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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령 님의 서재입니다.

먼치킨 아이돌 재벌, 911로 회귀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이령
작품등록일 :
2019.09.01 23:41
최근연재일 :
2019.10.31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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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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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9.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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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22쪽

천방지축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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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저녁에 빨리 처리하면 좋은 일들이 꽤 있지만 재성은 너무 피곤했다.

주동수 법무이사에게 시키기도 미안해 그냥 들어가서 쉬도록 했다.


숙소에 들어오자 샤워를 하고 잠이 들고 말았다

전화가 한 통 올 것 같은데 너무 피곤해서 버틸 수가 없었다.


익희에게 꼭 받아야할 전화가 있으니 자다가 시끄러워도 양해하고 깨워달라고 했다.

다행히 녀석이 깨워주었다.


“고객님! 큰 일 났습니다.”


이익시 회장의 목소리였다.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회장씩이나 되는 양반이 퇴근도 안하고 이때까지 있었을까?

정력도 대단하시지.


“선물 때문인가요?”

“네? 알고 계셨습니까?”


“짐작은 했어요. 지금 몇 포인트나 내렸죠?”

“295.17p, 3.27% 내렸습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유지증거금 납부를 요청 받았습니다. 1시간 내에 납부하지 않으면 매수한 선물을 매각처분한다고 합니다.”


옵션보다는 조금 낫지만 선물도 굉장히 위험하다.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처럼 지수가 크면 클수록 더욱 더 위험하다.


미국 3대 지수 중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가장 높다.

한국 코스피 200지수와는 상대가 안된다.


2001.9.20.(목) 오늘 코스피 200지수는 59.34p에 불과하다.

그런데 어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9,026.62p였다.


앞으로도 몇 번 선물을 사고 팔 기회가 있으니 조금 복잡하지만 선물의 구조를 알아보자.<관심 없는 분은 건너 뛰셔도 무방합니다>


지수 선물은 가상의 상품이다.

여기에 인위적으로 가격을 매기기 위해 지수에 거래승수를 곱해 가격을 산출한다.

따라서 선물 1계약의 가격은 ‘지수×거래승수(미국 500달러, 한국 50만원)’이다.


미국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8일(화) 9,503.71p(-14.18%), 19일(수) 9,026.62p(-5.02%), 20일(목) 8,731.45p(-3.27%)였다.


미국 증시 개장시간이 한국시간으로 밤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다 보니, 오늘 오후에 재성이 산 선물은 19일 지수인 9,026.62에서 ±1.2p 전후로 매수가 되었다.


따라서 평균 매수가격은 4,513,065달러(9,026.13p×500달러)였다.

즉 재성이 매수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 1계약의 가격은 451만 달러, 한국 돈으로 63억 원이었다.


다만 선물은 1계약의 가격이 매우 높은 만큼 가액 전체를 납부하지 않고 5%의 증거금만으로 매수가 가능하다.


증거금은 1계약 당 4,513,065달러×0.05=225,653달러가 된다.

그러므로 150억 달러로 매수 가능한 선물 계약수는 150억 달러÷225,653달러=66,474계약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매수 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아 지수가 8,731.45로 떨어졌으므로 (9,026.13p-8,731.45p)×500달러×66,474계약만큼의 유지 증거금 추가 납부를 요구받았다.


이 가액이 무려 97.9억 달러에 달했다.

겨우 3.27%가 내렸을 뿐인데 150억 달러 중 98억 달러가 날아가 버린 것이다.


그만큼 선물, 특히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위험했다.


선물을 매수한 경우 가격이 오르면 아무 문제없다.

그러나 내리면, 내린 가격만큼 유지증거금을 추가 납부해야한다.


이때 납부해야하는 유지증거금은 5%가 아니라 선물 가격 전체로 계산한다.

그러니 지금 재성이 66,474계약을 계속 유지하려면 무려 98억 달러를 시카고 상품거래소에 유지증거금으로 내놓아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사들인 선물 계약을 강제 처분해 98억 달러를 충당해 버린다.

