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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밀로 님의 서재입니다.

영혼 사냥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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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까밀로
작품등록일 :
2013.06.09 09:04
최근연재일 :
2013.07.29 21:20
연재수 :
24 회
조회수 :
16,536
추천수 :
474
글자수 :
98,626

작성
13.06.17 22:04
조회
394
추천
5
글자
6쪽

8. 지옥의 불길 속으로

DUMMY


8. 지옥의 불길 속으로


남자의 팔은 사형 집행관들에 의해 묶여졌다. 저 약이 남자를 완전히 끝장내 버리기 전에 그의 맘속에서 우러나는 사랑의 말을 들어야 했다.


클레멘타인의 음률이 구름처럼 집안을 가득 메웠다. 양모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선 아이는

-이게 누구 집이에요?

하고 물었다.

-이집은 이제 우리 집이란다.

하며 양모가 웃었다.

-우리 집? 내 집도 되는 거예요?

아이는 쉬지 않고 질문을 해댔고, 양모는 끈기 있게 대답해 주었다.

-초콜릿도 있어요? 우유도 있어요? 나도 침대가 있어요? 옷도 있어요? 장난감은요?

뭐 이런.

아이는 행복했다. 행복이란 걸 들어본 적도 없고 자기가 그런 걸 느낀다고 생각해 보지도 않았지만 세상의 다른 좋은 것과 우리 집이란 것을 바꿀 수 있겠니? 하고 묻는다면 아이는 고개를 세차게 저을 것이다.

아이의 침대는 푸른색이었고 책상과 책꽂이도 있었다. 그리고 장난감 상자도. 아이는 좋다는 표현을 할 줄 몰랐다. 어떻게 하면 앞에 서 있는 양부모가 좋아할까 잠깐 고민했다. 그러다 생각난 것이, 어느 날 시설 보육교사에게 퍽유를 날렸다. 그랬더니 교사가 웃었다.

아이는 양부모를 향해 퍽유를 날렸다.

-오 마이 갓!

양부모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런 것은 나쁜 아이나 하는 짓이야. 다신 안 한다고 약속할 거지?

양모가 웃으며 아이의 가운데 손가락을 접으며 말했다.

나쁜 짓이라는 걸 편안하게 가르침을 받은 건 처음이었다. 아이는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아침 6시에 일어났다. 시설에서는 이 시간에 아이들을 깨웠기 때문에 아이는 그 시간이면 자연스럽게 눈을 떴다. 그리고 욕실로 가서 머리를 감았다. 이도 닦았다. 귀와 얼굴도 씻었다. 옷을 꺼내 입고 머리를 말렸다.

-벌써 일어났니?

양모가 웃으며 침실에서 나왔다.

-오, 다 씻었구나. 사랑스러운 내 아가.

양모가 양팔을 벌리자 아이가 안겼다. 양모는 아이를 번쩍 들어 안아 주었다. 그리고 아이의 얼굴에 뽀뽀를 했다.

아이는 아침 먹기 전에 사탕을 먹고 싶어 했다.

-안 돼. 이가 썩는단다.

엄마는 시리얼에 우유를 부어 주었다. 아빠가 아이에게 다가와 이마에 뽀뽀를 하고 식탁에 앉는다.

아이는 너무나 겸손했다. 꿈처럼 다가오는 현실이 자기 것이 아니라 생각했다.

-내가 잘못하면 다시 시설로 보내는 거죠?

시리얼을 한 입 가득 넣고 아이가 물었다. 엄마는 아이의 머리칼을 귀엽다는 듯 휘저으며 말했다.

-아니, 넌 완전한 내 아들이야.

아빠도 시리얼을 먹다 말고 웃었다.

-절대로!

그러나 뭔지 모를 불안감이 아이를 엄습해왔다.


-이리 와. 이리로 와.

여자가 웃으며 뛰어갔다.

‘아, 어떻게 된 거지?’

방금 전까지 아빠와 시리얼을 먹고 있지 않았던가! 여자 아이가 자기 보고 오라 손짓하며 뛰고 있다.

아이는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았다. 청년으로 훌쩍 커버린 모습. 맑은 눈망울과 늘씬한 체격을 가진 청년이었다.

여자는 청년에게로 뛰어와 양팔로 목을 감싸며 키스를 했다.

이게 사랑인가...

청년은 여자의 머리칼을 쓸어 주었다.

이게 진정 사랑의 기쁨이란 말인가...

