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eopold2 님의 서재입니다.

마나 수치 99.99999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로쿤
작품등록일 :
2024.02.12 23:50
최근연재일 :
2024.04.04 16: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2,554
추천수 :
1,138
글자수 :
284,751

작성
24.02.24 01:45
조회
1,023
추천
28
글자
11쪽

위기일발!

DUMMY

“다 왔네요.”

내가 말하며 무빙 워크에서 뛰어내렸다.

사냥터에 불청객이 도착했다는 것을 알리기라도 하듯, 올빼미가 날카롭게 울었다.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 우글우글한 마나의 흐름이 보인다.

크레이지 불은 악명 높은 만큼, 사냥하는 이들이 적어 늘 일정 개체량을 유지하는 모양이다.

뭐, 나로선 잘 된 일이었다.

“자, 저쪽에서 힐하시면 됩니다. 본인 안전에만 신경 쓰세요.”

나는 비교적 몬스터에게서 떨어진, 풀이 낮게 자란 지점을 가리켰다.

일단은 전사 클래스를 버리기 전에 몸이나 풀어볼 요량으로 크레이지불을 몰았다.

콧김을 내뿜으며 덤벼드는 녀석들을 보니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

덩치가 나보다 크긴 하지만 대형 몬스터에 비하면 신생아 수준도 안 된다.

자리가 비좁아 정작 내게 타격을 하는 크레이지불은 몇 마리 안 되었다.

다섯에서 여섯 마리쯤?

딜링도 간지러운 수준.

크레이지 불을 스무 마리쯤 몰아도 마나 보호막은 여유로웠다.

소모되는 것보다 재생되는 속도가 빠를 정도니.

크루엘라가 걸어 준 신성 보호막은 몬스터가 서너 마리쯤 붙어 두들기니 사라졌다.

어느새 크레이지 불이 서른 마리쯤 모였다.

“우어어엉! 우엉! 우엉!”

딜보다는 귀가 더 따갑다.

“이제 슬슬 잡아 볼까나!”

그때였다.

“꺅! 꺄악!”

몬스터들의 울음소리 위로 새된 소리가 얹혀졌다.

크루엘라 쪽을 보려고 하는데 덩치들에 가려져 잘 보이지가 않았다.

“쓰읍, 비키라고!”


촤악!


회전 베기로 놈들을 썰어 버렸다.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


띠리리리리리링!

몸이 동강 난 몬스터들이 흩어지며 푸른 결정을 떨구었다.

“꺄아아아! 꺅!”

“아이고···”

다행히 그리 심각한 상황은 아니었다.


퍽! 퍽퍽! 퍽!


크레이지 불 한 마리가 그녀를 쫓으며 지팡이에 얻어 맞고 있었다.

크루엘라는 스스로 보호막과 즉힐을 넣어 가며 열심히 평타질을 해 댔다.

그러는 와중에도 비명은 마치 기합처럼 계속되었다.


스킬을 익히는 것이 두려운 것은 아니었지만, 지금껏 숙련한 전사 스킬들이 사라진다는 것이 좀 아쉬웠다.

“그런데 스킬은 왜 사라지는 거지?”

생각은 길지 않았다.

“할 수 없지 뭐···”

작은 의문이 들었지만 이 세계의 규칙이 그러하다고 하니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튼 공격 스킬인 화염구부터 배워야겠다.

화염구를 배우려고 스킬 카드에 마나를 주입하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해당 클래스에 맞지 않는 스킬입니다. 배우려면 기존 클래스를 리셋해야 합니다.]


[YES][NO]


시스템 메시지 아래 버튼이 떠올랐다.

이미 고민은 끝났다.

곧장 버튼을 누르자 양팔에 새겨진 스킬 무늬가 단숨에 흩어져 버렸다.

“후, 간단하네.”

그런 다음에는 화염구 스킬 카드에 마나를 주입했다.


「화염구: 마법사 전용

불덩이를 모아 적에게 발사합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더 큰 불덩이를 모을 수 있습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캐스팅 시간이 줄어듭니다.

* 주의: 불덩이가 커질수록 마나 소모량이 커집니다.」


동시에 카드가 흩어지며 영상을 만들어 냈다.

여기서부턴 스킵.

재생되던 영상이 흩어지며 순식간에 왼팔로 빨려들었다.

동그라미 모양이었다.

팔에 스킬의 모양이 새겨진 이상, 영상은 언제든 다시 볼 수 있다.

나는 왼팔에 새로 새겨진 동그라미 모양을 확실히 머릿속에 각인했다.

“그럼.”

앞을 보며 그 모양을 떠올렸다.

그 순간.

손바닥 위에 새빨간 불꽃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불덩이는 삽시간에 커지더니 바위만 해졌다.

“얼른! 얼른 날려요 헌터님!”

“음?”

갑자기 들려온 다급한 목소리에 머리가 하얘졌다.

집중이 흐트러진 것이었다.

“손을 뻗으라구요!”