재성이 실제 낸 돈은 선물 1계약당 225,653달러다.

따라서 98억 달러를 충당하기 위해서는 66,474계약 중 무려 43,430계약을 처분해야한다.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왜 중요하냐하면, 계약을 계속 유지하고 있어야 나중에 지수가 오르면 회복을 할 수가 있다.

그리고 유지증거금은 그냥 없어지는 돈이 아니라, 지수가 회복하면 돌려받는다.

선물의 만기일이 3,6,9,12월 둘째 주 목요일이므로 그때까지는 유지증거금을 정산하지 않고 거래소가 보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지증거금을 납부하지 못해 계약을 강제처분 당하면 그대로 끝이기에, 회복할 여지가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러다가 지수가 계속 내리면 돈을 있는대로 끌어대다가 쪽박차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재성은 이틀만 버티면 지수가 오른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런 모험을 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이익시 회장이 호들갑스럽게 직접 전화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재성은 졸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MDS 주식 얼마 못샀죠?”

“네. 이제 겨우 10억 달러 정도 샀습니다.”


“그럼 남은 돈에서 98억 달러를 유지증거금으로 내고 추가로 50억 달러를 더 넣어놓으세요.”

“50억 달러 더요?”


“네. 더 내릴 가능성도 있잖아요?”

“아? 네. 그렇게 하죠. 그리고 저 대표님...”

“말씀하세요.”


“저희 그룹 회장님이 내일 한 번 만났으면 하는데 시간이 되겠습니까?”

“그래요? 시간이 없어도 내야죠.”


정문헌 회장!

한 번은, 아니 앞으로 여러 번 만나야할 사람이었다.


“감사합니다. 내일 그룹에서 차가 나갈 겁니다.”

“알겠습니다.”


재성은 전화를 끊자마자 쓰러져 잠이 들고 말았다.

자다가 전화 받느라 잠이 깬 익희가 궁시렁거리는 것 같았지만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금요일 아침, 용강빌딩 24층.


아침 8시 30분에 제2회 이사회를 열었다.

안건은 비등기 이사 선임과 해외지점 설치에 관한 안건이었다.


주동수 법무이사의 진행 하에 일사천리로 처리되었다.

이사회가 끝나자 멤버들은 다시 연습실로 갔고 어머니는 시장으로, 민아는 학교로 갔다.


비등기 이사는 모두 5명을 선임했다.

자신이 지목해 영입한 중견급 간부들로 당분간 회사의 핵심이 되어야할 인재들이었다.


먼저 국내 투자업무 전반과 수한백화점 운영법인을 담당할 이사 천현종.

이 사람은 HK투자신탁증권을 다니다가 2008년 자신의 투자회사를 차리는데 2030년경이 되면 국내 3대 금융사에 들 정도로 급성장한다.


두 번째는 국내 부동산 투자를 전담할 방부일.

그는 2020년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그가 소유한 아파트가 무려 729채나 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일개 은행원이란 겉모습과 달리 사실 그는 가장 뛰어난 갭투자자였던 것이다.


세 번째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투자를 전담할 지득공.

평사원으로 입사해 나중에 GJ그룹 엔터사업부문 총괄회장이 되는 사람이다.


네 번째는 미국 투자 사업을 총괄할 축서백.

한성그룹 최초로 회장급 미국법인장이 되는 사람이다.


다섯 번째는 일본 투자 사업을 총괄할 마세웅.

한성그룹 일본법인장을 지내다가 회사와 마찰이 생기자 독립해 제2의 손청의가 되는 사람이다.


성이 공교롭게 천방지축과 마씨였다.

골과 피만 있으면 천방지축 마골피가 완성되는 셈이었다.


재성은 이사회와 회사설립 기념식, 신입사원 환영식 등의 여러 행사가 끝나자 다섯 명의 이사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이들을 자신의 심복으로 만들어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은 자신의 구상을 전부 알려주지 않고 작은 일부터 시키기로 했다.


방부일 이사가 의아한 듯 물었다.


