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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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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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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작성
18.12.0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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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DUMMY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폴리스로 복귀한 강한이 집으로 돌아갔다. 현관문을 열자 구두 한 켤레가 보였다. 남성용 구두였다. 잠시 이를 살피던 강한이 안으로 들어갔다.


어머니가 어떤 남자와 이야길 나누고 있었다.


강한이 그를 발견하곤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창민이 앉아 있었기 때문이다.


창민이 손을 흔들었다.


“어서 오게, 강한 군.”


강한이 어머니를 쳐다보다 다시 창민에게 시선을 옮겼다. 그리고 조용히 다가갔다.


수연이 강한에게 말을 걸었다.


“아주 훌륭한 교수님이시더라. 엄청 똑똑하신가봐.”


강한이 애써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죠, 참 대단하신 분이세요.”


말을 마친 강한이 창민을 빠르게 흘겼다. 씩 하고 웃은 창민이 정중한 척 수연에게 말했다.


“잠시, 강한 군과 이야기를 나눠도 되겠습니까?”


수연이 말했다.


“어머, 물론이죠. 그렇게 하세요. 마침 장을 봐야 할 시간이네요.”


눈치가 없었단 투로 자리를 비킨 수연이 밖으로 나갔다. 강한이 닫히는 문을 확인하곤 창민에게 손가락을 들이밀었다.


“미리 경고하는데, 제 어머니에게 허튼 수작을 부리면 가만두지 않을 겁니다.”


창민이 양 손을 내밀며 태연스레 말했다.


“워, 진정하게 강한 군. 전혀 그럴 생각이 없으니까. 그냥 자네를 설득하고 싶어서 찾아온 거야.”

“설득이라고요?”


양 손을 내린 창민이 말했다.


“포탈.”


강한이 굳은 얼굴을 했다.


“자네가 안을 조사해줘야겠어.”

“제가 왜 그래야 합니까?”

“흠, 유리가 말 안 하던가?”

“무슨 말이요?”

“포탈 안정화를 위한 기계는 프로토타입이야. 아무래도 한계가 있지. 그래서 나머지 부분을 초능력으로 보완해야 해.”

“그게 저라는 겁니까?”

“그래, 자네 밖에 없어. 그 정도 되는 베리어를 만들려면 S급이 아니면 곤란해.”


창민이 강한을 보며 말했다.


“이번 일을 맡아주면 자네 어머니가 지닌 능력은 평생 함구하겠네.”


강한이 얼굴을 구겼다.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거죠?”


창민이 입맛을 다시며 말했다.


“난 나이트메어를 평생 연구해온 학자네. 척보면 척이지. 실제로 자네 어머니 몸 안에.”


가슴을 가리킨 창민이 말했다.


“핵이 있지 않나?”


*


강한은 정말 오랜만에 자비를 베풀기로 했다. 마음만 먹으면 창민을 흔적도 없이 지워버릴 수 있었지만 정이 뭐라고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그러다 정말 죽습니다.”


소파에 앉은 강한이 창민을 쳐다보며 말했다.


주변을 반 진공상태로 만든 상태였다. 물도 없는 거실에서 질식사하게 생긴 창민이 허우적거렸다.


강한이 다시 경고했다.


“우리 모자를 건드리면 아주 뭐되는 거예요.”


다리를 꼬고 한동안 창민을 지켜본 강한이 붉은 안광을 거뒀다.


창민이 헐떡이며 게걸스럽게 공기를 마셨다. 입가 주변 가득한 게거품이 바닥위로 떨어졌다.


“그거 치우고 가세요.”


염동력으로 걸레를 가져온 강한이 앞에 툭하고 던졌다. 힘겹게 정신을 차린 창민이 굴욕스럽단 표정을 지었다.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걸까?


푸른 안광을 내뿜은 창민이 강한을 노려봤다.


강한이 몸을 기울이며 경고했다.


“교수님, 그거 시도하면 죽습니다.”


엄청난 중압감이 거실을 가득 메우자 창민이 무거운 바위에 눌린 사람처럼 납작해졌다.


검지로 문을 가리킨 강한이 말했다.


“가십쇼. 오늘 일은 없는 셈 칠 테니까.”


강한이 시선을 거두었다. 창민이 기침을 토하더니 구두를 구겨 신고 집을 도망치듯 나갔다.


*


아파트 밖으로 나온 창민이 유리를 발견했다.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입을 꽉 다문 유리가 저벅저벅 다가와 창민을 똑바로 봤다.


“뭐 하신 거죠?”


창민이 불편한 목을 어루만지며 말했다.


“뭐긴, 강한을 설득하려 한 거지.”

“설득이요?”

“그래, 설득.”

“거짓말하지 마세요. 설득이 아니라 협박이었겠죠.”

“협박도 상대를 설득하는 방법 중 하나야.”

“궤변은 집어 치우세요. 지금 무슨 짓을 하는지 알고 있으신 거예요?”

“잘 알고 있다.

