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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503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11.04 22:00
조회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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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신이되어 이계로 -196.원리-

DUMMY

다음날부터 은성은 검술훈련을 할때마다 데니안 왕자를 예의주시하기 시작했다.

그가 다른 목적으로 이곳에 왔을지도 모른다는 데이비드 공작의 말 때문이었다.

물론 데니안 왕자는 은성의 그런 생각을 알아채지는 못했다.


“자.. 5분간 쉬었다 하겠습니다.”


앤드류 공작이 휴식을 알림과 동시에 데니안 왕자가 쓰러지듯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만큼 앤드류 공작은 지쳐있었다.

그런 그에게 은성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데니안 왕자. 검술실력이 많이 늘었네요..?”


은성의 말대로 데니안 왕자는 소드익스퍼트 최상급의 벽을 허물기 일보직전이었다.

조금만 더 노력한다면 데니안 왕자도 소드마스터의 길을 걸을 수 있을 듯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니안 왕자는 쓴웃음을 지어보였다.


“은성 공작에 비하면 전 아무것도 아니더군요..?”


얼마전까지만해도 이제 겨우 소드익스퍼트 반열에 들 정도였던 은성이 지금은 자신의 경지와 같은 소드익스퍼트 최상급의 끝자락을 걷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대로라면 은성이 자신보다 더 빨리 소드마스터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데니안 왕자였다.


“아무래도 어릴적에 기초를 탄탄히 한 결과인가 봐요.”


은성이 겸손을 떨며 말했다.

데니안 왕자는 은성이 한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았다.


‘흥! 네 놈이 가지고 있는 그 묵빛의 검 때문이란 걸 내가 모를 줄 아느냐?’


그는 은성이 이토록 빨리 강해지는 이유가 은성의 허리춤에 달린 천마검 때문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데니안 왕자는 여태껏 은성에게서 천마검을 빼앗을 기회가 전혀 없었다.

은성이 한시도 검을 방치해 두는 법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크흠.. 나도 웬만한 기초연습은 충분히 익혔건만..”


앤드류 공작이 혼잣말인 듯 중얼거렸다.

물론 은성이 그의 중얼거림을 듣지 못했을리 없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그의 말을 맞받아치진 않았다.

앤드류 공작이 그들의 대화에 끼어들었기 때문이었다.


“기초연습을 얼마나 많이 하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건 한번을 휘두르더라도 제대로 된 자세로 검을 휘둘러야 한다는 점이지요. 만약 흐트러진 자세로 기본기를 익히게 된다면 훗날 고급 검술을 제대로 습득하지 못할지도 모르기 때문이오.”


앤드류 공작의 말에 수긍한다는 듯 데니안 왕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는 말입니다. 흐트러진 자세는 비뚤어진 검술을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시전자의 정신력마저 흐트러지게 만들기 때문이지요.”


그가 어릴적 검술스승에게서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말이었다.


“잘 아시는군요..?”


앤드류 공작의 말에 데니안 왕자가 우쭐해져선 대답했다.


“알다마다요. 어릴 적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늘 검술스승에게 들었던 말인걸요.”


“검술스승이 정말 훌륭한 분이셨나보군요..?”


앤드류 공작이 데니안 왕자의 검술스승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의 칭찬에 데니안 왕자도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그의 미소는 오래가지 못했다.


“헌데 왜 그 분의 말을 듣지 않은 거죠?”


은성의 물음이었다.

그의 물음에 데니안 왕자가 무슨 말이냐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


“그분께서 말씀하셨다면서요. 흐트러진 자세는 삐뚤어진 검술을 만들뿐만 아니라 시전자의 정신력까지 흐트러지게 만든다면서요..?”


“그렇소.”


“그런데 데니안 왕자는 왜 매번 흐트러진 자세로 검술훈련을 하는거죠?”


은성의 물음에 데니안 왕자는 어이가 없었다.

자신이 언제 흐트러진 자세로 검을 휘둘렀단 말인가?

어이가 없는건 앤드류 공작도 마찬가지였다.


“자네 갑자기 왜 그러는가..? 데니안 왕자는 전혀 흐트러짐없이 검술을 익히고 있지 않는가..?”


