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조선도깨비실록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2.09.10 16:20
최근연재일 :
2023.01.26 16:39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209
추천수 :
48
글자수 :
125,500

작성
23.01.15 17:07
조회
26
추천
1
글자
6쪽

5. 조우(2)

DUMMY

... 단장님!-

“단장님?”


어렴풋이 ‘단장님’이라는 단어라 들려온다는 것을 눈치 챈 우리는 일제히 시선을 단장님으로 옮겼지만, 단장은 여전히 영문을 모르는 눈치였다.


“모두 발검 하거라!”

“ㄴ..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단원들에게 전투 준비 태세를 요하는 단장. 다가오는 소리가 점점 커져오는 방향으로, 단장과 더불어 우리들은 잔뜩 긴장한 채 검을 겨누었다.


'혹시나 저번에 만났던 급의 도깨비면 어떡하지?'


문득 이와 같은 불길한 생각이 내 머리를 스쳐갈 때, 갈대밭 너머에서 더 선명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 필신 단장님!-

“옵니다!”


점점 명확하게 들려오는 누군가의 비명소리에 잔뜩 긴장한 우리들. 침을 집어삼키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단장만큼은 의연하게 소리가 들리는 갈대 쪽을 잔뜩 노려보고 있었다.


“강필신 단... 으악!”

“뭐야!”


드디어 등장한 비명의 정체. 하마터면 상대의 목을 벨 뻔 한 단장은 황급히 겨누던 검을 치우곤 갈대밭에서 소리를 지르며 나타난, 이름 모를 단원의 비틀거리는 몸을 잡았다.


“허억, 허억...”

“너는...! 12영멸단 소속이 아니더냐!”

“강, 강필신 단장님, 큰일 났습니다!”


한참을 달려왔는지 거친 숨을 몰아쉬는 그. 몸에 걸치고 있는 단복은 여기저기가 찢겨져 있는, 말 그대로 넝마와 같았고, 팔 쪽에는 부상을 입었는지 팔뚝 부분의 옷이 빨갛게 물든 채 핏방울이 바닥으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자신의 소속 단을 왜 이탈해 있는지 물어보려는 단장은 심상치 않은 그의 상태에 깜짝 놀란 눈치였다. 일단은 치료가 우선이라고 생각한건지, 하려던 말을 잠시 멈추곤 피가 뚝뚝 흘러내리는 그의 팔뚝을 자신의 바지 밑단을 찢어 잔뜩 동여맸다. 상처 부위가 그가 입고 있는 옷에 가려져 있어 잘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단장은 어쩔 수 없이 상완근 윗쪽 부위에 매듭을 지었다.


“팔은 왜 이 지경이 된 것이냐?”


부상을 당한 채 우리에게 달려온 그는 12영멸단 소속 단장의 오른팔이었던 모양이다. 소속 단장에게 지대한 신뢰를 받고 있는 만큼 출중한 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지만... 그의 상태와 상황을 미루어 짐작해 봤을 땐 꽤나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 같았다.


“저희 12단이 도깨비들의 습격을 받았습니다!”

“습격?”

“... 네, 아무래도 중중등 급은 돼 보이는 녀석들이 순식간에 저희를...”

“중중등급?!”


깜짝 놀란 단장과 단원들. 중중등 급이라면, 전주에 우리가 조우했던 그 도깨비와 같은 급이라는 소리 아닌가!


“숫자는?”


하지만 단장은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는데, 당혹스러운 현 상황에도 그 감정을 얼굴에 티내지 않고 침착하게 공격을 해온 도깨비들의 머릿수를 물어봤다.


“두 마리였습니다!”

“그 괴물 같은 놈이 두 마리 씩이나...?”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는 랑이. 한량과 석오도 이에 동요한 듯 일그러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전주에 중중등 급의 도깨비의 위력을 뼈저리게 느꼈던 우리였기에, 현 상황을 설명하는 그의 말에 우리는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깨비들이 뭉쳐서 다니다니, 말이 돼?”


