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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35,317
추천수 :
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1.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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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1쪽

25화 악으로, 깡으로

DUMMY

25화 악으로, 깡으로


시청에 도착한 강한이 시장 대행, 그러니까 아키텍처를 이끄는 창수환 의원장과 마주했다.


그는 사십대에 접어든 나이였는데, 시장을 보좌하던 법무관 출신으로 휘하 안찰관, 재무관 등과 함께 이인자 자리를 누리던 이였다.


수환이 소파에 앉으며 말했다.


“다행이 자네가 일을 잘 처리해주었군.”


못마땅한 표정을 지은 강한이 수환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왜 여태껏 지켜보기만 한 거죠? 설계자들 후손이라면 이런 일이 발생하기 전에 손 써야 하는 거 아닌가요?”


예상된 질문이라는 얼굴로 창수환이 웃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우리는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네.”

“어째서죠?”

“돔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인간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네. 그런 일에 비하면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으니까.”

“아무것도 아니라고요?”

“자네는 아직 헌팅을 안 해봤지?”


정곡을 찌르는 말에 강한이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수환이 씩 웃으며 말했다.


“자도성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그가 성공한다면 역사의 한부분이라 생각했네. 어차피 우리와 상관없는 일이니까.”


마치 창문을 통해 다른 세상을 보는 사람의 말투였다.


“하지만 외부의 문제는 다르네. 돔은 붉은 안개와 실시간을 마주하고 있어. 나이트메어 현상이 발생하면 키메라가 돔을 공격한다네. 때론 우리 측에서 선공을 하기도 하고. 이건 전혀 다른 문제라네. 돔이 무너지면 모든 게 끝장이니까.”

“당신들은 인간이 얼마나 죽어나가든 상관하지 않는 군요?”

“그래, 맞아. 우리에게 중요한 건 돔이라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은 당사자끼리 해결하면 되는 사소한 부분이야.”

“그런데 돔은 항상 보급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정말 돔을 위한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수환이 놀랍다는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질문까지 하다니, 영특하군.”


기특하단 눈으로 강한을 쳐다본 수환이 말을 이었다.


“그래, 자네 말대로야. 보급품 문제는 언제나 중요하지. 매번 최선을 다해 해결하려 했으니까. 우리도 노력이라는 걸 할 줄 안다네. 한계에 부딪치기 전까진 늘 사력을 다 해왔어.”

“한계요?”

“자네 이전엔 설헌 양이 많은 일을 해주었네. 우리가 뒤에서 돕지 않아도 혼자 희귀한 보급품을 구해왔지. 덕분에 외부 일에 집중할 수 있었어. 매번 위기를 잘 넘겼으니까.”


씁쓸함이 묻어나는 말투였다.


“하지만 그녀가 외부 일보단 내부 일에 눈을 돌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네. 왜 그랬는지는 나도 몰라. 아무튼 우리가 손 쓸 세도 없이 보급품 품귀 현상이 점점 커졌어. 몰래몰래 손을 쓰려고 해도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건지 감을 잡을 수 없었지.”


강한이 진지한 얼굴로 수환을 보았다.


수환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한 어깨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그래도 우린 주어진 숙명을 완수해야 했다네. 돔을 수호하는 일. 돔이 멀쩡하다면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을 수 있어. 하지만 돔이 없다면 인간은 어떤 식으로든 살아남을 수 없지. 잘 알겠나? 강한 군? 때론 선택을 해야 해. 그리고 한 가지를 포기해야 하지.”


그 말을 끝으로 수환이 입을 다물었다.


단지 강한을 지그시 쳐다보며 기다릴 뿐이었다. 강한이 복잡한 머릿속을 가까스로 정리하곤 수환에게 물었다.


“외부에선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죠?”


수환이 대답했다.


“직접 보면 알게 될 걸세.”


문으로 걸어간 수환이 강한을 돌아봤다.


“따라오겠나? 그 전에 자네에게 줄 선물이 있으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강한이 머뭇거렸다. 수환이 괜찮다며 손짓을 했다.


갑자기 무슨 선물이지?


혹시 수상한 일을 꾸미는 게 아닐까 따져보던 강한이 고개를 저으며 따라갔다.


수환은 헌터가 아니었고, 그 정도로 나빠 보이지 않았다. 굳이 자신을 속일 이유도 없고 말이다.


