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Leopold2 님의 서재입니다.

마나 수치 99.99999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로쿤
작품등록일 :
2024.02.12 23:50
최근연재일 :
2024.04.04 16:05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52,535
추천수 :
1,138
글자수 :
284,751

작성
24.02.23 01:50
조회
1,096
추천
29
글자
12쪽

마법사? 마검사?

DUMMY

전직한다는 말에 다들 놀란 눈치였다.

“전직하면 지금껏 배운 스킬들이 사라지고, 무기들이 무용해 집니다. 그건 알고 계시죠?” 에리얼이 물었다.

“네.”

나는 짧게 대답했다.

길드 내에도 급한 대로 사용할 만한 스킬 상점과 무기 상점이 있긴 하지만 역시나 제대로 된 물건들은 지하에 가야 한다고 에리얼이 덧붙였다.

그것으로 회의는 끝났고, 크루엘라가 지하 상점가에 동행한다고 나섰다.

“혼자 가도 되는데···”

“제가 좋아서 따라가는 건데요! 왜, 싫으세요?”

크루엘라 활짝 웃으며 말하다 끝에 가서는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아뇨, 그럴 리가요.” 내가 대답했다.

“역시! 그럴 줄 알았어요!”

다시 활짝 웃는다.

으···

좀 불편한 듯하지만 저런 활기찬 모습이 마냥 싫지만은 않았다.

그녀는 평소 마법사 클래스에 아주 관심이 많다고 했다.

전직을 꿈꿀 정도로.

“사제 중에도 딜러가 있긴 한데, 아무래도 딜은 마법사죠!”

전직이 각성자들 사이에 그다지 흔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했다.

스킬을 처음부터 다시 배워야 한다는 것은 크나큰 패널티니까.

하지만 나는 대개 종들보다 전사로 활동한 기간이 짧다.

마검사 클래스도 고민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마법사처럼 마나 소모가 큰 스킬들은 쓰지 못한다고 해서 포기했다.

내 목적은 마나 소모가 큰 스킬이었으니.


크루엘라가 떠드는 것을 듣다 보니 어느새 스킬 상점에 도착했다.

스킬 상점은 해리스의 대장간 근처였다.

막상 상점 근처에 오니 약간이나마 주저하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골렘을 잡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은 굳건했다.

마법사로 전직하면 바로 골렘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어서 오세요! 어엇!”

나를 본 점원의 얼굴이 굳어졌다.

음?

저건 무슨 표정이람.

싫은 건지 좋은 건지, 분간이 안 간다.

“혹시 차원영 헌터님 아니신가요!”

“아, 네···”

또 꺄아, 꺄아, 하는 소리가 들렸다.

꺄아! 꺄- 꺄앗! 꺄악!

여성들은 상황에 따라 이 비슷한 소리를 백 개쯤 낼 줄 아는 것 같다.

까마귀에게 따로 강의라도 듣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을지 궁금해서 시도해 봤는데 병든 닭이나 낼 법한 흉측한 신음 소리밖에 나오지 않았다.

리스펙.

“영광, 또 영광입니다! 어떤 스킬이 필요해서 오셨나요?”

“마법사 기본 스킬들과 마나 소모가 큰 스킬, 일단은 이렇게 두 가지를 알아보려고 왔습니다.”

일반인이던 시절, 나는 검색이 생활화되어 있었다.

하지만 각성자가 되고 느낀 점은, 그런 습성이 그다지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얼마간 버려야 할 습관이었다.

검색으로 알 수 있는 정보들은 제한적인 것이 대부분.

제한적이기도 하지만 얕다.

물론 개인이 아는 만큼 검색의 폭이 늘어나고 깊어질 여지는 있지만 한계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로 각성자들이 사용하는 시스템이라는 것은 인터넷보다 훨씬 효율적이다.

시스템을 사용하는 이들 사이에 오가는 정보는 말할 것도 없다.

앞에 보이는 스킬 상점 직원만 해도 인터넷에서는 알 수 없는 정보들을 줄줄이 말했다.

친절은 기본!

