 필요해. 한국에도 나에게도.”


소현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붉어질 만 했지만 태현은 진지했다.


목숨이 걸린 일이기도 했고, 고3의 관점으로 보자면 직업이 생기는 것이기도 했다. 직업.. 직업?


“그럼 혹시 돈 같은 것도 따로 받는 거야?”


태현이 어떤 상황에서보다 진지하게 소현에게 물었다.


“어.. 받기는 해. 단순 액수로 치면 웬만한 대기업 직원들 뺨치는 수준이겠지. 당연한 거야. 군대가 출동해도 막지 못할 정도로 위협적인 초자연적인 존재들을 목숨 걸고 처리하니까.”


생각을 읽지 않고 있던 소현은 의외의 질문에 당황하면서도 빠르게 생각해 대답했다.


태현은 대답을 듣자마자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네. 죽을 때까지 사직서 못내는 직장인데 목숨을 거는 위험천만한 직업이 그나마 돈이라도 많이 주니.’


의외의 질문을 받고 또 당황하게 될까, 생각을 읽고 있던 소현이 피식 웃었다.


하지만 이내 미소가 없어지고 표정이 평소처럼 차가워졌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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