그렇게 시청 정문에 도착하자 미리 대기 중인 리무진 한 대가 보였다.


수환이 말했다.


“저걸 탈거네.”


운전기사가 서둘러 나와 두 사람을 맞으며 문을 열어 주었다. 뒷좌석 앞으로 간 수환이 먼저 타라는 뜻으로 안을 가볍게 가리켰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이고 올라탔다.


수환이 따라 탄 다음 문을 닫았다. 미리 목적지를 전해 들었는지 운전기사가 차를 몰고 출발했다.


*


삼십분 동안 달린 리무진이 멈춘 건 서울 병원 앞이었다. 서울 폴리스 내에선 가장 크고 시설이 좋은 병원으로 헌터나 여러 유명 인사들이 찾는 시설이었다.


이런 병원엔 왜 온 걸까?


어리둥절한 얼굴로 병원을 바라보던 강한이 수환을 따라 내렸다. 미리 와보았는지 수환은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성큼성큼 걸었다. 그리고 VIP실로 올라갔다. 강한이 열심히 뒤를 따라갔다.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수환이 어떤 병실 앞에서 멈췄다.


강한이 빤히 바라보자 수환이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안을 보게나.”


알다가도 모르겠단 표정을 지은 강한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리고 도대체 무슨 일인데 저러는 거지? 라고 생각하며 작은 유리창을 보았다.


넓고 쾌적한 병실, 우선 하얀 커튼과 깔끔한 바닥이 보였다. 관리를 아주 열심히 하는 모양이었다.


역시 VIP 병실인가?


강한이 커튼과 주변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침대로 시선을 옮겼다.


한 여자가 누워 있었다. 엉망이 된 얼굴과 각종 기계가 외모를 분간하기 힘들도록 했지만, 아주 익숙했다.


그녀였다.


“어?”


강한은 시간이 멈춘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유리창을 보며 목울대를 울렁거렸을 뿐이었다.


“그래.”


수환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위독하기는 하지만 목숨은 건지셨어. 정말 다행인 일이지.”


믿기지 않는 다는 목소리로 강한이 물었다.


“어떻게?”

“사망자를 수습하던 도중 어머니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네.”

“일어나실 수 있는 건가요?”


눈물을 닦은 강한과 시선을 마주친 수환이 고개를 천천히 저었다.


“최선을 다했지만 이정도가 한계야.”


어렵다는 사실을 들은 강한이 입술을 파르르 떨었다. 두 사람은 한참동안 말이 없었다.


먼저 입을 연건 수환이었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네.”


절망하고 있던 강한이 고개를 들었다.


“방법이 있다고요?”

“그래.”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본 강한이 물었다.


“뭐죠? 어떤 방법이죠?”


달려들 기세인 강한을 진정시킨 수환이 말을 이었다.


“그게, 도감을 보면 키메라 중에 리치라는 녀석이 있어. 불사의 구슬이라 불리는 아이템을 들고 다니는데, 생명력을 불어넣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군. 그 구슬이 있다면 어머니를 낫게 할 수 있을지 몰라.”


강한이 생각했다.


리치, 불사의 구슬.


수환이 뒤를 이어 다른 말을 했지만 강한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두 단어를 중얼거린 강한이 수환이 하는 말을 끊으며 물었다.


“놈을 어디서 잡을 수 있죠?”


수환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직 네 실력으론 무리니까 조급해 하지 마. 어머니는 어떻게 해서든 잘 돌볼 테니, 강해지는 일에만 집중하도록 해.”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


리치


강력한 초능력을 사용하는 키메라다. 정체가 알려지지 않은 무언가로 몸이 이루어져 있으며, 목격자에 의하면 해골 모양이라고 한다.


주로, 지상에서 부유한 상태로 다니며 끔찍한 한기를 몰고 오니 주의 요망.


알려진 바로는 한 손에 불사의 구슬을 들고 죽은 자와 키메라를 살려 하수인으로 삼는다고 한다. 어떤 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리치에 의해 되살아난 헌터가 직접 증언한 바도 있다.


한기와 함께 돌아왔다 말한 그는 죽기 전 보다 훨씬 건강한 상태였다고 전해진다.


주인님께서 부르신다며 미쳐버리기 전까진.


-키메라 도감 [국제 헌터 연맹 편찬]-


*


어수선한 내부를 다지기 위해 아키텍처는 도머가 비축해둔 보급품을 풀기로 했다. 일종의 구호 물품으로 넉넉한 양은 아니지만 혼란을 안정시키기엔 충분했다.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다쳤지만 말이다.


