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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opold2 님의 서재입니다.

꿈꾸는 소드마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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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로쿤
작품등록일 :
2024.05.15 19:37
최근연재일 :
2024.06.26 06: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6,765
추천수 :
56
글자수 :
223,471

작성
24.05.27 06:00
조회
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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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각성

DUMMY

막다른 길이라는 사실을 손바닥을 짚어 몇 번이고 확인했다.

숨이 막히는 듯했지만···

한편으론 홀가분했다.

그야말로 독안에 든 쥐 신세.


망연히 벽에 기대어 있는데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말이지 끈질긴 놈들이군···”


거의 포기한 상태로 있는 동안 목소리의 주인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졌다.


2인극에서 무자비하게 언데드를 팬 안드리와 활화산 같은 성정을 가진 야쿠티안이었다.


“큭큭, 하필···”


이런 곳에서 가장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이들이었다.


둘 중 하나가 내 몸을 손으로 더듬을 때까지 기다리진 않았다.


“저 여기 있습니다.”


내가 말하자 거 봐, 하는 소리가 들렸고, 발소리가 지척까지 다가왔다.


“하핫, 쥐새끼처럼 잘도 숨어 있었군?” 안드리가 말했다.

“제 현상금이 얼마입니까?”


나는 질문을 던졌다.


“흐흐흐··· 네 녀석이 가진 모든 포인트.”


‘사냥꾼에게 잡힐시 범인 사지마는 모든 포인트를 잃습니다.’


내가 잃은 포인트가 고스란히 사냥꾼에게 가는 거였군.


“게다가···”


안드리의 두꺼운 손이 내 복부를 더듬었다.

도저히 여자의 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퍽!


“컥!”


갑작스런 공격에 뱃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


“죽이지만 않으면 뭐든 된다고 하더군.”

“으으··· 아니 왜···”


퍽!


“우웩!”


드워프의 강펀치에 저절로 헛구역질이 나왔다.

그 다음은 얼굴이었다.


빡!


살다 보니 드워프의 손맛을 보는 날이 다 오는군···


얼굴, 복부, 다시 얼굴···

몇 대 맞다 보니 공격에 감정이 실려 있다는 것이 전해졌다.

안드리가 왜 나한테···

그런 생각을 하다가 아이샤의 난처한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호감 투표에서 안드리를 제외한 모든 이에게 표를 받았다.


“아이샤··· 때문입니까?”


뻐억!


그게 실언이라는 것을 안드리의 묵직한 주먹이 친히 확인시켜 주었다.

하도 처 맞아서인지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이 나와 버렸던 것.

주먹이 아니라 쇠망치 같았다.


“우웩···”


다시 헛구역질과 함께 신물이 올라왔다.


이렇게 맞다 보면 정말 죽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섬에 있는 결계가 각성자를 비각성자와 다를 바 없이 약화시킨다고 했다.

만약 이곳에 결계가 없었으면 나는 지금쯤 정말 골로 갔을지도 모른다.


과거에 인터넷으로 보았던 기사들이 머리에 스쳤다.


‘비각성자 xxx, 의문사.’

‘머리가 쥐어 뜯긴 걸로 보아 각성자의 소행.’

···


뿐만 아니라 각성자의 힘을 다룬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다 싶을 정도로 많았다.

각성자는 힘으로 팔이나 다리, 머리를 뽑아 버릴 정도로 힘이 세다고 했다.

의무 교육 시절 싸움을 한 적은 있었지만 비각성자 교육 이후 이런 일방적인 구타는 처음이었다.


“챙겨.”


안드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쿠티안에게 맞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그는 한 손으로 가볍게 나를 들어 부축했다.

내 다리는 걷고 있지 않았다.

오크가 내 허리를 받쳤고, 다리는 땅에 질질 끌려가고 있었다.


야쿠티안이 부는 휘파람 소리가 동굴에 울렸다.

이 미친놈이···

누군 곤죽이 되어 죽기 직전인데 휘파람을 분다고?


동굴에 빛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상하다.

왜 아직 퀘스트 실패가 뜨지 않는 거지?

설마···


아직 기회가 있는 건가?


나는 젖 먹던 힘을 다해 스마트폰을 켰다.


[이미지를 사용하겠습니까? 한 번 사용한 이미지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네][아니오]


주저할 것도 없이 버튼을 눌렀다.


[네]


그 순간.

스마트폰이 쪽빛으로 물들었고, 스마트폰에서 나온 빛···

아니, 안개 같은 기운이 팔을 타고 순식간에 전신으로 번졌다.


“크으윽!”


내 신음에 야쿠티안이 걸음을 멈추었다.


“야쿠티안?”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야쿠티안!”


야쿠티안이 걸음을 멈춘 것이 아니었다.

