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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516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09.26 21:53
조회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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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신이되어 이계로 -158.죽지마!-

DUMMY

엘비슨과 레이븐이 게르만 후작의 지시로 타이탄에 탑승한 채 엘프마을로 향했다.

게르만 후작이 알려준 좌표를 따라 이동하는 이들은 그곳이 엘프마을인줄은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엘비슨. 아무리 황제를 모욕했다고는 하지만 마을에 있는 어린아이들까지 다 죽이라는 명령은 너무한거 아닌가..?”


황제의 명령이라곤 하지만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명령이었다.

하지만 엘비슨의 기억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황제의 명령을 계속해서 이행하여야 했기에 레이븐의 마음은 착잡할 수밖에 없었다.

그를 두고 혼자서 도망칠 수는 없었으므로...


“우린 그저 황제폐하의 명령을 이행하기만 하면 될 뿐이야.”


동정심을 느끼는 레이븐과는 달리 엘비슨은 냉철했다.


“하아.. 어린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길래..?”


“네가 못하겠다면 내가 처리할테니 너는 그들이 마을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붙잡아 두기만 해라.”


엘비슨이 혼자서 그들을 처리해 주겠다는 말에도 레이븐의 표정은 펴지질 못했다.

엘비슨이 어린아이들을 죽이는 장면도 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린아이들은 살려두면 안될까..?”


“어린아이들도 황제를 모욕했다고 하니 처벌을 피할순 없다.”


엘비슨의 단호한 말에 결국 레이븐도 그를 설득하는 걸 포기했다.

만약 황제의 명령을 어긴다면 자신이 최면에서 풀련난 것을 알아챌테니 그들을 안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인 것이다.


“알겠네.. 대신 그들을 최대한 고통없이 죽였으면 하네.”


자신이 엘비슨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부탁이었다.


“뭐 그 정도쯤이야..”


엘비슨이 알겠다는 듯 대답했다.

그의 대답에 레이븐의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이나마 나아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여전히 마음이 착잡한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레이븐의 무거운 마음과 함께 도착한 마을은 생각보다 조용한 마을이었다.

공중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레이븐이 의외라는 듯 말했다.


“이런 곳에 마을이 있는 줄은 몰랐군..?”


레이븐의 말대로 황성 근처에 이런 마을이 숨겨져 있다는 걸 그들은 처음 알았다.

자신이 평소 왕래하던 길과는 동떨어진 외진 길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넌 이곳에서 도망가는 이들을 주시해라. 나 혼자서 내려갔다 올테니..”


엘비슨이 레이븐에게 감시를 맡기고 마을로 하강하기 시작했다.

마을 상공에서 아래를 감시하는 레이븐은 아직까지 마을사람을 한명도 발견하지 못했다.

하필이면 저녁식사시간이었기에 밖에서 돌아다니는 자들이 없었던 것이었다.

엘비슨이 마을 중앙에 착지를 하는 순간에서야 사람들이 한둘 눈에 띄기 시작했다.

타이탄에 탑승한 엘비슨이 착지를 하면서 땅이 진동할 정도로 흔들렸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서 밥을 먹다말고 나온 것이었다.


“허억! 저..저게 대체 뭔가..?”


타이탄을 처음 본 그들이 그 육중한 몸체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그들과는 달리 레이븐의 헛바람은 무척이나 다급해 보였다.


‘헉! 인간이 아니라 엘프들이잖아..?’


시력이 좋은 레이븐이 그들의 뾰족한 귀를 못알아볼리 없었다.


“안돼! 멈춰!!”


엘비슨이 그들을 죽이기 위해 막 검을 뽑으려는 순간 레이븐이 다급히 외치며 그에게 달려갔다.

하지만 엘비슨의 검은 멈출 생각이 없었으며 레이븐이 그의 검을 막기에는 거리가 너무 멀었다.

레이븐의 눈에 엘비슨이 검을 휘둘러가는 장면이 보였다.

자신의 앞에 있는 10여명의 엘프들을 단칼에 한꺼번에 죽일 생각인 것이었다.

만행도 이런 만행이 없었다.

만약 그가 엘프들을 죽이게 된다면 세계최초로 동족을 죽인 엘프라는 불명예를 얻을 것이다.

그만큼 엘프들간에는 살인행위가 용납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레이븐이 두 눈을 질끔 감았다.

그들이 죽는 장면을 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의 귀는 닫는게 불가능했다.


챙강!


‘으응...?’


귓가에 들려오는 청명한 소리에 레이븐이 어리둥절해하며 슬며시 감았던 눈을 떴다.

