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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5,310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1.24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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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2화 각자의 사정

DUMMY

32화 각자의 사정


정민은 반쯤 진흙에 쳐 박혀 있었다.


미노타우루스가 그런 정민 위로 착지한 다음 깍지 낀 두 손을 내리 찍었다.


정신이 혼미해진 정민이 이제 끝이라고 생각했다. 저런 솥뚜껑 주먹에 맞으면 요단강 행이다.


그런데 막 죽음을 받아들이려는 그때, 미노타우루스 손이 코앞에서 멈추었다.


동시에 펑하고 폭음이 울리며 놈이 옆으로 밀렸다.


정민이 어찌된 일인가 싶어 고개를 돌리자 손을 흔들고 있는 재승이 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앞에서 뛰어 오고 있었다.


강한과 청하였다.


죽기 직전 본다는 환영일까?


정민이 그런 생각을 했다.


이건 모두 살고자 하는 욕망이 만들어낸 환영이리라.


윈드 커터가 날아오기 직전까지 정민은 그렇게 생각했다.


풍압 덕분에 기우뚱한 미노타우루스가 고함을 지르자 현실이라는 걸 자각했지만.


강한이 따라 소리치며 염동력으로 미노타우루스가 디디고 있던 바닥을 날려버렸다.


막 움직이려던 놈이 균형을 잃고 비틀거렸다.


청하가 빠르게 뛰어들며 미간에 파일 슈터를 박아 넣었다. 커다란 황소 머리가 휘청하더니 뒤로 넘어갔다.


강한이 그 틈을 노려 바짝 접근한 다음 견갑골 사이로 플레임 이블을 찔렀다.


재승은 미노타우루스가 반격하지 못하도록 멀리서 계속 저격했다. 손발이 척척 맞았다.


모두 통하지 않았지만.


미노타우루스가 다시 일어섰다.


오뚝이 같았다.


강한이 생각 끝에 눈을 가늘게 떴다.


“이것도 버티나 보자.”


강한이 플레임 이블에 염동력을 부여했다. 화염이 뿜어져 나왔다.


떨리는 어깨를 진정시킨 강한이 플레임 이블을 역수로 잡았다.

그리고 빠르고 강하게 가로로 휘둘렀다.


-화륵!


검신을 따라 길쭉하게 자란 화염이 쫙 펼쳐졌다.


놀라울 정도로 화려한 불길.


강한이 이를 윈드커터에 실어 날렸다.


불줄기를 몸으로 받은 미노타우루스가 폭음과 함께 넘어지더니 화염에 휩싸였다.


강한이 멀찍이 물러난 상태로 재빠르게 플레임 이블을 바로 쥐었다.


그런데 오른 손이 심하게 떨리기 시작했다.


강한이 어두운 얼굴을 했다.


십 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초능력을 사용한 덕분에 무리가 온 모양이었다.


*


막 도착한 다른 헌터들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끼어들자니 미노타우루스가 두려웠고, 혹시라도 놈이 이쪽으로 오지 않을까 싶었기 때문이다.


재승은 그들이 망설이건 말건 탄환을 모두 쏟아 부었다.


무철이 자신을 살린 건 특별한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반응한 결과였다.


하지만 그럼 차갑게 잠들어있는 그가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


살려준 값은 해야 했다.


재승이 모든 집중력을 끌어 올려 한발 한발 혼신의 힘을 담았다.


그리고 누구도 재승의 안광이 녹색으로 변하고 있단 사실을 알지 못했다.


청하 역시 녹색 안광이 푸른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극한에 달한 전투를 치르며 이들은 무섭게 성장하는 중이었다.


*


떨리는 오른 손을 물어뜯은 강한이 안도했다.


피가 흐르자 조금은 시원해진 기분이었다. 경련도 진정 되었다.


강한이 다행이란 얼굴을 하곤 플레임 이블에 염동력을 부여했다.

그리고 이를 뽑아내는 대신 한계치까지 눌렀다.


날을 따라 홍염이 피어올랐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강한은 불줄기를 최대한 정제해 새로운 날처럼 만들었다.


땅굴 안에서 공격이 실패한 이유는 명확하다.

핵이 지닌 출력보다 약했기 때문이야.


계속 염동력을 모으자 아주 깔끔한 화염 날이 만들어졌다.


타오르는 불이라기 보단 불로 만들어진 쇠라는 말이 어울리는 플레임 이블이었다.


강한이 이를 들고 미노타우루스를 노려봤다.


청하가 빠르게 주변을 돌며 시선을 빼앗는 중이었다.


재승이 쏘는 탄환은 교묘하게 관절만을 노렸다.


미노타우루스가 계속 공격을 허용하다 양손으로 바닥을 내리쳤다.