인구가 절반가까이로 줄었다. 헌터는 오백 명 이하로 떨어졌다. 유명 컴퍼니는 손실을 감내하지 못하고 해체되어 버렸고, 사람들은 직장을 잃었다.


아키텍처가 예외적으로 적극 개입하며 정부 역할을 수행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어느 날, 하얀 유리가면을 쓴 여자가 시청으로 찾아왔다. 수환은 그녀가 건네준 자도성 머리를 확인하곤 이렇게 말했다.


“겨우 이런 걸로 용서를 구하려는 건가? 이 모든 걸 자행해 놓고?”


자민이 굳은 얼굴을 했다. 수환이 의자에 몸을 기대며 고개를 저었다.


“정말 자네들은 멍청한 족속들이군.”


손가락을 책상 밑으로 넣어 버튼을 누른 수환이 한숨을 쉬었다.


“대가나 치르게나.”


단번에 집무실 안으로 들어온 가드들이 자민을 감싸고 공격했다. 반항할 틈도 없이 창에 찔린 자민이 바닥 위로 쓰러졌다.


한 가드가 자민 위로 올라타더니 도끼를 휘둘렀다. 몸을 들썩이며 피하려던 자민이 어깨를 베였다. 피가 샘솟았다. 너덜너덜한 어깨가 축 쳐졌다.


공포와 고통에 비명을 지르는 자민에게 이번엔 쇠망치를 든 가드가 달려들었다. 그리고 사정없이 머리를 내리쳤다.


축 늘어진 자민을 보며 수환이 그만이라고 외쳤다. 가드들이 일제히 멈췄다. 자민을 잠시 쳐다본 수환이 손을 저었다.


“돔 밖에다 버려버리게. 키메라가 알아서 치우겠지.”


가드들이 말없이 자민을 질질 끌고 사라졌다.


*


생존한 헌터들이 주축이 되어 도머들을 사냥한다는 소식을 강한이 전달 받았다. 무강이었던, 이제는 무철이 된 그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말했다.


“역사가 보여주는 걸 반복하는 셈이지. 그러니 우리는 신경 쓰지 않아도 돼. 네가 관심을 두어야 하는 문제는 외부에 있으니까.”


입맛이 쓰다는 얼굴로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언제부터 헌팅을 하는 거죠?”


무철이 대답했다.


“네가 강한 건 사실이지만 배워야 할 게 많다. 일단, 너와 11번 팀으로 새로운 분대를 만들어 주마. 작은 임무부터 시작해 경험을 쌓아.”


강한이 신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철이 어깨를 두드려주었다.


“네가 얼마나 성장할지 벌써 기대가 되는 군.”


씩 웃은 무철이 방을 떠났다.


본인 명의로 된 아파트를 두리번거린 강한이 턱을 문질렀다.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다는 건 참 묘한 경험이었다.


*


돔의 심장이라 불리는 엔진이 끽끽 거리는 소리를 냈다. 엔지니어들은 동력원으로 사용할 키메라 핵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수환에게 보고했다.


수환은 공기정화기를 돌리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되었다는 사실을 인지하곤, 새로운 핵을 공급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심장이 멈추면 폴리스는 죽어버린다.


급히 강한과 11번 팀, 이제는 7분대가 된 이들을 소환한 수환이 말했다.


“지금 당장 격벽으로 이동하게. 거기서 자세한 작전 사항을 전해 듣고 출동하도록.”


오늘부로 스무 살이 된 강한이 고개를 끄덕인 다음 팀원을 데리고 이동했다.


첫 헌팅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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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박멸의 시간 18.12.08 718 15 10쪽
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90 16 11쪽
44 44화 벌레 군단 18.12.06 701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2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7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4 17 11쪽
40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2 757 1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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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29 833 20 12쪽
36 36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8 871 15 11쪽
35 35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7 863 16 11쪽
34 34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6 923 16 11쪽
33 33화 각자의 사정 18.11.25 998 18 11쪽
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2 20 11쪽
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24 21 12쪽
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1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5 20 13쪽
28 28화 안개 속으로 18.11.20 1,048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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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안개 속으로 18.11.18 1,199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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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24화 악으로, 깡으로 18.11.16 1,226 2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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