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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흘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SSS 급: 전설이 된 헌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무흘
작품등록일 :
2018.10.26 00:18
최근연재일 :
2019.04.14 18:30
연재수 :
17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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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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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9,231

작성
18.11.2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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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DUMMY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유리가 리치를 올려봤다.


몸이 반쯤 빠져나온 상태였다.


이 이상은 위험한데.


강한은 코피를 흘리며 한기와 싸우고 있었고, 교수님은 정신을 잃은 상태였다.


유리가 두통으로 멍한 머리를 억지로 굴렸다.


저 문양은 일종의 회로.


창을 힘겹게 쥔 유리가 숨을 들이마셨다.


“셧다운 시켜야 해.”


녹이 슨 것처럼 뻑뻑한 몸을 억지로 움직인 유리가 이를 던졌다.


한기만 남은 적막한 공간을 창이 번쩍이며 갈랐다. 그리고 문양에 박혔다.


-끼에엑!


강한을 압박하던 리치가 고개를 돌렸다.


창이 안으로 파고들며 천장에 금이 가고 있었다.


다시 한 번 끔찍한 비명을 지른 리치가 거대한 아이스 스피어를 소환해 유리를 공격했다.


힘겨루기에 집중하던 강한이 경로 앞으로 뛰어 들며 사일런스를 휘둘렀다.


아이스 스피어가 반으로 갈라지며 바닥과 충돌하자 푸른 얼음구름을 만들었다.


강한이 유리를 돌아보며 소리쳤다.


“뭐 하는 거야?”


유리가 대답대신 천장을 가리켰다.


-끼아아악!


귀가 떨어져나갈 정도로 비명을 지른 리치가 창을 잡아 뽑으려 하고 있었다.


강한이 상황을 눈치 채곤 손을 뻗었다.


마침 비명소리를 듣고 정신 차린 창민이 두 눈을 껌뻑거리는 중이었다.


“교수님!”


유리가 소리치며 도움을 구했다. 잠시 어리둥절해 있던 창민이 놀란 얼굴을 했다.


“어떻게 된 거지?”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해요. 일단 염동력을 보태 주세요.”


유리가 창민을 간절히 보았다.


창민이 일단 그렇게 하겠다고 했다.


세 사람이 염동력을 보태자 창이 천장 깊숙이 파고들었다. 리치가 버텨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충격을 이기지 못한 천장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리치가 높게 찌르는 쇳소리를 내며 몸을 억지로 비틀었다.


강한이 몸을 파르르 떨며 염동력을 끝까지 밀어 넣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커다란 조각이 떨어졌다.


리치가 추락했다.


주변을 뒤덮던 한기가 사그라졌다.


힘을 대폭 잃은 놈이 비틀거렸다.


역시 문양과 힘이 관계가 있었다.


강한이 사일런스를 잡고 똑바로 섰다. 머리부터 갈라버릴 생각이었다.


몸을 반쯤 수그린 리치는 움직일 힘조차 없는지 축 늘어진 모습이었다.


강한이 그런 리치 정수리를 겨누며 사일런스를 내려쳤다.


리치가 그 순간 손을 뻗으며 소리를 질렀다.


-캬악!


손등에서 툭하고 자란 뼈가 사정없이 파고들었다.


-푹!


강한이 가슴을 내려 봤다. 방한복 사이로 솜이 삐져나와 있었다.


“이런 개뼈다귀 같은 새끼가.”


사일런스를 쥔 손에 더욱 힘을 준 강한이 말했다.


“조각을 내주마.”


자비 없이 내려쳐지는 사일런스를 보며 리치가 그럴 리 없다는 얼굴로 푸른 불꽃을 마구 흔들었다.


말없이 리치를 반으로 가른 강한이 방한복 안으로 손을 넣어보았다.


블루 코트가 아니었다면 목숨을 잃었을 상황이었다.


