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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5,315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2.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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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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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44화 벌레 군단

DUMMY

44화 벌레 군단


정체모를 동양인이 건달 수 명을 반병신 만든 사건은 베커 귀에까지 들어갔다. 그리고 당연히 바네사도 이를 알게 됐다.


하지만 강한을 의심하지는 않았다.


파리는 다양한 인종이 뒤섞여 살던 도시고, 동양인 비율도 무척 높았다.


꼭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누군가를 특정하긴 힘들었다. 더군다나 인종차별 문제는 꺼내봐야 득 될게 하나도 없었다.


가뜩이나 하나가되어 싸워도 모자랄 판에 서로 편이라도 가르면 어쩌란 소린가?


아무튼 그 사건은 그렇게 일단락이 되었고, 강한은 한동안 더욱 조용히 지냈다.


시간이 지나 바네사가 팀을 꾸릴 때까지.


그들은 강한을 포탈로 이동시킨 후 같이 서울 폴리스로가 지원군과 보급품을 가져오는 역할을 맡았다. 동시에 포탈 제어 기술을 알려줄 선생님이기도 했다.


하지만 예상대로 일이 흘러가지 않았다. 출발을 앞두고 웜이 돔을 습격했기 때문이다. 파리 폴리스 소속 모든 헌터들이 돔을 수비하기 위해 나갔고, 강한은 출발을 미룰 수밖에 없었다.


하루, 이틀, 삼일.


전투는 계속됐다. 끊임없이 몰려온 웜이 헌터를 수세로 몰아넣었다. 베커는 피해가 커지기 전에 격벽을 닫고 최대한 안에서 버티기로 했다.


강한은 상황이 나빠지는 것을 몸으로 체감하며 베커를 설득했다.


“저희 쪽에도 연구진들이 있습니다. 핵심 기술과 자료만 넘겨주십쇼. 최소 규모로 팀을 짜 나가겠습니다.”


베커가 물었다.


“정말 가능하겠나?”


강한이 자신감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길은 하나.


선택권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강한이었다.


베커가 비장한 얼굴로 말했다.


“그럼 부탁하겠네, 길을 뚫어줄 테니 꼭 성공해서 돌아오게.”


악수를 나눈 강한이 바네사와 함께 격벽 앞으로 갔다.


이제 시작이었다.


핵심 기술을 담은 파일과 칩을 품에 넣은 강한이 격벽이 열리길 기다렸다. 바네사가 조용히 레이피어를 뽑았다.


-그르륵!


윙윙 거리는 경고음과 함께 격벽이 열리자 웜이 쏟아졌다. 뒤에서 대기 중이던 헌터들이 일제히 화력을 집중시키며 길을 뚫었다.


찰나지만 열린 공간으로 몸을 날린 바네사가 민첩하게 주변을 확보하곤 강한에게 손짓했다.


강한이 바네사를 따라 몸을 날렸다. 웜들이 폭포처럼 물결치며 따라왔다. 바네사가 정확하게 껍질 사이로 레이피어를 박아 넣곤 곧장 다음 대상 배딱지에 날을 박았다.


강한은 최대한 바네사 뒤쪽으로 붙으며 덤벼오는 웜들을 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웜들이 더 많아졌다.


이대론 당하고 만다.


비장한 얼굴로 바네사가 숨을 들이키더니 전방 가득한 웜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레이피어를 최대한 몸 가까이 당긴 다음 어깨를 느슨하게 늘어트렸다.


무언 갈 준비하는 폼이었다.


강한이 그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레이피어를 따라 반짝이는 빛 무리가 보였다.


“그렇군.”


작게 속삭인 강한이 미소 지었다. 바네사가 지닌 레이피어는 평범한 물건이 아니었다. 자신이 지닌 플레임 이블과 사일런스처럼 아이템이 확실했다.


바네사가 그런 레이피어를 앞으로 찌르자 섬광과 같은 빛줄기가 번쩍이며 쏘아졌다.


강한이 손으로 그림자를 만들곤 빛을 바라봤다. 마치 고농축 에너지를 지닌 레이저 같았다.


둥근 모양으로 뚫린 길이 고속도로 마냥 드러났다. 웜들이 정확하게 길을 따라 몸이 잘리거나 꿰뚫린 상태로 쓰러졌다.


바네사가 소리쳤다.


“따라와!”


강한이 흥미롭단 얼굴을 하며 바네사 뒤를 쫓아갔다. 문득 베커와 했던 대화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바네사는 어렸을 때부터 헌터로써 재능을 보였고, 오랜 시간 정립된 프로그램에 따라 교육을 받았다.


파리 폴리스 내에선 어렸을 때부터 재능을 보인 헌터를 특별하게 관리하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그 최대 결과물이 바로 바네사였다.