“대표님, 제가 부동산에 관심이 있는 줄 어떻게 아셨습니까? 회사에서는 한 번도 말한 적이 없는데요.”


하긴 궁금할 것이다.

그는 SH은행 중소기업대출 1부의 부장으로 겉으로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으니까.


“전에 채권정리부에 있지 않았나요? 제가 알기로 채권정리부 업무가 대부분 부동산 경매처분으로 아는데요?”

“아? 그러시군요.”


약간 억지가 있지만 다행히 방 이사는 더 따지지 않았다.


주동수 법무이사가 경호원 모집과 차량, 집, 가게 구매 사항 등을 보고했다.

근대그룹 회장을 만나기로 했다는 말에 오늘 중에 우선 경호원 2명과 차량을 구해오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재성1의 가족과 아내에 대한 조사결과를 보고했다.

달라진 것은 오로지 자신이 없다는 사실뿐이었다.

나머지는 전생과 똑 같았다.


사실 아내와 연애를 하게 된 것도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동문회에서 만난 후부터라 현재 재성의 부재는 그녀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S대에서 선정한 장학생 100명의 명단도 나왔다.

아내는 2급으로 올라가 있었지만 인경이는 없었다.


재성은 둘 다 1급으로 올리도록 했다.

그렇게 할 경우 다른 학생 한 명을 탈락시켜야하기 때문에 101명에게 장학금을 주도록 했다.


여기서 주동수 법무이사는 상당히 심각한 오해를 한다.

상세한 조사를 시킨 것도 모자라 직접 1급 장학생으로 지정하니 당연한 일이었다.


이런 탓에 주동수 법무이사는 혹시 미래의 사모님이 될지도 모르는 두 사람에게 지극 정성을 쏟게 된다.

물론 그의 오해가 전부 오해는 아니고 적어도 절반은 진짜라고 할 수 있었다.


문제는 이재성1의 어머니였다.

아직 10여년의 시간이 있지만 그때까지 췌장암 치료제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재성은 천현종 이사를 시켜 국내 제약회사 현황부터 파악하도록 했다.


또한 오늘부터 회의는 재성과 주동수 법무이사, 새로 뽑은 다섯 명의 이사만 참석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법무 전담팀의 다른 변호사들에게는 주동수 이사가 필요한 사항만 추려서 알려 주기로 했다.



회의가 끝나자 재성은 지득공 이사를 데리고 가서 이우만 회장에게 인사를 시켰다.


“회장님, 앞으로 수한의 엔터 관련 업무는 지이사가 전담할 것입니다. 자주 찾아뵐 것이니 많이 도와주세요.”


“아! 반가워요. 앉아요. 앉아. 뭐 일어서서 인사를 할 것까지야.”

“아닙니다. 이전부터 가수로서도 좋아했고 SW의 회장이자 뛰어난 프로듀서로서도 존경하고 있습니다. 많은 가르침을 부탁드리겠습니다.”


지득공 이사가 워낙 깎듯하게 인사해서 그런지 이우만 회장은 직접 커피까지 타주며 살갑게 대했다.


“회장님, 이제 비서 한 명은 다시 올리시죠?”

“직원들 눈치가 보여서...”


“그럴 리가요? 오히려 이러고 계시면 직원들이 마음 아파합니다.”

“그, 그래? 그럼 올릴까?”


“그렇게 하세요. 방주혁씨는 어때요?”

“그 친구 성격 정말 대단하던데? 어찌나 SW를 신랄하게 비판하는지 등에서 식은땀이 날 지경이더라.”


하긴 방주혁의 독설은 유명하다.

나중에 유행할 아이돌 서버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그의 독설은 빛을 발한다.

그래도 설마 SW 이우만 회장에게도 그럴 줄이야?


“대체 뭐라고 하던가요?”

“보석의 원석을 갖다가 어찌나 매끈하게 다듬어 버리는지 그 보석의 개성을 발휘할 여지를 주지 않는다고 하더라.”