“아프긴 더럽게 아프네.”


강한이 재가 되어 날아가는 리치를 보며 말했다.


*


무너진 천장 중앙에 박혀있던 불사의 구슬이 떨어졌다. 강한이 이를 주은 다음 잿더미 사이를 쳐다봤다.


문양과 불사의 구슬을 이용해 탑을 다스리고 있었군. 불사의 구슬이 분리되자 힘을 잃은 거고.


전리품을 회수한 강한이 한기가 도는 뼈를 살펴보았다.


이 재료를 가공해 프로스트 블레이드를 만든다고 했지?


거래 조건 완수였다.


핵까지 챙긴 강한이 이번엔 불사의 구슬을 들고 이리저리 살폈다. 겉보기엔 평범한 구슬 같았다. 표면 위로 푸른빛이 살짝 돌았고, 안쪽은 짙은 보라색이 도는 검은색에 가까웠다.


이를 가만히 들여다보던 강한이 배낭에 담은 다음 창민에게 다가갔다.


창민은 지금 무너진 천장을 보며 감탄하는 중이었다.


강한이 물었다.


“저게 그 포탈인가요?”


창민은 대답하지 않았다. 옆에서 필기를 하던 유리가 넋이 나간 창민을 대신해 대답했다.


“저건 포탈의 일부분이야.”

“일부분?”

“포탈은 이 탑 지하에 있어. 저건 포탈에서 흘러나온 기운이 모인 흔적이고.”

“무슨 말이야?”

“간단히 말해 리치가 포탈 위에 탑을 지었다는 거지.”

“그럼 엘은 외부에서 여기까지 온 게 아니라 처음부터 탑 안에 있었다는 건가?”

“그렇지, 포탈을 통과해 도착한 순간 갇힌 셈이었으니까.”

“함정에 걸렸던 거군.”

“그런데 정말 신기해.”

“왜?”

“리치가 이 포탈로 뭘 했는지 좀 봐. 마치 자기 힘을 강화시키는 거대한 핵으로 사용한 것 같지 않아?”


그제야 돌아가는 상황을 눈치 챈 강한이었다.


“포탈이 지닌 힘을 이용해 탑을 건설하고 이런 괴상힌 일을 벌였다는 거군.“

“그래, 네 말대로야.”


강한이 심각한 표정으로 유리를 쳐다봤다.


유리가 말을 이었다.


“리치는 이걸 에너지원으로 삼았어. 그리고 엘은 포탈을 통해 공간을 뛰어 넘었지.”


창민이 진지한 얼굴로 끼어들었다.


“엘이 재가 되며 혹시 모를 단서조차 남지 않았지만 어쨌든 엄청난 발견을 한 거라네.”


강한이 유리를 쳐다봤다.


“그래서 그렇게 열심히 필기 한 거야?”


유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폴리스로 돌아가면 당장 이를 학계에 발표하고 연구할거야. 만약 내 생각대로 포탈을 이용할 수 있다면, 더 이상 핵을 구하지 않아도 돼. 심지어 다른 지역으로 마음껏 이동할 수 있다고.”


예상대로였다.


“지난 백 년 동안 반복해온 역사가 바뀌는 거군.”


유리가 필기를 끝내고 대답했다.


“완전히.”


*


폴리스로 돌아가는 여정은 생각보다 쉬웠다. 나이트메어 덕분에 풍경이 변했기 때문이다.


평범한 숲과 들, 그리고 독특한 양식을 지닌 버섯 마을을 지난 강한이 일행과 함께 폴리스로 복귀했다.


[신분 확인 완료]

[복귀를 환영합니다]


문이 열렸다. 안으로 들어간 강한이 격벽을 통과했다. 폴리스가 눈에 들어왔다. 이젠 고향에 왔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강한이 유리와 창민을 돌아보며 말했다.


“전 간단히 전화 보고를 한 다음 준을 만나러 갈 겁니다. 이걸 전해줘야 해서요.”


