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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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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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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작성
18.11.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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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DUMMY

38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준에게 물으니 역시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강한이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고선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침대에 앉아 있는 어머니를 바라봤다.


“아들.”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강한을 불렀다.


정말 오랜만에 들어보는 목소리였다. 상당히 젊기는 했지만 기억 속 어머니 목소리와 정확히 일치했다.


가까이 다가간 강한이 손을 잡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어머니 품에 머리를 묻었다.


포근하고 따듯했다.


자신을 늘 보호해주던, 지치고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던 애정이 느껴졌다.


“아들, 고마워.”


강한은 말없이 고개를 묻은 채 몸을 떨었다.


울고 있는지, 아니면 웃고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한 동안 그 상태로 일어나지 않았다.


*


병원에서 제안하는 검사를 거부한 강한이 수환을 쳐다봤다.


환자 이수연 이라고 적힌 퇴원신청서 밑 보호자란에 사인을 한 수환이 어깨를 으쓱했다.


원무과 담당자가 퇴원 신청서를 받곤 서류절차를 마무리해 주었다.


수환이 물었다.


“그런데, 정말 검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거냐? 수연 씨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지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강한이 고개를 저었다.


“어머니가 퇴원하고 싶어 하세요. 갑갑하고 덥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검사를 하자는 거였는데.”

“나중에 제가 어머니를 설득해 볼게요.”


걱정스런 눈으로 강한을 쳐다 본 수환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래, 그럼 그렇게 알겠다. 그리고 깜빡하고 말하지 않은 게 있는데.”


강한이 물었다.


“깜빡 한 거요?”


수환이 대답했다.


“네가 가져온 리치 핵에 대한 보상을 입금했다.”


그렇게 말한 수환이 어깨를 두드려 주곤 병원을 나섰다.


핸드폰을 꺼낸 강한이 인터넷 뱅킹을 확인했다.


무려 25억이 입금되어 있었다.


강한이 금액을 확인하곤 의자를 찾아 앉았다.


이렇게 생각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목표를 달성했다고 해야 할까?


잘 먹고 잘 살겠다는 목표를 말이다.

떵떵거리며 살겠다는 목표를 말이다.


팔꿈치를 무릎에 대고 머리를 늘어트린 강한이 핸드폰을 만지작거렸다.


*


강한이 마련한 아파트로 수연이 들어왔다. 생기가 넘쳐흐르다 못해 눈에 보일정도로 기운을 차린 수연이 사방을 둘러보며 감탄했다.


“아들, 이게 아들이 마련한 집이야?”


고개를 끄덕인 강한이 수연을 관찰했다.


계속 덥다며 얇은 반팔과 반바지를 입은 상태였다.


분명 이상이 있어 보였다. 그런데 검사를 하자고 하면 극구 거부하고 사양했다.


뭔가 있다는 뜻.


집안을 안내해주던 강한이 조심스레 물었다.


“어머니, 갑자기 퇴원하자 하신 이유가 뭐예요?”


푹신한 침대를 살펴보던 수연이 움찔했다.


강한이 말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요. 여긴 저희 밖에 없어요.”


한동안 망설이던 수연이 입을 열었다.


“아들, 그러니까.”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긴장한 나머지 목소리를 떤 수연이 말을 이었다.


“아들이 목걸이를 걸어줄 때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어.”

“무엇을요?”

“몸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게 무슨 의미인지.”

“자세히 말해 주세요.”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그냥 알게 됐다고 해야 하려나?”

“어떤 걸 알게 되신 거죠?”


수연이 대답대신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그러나 싶어 쳐다보자 오른 손을 뻗은 수연이 손바닥을 위로 향했다.


말로 하느니 직접 보여주겠단 표정 같았는데, 이후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을 벌어졌다.


강한은 눈앞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심장이 멈추는 줄 알았다.


손바닥 위로 피어난 얼음 알갱이들이 서서히 뭉치더니 눈꽃 모양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수연이 말했다.


“아들, 엄마는 알고 있어. 아들이 엄마를 위해 그런 일을 했다는 걸.”


강한이 서둘러 방안 모든 커튼을 치고 수연을 돌아봤다.


“어떻게 그런 능력을 사용하는 거죠?”


수연이 씁쓸한 얼굴로 말했다.


