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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밀로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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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밀로
작품등록일 :
2013.06.09 09:04
최근연재일 :
2013.07.29 21: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16,540
추천수 :
474
글자수 :
98,626

작성
13.07.11 21:25
조회
448
추천
6
글자
9쪽

16. 금지된 사랑-비밀

DUMMY

16. 금지 된 사랑 -비밀


자기를 오빠라 불러주는 여동생이 참으로 예쁘고 사랑스러웠다. 힘든 운동임에도 내색 한 번하지 않고 잘 따라 해 주는 모습이 대견하기만 했다. 그가 그녀에게 테니스를 시킨 건 그녀가 약하게 타고 났기 때문이었다. 또래보다 키는 크지만 뼈대도 그렇고 피부도 백짓장처럼 흰 게 맘에 걸렸다. 오래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모습이 꼭 저랬기 때문이었다. 그게 은연중 그에게 깊은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 흰 피부에 광적으로 반응했다.

그래서 시킨 것이 테니스. 햇빛에 저 하얀 피부를 그을리게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열심히 운동하다보면 동생은 튼튼해 질 거라 믿었다.

그의 믿음은 현실로 나타나 그녀는 아름답고 건강한 숙녀로 자라났다. 이것에 보람과 행복과 그리고 알 수없는 두근거림으로 그를 즐겁게 만드는 반면 그들을 바라보는 어머니의 시선은 가끔 못마땅함을 동반하였다.

동생이 아름다운 숙녀로 자라남과 동시에 그도 늠름하고 잘생긴 청년으로 성장하였다. 대학생이 된 그는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았지만 어느 누구도 동생만큼 그의 맘을 사로잡지 못했다. 그는 어딜 가든 여동생을 꼭 데리고 다니려 했다. 그녀 또한 그와 함께 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동생 데리고 다니는 게 귀찮지도 않니?

어머니는 아무렇지 않은 척 물었지만 사실은 두 사람을 어떻게 보아야 할지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얌전한걸요.

이렇게 말하였지만 그도 새엄마의 의중을 잘 알고 있기에 맘이 편치는 않았다.

어머니는 아들이 신경 쓰였다.

-두 아이 아무래도 이상해요.

-뭐가 이상하다고 그래? 내가 보기엔 친남매처럼 의가 좋은데 말이야.

-친남매 이상의 감정을 가지고 있는 거 같단 말이에요.

-쓸데없는 소리. 내 아들이 해서는 안 될 일을 하는 것처럼 들리는 구려. 그 아이는 선이 분명한 아이요. 괜한 걱정 하지 말아.

-지금 내 아들, 내 딸을 구별하자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고 계시다면 서운해요. 내 말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내 아들은 당신이 생각하고 있는 것처럼 경우 없는 아이가 아니야. 당신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거라고. 그만하고 잡시다.

-천하태평이군요. 그럼 내가 정중히 부탁 하죠. 당신 아들에게 말하세요. 내 딸에게서 좀 떨어지라고.

-뭐야!!

서로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되지도 않는 싸움이었다. 바닥을 알 수없는 싸움에 괜한 에너지만 낭비하고 있는 셈이다.

-시계 바늘을 7년 전으로 다시 돌리 수만 있다면 절대로 당신 같은 남자와 만나지 않았을 거예요.

아내가 문을 세차게 닫으며 나가버리자 그는 침대에 누워 버렸다. 두 아이, 두 아이.

그도 두 아이가 남매 이상으로 친밀하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 단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 미루고 있을 뿐이었다.

다음 날 그는 아들을 밖으로 불러냈다.

-공부는 잘 돼가니?

-그럭저럭요.

-무슨 대답이 그렇게 흐지부지해. 다른데 신경 쓰느라 공부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 아니니? 참한 딸을 가진 친구가 있는데 어때? 여자 친구 없으면 소개 시켜 달라고 할까? 딸도 대학생인 것 같더만.