쿵하더니 폭탄이라도 떨어진 것 마냥 진흙이 솟구쳤다.


청하가 그 충격에 나가 떨어졌다.


“큭!”


수십 바퀴를 구른 청하가 힘겹게 일어나려다 무릎을 꿇었다.


단 한방이었지만 허리를 크게 다친 모양이었다.


재승은 튀어 오른 진흙에 탄환이 막혀 잠시 격발을 멈추었다.


오로지 강한만이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


강한이 다시 싸우고 있단 보고를 받은 직원이 망연자실한 얼굴을 했다.


이러다 일을 망치기라도 하면 자신은 잘리게 되고, 그럼 집에 있을 가족들은.


안 돼.


머리를 헝클어트린 직원이 담배에 불을 붙였다. 축 늘어진 어깨엔 커다란 짐이 올려 있었다.


제발, 강한이 이기게 해주세요.

제발, 강한이 무사 귀한하게 해주세요.

제발, 강한이 또라이 짓을 안 하게 해주세요.


빌고 또 빌며 직원이 두 눈을 꽉 감았다. 마치 싸우고 있는 강한이 보이기라도 할 것처럼.


*


진흙 사이로 파고든 강한이 플레임 이블을 휘둘렀다.


수분을 머금고 있던 진흙이 타오르자 딱딱하게 굳었다.


도자기 같은 표면을 박살내고 파고든 강한이 미노타우루스 주먹을 피했다.


이미 투시와 단기 예지로 눈치 챈 상태였다.


잔뜩 화가 난 미노타우루스가 충혈된 눈으로 침을 질질 흘렸다.


체중 때문에 빠진 발을 억지로 빼낸 놈이 양손을 박수 칠 때처럼 모으며 강한을 납작하게 누르려 했다.


강한이 생각했다.


한쪽 팔이 불편한 상태론 막을 수 없다. 무조건 피해야 한다.

남은 시간은 겨우 10분 정도.

하지만 막지 않는다.

피하지도 않는다.


강한이 한 바퀴 굴렀다.


미노타우루스가 강한을 내려 봤다.


손바닥이 마주치기 직전, 강한이 탄력을 이용해 플레임 이블을 복부로 밀어 넣었다.


-치이익!


연기가 피어올랐다.


검 끝이 안으로 파고들었다.


선명하게 보였다.


강한이 고개를 숙인 채 몸과 플레임 이블을 함께 밀쳤다.


어깨가 뜨거워지며 통증이 비수처럼 파고들었다.


미노타우루스가 흉성을 내질렀다.


강한 역시 고함을 지르며 마지막 힘을 다했다.


피부를 뚫은 플레임 이블이 스티로폼 녹일 때처럼 쑥 빨려갔다.


-쿠어어!


뱃속으로 들어온 불길을 느낀 미노타우루스가 울부짖으며 허우적거렸다.


강한이 검을 뽑으며 물러났다.


난리법석 떨기 시작한 미노타우루스가 겁을 집어 먹고 뒷걸음 질 쳤다.


내장이 타들어가는 기분이겠지.


녀석이 내뱉은 숨길을 따라 불길과 연기가 동시에 빠져나왔다.

피부 사이로 열기 또한 거세게 뿜어져 나왔다.


터지기 직전인 화산처럼 보였다.


결국 쩍쩍 갈라진 미노타우루스가 부풀어 오르더니 폭발했다.


-쾅!


강한이 파편을 피해 몸을 숙였다.


*


재가 되어 흩날리는 미노타우루스 사이로 두 가지 물건이 떨어졌다.


미노타우루스가 지니고 있던 뿔과 핵.


나머진 고열에 전부 타버린 모양이었다.


허리를 굽힌 강한이 우선 핵을 집었다. 구리처럼 빛났고 아직 따뜻했다.


이를 주머니에 넣은 강한이 이번엔 미노타우루스 뿔을 확인했다.


차갑고 단단했다.


이러저리 돌려가며 뿔을 유심히 살펴본 강한이 배낭을 열어 집어넣었다.

그리고 정민에게 다가갔다.


반쯤 풀린 눈으로 강한을 본 정민이 씩 웃었다.


다행이었다.


강한이 손을 내밀어 정민을 끌어당겼다.


너무 가볍게 끌려왔다.


어리둥절한 표정을 만든 강한이 정민을 내려다 봤다.


하반신이 없었다.


“어?”


놀란 강한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옆으로 다가온 청하가 무어라 소리치며 사람을 불렀다.


서둘러 다가온 여성 한 명이 치료 키트를 꺼냈다.


강한이 윙윙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정민을 쳐다봤다. 어떤 말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동시에 속이 메스꺼워졌고 참을 수 없었다.