동해 번쩍 서해 번쩍하며 웜을 쓰러트린 바네사가 강한을 끌고 언덕 너머로 도망쳤다. 끈질기게 쫓아오던 웜들이 슬슬 포기하고 돌아갔다. 잡을 수 없다 판단한 모양이었다.


강한과 바네사가 숨을 돌리며 언덕에 섰다. 그리고 둘러싸인 돔을 내려 봤다. 엄청난 머릿수를 자랑하는 웜들이 돔 전체에 달라붙은 채 벽을 긁고 있었다.


나이트메어 덕분에 생긴 붉은 낙조가 웜들을 마치 꿈틀거리는 살덩이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강한이 돌, 바위, 웜으로 이루어진 풍경을 보며 생각했다.


지금 바네사는 어떤 심정일까?


고개를 돌려 옆을 보았다.


심각한 얼굴을 한 바네사가 한숨을 내쉬었다.


바네사가 말했다.


“이대로 곧장 포탈로 가자. 일을 마치자마자 복귀할 거니까 허튼수작 부릴 생각은 하지 말고. 그랬다간 내 손에 죽어.”


협박이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은 협박이었다.


바네사가 지닌 무게감을 잘 알았기 때문이다.


비장하게 언덕을 오르는 바네사를 보며 강한이 걸음을 옮겼다.


*


이동하는 동안 강한은 엄청난 웜 무리를 여러 번 발견했다. 이들은 하늘을 날아다니기도 했으며, 때론 훨씬 크고 거대한 놈들이 쿵쿵 거리며 지나다니기도 했다.


서쪽 포탈과 폴리스 중간 지역, 강한이 풀 더미를 은신처 삼아 엎드린 상태로 물었다.


“좀 더 빨리 가면 안 되나요?”


폴리스를 빠져나온 이후로 바네사는 최대한 전투를 피하려 했다.


속뜻을 이해한 바네사가 코웃음을 치며 받아쳤다.


“놈들은 특별한 신호로 서로 의사소통을 해. 잘못 건드리면 벌떼처럼 몰려올 거야.”


나름 근거 있는 소리에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웜들이 지나가길 기다린 다음 풀 더미 속에서 나왔다.


바네사가 머리카락에 붙은 풀을 때어내며 투덜거렸다.


“아, 찝찝해 죽겠네.”


확실히 일주일 째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었다.


강한이 말했다.


“여긴 숲을 콘셉트로 나타난 나이트메어 같은데, 일단 시내나 호수를 찾아보죠. 거기서 체력 보충도 하고 좀 씻고 가요.”


바네사가 잠시 생각하다 동의했다.


“그러자.”


불쾌함을 견디기 힘들었던 모양이다.


강한은 바네사와 함께 주변을 순찰했다. 온통 푸른 풀과 나무뿐이었는데, 얼마 안가 찰랑이는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여깁니다.”


강한이 바네사를 불렀다.


바네사가 강한 옆으로 다가와 물소리를 추적했다. 커다란 나무가 가득한 그림자 사이로 투명하고 맑은 물이 보였다.


도착해서 보니 거대한 호수가 펼쳐졌다. 강한이 수통에 물을 채우고 바네사를 쳐다봤다.


그리고 말했다.


“먼저 씻어요. 난 식사를 준비할 테니까.”


바네사가 고맙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곤 구석진 장소로 갔다.


헌팅 슈트를 입은 채 씻을 수는 없으니까.


강한이 등을 돌린 상태로 식사를 준비했다. 오늘도 역시 압축된 전투 식량이지만 이거라도 먹지 않으면 굶어 죽는다.


작은 포켓처럼 생긴 식량을 꺼낸 강한이 줄을 잡아당기자 내용물이 데워지기 시작했다. 수증기가 픽픽 나왔다. 이를 충분히 기다린 다음 봉투에서 꺼낸 강한이 내용물을 작은 반합에 나눠 담았다.


스프, 빵, 고기로 이뤄진 식사였다.


강한이 모든 준비를 마치고 뒤를 돌아봤다. 첨벙이는 소리가 들리는 것으로 보아 열심히 씻는 모양이었다. 언뜻 비치는 햇살사이로 바네사 실루엣이 보인 기분도 들었다.


잠시 주변을 살핀 강한이 다시 시선을 돌렸다.


멀리서 보면 평화로워 보이는 이 숲이 실은 나이트메어이며, 웜들이 득실거리는 알집과 다름없다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


매번 나이트메어는 이렇게 생소하기만 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바네사를 기다리던 강한이 기척을 느낀 건 찰나였다.


정말 미세하게 무언가가 바스락거렸고 이를 감지한 강한이 나무 사이를 노려봤다.


무언가가 이쪽을 관찰하는 중이었다. 강한은 그게 웜이라고 판단했다.


렌즈처럼 생긴 눈이 윙윙 거렸으니까.