예상했던 소리와는 달리 분명 쇠와 쇠가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리곤 그의 눈에 비친 장면은 10여명의 엘프들이 피를 흩뿌리고 쓰러져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그 대신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한 엘프가 엘비슨의 발앞에서 꿈틀대고 있었다.


“어..어떻게 된 거지..?”


상황파악이 안된 레이븐이 엘비슨의 곁으로 와 그에게 물었다.

엘비슨도 충격을 받았는지 더 이상 검을 휘두르고 있지 않았다.


“저..저 녀석이.. 내 검을 막았어..”


엘비슨이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는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며 말했다.


“뭐..뭐라고..?”


엘비슨의 말에 레이븐이 믿기지 않는다는 투로 물었다.

엘비슨은 하이엘프 중에서도 최상급의 실력을 갖춘 자였다.

더군다나 그냥도 아니고 타이탄에 탑승한 채로 검을 휘둘렀는데도 그의 검을 막아냈다는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았던 것이었다.

같은 하이엘프인 자신도 타이탄에 탑승해야지만 간신히 엘비슨의 검을 막아낼 정도였으니 말이다.


“내 검을 막아내다니..? 저 녀석.. 도대체 정체가 뭐지..?”


엘비슨의 검을 막아낸 여인은 당연하게도 그의 친동생인 로즈엘이었다.

엘비슨은 그녀가 자신의 친동생인지는 꿈에도 모르고 있었다.

동생에 대한 기억이 없으니 당연한 얘기였다.

로즈엘은 거대한 타이탄이 엘프들을 죽이려는듯한 행동을 취하자 앞뒤 잴것없이 무작정 그의 검을 막아냈다.

그 결과 그녀 자신은 이렇듯 만신창이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엘비슨과 검을 부딪치는 순간의 충격파가 고스란히 자신의 오장육부에 충격을 가했기 때문이었다.

단 한번뿐이었지만 그의 검을 막은 것은 기적과도 같았다.

만약 그녀가 엘프들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었더라면 결코 불가능했을 한수였다.


“그녀는 하이엘프다. 우리와 같은 하이엘프라고.. 그런데 왜 이렇게 낯이 익지..?”


그녀의 정체를 유추해낸 레이븐이 엘비슨에게 알려주듯 말했다.

하지만 그도 그녀가 엘비슨의 친동생인 로즈엘이라는 사실을 끝내 기억하지 못했다.

어릴적에 우연히 한번 본 뒤로는 그녀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뭐.. 어찌되었건 이들을 모두 죽이기만 하면 되니..”


엘비슨이 다시 검을 고쳐 잡으며 말했다.

충격에서 어느정도 벗어난 그가 간신히 숨만 쉬고 있는 그녀의 숨통을 마저 끊기 위함이었다.


“안돼네..! 이들을 죽여선 안된단 말일세..”


레이븐이 다급히 엘비슨의 앞을 가로막았다.


“자네 지금 뭐하자는 건가..?”


엘비슨이 인상을 찌푸리며 레이븐에게 물었다.

아까는 자신에게 다 맡기겠다더니 이제와서 안된다는 레이븐이 변덕스러워 보일 따름이었다.


“이들은 우리와 같은 엘프들이네.. 만약 이들을 죽이고 난뒤에 자네의 기억이 되돌아온다면 무조건 후회할 걸세..”


“또 엘프타령인가..? 이 세상에 엘프란 없다. 나와 너, 그리고 이들은 귀가 조금 길 뿐인 인간이란 말일세..”


엘비슨이 레이븐을 한심하다는 듯 쳐다보며 말했다.

그도 그럴것이 최면술에 세뇌되어 있는 엘비슨은 철저히 자신을 인간이라고 여기고 있었다.


“하아.. 어찌 되었건 이들을 죽여선 안되네.”


“설마.. 나랑 한번 해보겠다는 건가..?”


레이븐이 계속해서 자신의 앞을 가로막자 엘비슨이 그를 날카롭게 쏘아보며 물었다.

엘비슨의 눈빛에 레이븐이 잠시 움찔거렸지만 그의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자..자네가 나를 공격하겠다고 해도 어쩔 수 없네. 난 이들을 지켜야만 하니까...”


결국 엘비슨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냈다.


“그으래..? 그럼 어디 지킬수 있으면 지켜봐라!”


그리곤 그의 검이 레이븐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 장면을 보는 엘프들은 엘비슨의 무지막지한 공격에 보는 것만으로도 손발이 벌벌 떨려왔다.

같은 하이엘프였지만 엘비슨과의 실력차가 상당했기에 레이븐은 힘겹게 힘겹게 그의 검을 막아내고 있었다.

하지만 포기할 순 없었다.

자신이 포기하는 순간 엘프들의 죽음은 불을 보듯 뻔했으니...


