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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물망초 님의 서재입니다.

신이되어 이계로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판타지

안녕물망초
작품등록일 :
2020.05.15 16:01
최근연재일 :
2021.09.17 20:07
연재수 :
411 회
조회수 :
151,545
추천수 :
1,768
글자수 :
1,842,031

작성
20.10.04 21:00
조회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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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신이되어 이계로 -166.계약서-

DUMMY

블랙문에게서 호떡하나를 팔고 받은 10골드로 거지생활을 청산한 바토스와 셀트온은 의외로 허름하고 낡은 작은 빵집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제 빵은 지긋지긋하지 않나?”


바토스가 매일 빵만 먹는 것이 지겨운 듯 말했다.


“휴우... 그럼 어쩌겠나? 그 호구에게 받은 돈을 이미 다 탕진해버렸는데..”


셀트온이 한숨과 함께 한탄스럽게 말했다.

블랙문에게 등쳐먹은 돈이 10골드나 되었지만 돈을 펑펑 쓰던 시절의 습관을 버리지 못한 이들은 일주일도 안되어서 그 커다란 돈을 거의 다 써버린 것이었다.


“아직 돈이 조금 남아 있잖은가..? 그걸로 맛있는 코스요리를 주문하는게 어떻겠나?”


이미 고급요리에 입맛을 들인 바토스는 빵조각으로는 만족하지 못했기에 한 말이었다.


“자네 아직도 그 소린가? 자네가 매일 맛있는 요리를 먹자고 하는 바람에 이 지경이 된 것 아닌가..?”


셀트온이 바토스를 향해 신경질적으로 말했다.

바토스 또한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나만 먹었나? 자네도 여태껏 맛있게 먹었지 않았는가?”


“그거야 자네가 자꾸 날 유혹하니 그리 된 것 아닌가?”


대꾸할 말이 마땅이 없게 된 바토스가 괜히 블랙문을 들먹였다.


“에잇! 이럴줄 알았으면 그 호구놈한테 호떡을 100골드에 파는 거였는데...”


셀트온도 맞장구를 쳤다.


“그러게 말야. 어리버리하게 생긴게 그놈한테는 100골드에도 무리없이 팔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그 순간 허름한 빵집안에 방울소리가 들려왔다.

딸랑!


“으응..? 저거 호구 아닌가..?”


마침 빵집문을 열고 어리버리하게 생긴 놈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바토스 일행의 정체가 드래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온 ‘어쌔신 연합’의 수장 블랙문이었다.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그들에게 접근해 함께 동행하는 것이 제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블랙문은 자신의 수하들로부터 이들이 이곳에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찾아온 것이었지만 우연히 그들을 만난 듯 놀란 표정을 지어보였다.


“아니?! 또 뵙는군요..? 오늘은 호떡 장사를 안하시나 봅니다?”


블랙문이 자연스럽게 그들에게 접근하며 말했다.

그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한 첫 번째 작업에 들어간 것이었다.


“끄응.. 아무래도 호떡 장사를 다시 시작해야 할 듯 싶네..”


셀트온이 그의 물음에 힘없이 대답했다.

중간계에선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헌데 자네는 이곳에 무슨 일인가..?”


바토스가 블랙문에게 물었다.


“저..저야 다..당연히 빵을 사러 온 것이죠.”


블랙문이 식은땀을 흘리며 거짓말을 했다.

급작스러운 바토스의 질문에 당황했던 것이었다.


“그런가..? 마침 잘됐군. 우리가 먹던 빵이 아직 많이 남았는데 같이 먹는게 어떻겠는가..?”


바토스가 반색을 하며 대답했다.


“저..저야 좋습니..다..”


블랙문이 밝은 목소리로 대답은 했지만 그의 표정은 좀처럼 펴지질 못했다.

바토스 일행의 테이블 위엔 먹다남은 빵조각 하나와 부스러기 몇 개가 전부였기 때문이었다.

한마디로 바토스는 블랙문에게 잔반처리를 시킨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의 예상이 맞다는 듯 빵집 한켠에는 음식을 남길시 동전 하나를 벌금으로 내야한다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하지만 그들과 가까이 있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밉보이면 안되는 블랙문이었다.

또한 그들이 정말로 리카의 말대로 드래곤이라면 그들에게 함부로 해서도 안되는 입장이었다.


‘끄응.. 네 놈들! 만약 조사결과 네놈들이 드래곤이 아니라면 갈기갈기 씹어먹어 주마!’


블랙문의 생각과는 달리 현실은 먹다남은 빵조각을 씹고 있는 중이었다.