“차원영 헌터님은 전사 클래스 아니신가요? 설마 마법사로 전직하시게요?”

“네.”

“와아아, 역시!”

직원은 마법사에 관해 하나부터 열까지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크루엘라가 나를 밀치고 앞으로 나오는 통에 어느새 듣기만 하면 되는 포지션이 되었다.

“골렘 공략 때문에 전직하는 거니까 화속성이 낫겠죠?” 크루엘라가 물었다.

그녀는 나와 직원을 번갈아 쳐다봤다.

나는 엉겁결에 고개를 끄덕였고, 점원도 동의하는 눈치였다.

“혹시 게이트 안쪽에 있는 대형 몬스터 말씀이신가요?”

“맞아요!” 크루엘라가 대답했다.

점원의 입이 떡 벌어졌다.

“얼마나 커요? 막 건물만 한 건 아니죠?”

“에이, 건물도 건물 나름이죠. 보통은 12층 아파트 정도? 그것보단 크려나?”

이것 또한 크루엘라의 대답.

그녀는 대답하고는 어깨를 으쓱하기까지 했다.

누가 보면 크루엘라가 차원영인 줄 알겠다.

중간중간 말이 빠른 두 여인이 무슨 말을 주고받는지 파악하는 것만 해도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수다 끝에 점원이 꺼낸 스킬 카드는 모두 세 개였다.


「화염구: 마법사 전용

불덩이를 모아 적에게 발사합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더 큰 불덩이를 모을 수 있습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캐스팅 시간이 줄어듭니다.

* 주의: 불덩이가 커질수록 마나 소모량이 급격하게 커집니다.」


「점멸: 마법사 전용

쿨타임: 10초

10미터 앞으로 순간 이동합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쿨타임이 줄어듭니다.

* 주의: 너무 멀리까지 가지 마세요! 순식간에 마나가 바닥납니다.」


「운석 소환: 마법사 전용

커다란 운석을 소환할 수 있습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더 큰 운석을 소환합니다.

각성자의 능력에 따라 캐스팅 시간이 줄어듭니다.

* 주의: 마나 소모량이 매우 큽니다.」


캐스팅은 뭐지?

전사는 캐스팅이 필요한 스킬이 없었다.

나는 크루엘라와 점원을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스킬 카드를 보는 크루엘라의 붉은 눈동자가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미 나는 뒷전이고, 당장이라도 전직하고 싶은 눈빛.

캐스팅에 관해 물어보고 싶은데 나도 모르게 주저하고 있었다.

하도 S급 헌터라고 추앙하는 통에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간 모양이다.

체면?

체에에면?

후···

체면은 무슨, 얼어죽을.

나는 헛기침을 한 번 하고는 물었다.

“캐스팅이 뭐죠?”

“아.”

점원이 당황한 표정을 지었다.

“아, 죄송합니다! 저도 참! 마법사는 처음이신데. 캐스팅이란 마법사가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말합니다. 각성자마다 집중력에는 차이가 나게 마련인데 딱히 걱정할 필요는 없어요. 캐스팅 시간을 단축하는 아이템이 있거든요!”

점원에 따르면 마법사가 전사와 같이 거추장스러운 갑옷을 입지 않는 이유는 자신의 클래스에 맞는 능력을 특화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를테면 방어구의 옵션까지도 캐스팅이나 마나량에 투자한다는 뜻이라고.

마법사는 방어 대신에 공격에 몰빵이라는 건가.

아무튼 감탄했다.

점원은 역시나 전문가였다!

인터넷을 뒤지면 몇 시간이나 걸려도 해내지 못했을 일이다.

모르는 건 창피한 게 아니다!

나는 다짐했다.

잘 모르는 건 그때그때 묻기로.

사실 이건 처음부터 고민할 필요가 없는 거였는데.

S급이든 뭐든, 내가 초보라는 것은 팩트니까.

점원이 추천한 스킬 세 개를 구매하고 바로 해리스의 대장간으로 향했다.

그녀는 내게 할인 쿠폰을 건넸다.

