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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4,972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2.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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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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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47화 박멸의 시간

DUMMY

47화 박멸의 시간


정찰대가 돌아왔다. 바네사가 이끈 그들은 다급하게 강한부터 찾았다.


왜 그러냐는 얼굴로 강한이 모습을 드러내자, 바네사가 자신이 본 장면을 빠르게 설명했다.


말이 엉킬 정도로 무척 당황한 모양이었다.


“엄청나게 거대한 녀석이 떠있어. 웜이라기 보단 무슨 전함 같은데, 온 몸에 검고 단단한 외골격을 지니고 있어.”


설명을 들은 강한이 모르겠단 얼굴을 했다.


“키메라가 전함처럼 생겼다고요?”


바네사가 답답하단 표정을 지으며 대답했다.


“그렇다니까! 하늘을 둥둥 떠다니면서 직접 돔을 포격하기도 했어!”


잘못 본 게 아닌가 싶어 바네사를 쳐다보던 강한이 그럴 수도 있겠단 생각을 했다.


여긴 나이트메어고, 나이트메어 안에서 불가능한 일은 없다. 아니, 불가능이란 말을 삭제해도 좋을 장소였다.


강한이 물었다.


“놈이 돔 상공에 있다고요?”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가죠, 직접 봐야겠습니다.”


강한이 말했다.


*


헌터를 이동시킨 강한이 먼저 출발했다. 그리고 파리 폴리스 근처에 도착해 상황을 살폈다.


나이트메어가 언제 바뀌었는지, 돌과 모래가 가득한 풍경에서 바람과 낙뢰가 떨어지는 들판 풍경으로 바뀌어 있었다.


시야가 어둡고 무척 흐렸는데, 산처럼 우뚝 선 돔 위로 거대한 전함이 보였다.


강한은 그게 키메라라는 사실에 의아함을 품었으나, 곧이어 뱃고동처럼 내뿜는 울음소리와 함교처럼 생긴 머리 그리고 양옆으로 달린 팔과 같은 무언가를 보곤 확신했다.


저건 키메라다.


바네사 말이 맞았다. 전함처럼 생긴 키메라가 돔을 공격하는 중이었다.


곤충으로 치면 배에 해당하는 부분에서 포구처럼 생긴 무언가가 불을 뿜자 거대한 폭음이 울렸다.

돔이 우르르 진동하며 먼지를 뿜어냈다.


강한이 불꽃에 휩쌓이는 표면을 보며 말했다.


“이대로 가다간 돔이 무너질 겁니다.”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저걸 추락시켜야 해.”


전함 같은 키메라를 쳐다 본 강한이 대답했다.


“하지만 어떻게 하죠?”


바네사가 돔 주변을 살폈다.


특수 금속으로 만든 외벽이 가까스로 버티고 있었다.


일부지만 뜯겨진 표면도 보였다.


바네사가 아랫입술을 꽉 물었다.


“어떡하지?”


전함 같은 키메라가 만든 틈으로 웜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중이었다.


철저하게 약해진 부위를 집중공격 하는 모습이었다.


강한이 하늘에 떠있는 키메라를 보며 생각했다.


난제라고.


*


돔이 튼튼하기는 하지만 무적은 아니었다. 계속된 포격에 약해진 부분이 드러나고 있었고, 내부 상황이 어떨지도 몰랐다.


강한은 고심 끝에 생각해낸 방법을 두고 다시 고민했다.


이건 정말 미친 짓인데.


수레를 뜯어 만든 널따란 판자를 강한이 바라보았다. 유선형 형태를 지닌 판자는 마치 서핑보드 같은 형태였다.


아무리 정교한 컨트롤이 가능하다고 해도, 최대 속도를 유지하며, 균형을 잡고, 공격을 피하기란 불가능하다.


까딱 잘못하면 추락할 가능성이 높은데.


저 놈들 사이로.


득실거리는 웜을 보며 강한이 신중한 눈을 했다. 목숨을 걸고 불가능한 일을 해왔지만, 이번엔 왠지 자살시도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하늘을 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다.”


강한이 다른 판자를 내려 보며 머리를 긁적였다. 옆으로 나란히 놓인 판자 일곱 개가 보였다.


A급 헌터 중 자진한 이들이 가져온 판자였다.


강한이 가만히 그들을 지켜보다 바네사에게 물었다.


“작전이 성공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계시죠?”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웜이 혼란을 겪는 동안 돔으로 돌진, 이후 합동 공격을 시작한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밀었다.