아들은 아버지가 왜 자기를 이곳까지 불러내 그런 제안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안다. 요즘 계모가 자기를 바라보는 시선도 그렇고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새어머니도 그렇고 아버지도 그렇고 저와 그 아이를 색안경 끼고 보시는 것 같아요. 그 아이는 제 여동생일 뿐입니다. 외동으로 자랐던 저나 그 아이에게 갑작스럽게 남매가 생겼다는 것은 잠시의 혼동일 뿐입니다. 성숙해지면 자연스레 정리가 될 문제라 생각합니다.

-다행이구나. 네 말을 믿으마. 여기요.

아버지는 웨이터를 불렀다. 아들의 말을 듣고 난 아버지는 맘이 놓였다. 그러나 아들은 자기의 맘을 자기도 알지도 못한 채 과연 그녀를 동생으로만 볼 수 있을지 스스로 답을 얻지 못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동생을 피했다.

-왜 그러는 거야?

-뭐가.

-왜 테니스도 안 치려하고 날 피하는 거야?

-오빠가 왜 동생을 피하겠니. 요즘 시험기간이라 바빠.

-나도 그래. 그리고 난...

오빠와 동생 사이가 싫다는 말을 여자애는 꾹 삼켰다. 사춘기를 심하게 앓고 있는 소녀는 모든 게 짜증이 났고, 복잡한 맘을 모두의 탓으로 돌리고 싶었다.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도저히 맘을 가다듬을 수 없었던 그녀는 깊은 밤 고양이 걸음으로 오빠 방으로 들어갔다.

곤히 잠들어 있던 그는 인기척에 깜짝 놀라 눈을 떴다.

-누. 누구냐?

-쉿!

그녀는 불을 켰다. 환해진 불빛에 적응 못한 그의 눈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불빛을 최대한 막아보려 하였다.

-아니 너.

-오빠, 얘기 좀 해.

그녀는 침대 모서리에 가 앉았다. 엷은 잠옷 속으로 자그마한 그녀의 몸뚱아리가 보였다.

-늦었어. 네 방으로 가.

그녀의 몸을 애써 외면하며 그가 말했다.

-싫어. 이러다간 나 죽어버릴 지도 몰라.

-얘가 정말!

죽어버린다는 동생의 말은 사실처럼 들렸고 잠이 확 달아난 그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 런닝 사이로 보이는 근육이 달빛을 딸라 흘렀다.

그녀는 단단한 그의 어깨와 팔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그는 트레이닝복을 찾아 입었다. 그리고 그녀에게 자기의 남방을 걸쳐 주었다.

-우리가 남매가 아닌 남으로 만났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을 하게 돼.

한숨처럼 내뱉는 동생의 말에 그는 가슴이 찡하였다. 그리고 어색했다.

-주스 마실래?

건조한 분위기를 적셔준 타이밍에 그녀는 끄덕거렸다. 그는 체리주스를 타 그녀에게 내밀었다. 주스가 목을 타고 넘어가는 소리, 밤바람에 커튼이 휘기적 거리는 소리, 방 안의 작은 냉장고에서 모터 돌아가는 소리. 귀를 멀게 만들 것 같은 정적을 작은 소음들이 필사적으로 무마시키려 노력하고 있는 것 같았다.

이러한 소음들의 노력에 괜한 감동까지 밀려오고...

-이제 그만 가서 자.

오빠의 말 한마디가 소음의 노력들을 고무시켰다.

여기서 발길을 돌린다는 것은 이대로 남매로 살아야한다는 것. 오빠는 다른 여자를 만나고 나는 다른 남자를 만나 서로 평행선을 걸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하는 것이라는 걸 그녀는 알고 있었다.

-싫어.

그리고 그 다음의 말을 잇지 못했다.

-어린아이처럼 떼쓰면 못 써.

오빠답게 타이르지만 그의 말은 강제성이 없다.

-오빠랑 잘 거야.

생각만 해 오던 말이 갑자기 튀어나와 그녀 자신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뭐?

눈이 휘둥그레진 오빠 앞에 그녀는 왜 그 말을 했을까 끌탕하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미 내뱉어진 말이고 물러설 수는 없었다.

-오빠의 여자가 될 거야. 아내가 될 거라고.