“강한을 상대로 협박하다간 정말 죽을지도 몰라요.”

“죽을지도 모른다? 지금 내 걱정을 해주는 거냐?”


유리가 대답 대신 창민을 노려보았다.


“넌 아직 모른다. 우리가 어떤 발견을 했는지. 이건 목숨을 걸만한 일이야.”


그렇게 말한 창민이 유리를 지나치려 할 때였다.


유리가 등 뒤에 대고 말했다.


“교수님 방식은 잘 못 되었어요.”


창민이 뒤를 돌아보며 대답했다.


“젊었을 때 그렇게 말한 사람이 있었지. 똑같은 얼굴로 똑같은 목소리를 하고.”


유리가 무슨 소리냐는 얼굴을 하자 창민이 씁쓸하게 가던 길을 마저 갔다.


*


강한이 그 뉴스를 보게 된 건 창민이 방문한지 삼일이 지난 후였다.


막 샤워를 하고 나온 강한이 물었다.


“뭘 그리 열심히 보세요?”


수연이 강한을 슬쩍 쳐다보곤 옆자리를 두드렸다.


“저걸 좀 봐, 아들.”


호기심을 느낀 강한이 옆으로 가서 앉았다. 뉴스에선 익숙한 얼굴과 함께 속보 기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앵커가 소식을 전했다.


“끔찍한 사고입니다. 포탈로 들어갔던 B급 헌터 둘과 A급 헌터 셋이 신체 일부를 남기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은 포탈 속 에너지 폭풍을 견디지 못하고 희생당했다 판단, 정확한 사건경위를 조사하기 위해 최창민 교수를 소환해 조사 중입니다.”


얼굴을 가리고 경찰소로 들어가는 최창민 교수가 보였다. 강한이 가만히 뉴스를 보다 표정을 구겼다.


“기어코 일을 저지르는군.”


수연이 강한을 쳐다봤다.


“무슨 일 있는 거니?”


애써 표정을 푼 강한이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얼마 전에 봤었는데 저런 일을 터지니까 좀 당황스러워서.”

“엄마도 그렇구나. 사람은 좋아보였는데.”


수연과 이야기를 나누던 강한이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옷을 챙겨 입고 외출을 준비했다.


수연이 물었다.


“어디 가니?”


강한이 대답했다.


“밖에 좀 다녀올게요. 바람 좀 쐬고 싶어서.”

“저녁 먹어야 하니까 너무 늦게 오지 마.”

“알겠어요.”


대충 얼버무린 강한이 문을 나섰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려 할 때, 유리를 만났다.


유리가 심각한 얼굴로 강한을 보더니 난데없이 울음을 터트렸다. 잠시 이를 지켜보던 강한이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거의 듣기 힘든 목소리로 유리가 울먹이며 말했다.


“사람이 죽었어.”


허둥대며 주변을 둘러본 강한이 누군가 보고 오해할세라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갔다. 유리가 숨넘어갈 기세로 눈물을 펑펑 쏟았다.


*


근처 놀이터에 자리를 잡은 강한이 따뜻한 캔 커피를 뽑아왔다. 유리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캔 커피를 쥐고 고개를 푹 숙였다.


퉁퉁 부은 눈을 가리기 위함인지,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창피함 때문인지 도통 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옆에서 말없이 이를 지켜보던 강한이 캔 커피를 땄다. 칙하고 압축되어 있던 공기가 빠져 나왔다. 이를 유리 손에 쥐어준 강한이 나머지 캔 커피를 따서 마셨다.


유리가 단어를 잃어버린 사람처럼 암묵 수행을 하는 동안 강한이 캔 커피를 비웠다.


그리고 마침내 물었다.


“왜 운거야?”


유리가 캔 커피를 만지작거리며 작게 대답했다.


“슬퍼서.”

“왜 슬픈데?”

“교수님 때문에.”

“조사 받는다는 사실이 마음 아픈 거야?”


유리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이번 일은 교수님 잘못이 아니니까.”


살짝 이해할 수 없단 표정을 지은 강한이 물었다.


“무슨 말이야?”


다시 울먹이는 목소리로 유리가 말했다.


“교수님은 단지 책임을 뒤집어쓰신 것뿐이라고.”

“책임이라니?”


유리가 캔 커피를 꽉 쥐며 대답했다.


“바보 같았어. 표준편차를 무시하고 데이터를 석하다니. 포탈이 완벽하게 안정되었다 착각했고, 그래서 교수님 허락 없이 헌터를 안으로 보냈어. 내 잘못이라고.”


단 번에 모든 상황을 깨달은 강한이 물었다.


“그럼 최창민 교수가 전부 뒤집어쓰기로 했단 말이야?”


유리는 대답할 수 없었다. 닭똥 같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숨조차 제대로 못 쉬고 다시 울기만 했다.


강한이 복잡한 표정을 했다.


도대체 최창민 교수는 무슨 생각인 걸까?