앤드류 공작의 물음에 은성이 그 이유를 알려주었다.


“물론 데니안 왕자의 검술은 겉보기엔 전혀 흐트러짐이 없어 보였지.”


“헌데..?”


“문제는 그의 집중력이야. 검을 휘두르는 데니안 왕자의 머릿속에 잡생각이 너무 많다 이 말이야.”


은성의 말에 데니안 왕자가 화들짝 놀랐다.

그의 말대로 데니안 왕자는 검을 휘두르는 것에 집중하긴 했지만 그의 머릿속은 늘 ‘어떻게 하면 은성이 가지고 있는 검을 빼앗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뿐이었다.

데니안 왕자는 그런 그의 생각을 은성에게 들킨 것만 같았기 때문에 화들짝 놀란 것이었다.

놀란 그를 대신해 앤드류 공작이 물었다.


“집중력이라고..? 내가 볼땐 데니안 왕자는 검에 집중하고 있는 것 같은데..?”


“물론 데니안 왕자의 눈은 검에 집중하고 있지. 그러니 그가 흐트러짐 없이 검을 휘둘수 있는 것이고.. 하지만 검술은 눈.. 즉 몸으로만 익히는게 아냐! 데니안 왕자의 검술스승이 말한 정신력이라고 하는 것은 단순히 검에 정신을 집중하라는 뜻이 아니라 자신이 시전하는 검술의 원리를 깨달아야 한다는 뜻이야..”


“검술의 원리..?”


“그래. 데니안 왕자는 지금 검술의 원리를 깨달을 생각은 전혀 안하고 있지. 물론 그의 몸은 검술을 기억할지도 몰라. 하지만 그뿐이야. 결국 그는 완벽을 가장한 반쪽짜리 검술을 익히게 되고 말꺼야.”


“반쪽짜리 검술이라니..? 내가 볼땐 데니안 왕자의 검술은 완벽하기만 하던데..?”


“내 눈엔 빈틈투성이더구만..”


결국 듣다못한 데니안 왕자가 감정적인 말투로 은성에게 비무를 제안했다.


“그럼 저와 비무를 해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저도 저의 빈틈이 얼마나 많은지 이 자리에서 한번 보고 싶군요..?”


데니안 왕자의 제안에 은성이 흔쾌히 찬성했다.


“흐음.. 그게 좋겠네요? 백문이 불여일견이니..”


“그게 무슨 뜻인가요..?”


“아 별 뜻 아니에요. 그럼 바로 시작할까요?”


어차피 이곳은 연무장이었다.

비무는 이 자리에서 바로 시작하면 그만인 것이다.

은성의 물음에 데니안 왕자가 검을 고쳐 잡았다.

데니안 왕자의 자세는 누가 보더라도 완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난 준비됐소.”


데니안 왕자가 은성에게 검을 겨눈채 당장이라도 공격할 듯 매섭게 노려보며 말했다.

앤드류 공작은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비..빈틈이 없어!’


그야말로 완벽한 방어자세를 취한 것이었다.

물론 서로 싸우다 보면 빈틈이 생기는건 분명하겠지만 소드마스터인 자신의 앞에서 빈틈없이 검을 치켜들고 있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일이었다.

그런 그의 귀로 은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도 준비됐어요.”


자연스레 앤드류 공작의 시선이 은성에게로 향했다.

그리곤 의아해하며 그에게 물었다.


“은성 공작. 뭐가 준비가 되었단 말인가..?”


은성은 검손잡이에 손만 가져갔을뿐 아직 검집에서 검을 빼지도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었다.


“어서 시작이나 하게. 이게 내 준비자세니 말이야.”


은성의 재촉에 앤드류 공작이 어쩔수 없이 비무의 시작을 알렸다.


“아..알겠네. 그럼 비무를 시작하겠네. 시작!”


앤드류 공작의 외침에도 데니안 왕자는 은성을 공격할 생각이 없는 듯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하지만 실상은 은성을 공격할 수가 없었다.


‘제..젠장!’