허리춤에서 나를 당기는 듯한, 미세한 힘이 느껴진다.

하지만 내 몸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몸에서 새파란 안개가 끓어오르고 있다.

게다가.


착각이 아니라면, 조금 전보다 쪽빛 기운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었다.

나는 눈을 비볐다.


“뭐야? 왜 그래 야쿠티안?”


얼굴에서, 가슴에서, 가벼운 타격감이 느껴진다.

아니, 타격감이 아니다.

부드러운 스펀지로 꾹꾹, 누르는 느낌.


설마 야쿠티안이 나를 때리고 있는 건가?

이어서 누르는 느낌이 더해졌다.


꾹, 꾹꾹꾹···


“후후···”


웃음이 났다.

얼마간 서 있다 보니, 안드리와 야쿠티안이 내게 주먹질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실해졌다.


쾅!


쿠구구구···


동굴이 흔들렸다.


“어라?”


살짝 주먹을 뻗었을 뿐인데?

누르던 감각들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공격이 적중한 것이었다.


“크아아!”


안드리의 고함.

그리고 다시 주먹을 뻗는 모양이었다.


꾹, 꾹꾹, 꾹꾹.


씨익.


어둠 속에서 나는 웃었다.


퍽!


처음과 다르게 이번에는 주먹에 느낌이 왔다.

물렁한 무언가가 확실히 주먹에 닿은 느낌.


쿵!


쿠구구구구···


두 놈 다 뻗어 버린 것 같았다.


동굴을 걸어 나오며 알게 된 사실인데···

마치 몸이 날아갈 것처럼 가벼웠다.


“이러다 진짜로 나는 거 아냐?”


하지만 비행을 시도하는 대신에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넋을 잃었다.

저 멀리 못 보던 광경이 펼쳐졌다.

내가 선 자리, 섬을 어마어마한 크기의 구체가 감싸고 있었던 것.


“아!”


결계, 결계가 눈에 보이게 된 것 같다!

거대한 구체가 마치 바다처럼 넘실거린다.


나는 한동안 입을 벌린 채 그 신비로운 광경을 바라보았다.


“아.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얼른 탈출해야지.


덤불을 향해 마체테를 휘두르자.


“헐···”


마체테에서 나온 기운이 덤불숲에 커다란 자국을 남겼다.


쩌적, 쩍쩍. 쩍.


잘린 가지들이 부서져 내렸다.

방금 벌어진 일을 믿을 수 없었던 나는 내 양손을 들여다봤다.


“설마 이거···”


내 몸에 흐르는 파란 기운.


“이거 혹시··· 마난가?”


이해가 안 간다.

어째서 내 몸에 마나가 흐르는 거지?


나는 바닥에 떨어뜨린 마체테를 주웠다.

생각 만으론 무엇도 알지 못한다.


마체테를 휘두른다.


한 번.

두 번···


다시 횡으로.

사선으로···


쩍, 쩍쩍, 쩌저적!


너무 간단히 덤불숲이 바스러져 내렸다.


“하하···”


그것뿐이 아니었다.

달리려고 평소처럼 다리에 힘을 주었을 뿐인데···

잠깐이었지만 몸이 떠올랐다.


작정하고 점프를 뛰었더니···

하늘을 날았다.

족히 몇 미터는 뛰어오른 것이다.

혹시 이거, 꿈인가?


기억을 되짚는다.


그래.

스마트폰에서 이미지를 소모한 직후부터 너무 비현실적인 일들이 벌어졌다.

그런데 그 비현실적인 일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었다.


너무 높이 떠오르는 바람에 착지할 때 지레 겁을 먹고 말았다.



“으아아!”


투웅, 퉁, 퉁.


“흐어억! 크헉! 끅···”


몸을 웅크린 채로 꼭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음?


“오잉?”


텁. 텁.


몸을 더듬어 본다.

착지할 때 분명 발목을 접지르며 굴렀는데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뭐야 이거···”


아무래도 몸의 사용법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았다.


입을 뻐끔거리던 중, 하던 일부터 끝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덤불숲을 시원하게 마체테로 베어 나갔고.

몇 번 점프를 뛰다 보니 목적지가 보였다.


“헬리포트다!”


근처에서는 최대한 평범하게, 조심조심 헬리포트로 걸어갔다.


헬리포트 위에 올라서자.


띠링!


[탈출 성공! 포인트를 성공적으로 지켜 냈습니다!]


메시지가 떠올랐다.


···


“지켜··· 냈다고?”


멍하니 메시지를 보며 서 있었다.

지금껏 추가로 보상이 주어지지 않은 건 처음이라 뱃속이 불편했다.

도망치느라 그 난리를 겪었는데···


헬기가 도착했고, 무인 헬기는 내가 탑승하자 곧장 하늘로 떠올랐다.