“으윽.. 제발 정신차리게.. 엘비슨!”


힘겹게 그의 검을 막아내는 레이븐이 간신히 내뱉은 말이었다.


“정신은 내가 아니라 네가 차려야지!”


엘비슨의 공격이 더욱 거칠어져갔다.


‘아아.. 더는 못 버티겠어.’


체력의 한계를 느낀 레이븐은 말 그대로 죽을 맛이었다.

이미 뒤로 밀릴대로 밀린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었다.

그리곤 결국 엘비슨에게 허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커억..!”


그뒤론 속수무책이었다.

이미 한번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 잡기에는 엘비슨의 다음공격이 너무 빨랐기 때문이었다.

결국 더 이상 마나를 유지할 수 없었던 레이븐이 타이탄에서 빠져나오고 나서야 엘비슨의 공격이 멈췄다.


“네녀석.. 이정도에서 끝내는 걸 다행으로 여기라고.. 다음엔 네 목도 온전치 않을테니..”


몸 이곳저곳에 크고 작은 검상을 입은 레이븐은 더 이상 움직일수 조차 없었다.

그가 할수 있는 일이라곤 간신히 입만을 달싹이는게 전부였다.


“쿨럭! 아..안돼..!”


레이븐의 간절한 모습에도 엘비슨의 눈빛은 흔들리지 않았다.


“흥! 그러길래 내 말대로 했으면 좋았잖아? 이들이 뭐라고 지키려는건지..”


“이들은.. 우리와 같은 엘프들이란 말이다. 엘프들은 같은 동족을 죽이지 않는단 말일세. 더군다나.. 내 친구인 자네가 죄를 짓는 것을 두고볼순 없었네..”


레이븐이 힘겹게 힘겹게 말을 이어갔다.

엘비슨에게 실력으로 안된다는걸 알면서도 그의 앞을 가로막은 이유였다.


“헛소리! 설령 엘프라는 종족이 따로 있다고 치더라도 난 이들을 죽일 것이다. 황제의 명령을 거역할 수는 없으니..”


레이븐의 말에 흔들리려는 자신의 마음을 간신히 붙들어맨 엘비슨이 그들을 반드시 죽이겠다는 듯 소리쳤다.

그리곤 아직 숨이 붙어있는 그녀에게로 다시 걸어갔다.


“제발.. 멈추게..!”


레이븐이 그에게 애원했다.

하지만 엘비슨은 이미 마음을 굳게 먹은 뒤였다.


“그렇겐 못하겠는데..? 날 멈출 수 있는자는 아무도 없을테니..”


그리곤 아직 숨이 붙어있는 로즈엘을 향해 전광석화처럼 쇄도해 들어갔다.

본보기로 상대적으로 강해보이는 그녀를 죽인뒤 나머지놈들을 도륙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엘비슨은 생각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커억..!”


그녀에게 쇄도해 들어가는 속도의 몇배는 빠른 속도로 뒤로 튕겨져 나갔기 때문이었다.

때마침 이곳으로 순간이동을 한 은성이 로즈엘을 죽이려던 엘비슨을 주먹으로 가격했기 때문이었다.

은성의 주먹을 허용당한 엘비슨은 실끊어진 연처럼 하염없이 뒤로 날아가 땅바닥을 나뒹굴었다.

그 후론 살았는지 죽었는지 미동조차 없었다.

기억을 잃기 전 엘비슨이 본 것은 눈앞에 무언가 번쩍거린 것 뿐이었다.

그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미리 알았다고 하더라도 도저히 피할 수 없을 정도였다.

차라리 낙뢰를 피하는게 더 나을지도 몰랐다.


“제길..! 이게 어떻게 된거지..?”


엘비슨을 쓰러뜨린 은성이 어느새 로즈엘의 맥박을 짚어보며 중얼거렸다.

어느순간 그녀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았기에 이상함을 느끼고 온 것이었다.

다행히 그녀가 죽진 않았지만 그녀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그녀가 이미 생명이 꺼져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힐링! 힐링! 제길..! 죽지마!”


웬만한 인간은 모조리 살릴 수 있는 자신조차도 이번만큼은 생명을 살리는 일이 힘들어 보였다.

이미 그녀는 죽은 것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었다.

만약 은성이 힐링을 시전하지 않았다면 이미 죽었을 그녀였다.

힐링치료로 간신히 그녀의 생명을 붙잡고 있던 은성이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듯 그녀를 데리고 순간이동으로 사라졌다.

세이나 행성에서 제일 높은 산이 있는 곳으로...

‘생명의 신’ 세이라면 무슨 방도가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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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 신이되어 이계로 -155.호구- 20.09.23 299 4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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