“아들, 엄마는 뭔가 다른 존재가 된 것 같아.”

“네?”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

“무슨 말이에요? 인간이 아니라니?”


고개를 숙인 수연이 진실을 말했다.


“깨어나는 순간 알게 됐어. 인간이었던 내가 변했다는 사실을.”


눈송이가 떠오르더니 송이송이 뭉쳐 날카로운 얼음 칼날로 변했다.


강한이 침대 위로 주저앉았다.


수연이 서둘러 다가와 강한을 부축했다.


“괜찮아? 아들?”


강한이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요. 그냥 충격이 좀 심해서 그래요.”


심호흡을 하며 수연을 안심시킨 강한이 식은땀을 닦았다.


믿기지 않는 사실, 아니, 믿기 싫은 사실에 두려운 마음이 앞섰기 때문이다.


수연은 헌터가 아니었다.


*


수연을 위해 강한이 에어컨을 켰다.


기온이 내려가자 살겠단 표정을 지은 수연이 투박한 머그컵에 담긴 오렌지 주스를 쳐다봤다.


강한이 물었다.


“정확하게 말해주세요. 뭘 본건지.”


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상념에 잠긴 얼굴로 설명을 시작했다.


“정신을 차리기 전, 내가 본 장소는 어비스라는 곳이었어. 거긴 붉은 안개 너머 가장 깊은 심연이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키메라가 가득한 세상. 깨어나기 직전 거기에 있었어.”

“그리고요?”

“폐건물이 가득한 어비스 내를 돌아 다녔지. 거대한 전쟁에 휘말린 모습이었는데, 숨이 막히더라. 그리고 점점 가슴이 따끔거렸어. 마치 차가울 정도로 뜨거운 무언가가 파고드는 기분. 나중엔 쓰러져서 손으로 가슴을 후벼 팠지만 소용없었지.”


수연이 계속 말했다.


“고통스러웠어. 가슴으로 파고든 무언가가 온 몸으로 엄청난 기운을 보내기 시작했고, 피 대신 얼음이 흐르는 기분을 느꼈지. 얼마나 두렵고 무섭던지. 인간 아닌 다른 존재가 되는 느낌은 아무도 모를 거야. 정말 끔찍해. 그래서 발버둥 쳤는데. 한아, 지옥 속에서나 들을 법한 짐승 소리가 엄마를 이리로 밀어냈단다.”


강한이 에어컨 온도를 확인했다. 영하로 떨어진 모양이었다.


액정이 깨진 걸까?


티브이와 거울을 따라 내려앉은 서리를 확인한 강한이 다시 수연을 바라봤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수연이 말을 이었다.


“난 그걸 이해할 수 있었어. 놈이 무어라 말하는지.”


한기 때문에 입김을 훅 내쉰 강한이 물었다.


“뭐라 그랬는데요?”


수연이 강한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동족.”


급속히 내려간 온도에 머그컵이 깨져버렸다. 오렌지 주스가 얼며 팽창한 탓이다.


그제야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깨달은 수연이 당황한 얼굴로 사방을 살폈다.


강한이 수연을 안심시키며 말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수연이 어리둥절한 눈으로 얼어붙은 거실을 둘러봤다.


입김을 내뿜은 강한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말했다.


“어머니는 제가 지킵니다.”


*


수연은 자신이 어느 정도 능력을 지녔는지, 어떻게 능력을 컨트롤해야 하는 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상당히 위험한 상태였는데, 자칫 잘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었다. 그리고 일이 심각해지면 본인이 위험해 질 확률도 아주 높았다.


강한은 생각 끝에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알려 줄 필요가 있다 생각했다.


만약, 어머니 정체가 노출된다면 공격을 받을 수도 있으니까.


수환에게 전화를 건 강한이 부탁을 했다.


“네, 은밀한 장소로요. 다만 능력을 충분히 시험할 만큼 넓어야 해요.”


전화를 끊고 기다리고 있자 얼마 안가 수환이 연락해 왔다.


“버려진 옛 공장이야. 창고로 쓰던 건물이 있는데, 거길 이용하면 될 거다. 그런데 수연 씨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거니?”


강한이 대충 얼버무렸다.


“그런 건 아니에요. 그냥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요.”

“그래?”

“네, 정말 별 일 아니에요.”