‘헌터님이니까 특별히 드리는 거예요!’ 그렇게 말하며.


「특별 쿠폰: 어떤 스킬이든 무조건 50% 할인!」


반값 할인이라니, 정말로 파격적이긴 한 것 같다.

해리스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쪽을 쳐다보지도 않고 날벌레를 쫓듯이 내게 손을 털었다.

그가 작업하는 동안 크루엘라와 나는 편하게 대장간 안을 둘러봤다.

무기 상점으로 알고 있었는데 간판에 떡하니 대장간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크루엘라가 너무 꼭 붙어 있는 것 같아 불편하다.

곧 팔짱을 낄 기세였는데, 풍겨 오는 향기가 싫지만은 않았다.

짙은 장미 향으로 싸구려 향수 냄새가 아니었다.

하긴, 각성자가 싸구려 향수를 쓸 리가 없지.

차츰 정신이 몽롱해 진다···

짝!

“꺄악!”

느닷없는 소리에 크루엘라가 화들짝 놀랐다.

양손으로 내 볼을 갈기는 소리였다.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 정신 차려야 한다 차원영.

“괜찮아요 헌터님? 소리 진짜 크게 났는데···”

크루엘라가 내 볼을 쓰다듬으려는 찰나에.

“왔냐, 애송이. 애송이 주제에 무슨 장비를 이렇게 자주 바꿔?”

어느새 다가온 해리스가 손을 털며 서 있었다.

나이스 타이밍.

차라리 땀 냄새가 낫겠다 싶어 해리스 쪽으로 한 걸음 옮겼다.

해리스에게 정석적인 남자 냄새가 났다.

먼지와 땀, 그리고 담배 냄새가 범벅된 지독한 악취가!

“킁킁, 킁킁!”

나는 있는 힘껏 냄새를 들이켰다.

정신이 번쩍 든다.

그래, 이거지!

남자의 향기!

노동의 스멜!

코를 찌르는 냄새가 장미향을 압살했다.

“마법사로 전직하게요.” 내가 말했다.

“애초에 네놈은 전사의 재목은 아니었지. 비리비리해 가지고는. 쯧쯧···”

저, 당신이 나보다 더 말랐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며 해리스의 몸을 훑었는데.

확실히···

나보다 마르긴 했어도 해리스의 몸에 바짝 달라붙은 근육은 무척이나 단단해 보였다.

쳇!

사실 맨손으로 마법을 쓸까도 생각했는데 스킬을 사러 온 김에 들러서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다.

“효과 하나쯤 들어간 녀석으로 부탁드립니다. 없어도 별로 상관은 없을 것 같아요.”

해리스는 내 몸을 유심히 훑어보다가 손목을 붙잡고 손바닥을 들여다보았다.

이 영감이 뭐하는 거지?

“큭큭큭··· 무식한 놈. 기다려 봐라.”

나는 영문을 모른 채 손바닥을 펼치고 서 있었는데 이번에는 크루엘라가 쪼그려 앉아 내 손바닥을 들여다봤다.

“와, 헌터님! 이 굳은살 좀 봐!”

그 말에 손바닥을 펼쳐봤다.

“아. 이거 때문이었네···”

어쩐지.

세수할 때 뭐가 거치적거리더라니.

뒷문을 열고 사라졌던 해리스 영감이 금세 돌아왔다.

“옛다.”


「신속의 검: 모든 클래스

애매한 길이가 매, 매력적인 마검. 여차하면 가까이 다가온 적을 썰어 버릴 수 있거든요!

* 효과: 캐스팅 속도 증가 10%」


매, 매력적인 건 뭐다냐.

“꺄아!”

크루엘라가 소리질렀다.

나는 크루엘라를 쳐다보았다.

“캐스팅 속도 증가 아이템이잖아요! 무기에 이런 효과가 붙는 아이템은 거의 없다구요!”

좋은 건가?

무기 디자인이 너무 허접한데.

글라디우스보다 짧은 주제에 단검보다는 길어서 길이도 애매하고···

“얼른 돈 내고 썩 꺼져. 바쁘다.”

“얼만데요.”