나는 크루엘라의 말 대로 앞쪽을 향해 손을 뻗었다.

거대한 불덩이가 전방으로 쭉 뻗어 나갔다.

워낙에 크기가 커서 불덩이라고 부르기 미안한 정도로 큰 화염구였다.


···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중간중간 메시지가 떠올랐다.

그런 다음에는.

“음?”


퍼버벙!


꽤 멀리서 폭발이 일어났다.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크레이지 불을 처치했습니다.]

[코어 결정 1kg 획득!]


제법 커다란 폭발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였다.

잠시 동안 밤하늘을 붉게 밝힐 만한 빛이 번졌으니.

화염구가 지나간 자리로 남은 불씨가 타닥타닥, 소리를 냈다.

얼마간 탄내도 났다.

화염구가 적어도 1km는 날아간 뒤에 멈춘 듯하다.

“흠···”

어떻게 된 상황인지 대충 알겠다.

지나가는 화염구에 스친 크레이지 불 세 마리가 죽었고, 마지막 폭발에 휩쓸린 크레이지 불은 모두 다섯 마리.

캐스팅이라고 하기에는···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린 것 같지는 않은데.”

길어 봐야 5초쯤?

이래저래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크루엘라가 옆으로 다가왔다.

그녀는 내 옆에서 금붕어처럼 입을 뻐끔거리며 서 있었다.

“말도··· 안 돼···”


구매한 세 가지 스킬 모두 만족.

대만족이었다!

역시나!

각성자들이 기본 스킬이라 칭하는 것들을 버릴 만한 게 없다.

메모메모···

실제로 시스템 창에는 갖가지 메모 기능이 있다.

처음에 왜 전사를 골랐는지 의아할 만큼, 마법사가 적성에 맞았다.

마나 수치가 높은 이들이 왜 마법사를 고르는지도 알겠다.

뭔가 시원시원하달까.

나중에 사용해 보니 처음에 내가 발사했던 화염구가 최대 크기였다.

그렇다는 말은 최대 크기의 화염구를 캐스팅하는 데 5초 미만의 시간이 걸린다는 것.

운석 소환 스킬은 화염구보다 상위 스킬답게 엄청난 파괴력을 자랑하는 대신 캐스팅 시간이 조금 더 길었다.

점멸은 돌진이 아쉽지 않을 만큼 완벽한 이동기였고.

활용도 측면에서도 돌진보다 우월할 듯.

우려했던 마나 고갈 문제에 있어서도 자유로웠다.

“이건 너무 심한데.”

예상했던 것보다 더 그랬다.

전사일 때와 거의 차이를 못 느꼈던 것.

“설마··· 그런 건가?”

어떤 의문이 들었지만 그건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


제로팀은 자이라와 에리얼, 그리고 크루엘라와 나.

넷이면 차고도 넘친다고 생각했다.

여러모로 유명해진 덕분에 정부 지원금이 대폭 늘었다고 에리얼이 말했다.

나는 돈에 대해 얼마간 신경을 끌 수 있었다.

세금을 비롯해 머리 아픈 일들을 에리얼이 맡아서 처리해 준 덕분이었다.

이제는 원한다면 거처를 옮길 능력이 있었지만 딱히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딱히 불편한 것도 없었고, 무엇보다 가까운 이들을 떠나기가 싫었다.

마법사 스킬 테스트가 끝난 뒤, 추가로 시간을 들여 차근차근 영상을 보고 스킬을 연마했다.

어느 정도 익숙해지는 데는 사흘이 걸렸다.


사흘 후, 제로팀은 텔로미어 본관 옥상에서 모였다.

포탈을 타고 최전방 게이트로 향했다.

내가 스킬을 숙련하는 동안 나머지 팀원들은 각자 업무와 임무를 잘 처리했다고 한다.

특히 피곤에 절어 있던 에리얼의 얼굴에 다시 생기가 돌아 보기가 좋았다.

평화로운 분위기다.

초대형 게이트 앞, 넓게 펼쳐진 막사촌 사이사이 이야기를 나누거나 커피를 마시는 이들이 보인다.

“보내 준 영상은 확인했어요.” 에리얼이 말했다.

“아, 네··· 고맙습니다.”

그녀가 웃었다.

“헌터님 짱짱이죠 언니!”

“언니라뇨, 크루엘라 헌터님.”

“읍! 죄송합니다!”

에리얼과 함께 있으면 편안하다.

반면 크루엘라는 좀 성가시다.

자이라는 걷는 동안에도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어제도 내가 잠들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던데.

연애라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아주아주 힘든 것만은 분명하다.

막 게이트 앞에 섰는데···

누군가 소리쳤다.

“피해!”

공포에 질린 목소리.

한눈에 봐도 허겁지겁 달려오는 이의 몰골이 정상은 아니었다.

녹색 액체에 부분부분 녹아 버린 투구와 방어구.

잠깐의 틈을 두고 비슷한 몰골을 한 각성자들 몇몇이 게이트 앞에서 쓰러졌다.

“힐러!”