처음엔 은성을 단 한 수만에 이겨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은성의 자세가 빈틈투성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끝내 그를 공격하지는 못했다.

자신이 공격을 하는 순간 은성이 어떤식으로 대응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던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은성과 같은 방식으로 싸우는 상대와 대결을 한번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은성이 검집에서 검을 빼들며 데니안 왕자를 공격하려 했다.


‘허억! 위..위험하다! 막아야 돼!’


데니안 왕자의 뇌리에서 경고음이 울려오는 듯 했다.

은성의 공격을 막아야 한다는 걸 알고는 있는데 어떤 식으로 막아야할지 전혀 알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그의 걱정과는 달리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은성이 공격을 할것처럼 하더니 검을 채 빼들기도 전에 도로 검집에 넣어버렸기 때문이었다.


‘뭐..뭐야? 나를 농락한 건가..?’


데니안 왕자가 멍한 표정으로 은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은성은 이제 아예 싸울 생각도 없는지 느긋하게 팔짱까지 끼고 있었다.


“크윽.. 날 너무 우습게 보는 것 아니오? 그렇게 건방떨다 내 검에 죽어도 난 책임지지 않겠소.”


그런 그의 모습에 데니안 왕자가 빈정이 상한 듯 먼저 그에게 선공을 취할 것처럼 경고했다.

헌데 그런 그의 귀로 앤드류 공작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은성 공작 승! 스..승부는 이미 끝났소.”


데니안 왕자가 뭔 말이냐는 듯 앤드류 공작을 향해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난 아직 검을 휘둘러 보지도 않았는데..?”


“데니안 왕자. 당신이 졌소. 검이 없는데 어떻게 은성 공작을 이길 수 있겠소?”


“검이 없다니요? 제가 이렇게 들고 있...”


데니안 왕자는 말을 이을 수 없었다.

검 손잡이 부분만 남긴 채 검날 부분이 송두리째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데니안 왕자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어..언제..? 전혀 못 느꼈는데...?’


바닥에 검날이 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분명 은성이 한짓이 분명했다.

하지만 데니안 왕자는 자신의 검이 두동강 날때까지 아무것도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다.


“정말 엄청난 발검이군?”


소드마스터인 앤드류 공작도 은성이 검을 빼들고 데니안 왕자의 검을 두동강낸뒤 다시 검집에 검을 집어넣는 일련의 과정을 겨우 알아챌 정도로 그의 동작은 매우 빨랐다.


“기초가 튼튼하다면 누구나 가능한 일이지.”


은성이 별것도 아닌 일이라는 듯 대답했다.


“크흠.. 그..그런가? 헌데 도대체 무슨 수로 데니안 왕자의 검을 두동강 낸 것인가..?”


앤드류 공작의 물음에 은성이 이번에도 별것 아니라는듯 대답했다.


“베기.”


“크흠.. 그건 기본기가 아닌가..?”


“물론이지.”


“그런 기본기만으로 어떻게 검을 두동강 낼 수 있단 말인가?”


“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거지?”


은성의 물음에 앤드류 공작이 당연하는 듯 대답했다.


“그거야 베기나 찌르기 동작은 기초 중에서도 기초동작이지 않는가?”


“그래 베기는 기초동작이지. 헌데 그거 아는가? 모든 검술동작의 원리는 결국엔 베기와 찌르기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


은성의 말에 앤드류 공작이 무언가를 깨달은 듯 했다.

은성의 설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즉 베기와 찌르기만 완벽히 숙달한다면 어떤 동작으로라도 변형이 가능하다는 말일세. 모든 검술은 베기와 찌르기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니..”


“그렇군..? 나는 여태껏 그걸 잊고 있었군..?”


“그래.. 그 원리를 깨닫게 된다면 스스로 검법을 만들어 낼수도 있을뿐더러 어떤 검법이라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지. 그러기 위해선 자신이 휘두르는 검의 원리를 먼저 파악해야하고..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검을 휘두르지 말라는 거야.”


은성의 설명을 듣던 앤드류 공작과 데니안 왕자가 점점 깊은 생각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무아지경에 빠져 들었다.

깨달음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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