여자는 청년의 눈을 바라보았다. 미소 짓는 눈.

-사랑해.

하고 속삭였다.

사랑한다는 말을 처음으로 들어봤다.

청년의 가슴은 요동치기 시작했다.

-나도 나도

여자가 웃었다. 청년도 웃었다.

-사랑해.

청년이 속삭였다.


미소 띤 여자의 얼굴이 서서히 굳어가기 시작했다.

‘아!’

여자를 본 적이 있다. 어디서였더라.

여자는 남자를 슬픈 눈으로 노려보았다.

슬픈 눈...죽기 전 여자의 눈망울...보스의 딸과 여자의 얼굴이 오버랩 되었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

남자가 소리치기 시작했고, 약물은 남자의 심장을 향하여 빠른 속도로 돌진하였다.

-하하하....

난 굳어가는 남자의 심장을 바라보며 웃었다.

너의 영혼은 이제 지옥으로 떨어질 것이다.


-덜그럭 덜그럭

수레 끄는 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수레는 내 앞을 스치며 지나갔다. 그 안에 흰 수의를 입은 남자가 검은 사슬에 묶여 발버둥치고 있었다.


사랑을 아는 순간 지옥으로 끌려가야 하다니...

그자의 마지막 눈망울은 참으로 순수했다. 이제 자기 죄에 대해 충분히 생각할 시간이 있을 것이다.

나는 멀어져가는 수레를 뒤로하고 다시 사냥에 나서기로 했다.


살인마를 벌했음에도 불구하고 암연에 휩싸여 난 울었다. 다시 엄습해 오는 고독, 한 영혼을 지옥에 보냈다는데서 오는 죄책감, 어둠속에 홀로 있다는 외로움...나의 감정은 걷잡을 수 없는 비통의 나락 속으로 빠져들었다.

나의 울음소리는 저승문을 향하여 발을 딛는 순진한 영혼들의 발목을 붙잡았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죽음은 또 다른 삶을 의미합니다. 지난 것은 헛껍데기에 불과하니...

영혼들은 저마다 한마디씩하며 날 위로 하려 하였다. 과연 내가 저들에게 위로 받을 자격이나 있나.


이곳은 빛이란 게 없었다. 빛이 필요 없는 이곳은 암울 그 자체다.

다시 사냥한다는 거...과연 해 낼 수 있을까? 사회악인 영혼을 지옥에 보냈음에도 이렇게 가슴이 답답한데 그 보다 더 나쁜 영혼을 찾을 수 있을까?

회의가 밀려들었다. 그렇게 이승을 헤매고 있을 때 꺼져가는 불빛이 보였다. 한 중년 남자가 건물 옥상에서 뛰어 내린 것이다. 저런 주검에는 영혼 사냥꾼들이 꼬이는 법이다. 나도 재빨리 희미한 불빛을 향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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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 분노 13.07.29 387 43 9쪽
23 23. 용암속의 사형수 13.07.28 554 24 8쪽
22 22. 지옥으로 가다 13.07.23 468 21 8쪽
21 21. 곡소리 13.07.23 369 3 7쪽
20 20. 죽음의 강 13.07.19 450 8 9쪽
19 19. 종전의 끝 13.07.17 280 13 11쪽
18 18. 아이스크림 13.07.16 597 48 11쪽
17 17. 내전 13.07.13 530 9 9쪽
16 16. 금지된 사랑-비밀 13.07.11 448 6 9쪽
15 15. 남매 13.07.11 883 12 8쪽
14 14. 몰락 13.07.09 172 12 11쪽
13 13. 불길한 꿈 13.07.08 465 16 10쪽
12 12. 가슴앓이 13.07.03 715 16 10쪽
11 11. 스타의 자리 13.07.01 638 6 10쪽
10 10. 루머 +1 13.06.23 565 7 9쪽
9 9. 스타 13.06.20 960 41 10쪽
» 8. 지옥의 불길 속으로 13.06.17 395 5 6쪽
7 7. 내가 예수니라 13.06.16 462 8 8쪽
6 6. 권총문신의 남자 13.06.14 335 3 12쪽
5 5. 드디어 사냥하기로 맘 먹다. 13.06.13 525 3 11쪽
4 4. 꿈 13.06.12 847 76 9쪽
3 3. 계약 13.06.11 1,400 44 9쪽
2 2. 망할놈의 저승사자 13.06.10 1,780 38 9쪽
1 1. 꿈 13.06.09 2,313 1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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