-넌 어려. 나도 마찬가지고. 그런 말은 그렇게 쉽게 하는 게 아니야.

-내가 쉽게 꺼낸 말인 줄 알아? 나 죽어버릴 것 같다고 했지. 정말이야. 모든 걸 포기해 버리고 싶어.

-모든 걸 포기한다고? 죽는다고? 네 나이에는 공부를 해야지. 허튼 데 신경 쓰며 인생을 허비해서는 안 돼. 당장 눈앞의 현실만을 바라보지 말고 지금의 몇 배를 살아야 할 미래를 생각해야 해.

그는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 말들이 과연 동생에게 먹히기나 할런지, 본인도 원하는 않는 생각을 그저 교과서대로 읊고 있는데 이건 희극이었다. 본인이야 말로 감정과 이성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지 못하고 흔들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거들, 그냥 막연하게 던져 보는 말들인 것이다.

-인생, 오빠는 인생을 알아? 현재도 해결 못하고 이 빌어먹을 현재 때문에 삶의 끈을 놔 버리고 싶은데 오지도 않은 미래만 생각하라고. 그게 오빠가 진정으로 내게 하고 싶은 말이었어? 나는 오빠를 사랑해서 미칠 것 같은데 여기가 아픈데. 아무렇지 않은 척 공부나 하라고...오빠나 그렇게 해.

사랑에 미쳐버린 아이는 왼쪽 가슴을 움켜주고 울었다. 혼자만 맘 앓고 끓고 했던 것들이 환상처럼 허무해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다 무슨 결심이나 선 것처럼 울다말고 침대위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창가로 다가가 창문을 활짝 열어 젖혔다.

-왜 그러니?

놀란 건 오빠였다. 그녀는 오빠가 말릴 새도 없이 창 너머로 뛰어 내리려 몸을 날렸다.

-그러지 마.

그가 간발의 차이로 동생의 허리를 잡아 끌어 내렸다.

-내버려 둬. 제발 죽게 내버려둬!

-그러지 마.

그는 동생을 안고 침대로 쓰러졌다. 긴 머리칼이 그녀의 얼굴을 덮었고 그녀는 울었다. 그는 눈물과 땀에 흠뻑 젖은 머리칼을 쓸어 뒤로 넘겨주었다. 그리고 그녀를 안아 주었다. 오빠의 품에서 양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울고 있던 그녀는 오빠의 체온이 느껴지자 그를 절대로 놓아 주지 않으려는 듯 양팔로 목을 감싸 안았다.

울고 있는 동생의 입에서는 달콤한 딸기 맛 사탕 냄새가 났다. 남자의 땀 냄새가 그녀를 자극하였다. 두 사람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키스란 걸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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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분노 13.07.29 387 4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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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1. 곡소리 13.07.23 369 3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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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 종전의 끝 13.07.17 281 13 11쪽
18 18. 아이스크림 13.07.16 597 48 11쪽
17 17. 내전 13.07.13 531 9 9쪽
» 16. 금지된 사랑-비밀 13.07.11 449 6 9쪽
15 15. 남매 13.07.11 883 12 8쪽
14 14. 몰락 13.07.09 172 12 11쪽
13 13. 불길한 꿈 13.07.08 465 16 10쪽
12 12. 가슴앓이 13.07.03 715 16 10쪽
11 11. 스타의 자리 13.07.01 638 6 10쪽
10 10. 루머 +1 13.06.23 565 7 9쪽
9 9. 스타 13.06.20 961 41 10쪽
8 8. 지옥의 불길 속으로 13.06.17 395 5 6쪽
7 7. 내가 예수니라 13.06.16 462 8 8쪽
6 6. 권총문신의 남자 13.06.14 335 3 12쪽
5 5. 드디어 사냥하기로 맘 먹다. 13.06.13 525 3 11쪽
4 4. 꿈 13.06.12 847 76 9쪽
3 3. 계약 13.06.11 1,400 44 9쪽
2 2. 망할놈의 저승사자 13.06.10 1,780 38 9쪽
1 1. 꿈 13.06.09 2,313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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