가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SW는 이우만 회장과 SW의 방식으로 가수들을 정형화시켜 버리기 때문이다.


“비판하는 거야 쉬운 일이죠. 어쨌거나 오기 싫다는 건가요?”

“섭외팀장이 3번이나 찾아가도 안되서 내가 직접 전화를 했는데도 요지부동이야.”


쉽지 않으리라 짐작은 했지만 이건 정도가 심하다.

잠시 이우만 회장과 유경진에게 프로듀싱을 해달라고 부탁할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카멜 롬바드의 ‘풋 칸타타’와는 너무 어울리지 않았다.


사실 방주혁의 말은 틀린 말이 아니다.

특히 이우만 회장의 음악 색깔은 너무나 분명해서 이질적인 필을 용납하지 않을 터였다.


비유하자면 싸익이 이우만 회장에게 <Bird>를 프로듀싱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치자!


과연 이우만 회장이 응했을까?


올해 1월에 발표한 싸익 1집의 <Bird>는 대중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지만 그 ×아치스러움과 마이너틱함으로 음악관계자들을 경악시켰다.


펑클이 ‘자유를 억압하는 모든 것을 우리가 끝낸다’라는 모토를 내세웠던 것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우만 회장과 싸익이 맞지 않는 것처럼 카멜 롬바드와도 전혀 어울리지가 않았다.


결국 방주혁이 필요했다.

무슨 수가 없을까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는데 지득공 이사가 말했다.


“아무래도 그 문제는 대표님께서 방주혁을 직접 만나 담판을 짓는게 좋겠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담판을 짓는단 말인가... 인상을 찌푸리며 방법을 물으려는 순간 머리에 한 가지 생각이 스쳐갔다.


방법이 있을 것도 같았다.

아니 이게 통하지 않는다면 다른 방법은 없다고 보아도 좋을 터였다.


역시 그는 엔터판에서 구르던 사람이라 달랐다.

지득공 이사는 GJ그룹의 엔터사업을 총괄하는 GJ엔터테인먼트의 영상사업부 부장 출신이었다.


재성은 그를 향해 고개를 끄덕여 고마움을 표시하고는 이우만 회장에게 말했다.


“회장님, 죄송한데 한 번만 더 전화를 하셔서 다음 주 월요일 오후 6시에 송원에서 만나자고 해주시겠어요? 그 날 한 번 만나보고 그래도 원치 않으면 다시는 귀찮게 하지 않겠다고 해주세요.”

“그거야 어려운 일이 아니지.”


자신의 책상으로 가서 전화를 건 이우만 회장은 잠시 통화를 하다가 찝찝한 얼굴로 재성을 보고 물었다.


“다음 주 금요일에 보자고 하는데? 요새 아주 바쁘다고...”

“...어쩔 수 없죠. 그럼 그때 보자고 하세요.”


하루라도 빨리 음반작업을 시작해야하는데 방주혁 영입부터 꼬이니 일이 쉽지가 않았다.


이우만 회장이 다시 쇼파로 오자 재성이 사례를 하고 물었다.


“감사합니다. 회장님. 그런데 유재선, 강후동 영입은 왜 지시를 하지 않으세요?”

“하~! 내가 생각을 해봤는데 그 사람들은 너무 이질적이야. 나는 지금 분위기가 흐트러지는 것을 원하지 않아.”


SW의 연습생 육성체제는 상당히 엄격하다.

지금 시대로서는 나름 체계도 갖추었다.

회사의 모든 역량은 여기에 초점이 맞춰저 있었다.


그런데 MC들을 영입하면 회사의 역량은 분산될테고 한동안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는 것은 뻔한 일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미래를 알고 있는 재성으로서는 마음이 급했다.

그런데 지득공 이사가 다시 나섰다.


“회장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대표님! 차라리 우리 투자회사 산하에 MC나 코미디언만 두는 기획사를 하나 꾸리는 것이 어떻습니까?”

“오! 그거 좋은 생각이네.”


이우만 회장이 반색을 한다.

