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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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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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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2
글자수 :
939,231

작성
18.11.22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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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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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DUMMY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서울 폴리스 시청, 집무실 안,


화질 때문에 불가능하다던 영상 분석 결과가 나왔다.


수환이 보고를 올린 직원을 원수처럼 노려봤다.


그런 다음 나지막하게 물었다.


“이게 뭔데 초기보고와 다르지?”

“그게.”


직원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변명했다.


“직원이 실수를 해서 자료를 오판하는 바람에.”

“실수?”

“네.”

“자네 경력이 몇이지? 이런 일 조차 커버하지 못하는 건가?”


실망 때문인지 아니면 분노 때문인지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다.


직원이 소라게처럼 몸을 웅크렸다.


“죄송합니다.”


가을 단풍처럼 얼굴을 붉으락푸르락 물들인 수환이 끙 소리를 냈다.


참아야 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순 없으니까.


대신 어떻게든 수습을 해야 했다.


걸레로 닦던, 말리던 무슨 수를 써야 했다.


수환이 말했다.


“당장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일을 바로 잡게. 아니면 자네 목이 날아갈 줄 알아.”

“알, 알겠습니다!”


직원이 꼬랑지 말고 도망가는 개처럼 집무실을 나갔다.


수환이 닫히는 문을 보며 가슴을 내리쳤다.


“젠장. 마음 같아선 조인트라도 까고 싶은데.”


소파로 걸어가 풀썩 주저앉은 수환이 천장을 올려다봤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고개를 내린 수환이 잔에 위스키를 채우고 쳐다봤다.


“내가 죽으면 고혈압이나 간암 때문일 거다. 저 자식들 때문에.”


수환이 눈을 감고 위스키를 입속에 털었다.


*


바닥에 쌓여있던 가루가 비산하며 램프 주변을 떠다녔다.


강한이 걸음을 멈추고 허리를 굽혔다.


검지와 엄지로 가루를 문지르자 검댕이가 묻어났다.


“키메라가 죽었군요. 아마도 라이칸스로프일 겁니다.”


세 사람이 동의했다. 다른 종류라곤 생각되기 힘들었다.


여긴 라이칸스로프 굴이니까.


청하가 길게 파인 굴을 가리켰다.


“흔적이 이어지고 있어.”


굽혔던 허리를 핀 강한이 굴 쪽으로 램프를 비추었다.


바닥을 따라 가루가 떨어져 있었다.


저 안에 놈이 있을까?


주변을 둘러본 강한이 다시 이동했다. 네 사람은 점점 더 깊숙이 들어갔다.


끝에 있을 무언가를 향해 멈추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이 굴이 끝나는 부분에 도착했을 때, 강한과 세 사람은 석상처럼 서서 멍하니 전방을 주시했다.


“맙소사.”


가장 먼저 입을 연건 재승이었다.


눈앞에 있는 건, 수많은 라이칸스로프와 싸우고 있는 한 키메라였다.


거대한 검은 뿔이 달린 황소머리에 구릿빛 피부를 지닌 괴물.


미노타우루스.


쇠사슬 끝에 걸린 거대한 갈고리를 무기삼아 라이칸스로프를 쳐낸 놈이 투우 소처럼 날뛰었다.


라이칸스로프가 어떻게든 수로 밀어붙이려 했지만 소용없었다.


피부가 얼마나 질긴지 이빨과 손톱조차 박히지 않았다.


접근할 때마다 쇠사슬과 갈고리의 먹이가 되었다.


라이칸스로프 한 마리가 곁으로 날아오더니 목이 부러지며 재가 되었다.


강한이 공간 가득 휘날리는 가루를 보며 눈썹을 구부렸다.


녀석은 압도적인 힘으로 라이칸스로프를 학살하는 중이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두꺼운 팔뚝, 코를 통해 흘러나오는 새하얀 김, 엄청난 악력을 자랑하는 기계 손.


손톱을 들이미는 라이칸스로프를 잡은 녀석이 유압 프레스 같은 오른 손으로 꽉 쥐었다.


몸을 비틀며 괴로워하던 라이칸스로프가 반으로 뚝 끊어졌다.


엄청나군.


강한이 침을 꼴깍 삼켰다.


발로 바닥을 찍더니 땅을 흔들 땐 몸이 들썩일 정도였다. 그러고 보니 몸 전체가 마치 중장비 같았다.


고출력 핵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키메라.


저 정도 몸이라면 골램 수십 배에 달하는 힘과 체력을 지닌 걸까?


강한이 그런 생각을 하며 코를 킁킁거렸다.


입구에서부터 느껴지던 피 냄새가 절정이었다.


특히 바닥에서 올라오는 냄새가 장난 아니었다.


강한이 재로 뒤덮인 바닥을 문지르자 걸쭉한 피가 묻어 나왔다.


