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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조선도깨비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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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2.09.10 16:20
최근연재일 :
2023.01.26 16:39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243
추천수 :
48
글자수 :
125,500

작성
23.01.1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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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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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6. 조우(3)

DUMMY

“단장님이 얼른 11영멸단에 가서 도움을 청하라고 하셨습니다.”


단장과 여러 얘기를 나누는 그는, 변명하듯 우리를 향해 도망쳐 온 경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본래 끝까지 남아 12단장과 함께 싸우려고 했지만, 12단장이 자신들의 힘만으로는 두 마리의 도깨비를 모두 처리할 수 없다고 판단해 믿을만한 단원 한 명을 11영멸단에게 지원 요청을 위해 보낸 셈이었던 것이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대로 있다간 몰살당한다는 단장의 말에 어쩔 수 없이...”

“두 마리의 도깨비를 상대로 빠져나오기 쉽지 않았을 텐데.”

“단장이 다소 무리해서 틈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설마, 먹었느냐?”

“... 네.”


사내는 고개를 푹 숙이며 답했고, 단장은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방증하듯 혀를 차며 얼굴을 일그렸다.


“먹었다는 것이, 설마?”

“그래, 환지혼을 먹은 모양이다.”

“환지혼을 먹었다면... 혼자서 전부 처리했을 수도 있지 않습니까?”


환지혼의 위력을 눈앞에서 봤었던 석오. 순진한 마음가짐으로 단장에게 질문을 던졌지만, 그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절망적인 답변만을 내놓았다.


“한 마리라면 몰라도, 두 마리는 어림도 없다. 환지혼을 먹은 지는 얼마나 됐느냐?”

“... 한 식경 정도는 된 것 같습니다.”

“젠장.”

“무슨 문제라도 있는 것입니까?”

“하아, 바보야! 지속시간!!”


한량의 질문에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푹 쉬며 답변을 내놓는 랑이. 단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부연설명을 했다.


“환지혼은 보통 먹는 즉시 효력을 발휘해 일 다경이 살짝 넘는 시간동안 그 효과가 지속되지. 이 자의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쯤 두 번째 환지혼을 먹었겠구나.”

“환지혼은 계속 먹어도 상관없는 것입니까?”

“아니, 당연히 아니지.”


단장은 점점 급박해지는 상황을 의식하는 발걸음을 더욱 재촉하며 이어 말했다.


“이미 과부하 된 몸에 또 다른 환지혼을 먹어버리면 몸에 큰 부담을 주지. 당사자는 약의 효력으로 과부하에 따른 고통을 느끼지는 못하겠지만, 육체는 점점 한계로 치닫게 되는 법, 일반적으로 3개를 먹으면 몸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해 터져 죽어버린다고들 하지.”

“그렇다면, 긴급 상황이잖아요!”

“그래, 한 시가 급해.”


단장의 설명에 경악하는 단원들. 단장과 사내의 말을 종합해봤을 때, 12단장과 그의 단원들의 몸은 이미 한계에 치닫고 있다는 점은 불 보듯 뻔 한 일이었다.


“젠장...!”


자신이 속해있는 단의 장의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힘이 되어주지 못하는 현 상황이 분한 듯, 사내는 이를 뿌득 갈며 더욱 발걸음을 재촉했다. 아무래도 우리 단장의 말이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상기시킨 모양이었다.


물론, 자책하는 그를 그냥 보고만 있을 리가 없는 단장은 사족을 덧붙여 그를 안심시켜줬다.


“뭐,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이렇게 달려가고 있으니... 앞으로 얼마나 더 남았느냐?.”

“...! 이제 곧 입니다.”

“다들, 발검 하거라!”


곧 현장에 도착한다는 사내의 말에 크게 외치는 단장. 모두들, 속도를 점차 늦추기 시작하면서 검을 꺼내들었다.


챙, 챙-


“저깁니다!”