너무 티 나게 좋아하는 것이 조금 못마땅했지만 재성이 생각해도 더 좋은 방안이었다.


잠시 망설이던 재성이 지 이사를 보고 말했다.


“알았어요. 그럼 MC 및 코미디언 전문기획사를 하나 만들어 보세요.”

“그쪽에 발이 넓은 친구가 하나 있습니다. 만나서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재성은 고개를 끄덕이고는 다시 이우만 회장에게 물었다.


“해외진출은 역시 일본부터인가요?”

“아무래도 그렇지. 내 생각에는 아예 보나를 일본에서 키우는게 좋을 것 같아.”


이건 원래 역사에서도 그랬으니 반대할 생각이 없었다.


“그럼 어떤 식으로 진출할 생각이세요?”

“일본 기획사와 손을 잡아야하는데 다들 워낙 분배비율을 낮게 불러서 고민 중이야.”


재성은 얼굴을 문질렀다.

하아~! 2300억원이나 주었는데 이러고 있다니?


일본에서는 합작 사업을 제의할 경우 일정한 지분을 인수하거나 투자를 하는 것이 상례다.


그런데 한국에서 왔다며 돈 한 푼 안내고 머리만 들이 밀려고 하니 그들로서도 황당했을 터였다.


더구나 지금 일본은 한국처럼 비실비실하고 있을 때였다.

당연히 유명 엔터회사들도 부실화되고 있었고 시가총액도 많이 내린 상태였다.


아주 기회가 좋았다.

지금 투자를 하면 나중에 단단히 한 몫 쥘 수가 있다.


물론 일본 엔터회사들은 한국과는 단위가 다르다.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회사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기회는 지금뿐이다.

이 기회를 놓치면 일본 엔터회사들을 인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지분투자도 쉽지 않을 터였다.


역시 이 양반은 경영체질이 아니었다.


“회장님! 요새 김형민 사장님은 뭐하고 계세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경영은 대부분 김형민 사장이 맡아서 처리하고 이우만 회장은 유경진과 함께 앨범 작업을 주로 했다.


그런데 회사가 어려워지자 많은 월급을 받는게 미안하다며 김형민 사장은 그만 두고 말았다.


“시골에서 잠시 쉬고 있다고 하던데?”

“다시 올라오라고 하시면 안되요? 회장님이 매일 일본 왔다갔다 할 수도 없고 해외진출 실무는 김 사장님에게 맡기는 것이 어떨까요?”


“아무래도 그게 좋겠지? 나도 진작 그러고 싶었는데 거액의 돈을 빌려놓고 경영진 숫자만 늘리는 것이 미안해서...”


“별말씀을 다하시네요. 김형민 사장님이 어디 남인가요? 창립멤버잖아요? 당연히 오시라고 해야죠.”

“고마워. 내가 바로 데려오지.”


“KSB 고길훈 예능국장님은 퇴임하셨죠?”

“어제 했어. 월요일부터 우리 쪽으로 출근하실 거야.”


“잘됐네요. KSB 출연정지는 풀어졌나요?”

“다음 주 화요일 HQT가 뮤직뱅크에 출연하기로 했어.”


“예? 벌써 새 앨범이 준비 되었어요?”

“아니 5집 Outside Fortress로 다시 활동할 거야.”


2000년 10월에 발매했던 이 앨범은 여러 가지 문제로 불과 2달을 채우지 못하고 활동을 끝내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도 이건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팬들이 용납할까요?”

“지금 리뉴얼한 팬클럽 홈피에 안 들어 가봤지?”

“예. 요새 워낙 정신이 없어서요.”


“하긴... 네게는 HQT가 문제가 아니었지. 어쨌든 지금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팬들이 다시 뭉치면서 첫 방송이 예정된 KSB를 포위 응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어. 새로 리뉴얼한 홈피는 지금 폭발 직전이지. 벌써 회원이 60만을 돌파했어.”

“예? 6, 60만이요?”


어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던 재성도 깜짝 놀랄만한 숫자였다.

아닌 말로 이들이 음반 한 장씩 사주면 60만장 그냥 파는 거였다.

