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504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10.05 21:00
조회
279
추천
3
글자
9쪽

신이되어 이계로 -167.지키면 안될 약속-

DUMMY

은성외에는 인간이 한명도 없었던 시즈왕국이었지만 지금은 이곳저곳에 사람들의 웃음꽃이 생기있게 피어났다.

더불어 다른 왕국들과는 달리 인간과 엘프가 함께 공존하며 지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특히나 어린아이들은 인간과 엘프라는 틀을 깨고 허물없이 함께 자주 만나서 놀곤했다.

그중에서도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장소가 있었으니 바로 얼마전 오픈한 놀이동산이었다.

물론 카일로가 한국에서 보았던 놀이동산을 기반으로 만든것이었지만 시설면에서나 환경면에서나 한국의 놀이동산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다들 재밌어하는 표정을 보이는 반면 한 꼬마아이만큼은 심통이 났는지 입이 삐죽 튀어나와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 꼬마는 엘프였다.


“정말 전 안되는 거에요?”


입이 삐죽 튀어나온 꼬마엘프가 놀이기구 관리자인 중년인 여성에게 애원하듯 말했다.

관리자도 금방이라도 울것같이 울상을 짓고 있는 하엘의 얼굴을 보고는 그녀를 놀이기구에 탑승시키고 싶었다.

하지만 안전규칙을 지켜야하기에 그녀를 놀이기구에 탑승시킬 순 없었다.


“미안하지만 너는 이걸 탈 수 없단다. 이 놀이기구는 나중에 저 언니오빠들처럼 나이를 먹으면 탈 수 있는거란다.”


관리자가 자신이 담당하고 있던 ‘회전그네’라는 놀이기구에 탑승하는 어린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쟤내들이 저보다 동생인데요..?”


꼬마엘프의 말에 관리자가 당황해하며 물었다.


“네가 쟤내들보다 언니라고..?”


“네. 저는 올해 50살인걸요..?”


엘프 하엘의 말에 관리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허억! 그..그럼 나보다 어..언니라는 말인데..?”


“그럼 저도 이거 탈 수 있는건가요..?”


하지만 하엘의 말이 사실이든 아니든 그녀를 놀이기구에 탑승시킬 수는 없었다.


“미..미안하지만 네가.. 커험.. 소..손님분께서 53세라고 하더라도 이 놀이기구는 탈 수 없습니다.”


“왜요..?”


“이건 사실 나이보다는 키제한이 있기 때문입니다.”


“힝..”


결국 하엘의 입이 다시 삐죽 튀어나왔다.

그때 누군가 하엘을 다정히 불렀다.


“하엘! 옆에 보니까 회전목마도 재미있어 보이던데..? 아쉽지만 회전그네는 다음에 타고 오늘은 그걸 타보는게 어떻겠니?”


하엘을 데리고 함께 놀이동산에 온 로즈엘이었다.


“그럼 로즈엘 고모도 같이타요!”


하엘이 언제 삐졌냐는 듯 들뜬 표정으로 로즈엘에게 재촉했다.


“고모는 무서워서 그런 거 잘 못타! 대신 하엘이 회전목마타면 고모가 손 흔들어줄게.”


전형적인 어른들의 거짓말이었다.

하지만 하엘은 정말로 로즈엘이 회전목마를 무서워서 못타는줄 아는지 그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그럼 하엘이 혼자 탈테니까 고모는 꼭 하엘이에게 손 흔들어 줘야 돼? 알겠죠?”


“그래. 알겠어. 다치지 않게 조심하고 재밌게 타렴..”


“네!”


명량하게 대답을 한 하엘이 신난 표정으로 회전목마가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다행히 회전목마는 키가 작은 편인 하엘도 탈 수 있는 놀이기구였다.

아슬아슬하게 키제한을 통과했기 때문이었다.

로즈엘은 약속대로 회전목마에 탄 하엘의 얼굴이 보일때마다 손을 흔들어주었다.

로즈엘과 얼굴을 마주칠때마다 기뻐하는 하엘과는 달리 로즈엘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져만 갔다.


‘하아.. 오빠를 좀 더 일찍 찾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하엘의 아빠인 엘비슨을 끝내 찾지 못한 것이 한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곳까지 와서 뭘 그리 우울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거야?”


어느새 왔는지 은성이 그녀의 곁에 나타나 한 말이었다.

그의 갑작스런 목소리에 로즈엘이 상념에서 깨어나며 물었다.


“어..언제 오셨어요?”