빠르게 바네사를 확인한 강한이 앞으로 튀어 나갔다. 그리고 오래간만에 초능력을 방출시키며 사일런스로 조용히 놈을 썰어버렸다.


그러자 숨어 있던 몇 놈이 더 나타났다. 이를 윈드커터로 조각낸 강한이 손을 털며 자리로 복귀했다.


사실 능력을 숨길 필요가 없는 상황이긴 했지만, 딱히 뭐라 고백해야 할지 모르는데다, 바네사가 배신자라 욕하며 돌아가 버리면 곤란했다.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인데다, 자존심이 강한만큼 강한은 모험을 하기 싫었다.


앞으로 조금만 더 이렇게 조심하면 된다.


머리를 말리며 다가온 바네사가 수상하게 쳐다보자 강한이 선수를 쳤다.


“볼일 때문에.”


아 하는 고개를 끄덕인 바네사가 자리를 가리켰다.


“빨리 먹고 씻어.”


강한이 알겠다는 얼굴로 조용히 착석했다.


다행이 눈치 채지 못한 모양이었다.


*


식사를 끝내고 한동안 휴식을 취했다. 체력도 충분히 보충하고 모든 정비까지 끝냈다. 적당히 여유를 즐기던 바네사가 먼저 이동하자고 제안했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두 사람은 숲을 헤쳐 가며 나침반으로 방향을 계속 확인했다. 나이트메어 안에서 유일하게 이정표 역할을 해주는 장비였다. 자기장만큼은 그대로인 모양이었다.


강한은 지도를 펼치고 좌표와 위치를 확인 한 다음 방향을 수정했다.


조금 남쪽으로 치우친 상태였다.


바네사가 앞장서서 길을 북서쪽으로 잡고 걸었다. 뒤를 따라가며 강한은 자신과 바네사를 따라오는 웜을 느꼈다.


추적당하고 있어.


이상한 신호로 의사소통 한다고 하더니, 전 정찰조를 전멸시키기 직전 정보를 보낸 모양이었다.


덕분에 강한은 계속해서 신경을 써야 했다. 수가 적으면 그런 대로 무시하려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나중엔 무시하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결국 강한이 안 되겠다 싶어 바네사에게 말했다.


“놈들이 근처에 있어요.”


나무 사이를 곁눈질로 살핀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고 있어.”


바네사가 말했다.


“셋 세고 바로 뛰자.”


강한이 속으로 셋을 센 순간, 바네사가 전력으로 달렸다. 웜들이 그런 강한과 바네사를 쫓기 시작했다. 어찌나 끈질긴지 거리를 벌리면 하늘로 날아올라 따라붙기도 했다. 바네사가 중간 중간 놈들을 물리쳐도 멈추지 않았다.


강한이 뒤를 살피며 생각했다.


포탈이 가까워질수록 수가 늘어나고 있어.


우리가 놈들 소굴로 들어가는 건 아닐까?


그럴 확률이 높아보였다. 하늘 가득 날아오른 녀석들은 추적이 아니라 사냥을 하고 있었다.


생각을 마친 강한이 바네사를 불렀다.


“혹시 포탈 근처가 놈들 소굴인가요?”


바네사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놈들 소굴은 다른 지역에 있어.”

“그럼 이상하군요.”


바네사가 물었다.


“왜?”


말을 정리한 강한이 대답했다.


“포탈 근처가 놈들 소굴이 아니라면 이런 식으로 수가 늘어날리 없습니다. 설마, 뭔가를 노리고 있는 걸까요?”


바네사가 그럴 리 없다며 말했다.


“놈들은 지능이 없어. 벌레라고. 그런 생각은 할 줄 몰라.”


너무 당연하단 목소리였다. 강한은 왠지 바네사가 틀렸을지 모른다 생각하며 뒤를 돌아봤다.


지능이 없는 것 치곤 너무 질서정연했다.


마치 군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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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박멸의 시간 18.12.09 701 17 10쪽
46 46화 박멸의 시간 18.12.08 718 15 10쪽
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90 16 11쪽
» 44화 벌레 군단 18.12.06 701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2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7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4 17 11쪽
40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2 757 16 12쪽
39 39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2.01 803 17 12쪽
38 38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30 805 18 11쪽
37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29 833 20 12쪽
36 36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8 871 15 11쪽
35 35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7 863 16 11쪽
34 34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6 923 16 11쪽
33 33화 각자의 사정 18.11.25 998 18 11쪽
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2 20 11쪽
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24 21 12쪽
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1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4 20 13쪽
28 28화 안개 속으로 18.11.20 1,048 20 11쪽
27 27화 안개 속으로 18.11.19 1,052 19 12쪽
26 26화 안개 속으로 18.11.18 1,199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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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악으로, 깡으로 18.11.16 1,226 22 12쪽
23 23화 악으로, 깡으로 18.11.15 1,265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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