상황을 파악한 에리얼이 다급하게 소리쳤다.

평화로운 분위기가 단숨에 깨져 버렸다.

에리얼과 크루엘라가 곧장 힐을 넣었다.

경호원들과 나는 대체로 비슷한 모양새로 멍하니 서 있었다.


쿠웅! 쿵! 쿵!


게이트가 흔들렸고, 절벽 전체가 흔들리며 일부는 부스러져 내렸다.

힐을 받아 정신을 차린 언데드가 말했다.

“독룡···”

“네?”

“독룡 떼예요!”

“몇 마리나 있죠?”

“정확하게는 모르겠는데··· 열 마리가 넘습니다.”

에리얼은 한 단체의 머리답게 상황 파악이 빨랐다.

상황 파악에 이어 재빠르게 오더를 내렸다.

“게이트가 무너지면 다 끝장이에요! 거기 도끼 든 분, 협회에 지원 요청 하시고, 그 옆에 분! 게이트 근처 인원들 물려요! 어서요!”

그밖에도 오더는 계속 됐다.

주변에 있던 각성자들은 우왕좌왕하긴 했지만 곧 에리얼에 말에 따라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연구진, 경호원 분들도 얼른 게이트에서 벗어나세요!”

주변에 몰려 있던 각성자들 비롯한 인력들은 제각각 할 일을 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자, 이제 제로팀. 우리가 나설 차례입니다. 준비 됐나요?”

“물론입니다!”

어느새 잠에서 깬 자이라가 대검을 어깨에 기댄 채 외쳤다.

에리얼의 파란 눈동자가 내게로 향했다.

“차 헌터님. 준비 됐어요?”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짧게 대답했다.

“네, 그런데···”

목소리가 떨린다.

나는 숨을 멈춘 채 에리얼과 자이라의 얼굴을 살폈다.

마지막으로 크루엘라의 얼굴도.

이중 누구라도 잃고 싶지 않다.

아니, 잃어서는 안 된다.

“공대장님.”

에리얼을 향해 말했다.

“네, 차원영 헌터님.”

“저 혼자 들어가겠습니다.”

그 말에 자이라와 크루엘라의 시선이 내게로 쏠리는 게 느껴졌다.

“15분. 15분 뒤에도 제가 나오지 않으면 지원이 올 때까지 되도록 멀리 물러나 계세요.”


쿵! 쿠웅! 쿵쿵쿵쿵!


대화하는 와중에도 지진이라도 난 듯이, 게이트는 계속해서 흔들렸다.

난리통에 그저 멍하니 서 있었던 게 아니었다.

게이트에서 방어구가 녹은 언데드가 뛰쳐나온 뒤로 쭉.

상황을 파악하고자 신경을 곤두세웠다.

정말로 게이트 앞쪽에 드래곤들이 몰려 있는 상황이라면, 게이트가 무너지기라도 한다면 자칫 잘못하다간 전멸이다.

아니, 이 세계가 멸망할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나 수치 99.99999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소닉 붐 +1 24.03.01 574 25 11쪽
25 1g의 희망 +1 24.02.29 635 24 14쪽
24 나는 누구? 여긴 어디? +1 24.02.28 710 25 11쪽
23 대망의 첫 근무, 그리고 피할 수 없는··· +1 24.02.27 792 23 12쪽
22 어쩌다 보니 공무원 +1 24.02.26 875 24 12쪽
21 수수께끼의 인물 +2 24.02.25 914 27 11쪽
20 혼자서 세상을 구하는 방법 +2 24.02.25 1,006 27 12쪽
» 위기일발! 24.02.24 1,024 28 11쪽
18 마법사? 마검사? 24.02.23 1,097 29 12쪽
17 전직 24.02.22 1,154 28 12쪽
16 미운 오리 새끼 24.02.21 1,166 29 11쪽
15 I Believe I Can Fly(?) 24.02.20 1,199 34 11쪽
14 나만을 위한 공격대 24.02.19 1,304 30 11쪽
13 카우보이가 된 검은 전사님 24.02.19 1,426 28 12쪽
12 뒈지는 줄 알았다. 정신 차려 보니 뭐? 1조? 24.02.18 1,520 30 12쪽
11 라고 생각했는데 드래곤을 만난 후 24.02.18 1,623 30 12쪽
10 설마··· 나한테 반했나? 24.02.17 1,701 30 12쪽
9 시스템 +2 24.02.17 1,785 30 12쪽
8 VVVIP가 되었다. 24.02.16 1,838 32 12쪽
7 스킬: 돌진 24.02.16 1,923 28 11쪽
6 금테 두른 각성자 면허 24.02.16 2,177 37 12쪽
5 529 지구 협회 +2 24.02.16 2,504 38 12쪽
4 각성(2) +1 24.02.15 2,907 48 12쪽
3 각성(1) 24.02.14 3,097 46 8쪽
2 코어 결정 +1 24.02.13 4,408 49 12쪽
1 클리너 +3 24.02.12 6,248 6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