헬기에 있는 동안 몸에 돌던 쪽빛 기운이 차츰 옅어졌고, 동시에 멀리 보이는 결계도 흐릿해졌다.

헬기는 옅게 넘실거리는 결계를 푱, 통과했다.


결계를 통과해서 보이는 것은 그간 내가 보아 오던 풍경이 아니었다.


크고작은 푸른색 구로 감싸인 세 개의 섬.

조금전 내가 지나온 것은 저 구들 중 하나였다.

그것보다···


“우와···”


구 밖의 세상 천지가 온통 마나로 뒤덮여 있었다!


감탄도 잠시, 헬기는 다시 세 개의 구 중 가장 작은 구를 지나 고도를 낮추었다.


헬기에서 내리자 스태프가 나를 마중하러 나왔고.

헬리포트에서 멀지 않은 곳, 해변가에 지어진 오두막으로 안내했다.


오두막 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베르폰트였다.


“어서오세요, 사지마씨.”


오두막 내부는 전혀 오두막처럼 보이지 않았다.

테이블을 비롯해 아파트에나 들어가 있을 법한 집기들로 채워져 있었다.


“차를 한 잔 하시겠습니까?”

“괜찮습니다.”

“사양할 것 없습니다.”


잠시 후 스태프가 홍차를 내왔다.

그때까지 베르폰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와 독대는 처음.

지금껏 보아 온 것과는 다른 무게감이 느껴진다.


도자기로 된 하얀 찻잔을 들면서 베르폰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사지마씨는 늘 조금씩, 예상을 빗나가더군요.”


나는 베르폰트의 얼굴을 봤다.


“조금씩, 또 조금씩··· 그러다가 이번에는 예상 밖의 일을 벌였어요.”


그는 킥킥, 웃고는 말을 이었다.

그 가벼운 웃음조차, 어떤 종류의 무게감이 느껴진다.


“안드리와 야쿠티안이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흠칫.


그게 무슨 말이지?

나는 기억을 더듬었다.


기억은 흐릿했다.

반면 손에 닿은 감각은 또렷하다.


그저···

주먹이 제대로 닿았다는 정도의 감각이었다.

처음.

그리고 두 번째가 조금 더···

처음이 야쿠티안의 옆구리.

그 다음이 안드리의 복부.

나는 그 감각을 또렷이 기억해 냈다.


“정말입니까?”


베르폰트는 허공에 손가락질을 했고.

그가 이렇게 저렇게 손짓을 하자 허공에 화면이 나타났다.

다시 그의 손짓에 따라, 책받침처럼 얇은 화면이 휘어지며 내 앞에 떠 있었다.


화면이 비추고 있는 것은 산소 호흡기를 달고 있는 안드리였다.


기억이 빠르게 재생됐다.

그들을 쓰러뜨린 뒤 동굴을 나섰고, 나를 막고 있는 덤불숲을 베었다.

몇 번, 점프를 뛰었다.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지···

돌이켜 보면 스스로도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었다.


기억을 더 뒤로 돌린다.


[이미지를 사용하겠습니까? 한 번 사용한 이미지는 되돌릴 수 없습니다.]


[네][아니오]


네 버튼을 터치했다.


“네···”


내가 중얼거렸다.

나는 이미지를 소모하겠느냐는 물음에 네 버튼을 누른 것이다.


“네?”


베르폰트가 내 말을 따라했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이죠?”


나는 머리를 저었다.


“아닙니다.”


베르폰트는 이어서 새카만 화면을 출력했다.

베르폰트가 꺼낸 화면은 언뜻 검은 그림자들이 움직이는 화면이었다.


―컥!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그림자가 흔들리며 화면에서 흘러나오는 소리가 멎었다.


그가 다시 다른 화면을 재생한다.


―흡!


마찬가지로 금세 화면이 꺼졌다.


“각성자들은 시스템이라는 걸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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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안전제일! 24.06.09 64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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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24.06.06 80 0 14쪽
26 구사일생 24.06.05 82 1 12쪽
25 네임드 24.06.04 96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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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쌍둥이 형제 24.06.02 117 1 11쪽
22 각성자 테스트 (2) 24.06.01 132 1 12쪽
21 각성자 테스트 (1) 24.05.31 151 2 13쪽
20 헌터. 헌터··· 헌터? 24.05.30 172 1 12쪽
19 퇴사 24.05.29 179 1 10쪽
18 인생 2막 24.05.28 185 1 10쪽
» 각성 24.05.27 195 2 11쪽
16 막다른 길 24.05.26 173 1 12쪽
15 마피아 게임 24.05.25 176 2 12쪽
14 세기의 커플 탄생! 24.05.24 186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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