녀석은 2분대만 잡아먹은 게 아니었다.


그 이전에도 여러 헌터를 잡아먹었던 모양이다.


강한이 헛구역질을 참으며 놈을 노려봤다.


손과 입 주위에 붉은 딱지와 같은 살점이 덕지덕지 붙어 있었다.


“사람 피 냄새가 맞았군.”


키메라가 죽으면 흘린 피도 가루가 되어 사라진다.


그러니 저 피는 분명 사람 피였고, 입구에서 느꼈던 피 냄새 또한 사람 피였다.


2분대.

영상에서 보았던 식인 장면.


확실했다.


놈이었다.


라이칸스로프 우두머리를 제압하고, 라이칸스로프를 학살하는 키메라.


그런데 어째서 놈이 여기에?


라이칸스로프 굴이 아니던가?


잠시 생각하던 강한이 미간을 좁다.


반대로 생각하면 답이 나왔다.


여태껏 헛다리를 집고 있었다.


“여긴 라이칸스로프 굴이 아니에요.”


정민이 미노타우루스 움직임을 관찰하며 물었다.


“뭐?”


강한이 대답했다.


“여긴 미궁입니다. 라이칸스로프가 침입자고요.”

“그럼?”

“피 냄새에 이끌린 라이칸스로프가 미궁을 공격했고, 미노타우루스가 이들을 몰아내는 중입니다.”


재승이 불안한 얼굴로 말했다.


“그런 놈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고개를 스륵 돌린 강한이 재승을 쳐다봤다.


“당연하죠.”


재승이 말했다.


“하지만 저건 미노타우루스야. 돔 근처에서 만날 수 없는 키메라라고.”


강한이 자신감 있게 대답했다.


“전력 차이가 나지만 이럴 때를 대비해 훈련받고 수업 들었잖아요?”


청하가 고개를 저었다.


“그래도 우리 전력을 고려하면 후퇴가 답이야. 저건 상위 개체니까.”


강한이 알고 있단 표정을 지으며 대꾸했다.


“애초에 여기 온 목적이 정찰이라면 저도 그렇게 했을 거예요.”

“그럼?”

“전 놈을 죽이러 온 겁니다.”


강한이 청하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우리가 해야 해요.”


말을 마친 강한이 미노타우루스를 쳐다봤다.


“할 수 있다고요.”


마지막 라이칸스로프를 쓰러트린 미노타우루스가 강한과 세 사람을 발견했다.


잘만 싸우면 승산이 있다 판단한 강한이었다.


놈은 지친 상태였다.


*


미노타우루스가 쿵쿵 거리며 걸어왔다.


강한이 똑바로 마주보며 플레임 이블을 뽑아들고 염동력을 주입했다.


우웅하고 울린 플레임 이블이 붉게 달아오르더니 지옥 열기를 뿜어냈다.


공기가 자글자글 타오르더니 화륵 불길이 용광로처럼 뿜어져 나왔다.


강한은 처음부터 모든 힘을 다할 생각이었다.


미노타우루스도 그럴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지친 상태론 결코 오래 싸울 수 없다.


청하, 정민, 재승이 강한과 미노타우루스를 지켜보며 적당히 떨어졌다.


“사자를 사냥하는 법 기억나지?”


청하가 말했다.


“지쳐서 쓰러지면 마무리하는 거야.”


정민이 동의했다.


“수업시간에 배운 걸 이렇게 써먹네.”


재승이 두 사람을 보며 표정을 굳혔다.


“이건 무모한 짓이야.”


인정 할 수 없었다.


재승이 두 사람을 말렸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야 해. 우리 전력으로 놈을 상대하는 건 자살행위라고.”


정민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강한 말이 맞아.”


청하가 말했다.


“놈은 지쳐있어. 지금이라면 잡을 수 있다고.”


말이 통하지 않았다.


정민 역시 귓등으로 흘려들을 뿐이었다.


재승이 턱을 꽉 다물었다.


다들 미쳤어.


잠시 갈등하던 재승이 걸음을 옮겨 램프 바깥쪽으로 빠져나갔다.


살금살금 숨조차 쉬지 않고.


청하와 정민은 강한이 싸우는 장면에 집중하느라 전혀 알아차리지 못했다.


폭음과 열기.


윈드커터를 만들어낸 강한이 시계방향으로 돌며 쏘았다.


무식하게 뿔을 세운 미노타우루스가 공격을 무시하며 그대로 돌진했다.


퍽하는 소리와 함께 몸과 부딪친 윈드커터가 소멸했다.


강한이 곧장 플레임 이블을 가로로 눕히고 방어했다.


미노타우루스가 뿔로 강한을 받았다.


-콰쾅!


엄청난 충격에 굴이 흔들렸다.