창민이 대답했다.


“우린 바로 학교로 가서 기록을 정리해야겠네.”

“그럼 여기서 헤어져야겠군요.”

“그래.”


유리가 아쉬운 얼굴로 물었다.


“연락 할 거지?”


강한이 핸드폰을 들어 보였다.


“번호 저장해 뒀으니까, 바쁘지 않으면 나중에 밥이라도 한 끼 하자.”


손을 건넨 강한이 미소 지었다. 유리가 손을 마주 잡았다. 그리고 위아래로 흔들며 시선을 교환했다.


처음엔 미소를 짓던 강한이 어색하게 물었다.


“좀 놔줄래?”


유리가 화들짝 놀라며 강한을 쳐다봤다.


“아, 미안.”


난색을 표하던 강한이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연락할게.”


유리가 멀어지는 강한을 보았다. 창민이 그런 유리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강한을 좋아하니?”


유리가 무어라 변명하려다 기침을 했다. 사례가 들린 모양이었다.


창민이 말없이 묘한 웃음을 보냈다.


*


전화 보고를 한 강한이 메탈 포지로 갔다. 먼저 도착해 있던 수환이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


“불사의 구슬은?”


배낭을 보여준 강한이 씩 웃으며 대꾸했다.


“저보다 불사의 구슬이 더 소중한가 보죠?”


수환이 넉살을 떨며 대답했다.


“당연한 거 아닌가?”


강한이 배낭을 툭툭 치고는 안으로 들어갔다. 미리 준비를 마친 준이 버선발로 마중을 나왔다.


“대박!”


강한이 배낭을 건네주었다.


떨리는 손으로 배낭을 받은 준이 안을 들여 봤다. 냉동고처럼 아주 차가웠다. 볼이 뻣뻣해질 정도였는데, 불사의 구슬과 리치의 뼈가 온전히 보관되어 있었다.


“그래, 이거야! 이거!”


신주단지 모시듯 배낭을 작업실로 옮긴 준이 안에서 두 물건을 꺼냈다.


강한이 준을 잠시 쳐다보다 옆으로 다가갔다. 거대한 기계가 보였다.


알 수 없는 파이프가 잔뜩 연결되어 있었고, 투명한 유리 안으로 기계 팔이 보였다.


준이 불사의 구슬을 기계 안에 집어넣고 말했다.


“지금부턴 집중해야 합니다.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


강한과 수환이 잠시 머뭇거리다 문을 닫고 나가기로 했다.


*


미영이 오지 않았다면 문을 열고 안을 들여다봤을 지도 몰랐다. 하루가 지나도록 준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영이 미안하단 얼굴로 말했다.


“보통 작업하면 삼사일 밤새긴 일쑤에요. 너무 흥분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은 모양이지만.”


수환이 그럴 수도 있겠단 얼굴을 했다.


“그만큼 정성을 다한다는 거겠지.”


살짝 초조한 얼굴을 한 강한이 메탈 포지 입구를 쳐다봤다.


*


미영이 보낸 연락을 받은 강한이 서둘러 메탈 포지로 향했다. 도착해서 보니 준이 퀭한 얼굴과 덥수룩한 수염을 보이며 미소 지었다.


“성공입니다.”


피곤하지도 않은지 엄지를 치켜 든 준이 강한을 안으로 안내했다.


수환이 나중에 와서는 호들갑을 떨었다.


“성공이라고? 정말 성공인가?”


준이 검은 천으로 둘러싸인 물건을 가리켰다.


“저겁니다.”


강한과 수환이 귀신에 홀린 사람처럼 앞으로 다가갔다. 준이 옆에 서서 천을 잡았다.


“보십쇼. 제 역대 걸작을.”