“하엘이 회전목마에 막 탑승해 있을 때부터..”


“계속 제 옆에 있었다고요? 아무런 기척도 느끼지 못했는데요..?”


“네가 그렇게 상념에 빠져 있으니 누군가 와도 모를 수 밖에...”


그녀가 상념에 빠진 것은 사실이었으나 은성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왔다면 기척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을 것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은성의 말대로 자신이 너무 깊은 상념에 빠져 있었다고 여겼다.


“하엘을 보니 오빠 생각이 나서요.”


자신의 오빠이자 하엘의 아빠인 엘비슨을 끝내 찾지 못했다는게 마음에 걸린 로즈엘이었다.

은성이 그런 로즈엘을 다독이며 말했다.


“엘비슨은 곧 찾게 될거니 너무 걱정하지마!”


“하지만 오빠를 찾기는커녕 오히려 제가 죽을뻔 했잖아요?”


“그럼 내가 대신 찾아줄까..?”


“으음.. 그건 싫어요. 제 스스로 오빠를 찾을래요.”


은성도 로즈엘의 고집을 꺽을 생각은 없었다.


“휴우.. 알겠어. 그럼 언제 다시 펠리안 제국으로 갈 생각이야?”


“내일 가야죠. 오늘은 하엘과 놀아주기로 했으니...”


“좀 더 쉬었다가지..?”


“오빠를 찾지 못하면 쉬어도 쉬는게 아닌 것 같아요. 내일 다시 저를 펠리안 제국으로 보내 주세요.”


“휴우.. 어쩔 수 없군? 대신 이번엔 이걸 가지고 가!”


은성이 로즈엘에게 갑옷하나를 내밀며 말했다.


“이게 뭐죠..?”


“타이탄이야. 너를 쓰러뜨린 녀석도 이 타이탄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지.”


로즈엘이 은성이 내민 갑옷을 받으며 물었다.


“그럼 이 갑옷만 있으면 저를 공격했던 그 녀석을 다시 만났을때 제가 이길 수 있다는 말씀인가요?”


로즈엘의 물음에 은성이 당연하다는 듯 얘기했다.


“물론이지.. 하이엘프인 네가 탑승한 타이탄은 더욱 강할테니.. 하지만 너를 쓰러뜨렸던 그 녀석은 지금쯤 아마 죽었을거야.”


은성은 당연히 자신의 공격을 받은 엘비슨이 죽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간이 그 정도의 충격을 받고도 살아남을 수 있을리 없다는 판단에서였다.

하지만 그가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었으니 자신이 쓰러뜨린 엘비슨 역시 인간이 아니라 로즈엘과 같은 하이엘프라는 사실이었다.


“그럼 오히려 더 잘 된 일이군요..? 두 번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였거든요.”


그가 자신의 오빠인지 모르는 로즈엘 또한 자신을 공격했던 그가 죽었을 거라는 말에 안심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혹시 그가 살아있더라도 너무 걱정하지마! 만약 또다시 내 눈앞에 그가 나타나면 그때는 그녀석을 아예 가루로 만들어 버릴테니까... 약속할게..!”


은성은 로즈엘을 죽일 뻔했던 그를 살려둘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그가 로즈엘의 오빠인 엘비슨이라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채...


“말만으로도 고마워요.”


그가 자신의 오빠라는 사실을 모르는건 로즈엘 또한 마찬가지였다.

은성이 이 약속을 지킬지 못지킬지는 미지수였다.







한편 펠리안제국에서는 마치 죽은 사람인 양 병실에 꿈쩍도 않고 누워있는 엘비슨의 곁에 한 인영이 침묵을 지키며 앉아 있었다.

그의 얼굴엔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죽날죽 반복되고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말없이 앉아 있던 레이븐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


“하아.. 자네의 기억이 돌아왔다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물론 의식이 없는 엘비슨이 그의 말을 듣고 있을리 없었지만 레이븐은 한탄하듯 그에게 주저리주저리 말을 이어나갔다.


“크흠.. 하필이면 그녀가 자네의 친동생이었다니..? 어쩌면.. 차라리 자네가 기억을 되찾지 못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네..”


엘비슨이 은성에게 맞아 쓰러졌던 날 레이븐은 엘프마을촌장인 베르엘과의 대화에서 그녀가 그의 여동생인 하이엘프 로즈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던 것이다.

엘비슨을 쓰러뜨린 정체모를 젊은 남성이 그녀를 급히 어딘가로 데려가긴 했으나 레이븐이 봤을 때 그녀가 살아날 확률은 없어 보였다.