그럼 올해의 베스트 앨범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음반에 몇가지 궂즈(goods)를 섞어 다소 비싸지만 1만원에 팔면 이것만 해도 60억의 매출을 올릴 수 있다.


이우만 회장은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이 추세면 다음 주까지는 100만이 넘어갈 것 같애. 방송국들은 벌써 난리가 났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음악방송 PD들이 직접 찾아와 출연해 달라고 난리도 아니야.”

“여, 역시 HQT형들이네요.”


재성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벌리며 감탄했다.

옆에서 듣고 있던 지득공 이사가 말했다.


“이런 현상은 아마 HQT팬들의 특성에서 유래하는 것 같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죠?”


“HQT의 팬들은 그들이 대부분 초등학교 5~6학년, 중학교, 고등학교 1~2학년 시절이었을 때 형성되었습니다. 이들은 동류의식과 세대공감이 매우 강합니다. 그런 만큼 의리를 중요시하고 우리는 하나라는 전체의식이 강합니다. 사실상 HQT가 해체되면서 팬들이 급격하게 흩어진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시 결합하자 그 반작용까지 겹쳐 엄청난 열기를 뿜어내며 똘똘 뭉치는 것입니다.”


예리한 분석이었다.

이우만 회장도 감탄하고 재성도 감탄했다.

지 이사가 다시 말했다.


“조금 주제넘습니다만 우리는 이 열기를 매출로 연결시켜야합니다. 그것도 팬들을 더욱 똘똘 뭉치게 하는 방법으로요.”

“어, 어떻게 말인가?”


“HQT를 상징하는 기념상품들을 만들어 파는 것입니다. HQT의 팬은 이런 모자를 쓴다. 이런 신발을 신는다. 이런 배지를 단다. 방법은 무궁무진하게 많습니다.”


재성은 거듭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 기념 궂즈 사업은 거의 없던 시절이었다.

이제 자신이 시도해보려 생각하고 있는 참인데 이 양반은 벌써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고 있었다.


역시 그는 엔터계의 먼치킨급 인재였다.


이우만 회장은 더 놀랐는지 눈이 똥그래져 쳐다보다가 말했다.


“이건 아무래도 내가 안되겠군. 잠시만.”


다시 책상으로 간 그는 전화를 걸더니 ‘얌마! 헛소리 말고 지금 당장 올라와. 급해!’라고 소리를 쳤다.

물론 상대는 김형민 사장일 터였다.


이우만 회장은 김형민 사장이 올라오면 다시 구체적인 의논을 하자고 했다.

재성도 찬성이었고 지 이사도 반대하지 않았다.


회장실을 나와 본관 입구까지 내려오자 지 이사는 아까 말했던 MC 및 코미디언 전문 기획사 문제를 처리하겠다며 가려고 했다.

그런 그를 붙잡고 재성이 말했다.


“그 일 보면서 KSB에서 내년 1월에 방영할 ‘겨울현가’에 대해 상세히 알아봐 주세요. 남녀 주연배우의 계약관계부터 작품의 해외 판권과 기타 상업적 권리까지 상세히 말이에요.”


“기타 상업적 권리라면 어떤 걸 말하시는 겁니까?”

“드라마의 중요장면을 작품 사진처럼 찍어서 사진집을 내거나, 드라마를 압축편집해서 영화관에서 상영하거나, 기타 남녀주인공이 사용했던 소품을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 파는 것 등이죠.”


“대표님께서는 너무 시대를 앞서가시는 것 같습니다. 지금 한국 여건에서는 드라마가 폭발적인 성공을 거둔다고 하더라도 힘들 것 같습니다.”


확실히 예리한 양반이었다.

잠시 생각하던 재성은 어느 정도 패를 까보이기로 했다.


“일본에서 메가 히트를 기록한다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워보세요. 특히 남자 주인공이 폭발적 인기를 거둔다는 가정하에서요.”

“아? 그런 뜻이라면 말이 될 것 같습니다. 대표님 말씀대로 준비해보겠습니다.”