강한이 무릎을 굽히며 숨을 참고 버텼다.


동시에 플레임 이블에서 뿜어져 나온 불길이 홍염처럼 피어나기 시작했다.


쇠를 달굴 정도로 강한 열기에 미노타우루스가 꿈틀댔다.


강한이 힘으로 미노타우루스를 밀치며 공기를 압축한 다음 터트렸다.


-펑!


멀찍이 밀려난 미노타우루스가 고개를 흔들더니 다시 돌진했다.


거대한 두 뿔이 마치 창처럼 강한을 겨누었다.


단기 예지로 위치를 파악한 강한이 본래 자리를 벗어나며 플레임 이블을 회전시켰다.


염동력을 추진력 삼아 날아간 플레임 이블이 미노타우루스를 빠르게 베고 지나갔다.


하지만 미노타우루스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강한이 플레임 이블을 회수하며 보니 피부에 흠집이 난 정도에 불과했다.


방어력은 골램 이상이다.

저 몸뚱이에 든 건 절반의 육체와 절반의 기계.

피부를 뚫고 들어간다 해도 치명상을 입히기란 힘들다.


미노타우루스가 몸이 풀렸다는 듯 어깨를 빙글 돌리고 포효했다.


-쿠어어!


기세가 대단했다.


놈이 초능력을 사용 못하는 육체계라 다행이었다.


“그런다고 상황이 좋아지지는 않지만.”


손에 쥐고 있던 쇠사슬을 빙글 돌린 미노타우루스가 이를 던졌다.


끝에 달린 무쇠 갈고리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날아왔다. 크레인이나 기중기에서 사용하던 물건이 확실했다.


막으면 안 돼.


재빨리 판단한 강한이 자리를 벗어났다.

그리고 빠르게 주변을 돌며 바닥에 떨어져 있던 라이칸스로프 손톱을 염동력으로 날렸다.


고개를 돌린 미노타우루스가 몸부림치며 이를 튕겨내더니, 다시 무쇠 갈고리를 날렸다.


이번에도 단기 예지를 사용한 강한이 여유 있게 피하며 쇠사슬과 연결되는 고리를 플레임 이블로 베었다.


불꽃이 튀며 폭발이 일었다.


청하가 감탄했다.


“확실히 전투 센스는 따라 갈 자가 없네.”


정민이 동의했다.


“직감으로 안다고 해야 할까? 그렇지?”


대답을 기다리던 정민이 뒤를 돌아봤다.


들려와야 할 대답도 있어야 할 사람도 없었다.


처음엔 멀찍이 떨어져 있나 했지만 그것도 아니었다.


“어라?”


청하가 물었다.


“왜?”

“재승 씨가 없어.”


눈을 구긴 청하가 주변을 살폈다.


두 사람은 얼마 안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청하가 욕을 내뱉었다.


“비겁한 자식, 이럴 줄 알았어.”


정민이 청하를 쳐다봤다.


“쫓을까?”


청하가 화를 삼키며 말했다.


“그럴 시간 없어.”


지금 재승을 추적하면 강한은 홀로 남게 된다.

작전을 위해서라도 둘은 남아야 했다.


언제든 개입할 준비를 해야 하니까.


두 사람이 다시 전투로 시선을 옮겼다.


마침 강한이 무쇠 갈고리를 잘라내고 기운차게 돌진하고 있었다.


미노타우루스가 쇠사슬을 그대로 당기더니 채찍처럼 휘둘렀다.


-쾅!


바닥을 내리찍은 쇠사슬이 스르륵 끌리며 상하좌우로 마구 움직였다.


플레임 이블을 찌르고 들어가던 강한이 화들짝 놀라 고개를 숙였다.


머리카락이 스쳤다.


단기 예지를 사용했지만 워낙 빠른데다 불규칙해 소용없었다.


“젠장.”


엄청난 근력이었다. 쇠사슬을 마치 리본처럼 다루고 있었다.


이러면 갈고리를 자른 의미가 없는데?


안광을 터트린 강한이 공기를 폭발시켜 미노타우루스를 밀쳤다.


균형을 무너트리고 다시 거리를 벌릴 생각이었다.


하지만 전혀 통하지 않았다.


두 다리로 버티고 선 놈이 콧바람을 내뱉더니 쇠사슬을 낮게 휘둘렀다.


순간 발목을 잡힌 강한이 오히려 균형을 잃었다.


“헉!”


미노타우루스가 쇠사슬을 당기며 뿔을 세웠다.


딸려가던 강한이 플레임 이블을 뻗었다.


이판사판이다.


-쿵!


강한과 미노타우루스가 충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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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44화 벌레 군단 18.12.06 701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2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7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4 1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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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24 21 12쪽
»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2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5 20 13쪽
28 28화 안개 속으로 18.11.20 1,048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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