그러했기에 그는 차라리 엘비슨이 기억을 되찾는 것보다 오히려 그가 자신의 동생을 죽였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하는 편이 그를 위해서 좋을 거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헌데.. 그 청년의 정체가 도대체 뭐였지..?’


레이븐도 황제와 게르만 후작간의 대화에서 그가 드래곤이나 혹은 쿠보스라는 자 일지도 모른다는 얘기는 들었다.

하지만 레이븐은 이미 쿠보스라는 자를 만나본 적이 있었기에 그가 쿠보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하이엘프인 레이븐이 은성이 드래곤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를리 없었다.

한참을 고뇌하던 레이븐은 끝내 은성의 정체를 짐작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어쩌면 펠리안 제국에 곧 피바람이 불겠군..?”


엘비슨을 한방에 무력하게 만든 은성이라면 충분히 혼자서도 펠리안 제국을 상대해 낼것만 같았기 때문이었다.

로즈엘이 죽었다면 그가 분명 복수를 하러 다시 이곳으로 올테니 말이다.

레이븐이 그 말을 끝으로 막 상념에서 벗어날때쯤...


“2호님 면회시간이 끝났습니다.”


엘비슨을 담당하던 의료진이 병실문을 열고 들어오며 말했다.

엘비슨의 안정을 위해서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었던 것이었다.


“알겠네.. 나도 이제 슬슬 일어나려던 참이었네..”


레이븐이 별다른 불평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시 아무도 없게 된 병실엔 엘비슨만이 얌전히 누워있을 뿐이었다.

당연하게도 잠깐이나마 그의 손가락이 까딱거렸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신이되어 이계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74 신이되어 이계로 -173.카테오-(수정) 20.10.11 286 2 8쪽
173 신이되어 이계로 -172.전문가- 20.10.10 274 3 10쪽
172 신이되어 이계로 -171.결혼하고 싶지 않은 자-(수정) +1 20.10.09 286 5 9쪽
171 신이되어 이계로 -170.기마자세- 20.10.08 272 4 11쪽
170 신이되어 이계로 -169.늙은이- +1 20.10.07 272 4 11쪽
169 신이되어 이계로 -168.돌아온 로즈엘- +1 20.10.06 281 5 10쪽
» 신이되어 이계로 -167.지키면 안될 약속- 20.10.05 280 3 9쪽
167 신이되어 이계로 -166.계약서- 20.10.04 281 4 12쪽
166 신이되어 이계로 -165.황제의 착각- 20.10.03 289 4 10쪽
165 신이되어 이계로 -164.인간이 아니야- +1 20.10.02 288 4 9쪽
164 신이되어 이계로 -163.살인미소- +1 20.10.01 290 5 10쪽
163 신이되어 이계로 -162.괴팍- +1 20.09.30 283 4 13쪽
162 신이되어 이계로 -161.샐리온- 20.09.29 306 4 13쪽
161 신이되어 이계로 -160.세이의 능력- +2 20.09.28 290 4 10쪽
160 신이되어 이계로 -159.회유- +1 20.09.27 285 4 10쪽
159 신이되어 이계로 -158.죽지마!- +1 20.09.26 294 4 12쪽
158 신이되어 이계로 -157.기척- +1 20.09.25 314 3 12쪽
157 신이되어 이계로 -156.잘못된 선택- 20.09.24 294 4 10쪽
156 신이되어 이계로 -155.호구- 20.09.23 299 4 14쪽
155 신이되어 이계로 -154.뒷조사- +1 20.09.22 297 4 8쪽
154 신이되어 이계로 -153.증명- +1 20.09.21 316 5 16쪽
153 신이되어 이계로 -152.여인의 정체2- 20.09.20 308 4 13쪽
152 신이되어 이계로 -151.여인의 정체1- +1 20.09.19 303 6 11쪽
151 신이되어 이계로 -150.차라리 죽어라- 20.09.18 316 6 13쪽
150 신이되어 이계로 -149.천마검- 20.09.17 324 5 13쪽
149 신이되어 이계로 -148.추억- +1 20.09.16 311 4 12쪽
148 신이되어 이계로 -147.블랙문- +1 20.09.15 312 5 8쪽
147 신이되어 이계로 -146.전당포 주인- +2 20.09.14 333 6 10쪽
146 신이되어 이계로 -145.자신의 편- +1 20.09.13 329 5 14쪽
145 신이되어 이계로 -144.발설- 20.09.12 319 7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