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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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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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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작성
18.12.0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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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45화 벌레 군단

DUMMY

45화 벌레 군단


숨을 몰아 쉰 강한이 무기를 꺼냈다. 놈들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했다. 포탈 주변을 포위하는 꼴을 보니 잘 훈련된 군인처럼 보였다.


누군가 지시를 내리고 있는 걸까?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서?


걱정스런 얼굴을 한 강한이 물었다.


“바네사, 포탈 주변엔 항상 강한 키메라들이 존재하죠?”


바네사가 대답했다.


“맞아, 왜?”


강한이 다시 물었다.


“이유를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거야 포탈에 노출된 핵은 출력이 두 배가 되니까.”

“그럼 이 자식들에게 포탈은 상당히 중요하겠군요.”

“그렇지.”

“흠, 아무래도 우리가 포탈을 공격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바네사가 어리둥절한 얼굴로 쳐다봤다.


강한이 설명했다.


“생각해봐요. 놈들이 이렇게 몰려오는 건 이유가 있기 때문이라고요.”


바네사가 투덜거렸다.


“멍청한 벌레 따위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있을 수 없어. 돔을 공격하는 것도 그냥 돔이 거기에 있기 때문이라고.”


인정하기 싫은 걸까? 아니면 정말 그렇다고 굳게 믿는 걸까?


강한이 어쩔 수 없단 표정을 지으며 포탈을 돌아보았다. 무스펠헤임에서 보던 포탈과 다르게 무척 안정된 포탈은 하늘색에 가까웠다.


이상한 기계가 포탈 주변을 감싸며 어떤 역할을 하는 게 분명했다.


이제 저 포탈에 좌표를 입력하고 들어가면 되는데, 문제는 그럴 시간이 없다는 사실이다. 놈들이 포탈을 따라 들어올 가능성도 높았고, 그렇게 되면 속절없이 당하게 된다.


그 전에 이 녀석들을 처리해야 했다.


강한이 서울 폴리스 근처 포탈 위치와 좌표를 떠올리며 바네사에게 말했다.


“바네사, 시간을 끌 테니 좌표를 입력해요. 그나마 가장 확실한 위치입니다. 그리고 포탈이 가동되면 망설이지 말고 들어가요.”


니플헤임 포탈 좌표를 건네준 강한이 양 검을 X자로 그었다. 불꽃이 팍하고 튀었다.


바네사가 말했다.


“뭘 하려고 하는 거야? 초능력도 없으면서?”


뒤를 돌아본 강한이 자신만만한 표정을 지었다.


“저만 믿어요.”


인상을 쓴 채 무슨 소리냐 묻는 바네사를 뒤로하고 강한이 안광을 뿜어냈다.


피처럼 붉은 안광을.


바네사가 난데없는 상황에 당황했다.


“무슨?”


하늘까지 치솟은 붉은 안광이 넘실거렸다. 동시에 엄청난 위압감이 공간을 압박했다. 중력이 배가 된 느낌이었다.


강한이 다리를 떠는 바네사를 뒤로하고 걸음을 내디뎠다. 그리고 플레임 이블로 웜을 가리키며 말했다.


“과열.”


홍염이 날을 따라 피어났다. 부드럽게 일렁인 불길이 정제되더니 날카롭게 버려졌다.


강한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발록의 힘까지 깨웠다. 마치 태양 그 자체 같은 엄청난 불길이 몸을 따라 활활 타올랐다.


순식간에 시야가 붉어지며 일렁이는 열기가 세상을 뒤덮었다.


바네사가 팔로 얼굴을 가리며 열기 사이를 쳐다봤다. 어찌나 뜨거운지 근처에 있던 웜이 녹아내릴 정도였다.


바네사가 떠듬거리며 말했다.


“말 도 안 돼.”


강한이 바네사를 쳐다보며 외쳤다.


“어서 가요!”


멍하니 있던 바네사가 퍼뜩 정신을 차렸다. 지금은 놀랄 시간이 없었다. 어서 포탈을 활성화 시켜야 했다.


질문은 나중이다.


레이피어를 집어넣은 바네사가 포탈로 뛰어갔다.


두 사람을 지켜보던 웜 무리가 공격을 시작했다.


강한이 염동력과 함께 불길을 폭사시켰다. 웜들이 녹아내리며 비명을 질렀다. 일부는 겉이 바삭바삭하게 익어 버렸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강한이 염동력으로 사일런스를 휘둘렀다. 일자로 길게 베자 불길을 피하려던 웜들이 우수수 반으로 잘렸다. 단면이 아주 예리하고 깔끔했다. 웜들이 툭툭 분리되며 쓰러졌다.