“뒤가 없는 작전이에요.”


바네사가 손을 잡았다. 그리고 강하게 두어 번 흔든 다음 놓았다.


“꼭 성공하길 빌게.”


강한이 보드를 보며 말했다.


“그랬으면 좋겠네요.”


대화를 끝낸 강한이 언덕 위로 섰다. 다른 헌터들이 차례로 다가왔다.


강한이 엄지를 치켜들곤 보드를 공중으로 띄었다.


역시 어려웠다. 균형 잡는 일이 만만치 않았다. 속도를 올리면 올릴수록 중심이 무너졌다.


다른 헌터도 마찬가지처럼 보였다. 이러다간 놈에게 닿기도 전에 다른 웜에게 격추당하게 생겼다.


실제로 지상에서 강한과 헌터를 발견한 웜들이 날아오르는 중이었다.


강한은 반발력이 큰 플레임 이블 대신 얌전하고 빠른 사일런스를 사용했다.


최대한 놈들이 붙기 전에 격추시켰다.


서핑을 하듯 위태롭게 날아간 강한이 전함 같은 키메라를 노려봤다.


이제 사정거리였다.


예상대로 막강한 화력을 지닌 함포가 강한과 헌터를 겨누었다.


“일렬로 정렬!”


강한이 말하자 헌터들이 신속하게 뒤쪽으로 대피했다. 서서히 움직인 함포가 강한과 헌터를 겨누었다. 완벽한 일직선이었다.


강한이 함포 끝을 노려보며 호흡을 느리게 낮추었다.


-쾅!


주둥이를 따라 불꽃이 튀어 오르자 커다란 포탄이 날아왔다.


강한이 이를 염동력으로 비틀어 궤도를 바꾸었다. 포탄이 웜 무리 사이로 떨어지며 크게 폭발했다.


자, 하나는 막았고, 그럼 다음은?


배 부분을 따라 빽빽하게 박혀 있던 함포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첫발을 신호탄 삼아 엄청난 수의 포탄이 날아왔다.


강한이 포음을 박자삼아 빠르게 궤도를 변경했다.


때론 지상으로, 때론 바로 옆을 스쳐지나간 포탄이 여기저기서 폭발했다.


벌떼처럼 날아온 포탄은 단 한 발도 강한을 맞추지 못했다.


강한이 포격이 끝나고 재장전을 하는 타이밍을 노려 속도를 더욱 높였다.


느려지면 느려질수록 피격당하기 쉬워진다. 더 빨리 그리고 훨씬 정확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할 때였다.


떨어지는 낙뢰 사이로 강한이 몸을 돌리는 녀석을 똑똑히 보았다.


이를 예의주시하던 강한이 입을 떡하니 벌리며 이런 무모한 짓을 한 걸 후회했다.


웜의 얼굴을 수백 배 늘린 걸까?


끔찍한 외모를 지닌 함교 부분엔 커다란 입이 뚫려 있었고, 그 안엔 건물만한 주포가 달려 있었다.


“젠장.”


강한이 어금니를 강하게 물며 짜증을 냈다. 세상이 멸망하는 소리와 함께 주포가 화산 같은 불꽃을 토해냈기 때문이다.


*


누군가 개밥바라기라 부른 금성.


새벽과 저녁때면 밝게 빛나는 그 별은 모두에게 희망이었다.


사람들은 누구나 샛별을 보며 희망을 먼저 떠올렸다.


그 샛별처럼 바네사는 파리 폴리스 사람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었다.


자신들을 구원할 유일한 희망이라며.


강한은 바네사가 지닌 짐을 잘 알고 있었고, 책임감 있게 그녀가 포기하지 않으리란 사실도 알았다.


하지만, 샛별도 언젠가 지고 만다.


강한은 곁을 지나가는 포탄을 똑똑히 느꼈다. 놈이 겨눈 건 자신이 아니었다. 뒤에 있던 지원군과 보급품이었다.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흘러가는 기분을 느낀 강한이 뒤를 돌아보았다. 저만치 앞서 있던 포탄이 바네사를 똑바로 노리고 있었다.


커지는 눈동자와 다급하게 외치는 입이 아주 선명하게 보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폭발.


강한과 헌터가 충격파에 휩쓸리며 추락했다.


*


바네사가 마지막에 느낀 절망은 늪과 같았다.


절대로 빠져 나올 수 없을 정도로 질척거리고 깊어 목까지 답답해지는 기분.