청명하게 울리는, 검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흐릿하게 보이는 윤곽들. 사내는 검지로 정면을 있는 힘껏 가리키며 소리 질렀다.


“오냐. 다들! 무턱대고 들이대지 말고, 제 몸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삼거라!”

“네!”


단장의 명령에 당차게 답하는 우리들. 그는 한시름 걱정을 놓은 듯 옅은 미소를 짓고는, 단독으로 속도를 높여 적진으로 뛰어 들어갔다.


“어, 엄청난 속도...!”

“우리도 천천히 따라가자!”


우리는 이미 시야 밖으로 사라진 단장의 잔상을, 허탈한 웃음을 지으며 따라 달려 나갔다.




***




촤악-


“?!”


퍽-


이미 한계에 다다랐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던 12단장. 그는 검을 들고 있는 것조차 힘든지 검을 쥐고 있던 두 팔은 덜덜 떨고 있었고, 이를 본 도깨비는 그의 심장을 향해 손을 뻗으며 돌진하려던 찰나였다.


“드, 드디어 오셨군요.”

“... 상황은 어떻지?”


12단장을 향해 달려드는 도깨비의 손을 깔끔하게 잘라내곤 회전시킨 몸의 원심력을 다리를 통해 발산시켜 그를 밀쳐내는 단장. 그는 후들거리는 다리를 부여잡고 있는 12단장의 앞에 서서 재빨리 자세를 고쳐 잡곤 도깨비를 향해 검을 겨누었다.


“이제 두 개째도 효력이 다 해가고 있던 상황입니다. 도깨비들은 한 놈은 중중등, 다른 한 놈은 중하등으로 추정되고...”

“나머지 한 놈은 어디 있지?”


조소를 띠며 잘려나간 손을 붙이고 있는 도깨비를 잔뜩 노려보며 되묻는 단장. 실제로 그의 시야에는 중중등으로 추정되는 도깨비 한 놈밖에 있지 않았다. 12단장은 머뭇거리더니 이내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 나머지 단원들이랑 대치 중에 있습니다.”

“위치는?”

“저 녀석을 먼저 해치우려고 무리를 하다가 그만...”

“변명은 됐고, 위치는?”


어느새 원상 복구된 손을 어루만지며 기분 나쁜 미소를 짓는 도깨비. 단장은 변명을 늘어놓는 12단장을 나무랬다.


“... 동쪽으로 1리 정도는 떨어진 것 같습니다.”


조심스레 단장이 튀어나온 방향으로 손가락을 치켜드는 12단장. 단장은 걷잡을 수 없는 현 상황에 한숨을 푹 쉬었다.


후우...-


그리곤, 뒤에서 숨을 고르고 있는 12단장을 힐끗 보며 말문을 열었다.


“... 움직일 수 있겠나?”

“움직일 수는 있지만... 효력이 떨어져서 움직임을 따라갈 수 있을지 말지는...”

“그럼 됐다. 전력으로 따라 오거라.”


단장은 청색빛깔의 도복 안에서 환지혼을 꺼내들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빨리 해치우고, 소중한 제자들의 뒤를 봐줘야 되지 않겠느냐.”




***




“거의 다 왔어!”


맨 앞에서 우리의 발걸음을 재촉시키며 달려가는 사내. 그를 따라가느라 쉬지도 못하고 지금까지 전력질주를 해왔던 우리였기에 심장은 터질 듯이 박동하고 있었고, 입 밖으로는 매연같이 건조하고 거친 숨이 뿜어져 나왔다.


“자, 여기가...”


다 왔다는 안도감에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우리 쪽으로 돌리는 사내.


그 때였다.


촤악-


“?!”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잘려나가는 사내의 목.


폭발하듯 터져 나오는 핏물이 공중으로 흩뿌려지고, 갑작스레 잘려나간 사내의 목은 중력의 힘에 의해 바닥으로 힘없이 떨어져 버렸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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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장 1. 중중등 도깨비 23.01.07 4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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