그는 두 번 말할 필요가 없는 사람이었다.


한류의 기폭제는 바로 ‘겨울현가’다.

시간이 촉박하기는 하지만 아직 자신이 끼어 들 여지는 있을 터였다.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어떻게든 파이를 한 입 크게 뜯어먹을 생각이었다.


이제부터 엔터 사업은 단위가 달라진다.

몇십억 대 매출에 호들갑을 떠는게 지금이라면, ‘겨울현가’ 이후에는 몇백억대 매출을 올리고,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이라는 말이 등장하게 된다.


그리고 몇년 지나지 않아 꿈의 천억대 매출시대가 성큼 도래한다.

그때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준비하지 않는 자는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다.


그런 의미에서 시기적절하게 지 이사를 영입한 셈이었다.

이제 ‘겨울현가’와 박용준은 지 이사에게 맡기면 될 일이었다.


작가의말

아...

글 조금 쓰면 8천자, 9천자 후딱 넘어가버리니 문제네요.

12~14쪽에 맞추어야하는데 이 안에서 에피소드 하나를 종결하기가 정말 쉽지 않네요.

특히 재벌과 아이돌 두 이야기를 동시에 하기는 더 힘들고요.

어떻게든 하려고 하니 이렇게 분량이 늘어나 버리고...


다른 분들은 대체 분량을 어떻게 그리 정확히 맞출까요?

존경스럽네요.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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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치킨 아이돌 재벌, 911로 회귀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난도질 당한 대후전자 +19 19.10.07 10,329 202 14쪽
42 두 번째 만족스러운 무대 +12 19.10.07 9,894 212 11쪽
41 방주혁의 전화 +21 19.10.06 10,191 226 13쪽
40 스타 쇼핑? +5 19.10.06 9,794 220 13쪽
39 적대적 M&A +5 19.10.06 9,895 210 14쪽
38 파스파인더 +9 19.10.06 9,792 199 12쪽
37 소리의 길 +2 19.10.06 9,918 204 12쪽
36 톱스타 트레이너 +11 19.10.06 10,356 220 13쪽
35 백화점 총괄 코디네이터 +12 19.10.05 11,066 240 19쪽
34 수한코믹엔터 설립 +3 19.10.05 10,814 227 14쪽
33 홉스가 놀랄 제안 +6 19.10.05 11,080 248 14쪽
32 각성 +17 19.10.04 12,255 282 16쪽
31 이재성 vs 정문헌 +18 19.10.03 12,249 267 16쪽
30 만족스러운 무대 +6 19.10.02 13,011 275 13쪽
29 표준전쟁에 대한 대비 +12 19.10.01 13,389 254 13쪽
28 스타일리스트 조련 +20 19.09.30 13,690 278 12쪽
» 천방지축 마! +33 19.09.29 14,651 289 22쪽
26 이재성 vs 미국 +24 19.09.28 14,828 337 24쪽
25 대후의 유산 +21 19.09.27 14,883 304 14쪽
24 빌딩 쇼핑 +12 19.09.26 15,332 295 14쪽
23 백화점으로 갭투자를! +17 19.09.25 15,652 320 13쪽
22 수한종합금융투자회사 설립 +14 19.09.24 16,190 307 13쪽
21 분배비율을 현실화하다. +17 19.09.23 17,053 334 17쪽
20 재성이 SW에 투자하는 방식. +24 19.09.22 18,018 337 15쪽
19 위약금을 4배로 낮추다. +18 19.09.21 18,424 367 13쪽
18 첫 투자의 대상은 63빌딩 +22 19.09.20 18,781 376 14쪽
17 칼라꿈은 진짜다. +26 19.09.19 19,242 377 16쪽
16 3차 대박을 터트리다(2) +35 19.09.18 19,309 422 14쪽
15 3차 대박을 터트리다(1) +20 19.09.17 18,676 418 13쪽
14 3차 대박의 필요충분조건을 갖추다. +18 19.09.16 18,612 384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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