훗날 바토스와 셀트온이 드래곤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절대로 그가 그들을 씹어먹을 일은 일어나지 않을 듯 보였다.


“허허... 녀석 배가 많이 고팠나보군..?”


“그러게 말이야. 벌써 다 먹어버린걸 보니?”


셀트온의 말대로 블랙문이 먹다남은 딱딱한 빵조각을 다 먹긴 했지만 정말 한입크기정도밖에 안될 양이었기에 순식간에 먹어 치울 수 있었던 것이었다.

하지만 블랙문은 별다른 반박을 하지는 않았다.

오로지 그들과 함께하기 위한 작업에 들어갈 생각 뿐이었기 때문이었다.


“하하.. 이게 만약 빵이 아니라 호떡이었으면 게 눈 감추듯 더 빨리 먹어 치웠을 겁니다.”


블랙문의 아부에 바토스가 어깨를 으슥거렸다.


“크흠.. 호떡은 아무나 만드는게 아니라네.. 기술이 있어야 만들 수 있는 것이지.”


바토스의 이 말을 블랙문이 놓칠리 없었다.


“그럼 실례가 안된다면 그 기술을 제게 가르쳐 주실 수 있겠습니까?”


블랙문의 말에 바토스가 의외라는 듯 그를 쳐다보았다.


“자네가..? 보기에 돈도 많아보이는구만 호떡쯤이야 그냥 사먹으면 될 것 아닌가?”


“제가 가진게 돈 밖에 없다곤 하지만 호떡을 파는 곳이 없는데 어떻게 호떡을 사 먹을 수 있단 말씀입니까?”


블랙문의 말처럼 아직 시중엔 호떡을 파는 곳이 없었다.

호떡레시피를 아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직 호떡이란 걸 보지 못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었다.

바토스가 블랙문이 던진 미끼를 덥석 물었다.


“오호..? 그럼 자네가 우리에게 호떡 레시피를 사는 게 어떻겠나?”


돈이 필요했던 바토스가 블랙문에게 제안을 했다.

블랙문이 능글맞게 웃으며 대답했다.


“좋습니다.”


이제 당분간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호떡 레시피는 단돈 500골드에 팔겠네.”


바토스가 선심쓰듯 얘기했다.

하지만 500골드는 고급레스토랑 1년수입에 맞먹는 수준이었다.

바토스의 미간이 잠시 꿈틀대긴 했지만 다행히 미소를 잃지는 않았다.


“저..정말 파격적인 가격이네요?”


“그렇지..? 원래 1000골드에 팔까 생각했는데 자네는 이미 구면이니 반값에 파는 것일세.”


“그..그럼 언제부터 배우러 오면 되겠습니까?”


당연히 이제부터 그들에게 호떡 레시피를 배우러 가는 핑계로 그들과 매일 함께 할 수 있겠거니 생각한 블랙문이었다.


“언제랄 것도 없네. 여기 받게.”


바토스가 조그마한 종이 쪼가리 하나를 건넸다.


“이게 뭡니까?”


“뭐긴 뭐겠나? 호떡레시피지.”


“직접 가르쳐 주시는게 아니셨습니까?”


바토스의 예상밖의 행동에 블랙문이 당황해하며 물었다.


“그냥 레시피대로 따라 만들면 돼!”


“하지만 하루아침에 두분께서 만드신 호떡처럼 만들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블랙문은 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꼬투리를 잡으려 했다.

하지만 쉽게 꼬투리를 잡힐 바토스가 아니었다.


“우리도 그날 호떡을 처음 만든것이었네. 반복 숙달하면 기술은 자연스럽게 늘게 되어 있으니..”


“예에?”


“그 날이 처음으로 장사한 날이었다고..”


“하..하지만..?”


블랙문이 순간 할 말을 잃었다.


“더 이상 할 말이 없으면 우린 이만 일어나 보겠네. 500골드는 내일 아침 이곳에서 다시 만나서 받겠네.”


바토스가 자리에서 슬그머니 일어서며 말했다.


“자..잠깐만요!”


블랙문이 다급하게 그들을 붙잡았다.


“왜 그러나? 이미 거래는 끝났지 않았는가..?”


“직접 가르쳐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그냥 레시피대로 따라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만약 직접 가르쳐 주시면 가르쳐 주신 날만큼 하루에 10골드씩 더 드리겠습니다.”


10골드라는 말에 바토스와 셀트온이 눈을 빛냈다.


“10골드라고..?! 크흠.. 잠시 셀트온과 상의 좀 해보겠네.”


그리곤 바토스와 셀트온이 한쪽 구석에서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이봐! 하루에 10골드라는데..?”