“흠, 네가 말할 생각이 없다면 묻지 않을 테지만, 그래도 조금 섭섭하네. 수연 씨 일이라면 내 일만큼이나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인데.”

“나중에 말해드릴게요. 모든 게 확실해 지면.”

“그래, 알았다. 기다리고 있으마.”


통화를 종료한 강한이 수연을 데리고 버려진 공장 창고로 갔다.


수연이 불안한 눈으로 엉망진창인 창고 안을 살폈다. 강한이 어머니 손을 붙잡고 안심시켰다.


“어머니는 훈련이 필요해요. 능력을 다스리고 적절히 활용하는 훈련이요.”

“그런 건 해본 적이 없는데.”

“아들을 한 번 믿어보세요.”


강한은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노하우를 어머니께 전수할 생각이었다.


*


이터널 목걸이가 지닌 능력 덕분일까?


수연은 무서운 속도로 능력에 적응했다. 한번은 한기로 응축시킨 수분을 모아 거대한 얼음 폭발을 일으켰는데, 목표물에 놓았던 나무상자가 완전히 파괴 될 정도였다.


강한이 모든 훈련 상황을 지켜보며 물었다.


“어머니, 이제 덥지 않아요?”


수연이 대답했다.


“한기를 몸 안으로 돌릴 수 있게 됐어. 이제 멀쩡해, 아들.”


다행이었다.


실시간으로 빠져나가던 기운을 갈무리하자 몸이 안정되는 모양이었다.


“그럼 마지막 훈련이에요. 능력을 완전히 감추는 단계죠.”


수연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용히 눈을 감았다 떴다.


“됐어.”


강한이 수연에게 다가갔다.


얼음처럼 차갑던 한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손을 만져보자 적당히 서늘한 정도였다.


“좋아요, 완벽해요.”


강한이 엄지를 치켜들자 수연이 기쁜 얼굴로 웃었다.


*


일주일 동안 진행된 집중 훈련을 마친 강한이 수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말씀 드릴게 있어요. 만날 수 있을까요?”


수환이 대답했다.


“한 시간 후에 시청 집무실에서 만나지. 수연씨도 같이 오나?”

“같이 갈 거예요.”

“알겠네.”


통화를 종료한 강한이 어머니를 모시고 집무실로 갔다. 정장을 입고 업무를 보던 수환이 두 사람을 소파로 안내했다.


수환이 수연에게 물었다.


“차라도 한 잔?”


수연이 웃으며 대답했다.


“아무거나 주시면 되요. 차갑게 해서.”

“아, 네.”


얼마 안가 차와 얼음을 넣은 오렌지 주스가 준비되었다.


강한이 차를 마시며 그간 사정을 말했다. 수환이 세상 모든 표정을 지어보였다.


“맙소사.”


강한이 충격으로 입술을 떠는 수환에게 말했다.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시면 안 돼요.”


수환이 대답했다.


“물론이지, 물론이야. 물론이고말고.”


그렇게 대답하곤 차를 마시려던 수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선반에서 위스키와 잔을 꺼내 따라 한 번에 들이켰다.


떨리던 입술이 진정됐다.


수환이 혼란스런 머리를 정리하기 위함인지 고개를 세차게 흔든 다음 말했다.


“그럼 변화가 시작될 때 몸 안으로 들어간 이터널 목걸이가 핵 역할을 하는 거군.”


강한이 대답했다.


“그럴 가능성이 높아요.”


수연이 끼어들었다.


“제가 지닌 능력이 어떤 건지 확실하게 알았어요. 남들에게 피해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게요.”


수환이 걱정스럽다는 얼굴로 말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만에 하나 사고라도 나면 제일 큰 피해를 입는 건 수연 씨 일겁니다.”


강한이 말했다.


“그렇죠.”


수연이 말없이 오렌지 주스를 홀짝였다.


힐끔 그런 수연을 본 수환이 다시 위스키를 따라 마셨다.


수연이 그런 수환을 보며 장담했다.


“할 수 있어요.”


잔을 넘기던 수환이 멈췄다.


“네?”

“할 수 있다고요.”


비장한 얼굴로 수연이 말했다.


“능력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있어요. 폐 끼치는 일은 없을 거예요.”


수환이 어색하게 들고 있던 잔을 내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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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88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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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1 1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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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0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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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0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2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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