검은 천이 스르륵 떨어지자 두 물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견고하고 아름다운 백금을 얇게 제련해 체인처럼 만들고 끝에 불사의 구슬을 다듬어 보석처럼 박아 넣은 목걸이와 차가운 한기를 흘리며 빙하처럼 푸르게 빛을 반사하는 검.


“이터널 목걸이와 3번 검 프로스트 블레이드입니다.”


강한이 두 물건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한쪽은 어머니를 위한 선물, 다른 하나는 소유주가 없는 검이지만 헌터로써 탐이 날 수 밖에 없는 무기였다.


준이 조심스레 목걸이를 들어 강한에게 건넸다.


“약속한 대가입니다.”


강한이 고개를 끄덕이며 목걸이를 받았다.


*


수환과 함께 병원으로 간 강한이 어머니 앞에 섰다.


혈색이 무척 안 좋아진 상태였다.


눈 밑으로 검은 다크 서클이 보였고, 피부가 보라색에 가까웠다.


간호사가 말했다.


“신장에 문제가 생겼어요. 온 몸으로 염증도 퍼졌고요.”


고개를 끄덕인 강한이 말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개를 저은 간호사가 방을 나갔다.


강한이 어머니 손을 잡고 조용히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이터널 목걸이를 꺼냈다.


준이 해준 설명대로라면 목에 걸기만 하면 된다. 그럼 심장으로 끊임없는 생명을 부여한다고 했다. 죽은 자도 되살리는 힘을 말이다.


강한이 떨리는 손을 지정시키며 목걸이를 어머니 목에 걸었다. 그리고 차분하게 지켜봤다.


보라색에 가깝던 피부가 빠르게 붉어지더니 혈색이 급격히 좋아졌다. 다크서클도 사라지고 미약하던 숨이 정상으로 회복됐다. 곪았던 상처도 아물고 말랐던 체격에 살까지 붙었다.


신기했다.


어머니 손을 붙잡은 강한이 세심하게 변화를 관찰했다.


처음엔 생기를 얻는 수준이더니 조금씩 변화가 빨라지고 있었다.


수환이 머리카락을 가리켰다.


윤기 없던 머리카락이 활력을 얻더니 찰랑거렸다. 이어 주름져있던 피부가 탱탱해지며 탄력을 회복했다.

동시에 이터널 목걸이가 빨려 들어갔다.


강한은 이 상황을 보며 몹시 당황했다.


“어?”


이런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건강을 되찾는 다고만 했지 다시 젊어진단 소린 금시초문이었다.

거기다 이터널 목걸이가 빨려 들어가다니?

혹시나 일이 잘못되는 거 아닐까?


노심초사 하던 강한이 마른 침을 삼켰다.


수환이 실시간으로 변화를 지켜보며 식은땀을 흘렸다.


몸 안으로 흡수된 이터널 목걸이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아름다운 한 여인이 누워 있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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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 45화 벌레 군단 18.12.07 690 16 11쪽
44 44화 벌레 군단 18.12.06 700 15 11쪽
43 43화 벌레 군단 18.12.05 722 15 12쪽
42 42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4 697 16 12쪽
41 41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3 744 17 11쪽
40 40화 희생과 책임 사이 18.12.02 757 16 12쪽
39 39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2.01 803 17 12쪽
38 38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30 805 18 11쪽
» 37화 알다가도 모를 결과 18.11.29 833 20 12쪽
36 36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8 870 15 11쪽
35 35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7 863 16 11쪽
34 34화 얼음과 눈의 세상 18.11.26 923 16 11쪽
33 33화 각자의 사정 18.11.25 998 18 11쪽
32 32화 각자의 사정 18.11.24 961 20 11쪽
31 31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3 1,023 21 12쪽
30 30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2 961 17 11쪽
29 29화 무모함과 용기는 종이 한 장 차이 18.11.21 1,074 20 13쪽
28 28화 안개 속으로 18.11.20 1,048 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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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6화 안개 속으로 18.11.18 1,198 22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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