한 번에 수십 마리를 눕힌 강한이 하늘을 올려봤다. 더 많은 웜이 새까맣게 몰려오는 중이었다. 마치 검은 천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 같았다.


이러다간 끝이 없겠군.


바네사가 입력한 좌표를 따라 포탈이 서서히 진동하고 있었다.


완전 가동까진 5분.


짧지만 어려운 시간을 버텨야 했다.


한방 한방에 강한 힘을 실자.


생각 끝에 강한이 몸을 따라 피어오르는 불길을 윈드 커터에 실어 날렸다.

그리고 다가오는 웜을 사일런스로 죄다 베어버렸고, 플레임 이블을 바닥에 꽃아 달궈진 금속 바닥을 때어 던졌다.


개인이 전차부대 같은 화력을 만드는 장면.


하늘로 날아간 불길이 펑하고 터지자, 지상에선 웜들이 조각나 재가 되었고, 뜨거운 금속이 사방팔방을 덮치며 웜을 달군 프라이팬 위 메뚜기처럼 만들었다.


바네사는 포탈 근처론 개미새끼 한 마리 들어오지 못하는 장면을 보곤 전율을 느꼈다.


S급이 지닌 힘은 정말 상상을 초월하는 구나.


자신도 한 가닥 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S급인 강한은 차원이 달랐다.


동네 골목대장과 프로 격투기 선수의 차이랄까?


어마어마했다.


그 많은 웜을 모조리 재로 만들며 강한은 단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뿌리를 내린 나무처럼 굳건히 버티며 다가오는 웜을 오히려 밀어내기까지 했다.


바네사는 순간 강한을 무시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젠장.


섣부른 판단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이런 남자기 때문에 여기까지 올 수 있던 거다.


*


하늘 가득 날아오던 웜을 처리하자 지평선 저 너머에서 다른 웜이 날아왔다. 정말 끝이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이 많은 웜이 나타나는 걸까?


풀리지 않는 의문을 떠올리며 강한이 포탈을 확인했다. 이제 완성단계에 들어가고 있었다. 포탈 주변을 빙글 돌던 기계가 서서히 멈추더니 은은한 푸른빛이 사방을 자극했다.


바네사가 소리쳤다.


“됐어!”


강한이 지근거리까지 접근한 웜을 한꺼번에 베어버린 다음 포탈로 뛰어들었다.


먼저 통과해 있던 바네사가 서둘러 강한을 잡아끌었다.


밖으로 나오자 엄청난 추위가 엄습했다.


하지만 적응 할 사이도 없이 강한이 뒤를 돌아봤다.


웜이 보였다.


이대로는 놈들이 포탈을 통해 나오리라 판단한 강한이 다시 뛰어들려하자 바네사가 말렸다.


“기다려.”


강한이 멈추었다. 특별한 조작을 하지도 않았는데, 포탈이 빠르게 닫혔기 때문이다. 눈 깜짝할 만큼 순식간이었다.


소용돌이처럼 기운이 마구 섞이기 시작하더니 웜이 갈기갈기 찢기며 조각났다. 그리고 재가 되어 포탈 내부를 떠돌다 사라졌다.


바네사가 말했다.


“포탈 작동 시간을 조정했어.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엔 알아서 소멸하도록 했지.”


자칫 고기조각이 될 뻔한 강한이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바네사가 그런 강한을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저기, 나한테 할 말 없어?”


강한이 바네사를 똑바로 보며 대답했다.


“무사히 도착해서 다행이라는 말이요?”


팔짱을 끼고 다가온 바네사가 말했다.


“왜 숨긴 거야?”


강한이 버려진 포탈 연구 기지와 쉘터를 보며 대답했다.


“그냥 말할 타이밍을 놓쳤어요. 처음엔 믿지 못해서 그랬지만.”

“뭐?”

“그렇잖아요? 내가 S급이라는 사실을 밝혔으면, 서울로 보내주려 했겠어요? 어떻게든 이용하려고 했을 텐데.”

“그래서 우릴 속인 거라고?”

“냉정하게 말해서 처음엔 포탈 제어 기술만 훔친 다음 달아나려고 했어요.”

“뭐?”


어이없어 하는 바네사를 보며 강한이 손을 내밀었다.


“진정하시고.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야 하니까.”


강한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포탈뿐만이 아니라 돔을 유지하는 방법도 필요했죠.”


분명 그랬다.


부품을 구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파리 폴리스는 유지 되었다. 시스템이 엉망이 되었지만 구실은 했단 소리다.