고개를 돌린 강한이 위액을 쏟아냈다.


모르핀 부작용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일까?


*


무철의 시신은 회수하지 못했다. 땅굴이 무너진 탓이다.

그래서 무철이 생전에 입던 옷과 유품을 아파트에서 정리해 장례를 치렀다.


정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하반신이 발견되지 않아 상반신만으로 장례를 진행했다.


두 사람 다 가족이 있었기에 강한은 멀찍이서 지켜보기만 했다.


자신이 직접적인 영향은 아니더라도 간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생각했기 때문이다.


일부는 그런 강한보고 피도 눈물도 없다고 했지만, 도저히 웃고 있는 영정사진을 볼 자신이 없었다.


얼마나 이기적이었던가?


정민을 돕지 않겠다며 부탁을 거절한 헌터는 오히려 양반이었다.


정말 나쁜 놈은 자신이었으니까.


모두들 어깨에 커다란 짐을 들고 헌팅 했다.


어머니.


자신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 있는 것처럼 저들도 가장 소중한 존재가 있었다.


“미련한 새끼.”


씁쓸한 얼굴을 한 강한이 납골당에서 시선을 거뒀다. 눈치 없는 휴대폰이 진동했기 때문이다.


강한이 화면에 표시된 메시지를 확인했다.


[완성됐습니다.]


핸드폰을 품에 넣은 강한이 걸음을 옮겼다.


*


수환 옆에 선 여자가 팔 길이만한 묵색 보관함을 건넸다.


강한이 손을 뻗어 조심히 보관함을 받았다. 무게가 상당했다.


위아래로 보관함을 들어본 강한이 물었다.


“열어봐도 될까요?”


여자가 대답했다.


“당연하죠.”


보관함을 손으로 쓴 강한이 경첩을 따고 뚜껑을 열었다.


안에는 똑같은 색 검이 한 자루 눕혀 있었다.


강한이 이를 조심스럽게 들고 잡았다.


“굉장하군요.”


수환이 감탄하는 얼굴로 대답했다.


“엄청난 검이군.”


묵색 검은 손잡이까지 일체형이었다.


마치 무언가를 깎아 만든 외형이었는데, 검이라기보다는 예술 작품 혹은 조각에 가까워 보였다.

그래서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감마저 들게 했다.


강한이 그런 검을 휘둘러보았다.


부드럽게 공기가 갈렸다.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활활 타오르며 요란하게 모든 걸 불태우는 플레임 이블과는 반대였다.


여자를 바라본 강한이 물었다.


“이 검도 이름이 있나요?”


고개를 끄덕인 여자가 말했다.


“제작자가 말하길 사일런스라고 했어요.”


강한이 이름을 중얼거렸다.


“사일런스라.”


여자가 보관함을 받아 들며 말했다.


“1번 검 플레임 이블은 거칠고 화려하죠. 하지만 2번 검 사일런스는 조용하고 강해요. 두 무기를 조화롭게 사용하면 엄청난 효율을 낼 수 있죠.”


수환이 턱을 만지며 끼어들었다.


“과연 그렇군. 역시 그 자야.”


여자가 작게 웃으며 말했다.


“미노타우루스 뿔을 제련 가능 한 건 오직 그 사람뿐이니까요.”


강한이 자꾸 언급되는 사람에 의아해 했다.


수환이 강한을 보곤 아차 하는 얼굴을 했다.


“이런, 자네에게 소개시켜 준다고 해놓고 깜빡했군.”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인 수환이 강한을 문 밖으로 안내했다.


“아, 그 검은 잠시 보관함에 넣어두게. 사람들이 보면 놀랄 테니까.”


어깨를 으쓱한 강한이 일단 하라는 대로 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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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47화 박멸의 시간 18.12.09 701 17 10쪽
46 46화 박멸의 시간 18.12.08 718 15 10쪽
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90 16 11쪽
44 44화 벌레 군단 18.12.06 700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2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7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4 17 11쪽
40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2 757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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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38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30 805 18 11쪽
37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29 833 20 12쪽
36 36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8 871 15 11쪽
35 35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7 863 16 11쪽
34 34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6 923 16 11쪽
33 33화 각자의 사정 18.11.25 998 18 11쪽
»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2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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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1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4 20 13쪽
28 28화 안개 속으로 18.11.20 1,048 20 11쪽
27 27화 안개 속으로 18.11.19 1,052 19 12쪽
26 26화 안개 속으로 18.11.18 1,198 22 14쪽
25 25화 악으로, 깡으로 18.11.17 1,245 21 11쪽
24 24화 악으로, 깡으로 18.11.16 1,225 22 12쪽
23 23화 악으로, 깡으로 18.11.15 1,265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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