“1억.”

하, 아이템 가격이 점점 더 오르고 있다.

“정말요? 너무 싼데! 헌터님? 헌터님 마음에 안 들죠? 표정이 딱 그래요. 맞죠맞죠? 그럼··· 제가 사도 될까요? 저 안 그래도 캐속 아이템 갖고 싶었는데! 제가 금방 이체해 드릴게요.”

띠링!

크루엘라의 눈빛이 진심인 것 같아 얼른 돈을 보냈다.


굳이 사냥터에 따라 오겠다는 크루엘라를 말리지는 않았다.

결계를 지나, 우리는 함께 고속 무빙 워크에 올랐다.

처음에는 방글방글 웃던 크루엘라의 얼굴이 차츰 굳어지기 시작한 것은 하급 사냥터를 막 지난 직후부터였다.

“어, 어디까지 가시는 거예요 헌터님?”

“크레이지 불 잡으러 갑니다.”

용돈도 좀 벌고 새로운 스킬도 시험할 겸.

“탱커도 없이요?”

나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크레이지 불을요?”

“네.”

“헌터님 딜러잖아요!”

“그렇습니다.”

불필요한 말은 하지 않았다.

크루엘라는 손을 꼼지락거리며 생각에 잠겼다.

“그래요! 드래곤도 상대하는 헌터님인데 제가 무슨 걱정을? 에휴, 참!”

말은 그랬지만 목소리는 떨고 있었다.

콧구멍도 벌렁거린다.

‘크레이지 불은 원래 좀 악명 높은 몬스터거든요. 체력도 많은 데다가 몰려다니는 통에 사냥이 좀 까다로운 게 아니거든요.’

그전에 에리얼이 했던 말이 맞는 모양이다.

“정 불안하시면 혼자 가도 됩니다.”

“아니에요! 무슨 그런 섭섭한 말씀을!”

이런 모습은 또 색다르네.

조금···

귀여운데?

아차차.

짝!

나는 또 내 양 볼을 갈겨야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나 수치 99.99999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 소닉 붐 +1 24.03.01 574 25 11쪽
25 1g의 희망 +1 24.02.29 635 24 14쪽
24 나는 누구? 여긴 어디? +1 24.02.28 709 25 11쪽
23 대망의 첫 근무, 그리고 피할 수 없는··· +1 24.02.27 791 23 12쪽
22 어쩌다 보니 공무원 +1 24.02.26 875 24 12쪽
21 수수께끼의 인물 +2 24.02.25 913 27 11쪽
20 혼자서 세상을 구하는 방법 +2 24.02.25 1,005 27 12쪽
19 위기일발! 24.02.24 1,023 28 11쪽
» 마법사? 마검사? 24.02.23 1,097 29 12쪽
17 전직 24.02.22 1,153 28 12쪽
16 미운 오리 새끼 24.02.21 1,165 29 11쪽
15 I Believe I Can Fly(?) 24.02.20 1,199 34 11쪽
14 나만을 위한 공격대 24.02.19 1,304 30 11쪽
13 카우보이가 된 검은 전사님 24.02.19 1,425 28 12쪽
12 뒈지는 줄 알았다. 정신 차려 보니 뭐? 1조? 24.02.18 1,519 30 12쪽
11 라고 생각했는데 드래곤을 만난 후 24.02.18 1,622 30 12쪽
10 설마··· 나한테 반했나? 24.02.17 1,700 30 12쪽
9 시스템 +2 24.02.17 1,784 30 12쪽
8 VVVIP가 되었다. 24.02.16 1,837 32 12쪽
7 스킬: 돌진 24.02.16 1,922 28 11쪽
6 금테 두른 각성자 면허 24.02.16 2,176 37 12쪽
5 529 지구 협회 +2 24.02.16 2,504 38 12쪽
4 각성(2) +1 24.02.15 2,907 48 12쪽
3 각성(1) 24.02.14 3,096 46 8쪽
2 코어 결정 +1 24.02.13 4,406 49 12쪽
1 클리너 +3 24.02.12 6,247 66 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