일반적으로 도깨비들은 단독행동을 한다고 배웠던 우리. 대부분의 도깨비들은 지능이 낮아 의사소통이나 이를 비롯한 다양한 작전 구사가 불가능하고, 설사 가능한 돌연변이가 있다 하더라도 각자 개성이 강해 서로 간 협력을 하는 일은 사실상 0에 수렴한다고 배웠었다.


“단, 예외는 있는 법.”


하지만 이런 의구심을 일축시키는 단장. 이어서 두려움에 몸을 부들부들 떠는 우리를 진정시키기 위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중중등 급이라면 서로 간의 의사소통도 무리 없이 가능하니, 협력하는 경우도 생기는 법. 내 한 번 경험한 적이 있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네에...”


경험이 있다는 단장의 말에 다소 안정이 된 우리들, 다만 그의 말 하나론 다 불안감이 다 가시지 않았던 우리의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 차 있었다.


“길을 안내할 수 있겠느냐?”

“물론입니다! ... 자, 저를 따라오시면 됩니다.”


사내는 전장에 남겨진 나머지 단원들이 걱정되는 듯 재빨리 몸을 추스르곤 우리를 안내해 주기 시작했다. 사내가 길을 안내하기 위해 움직이자 우리는 살짝 주춤거렸지만, 이미 중중등급 도깨비와는 전투를 한 번 경험해 봤다는 사실과 일주일 동안 단장과 특훈을 했다는 사실이 우리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돼 주었다.


“너희들은 일단 제 몸을 지키는 데 전념 하거라. 혹시나 12단장과 내가 위험해지기라도 하면 자리에서 곧바로 이탈해 영멸청으로 보고하러 가고.”

“네? 하지만...”

“명령이다.”


12영멸단의 지원에 가기에 앞서 주의사항을 단단히 일러주는 단장. 당연히 그 내용에 납득이 되지 않았던 나는 반발하고 나섰지만, 단장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나를 보곤 다시 한 번 상기시켰다.


“... 알겠습니다.”

“좋아, 이제 가자고.”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이며 이를 받아드리는 나. 나머지 조원들도 내키지는 않은 모양이었지만, 어쩔 수 없지 않느냐며 내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우리는, 사내의 길안내를 받으며 빽빽한 갈대밭을 헤쳐 제12영멸단이 있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조선도깨비실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관련 공지(수정) 22.09.30 99 0 -
33 9. 전투(3) 23.01.26 21 1 6쪽
32 8. 전투(2) 23.01.23 20 1 7쪽
31 7. 전투(1) 23.01.19 20 1 7쪽
30 6. 조우(3) 23.01.17 22 0 7쪽
» 5. 조우(2) 23.01.15 27 1 6쪽
28 4. 조우(1) 23.01.13 28 1 6쪽
27 3. 환지혼(2) 23.01.11 28 1 6쪽
26 2. 환지혼(1) 23.01.09 30 1 7쪽
25 2장 1. 중중등 도깨비 23.01.07 41 1 7쪽
24 1장 마지막화. 22.11.18 93 1 7쪽
23 23. 22.11.09 72 1 10쪽
22 22. 22.11.08 78 1 10쪽
21 21. 22.11.07 78 2 9쪽
20 20. +2 22.11.03 84 2 10쪽
19 19. 22.11.01 82 2 10쪽
18 18. 22.10.31 84 2 9쪽
17 17. 22.10.28 84 2 9쪽
16 16. 22.10.27 89 2 10쪽
15 15. 22.10.26 88 2 9쪽
14 14. 22.10.24 101 1 9쪽
13 13. 22.10.19 98 2 9쪽
12 12. 22.10.17 99 2 9쪽
11 11. 22.10.15 99 2 9쪽
10 10. 22.10.10 105 2 9쪽
9 9. 22.10.08 110 2 9쪽
8 8. 22.10.03 105 1 9쪽
7 7. 22.10.01 122 2 9쪽
6 6. 22.09.25 133 2 9쪽
5 5. 22.09.24 154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