웜이 공격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리고 돔 밖에 건설되어 있던 감시 초소와 여러 건물은 현재 서울 폴리스가 지닌 기술 수준을 훨씬 앞섰다.


강한은 그 기술까지도 원했다.


“우리 협력합시다. 여기까지 왔으니.”


바네사가 표정을 구기며 강한을 쳐다봤다. 하지만 화를 내거나 레이피어를 뽑는 행동까진 하지 않았다.


상대는 인간을 넘어선 S급.


브뤼셀까지 갔다는 헌터 롤랑의 전설을 아는 바네사는 화를 삭이기로 했다.


강한이 바네사를 빤히 보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말했다.


“좋아요, 약속은 약속이니까 반드시 지킬 겁니다. 그 전에 우린 서울 폴리스로 가야해요. 여긴 버려졌으니까.”


황량한 니플헤임을 보며 강한이 남쪽으로 몸을 돌렸다.


*


서울, 한때는 대한민국의 수도였던 도시.


격벽에 도착한 강한이 카메라를 올려봤다.


[신분 확인 완료]

[복귀를 환영 합니다.]


문이 열렸다. 바네사가 따라 들어왔다. 상대적으로 평화로운 모습에 바네사가 묘한 표정을 지었다.


강한이 바네사를 이끌고 수환을 찾아갔다.


강한이 죽었다 생각하던 수환은 이게 무슨 일인지 몰라 당황한 모습이었다.


살아 돌아온 것만 해도 기적 같은데 웬 백인 여자와 함께 왔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여자가 수환을 보며 손을 내밀었다.


“봉쥬르.”


수환이 무어라 말해야 할지 몰라 어리바리 하고 있을 때 강한이 통역기를 넘겨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하는 대화를 가만히 지켜봤다.


이제부턴 전적으로 두 사람이 해결해야 하는 일이었다.


수환을 설득해 지원과 보급품을 약속 받고 기술을 전수해 준다.


물론 보증은 강한이 직접 설 생각이었다.


바네사는 수환을 설득하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얼마 안가 수환이 악수를 나누며 미소 지었다.


“감사합니다. 좋은 거래입니다.”


강한이 소파 손잡이를 손바닥으로 치며 일어났다.


다음 계획을 실행할 차례였다.


“그럼 유리를 만났으면 하는데요?”


*


다시 만난 유리는 씻지도 않고 은거 중이었다. 불도 전부 꺼져있었고,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바닥이 끈적거렸다.


강한이 머리를 산발한 유리를 보며 심란한 얼굴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죽은 줄 알았고, 이대로 따라 죽으려 했다?”


유리가 고개를 숙인 채 작게 대답했다.


“응.”

“어째서?”

“그냥, 모든 게 나 때문인 것 같아서.”


이마를 부여잡은 강한이 말했다.


“바보야, 그게 왜 네 탓이냐? 자원한 건 나고 넌 최선을 다했어. 그리고 이런 위험쯤은 감수해야 했던 일이야.”

“하지만.”

“그만하고 일단 씻어. 기다릴 테니까.”


강한이 무작정 거실로 가 자리를 잡았다.


강한을 따라온 바네사가 옆구리를 찌르며 물었다.


“누구? 여자친구?”


강한이 손사래를 치며 대답했다.


“여자 친구가 아니라 그냥 친구. 포탈을 연구하는 연구원이자 헌터에요.”


아 하는 얼굴을 한 바네사가 유리를 위아래로 살폈다. 꼬질꼬질해 그렇지 꾸미면 상당히 반반해 보일 것 같았다. 잠시 스펙을 분석한 바네사가 왠지 모르게 가슴을 보며 승리자의 미소를 뗬다.


자존심 때문인 걸까?


그러거나 말거나 방안을 둘러본 강한이 바네사에게 말을 걸었다.


“핵심 기술 이전 이후 포탈이 완성되면 즉시 지원군과 보급품을 보낼 거예요.”


바네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줬으면 좋겠네. 파리 폴리스는 당장 무너지기 직전이니까.”

“거기도 이전엔 여기 같았죠?”


잠시 과거를 회상한 바네사가 말했다.


“엄청났지. 전설이 살아 숨 쉴 때였으니까.”


추억에 잠긴 바네사를 보며 강한이 곧 그 모습을 되찾을 거라 말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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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46화 박멸의 시간 18.12.08 717 15 10쪽
» 45화 벌레 군단 18.12.07 688 1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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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0 20 11쪽
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19 21 12쪽
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0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2 2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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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27화 안개 속으로 18.11.19 1,049 1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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