이전엔 자신을 협박하며 난리를 치더니, 이번엔 책임을 지겠다며 자진까지 했다.


강한이 생각 끝에 직접 창민을 만나보기로 했다.


*


수환과 함께 창민을 만난 강한이 면회실 내부를 살폈다. 녹화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었고, 단출한 책상과 의자가 전부였다. 벽 사이엔 유리가 있었는데, 표면이 사방을 반사해 거울처럼 보였다.


원래라면 담당자가 밖에서 안을 보고 있어야 하지만 시장과 S급 헌터라는 특권이 규정을 넘어 특혜를 부여한 상황.


녹화 카메라도 꺼져 있었다.


투시로 사람들이 있는지 살핀 강한이 수환과 함께 앉았다. 그리고 창민을 쳐다봤다. 수염이 더 자라있었다. 창민이 무표정하게 강한과 눈을 마주쳤다.


잠시 어떤 질문부터 해야 할까 생각한 강한이 물었다.


“이번 일을 책임지기로 하셨다고요? 교수님?”


창민이 어깨를 으쓱했다.


강한이 다시 물었다.


“왜 그런 거죠?”


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묵비권 행사라도 할 생각인가?


강한이 어쩔 수 없단 표정을 지었다. 이미 창민이 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온 강한이었다.


“자진이라고 하던데. 전 진실을 알고 있습니다. 유리가 모든 걸 말해줬거든요.”


수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우린 유리 양을 조사할 겁니다. 그리고 책임이 인정되면 당신은 풀려나고 그녀가 구속될 겁니다. 과실치사 혐의로요.”


턱을 꿈틀거린 창민이 수환을 노려보았다.


수환은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창민이 경고하는 투로 말했다.


“책임자는 납니다.”


강한이 끼어들었다.


“아뇨, 유리는 교수님 허가를 무시하고 헌터를 투입했습니다. 교수님은 이를 몰랐고요. 그러니 교수님 잘못이 아닙니다.”

“그런 쉬운 거짓말에 속나, 강한 군? 유리가 날 보호하려 하나 본데 이번 일은 내 책임이 맞네.”

“글쎄요, 제 생각엔 교수님이 거짓말 하고 계신데요?”

“증거도 없이 그런 소리하지 말게.”

“증거요?”


강한이 말을 이었다.


“여기 증거입니다. 헌터 투입 직전 현장을 목격한 이들이 증언이죠.”


녹음기를 내민 강한이 재생했다.


여러 목소리가 인터뷰 형식으로 흘러나왔다.


강한이 설명했다.


“대부분 일관된 진술을 하고 있어요. 유리가 교수님 허락을 맡았다며 억지를 부렸다는군요. 당시 교수님은 쉘터에 있었는데 말이죠. 아시다시피 붉은 안개 때문에 모든 무선 통신이 불가능합니다. 교수님이 보고를 받았을 확률은 제로에 가깝죠.”


강한을 노려본 창민이 입가를 팔자로 늘어트렸다. 굉장히 못마땅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내가 미리 지시했던 사항이네.”

“하지만 당사자인 유리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했다 시피 유리가 날 보호하려는 거야.”

“글쎄요, 증거와 증인 모두가 반대로 말하고 있습니다. 교수님이 유리를 보호하려는 것 같은데요?”


수환이 끼어들었다.


“본격적인 조사가 시작되면 저희도 손을 쓸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지금 알려주셔야 합니다.”


굳은 자세로 있던 창민이 양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갈등하는 모양이었다.


강한이 말했다.


“이대로 가다간 실험 자체가 중단될 겁니다. 사건 은폐 의혹으로요. 검찰 측과 사법부 모두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창민이 머리를 헝클어뜨린 다음 고개를 들었다.


창민이 쉬어 버린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야, 이건 죄를 사하기 위한 내 고행이네. 그러니 받아들여야 해.”


뜬금없는 이야기에 강한과 수환이 어리둥절한 얼굴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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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박멸의 시간 18.12.09 701 17 10쪽
46 46화 박멸의 시간 18.12.08 718 15 10쪽
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90 16 11쪽
44 44화 벌레 군단 18.12.06 701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2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7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4 17 11쪽
»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2 758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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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30 805 18 11쪽
37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29 833 20 12쪽
36 36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8 871 15 11쪽
35 35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7 863 16 11쪽
34 34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6 923 16 11쪽
33 33화 각자의 사정 18.11.25 998 18 11쪽
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2 20 11쪽
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24 21 12쪽
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1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5 20 13쪽
28 28화 안개 속으로 18.11.20 1,048 20 11쪽
27 27화 안개 속으로 18.11.19 1,052 19 12쪽
26 26화 안개 속으로 18.11.18 1,199 22 14쪽
25 25화 악으로, 깡으로 18.11.17 1,246 21 11쪽
24 24화 악으로, 깡으로 18.11.16 1,226 22 12쪽
23 23화 악으로, 깡으로 18.11.15 1,265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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