두려움과 공포가 뒤섞여 심장이 차가워졌다.


모든 피가 빠져나가 몸 속이 텅 비어버리는 느낌.


이렇게 허무하게?


코앞까지 다가온 포탄이 주변 공기를 빨아 들였다.


코를 찌르는 금속과 화약 냄새 그리고 참을 수 없는 열기.


그 모든 게 바네사에겐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샛별은 언제까지나 빛나야 하는 희망.


파리 폴리스의 모든 사람, 아버지를 포함한 가족과 동료들, 그들이 누구 하나만 보고 있지?


바로 바네사 듀폰트.


아무리 깊은 늪이라 하더라도, 공포와 두려움이 전신을 지배하더라도,


절대로,

절대로,


바네사가 눈을 번쩍 뜨며 레이피어를 한껏 비틀었다. 그리고 앞으로 내밀며 회전을 걸고 포탄 정 가운데를 찔렀다.


포기하지 않는다.


번쩍이는 빛처럼 뿜어져 나오는 붉은 안광.


염동력이 뿜어낸 파장에 뒤로 넘어진 헌터를 뒤로하고, 마치 샛별의 섬광 같은 기운이 포탄을 관통했다.


바네사가 숨을 길게 내쉬며 강한에게 소리 질렀다.


“파리를 위하여!”


강한이 모든 걸 지켜본 후 전속력으로 날아올랐다.


*


뻔뻔하게 벌린 입과 튀어나온 주포.


그 사이로 날아간 강한이 갑판 위로 착륙했다. 확실히 이 녀석은 전함과 융합한 키메라가 확실했다.


갑판 위를 지키고 있던 웜을 발견한 강한이 플레임 이블을 뽑았다.


이제, 참고 있지 않아도 된다.


제한 없이 힘을 방사하는 일이라면 언제든지 환영이다.


같이 온 헌터 역시 주 무기를 꺼내며 준비를 했다. 강한이 참을 수 없단 얼굴로 웜을 향해 먼저 달려들었다. 그리고 불길을 길쭉하게 뽑으며 광기어린 방화범처럼 사방을 태웠다.


전함 같은 키메라가 크게 울부짖으며 몸부림 쳤다.


고통스럽겠지.


강한이 플레임 이블을 양손으로 쥐고 갑판을 내리쳤다.


더 괴로워해라.


맹렬한 불이 타오르며 갑판을 녹였다.


노심이 용융하는 느낌으로.


뚝뚝 쇳물이 가라앉더니 커다란 구멍이 뚫렸다.


강한이 일부 헌터를 남겨두고 구멍으로 내려갔다.


*


고래 뱃속으로 들어왔다.


구멍을 지키도록 헌터를 일부를 남겨두고 아래로 내려간 강한은 그런 감상평을 떠올렸다.


벽을 이루고 있는 건 뼈와 근육이었고, 통로는 내장이라 보는 편이 옳았다.


강한이 아래로 계속 내려가며 헌터와 함께 눈에 보이는 모든 걸 파괴했다.


놈이 울부짖는 소리가 윙윙거리며 울렸다.


살점이 뜯어지고, 뼈가 박살나는 기분이겠니.


마음껏 괴롭히며 커다란 방에 도달한 강한이 거대한 핵을 보며 미소 지었다.


열기가 가득한 방 안.


핵 바로 아래엔 꽤 화려하게 생긴 키메라가 앉아 있었다. 마치 왕이라도 되는 마냥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강한과 다른 헌터를 내려다본 녀석이 천천히 내려왔다.


날개를 드레스처럼 만들어 몸을 덮은 채로.


강한은 그 녀석 정체가 무엇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웜을 지배하는 여왕.


바닥까지 내려온 여왕이 더듬이를 파르르 떨었다. 그리고 마치 다가올 살육에 흥분이라도 한 모습으로 몸을 배배 꼬더니 날카로운 이빨과 눈빛으로 강한과 헌터를 노려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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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48화 박멸의 시간 18.12.10 700 15 12쪽
» 47화 박멸의 시간 18.12.09 698 17 10쪽
46 46화 박멸의 시간 18.12.08 717 15 10쪽
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88 16 11쪽
44 44화 벌레 군단 18.12.06 698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1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6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1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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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29 831 20 12쪽
36 36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8 869 1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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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3화 각자의 사정 18.11.25 994 18 11쪽
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0 20 11쪽
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19 21 12쪽
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0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2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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