“하지만 딱히 레시피라고 할만한것도 없지 않은가..? 하루만 배우고 난뒤 더 이상 배울게 없다며 우리곁을 떠날게 분명한데..”


호떡 레시피는 그만큼 쉬웠다.

물론 어느 정도 능숙하게 호떡을 만드느냐에 따라서 호떡의 맛과 모양이 달라지긴 하지만 그건 반복적으로 연습만하면 개선될 문제였다.


“크흠.. 그럼 아예 날짜를 정해서 계약을 해버리는건 어떤가..?”


“과연 저녀석이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일까? 하루만 지나면 계약 해지를 하자고 난리도 아닐텐데..?”


“계약 해지조건으로 10000골드를 내걸면 될 것 아닌가?”


“크흠.. 그렇군? 그럼 마음대로 해지도 못할테니..”


“그럼 한 30일만 데리고 있는게 어떻겠는가?”


“에이.. 30일이면 300골드밖에 못 벌텐데.. 차라리 1년으로 하자고..”


“1년씩이나..? 당연히 저 녀석이 거절할텐데...?”


“뭐 한번 슬쩍 떠보고 안되겠다싶으면 기한을 줄이면 될 일 아니겠나?”


“알겠네.. 한번 물어나 보지.”


바토스와 셀트온이 상의를 끝낸 후 블랙문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우리들은 자네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네.”


“감사합니다.”


“감사할 것 까지야.. 다만 계약서를 작성하는게 좋을 듯 싶네만..?”


“물론입지요.”


블랙문이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그러자 어느새 만들었는지 옆에 있던 셀트온이 계약서를 블랙문에게 내밀었다.

오로지 그들을 붙잡아야 된다는 생각만 하고있던 블랙문은 계약서를 대충 훑어보고는 바로 싸인을 해버렸다.


“하하하.. 그럼 내일부터 호떡 레시피를 배우러 오면 되는 겁니까?”


이제 이 일을 핑계로 그들에게 매일 접근해도 그들에게서 의심을 받지 않을 거란 생각을 하는 블랙문이었다.


“아닐세. 이제 우리와 당분간 함께하면 되네..”


바토스의 말에 블랙문은 오히려 잘되었다 싶었다.


“그..그럼 매일 함께해도 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네. 계약서에도 그렇게 써 있으니..”


셀트온이 계약서를 살랑살랑 흔들어 보이며 말했다.

그들과 24시간 계속 붙어다녀야 한다는 사실에 블랙문은 오히려 반기는 표정이었다.

바토스 일행의 정체를 좀 더 빨리 밝혀낼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그들과 함께 동행하려던 목표를 달성한 블랙문이 한껏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크흠.. 그럼 얼른 빵값부터 계산하고 오게.”


“예. 알겠습니다.”


바토스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빵값계산을 시켰기에 블랙문은 당연하다는 듯 흥얼거리며 카운터로 향했다.


“정말 호구는 호구인가 보군..? 1년짜리 계약서를 보고도 아무 대꾸도 없이 싸인을 하는 것을 보니..?”


바토스가 그런 블랙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1년이 아니라 100년일세..”


그의 옆에 있던 셀트온이 뜬금없는 말을 했다.


“100년이라니..? 아까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기로 하지 않았는가?”


“이왕 떠볼거면 과감하게 100년은 해야하지 않겠나?”


셀트온의 말을 따라 바토스가 계약서를 다시 한번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어디에도 계약기간은 보이지 않았다.


“자네 혹시 계약기간을 빠뜨린 것 아닌가..?”


“빠뜨리기는... 내가 계약기간을 적느라 얼마나 고생한 줄 모를걸세.”


셀트온이 계약서에 한쪽 끝자락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거기엔 눈을 부릅뜨고봐야 겨우 보일 정도로 아주 작은 글씨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이..이건 저녀석을 농락하는 일 아닌가?”


시력이 좋은 바토스도 겨우 그것이 계약기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농락하는 일이라니? 나는 엄연히 계약서에 내용을 기입했다네.. 이건 계약서를 제대로 안 읽어본 저녀석의 잘못인거지..”


“크흠.. 그..그렇군? 우리가 계약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도 아니니..”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하더니 바토스도 결국 셀트온이 만든 계약서가 불합리하지 않다고 여기며 셀트온의 말에 수긍했다.


“계산끝났습니다. 이만 이동하실까요?”


블랙문은 자신이 평생 그들의 호구가 되었다는 사실을 모른 채 방금 계산한 영수증을 바토스 일행에게 흔들어 보이며 싱글벙글 웃어댔다.

그렇게 블랙문의 계획은 처음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다.

자신의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그만이 모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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