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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조선도깨비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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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2.09.10 16:20
최근연재일 :
2023.01.26 16:39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230
추천수 :
48
글자수 :
125,500

작성
23.01.23 19:49
조회
20
추천
1
글자
7쪽

8. 전투(2)

DUMMY

“뭐, 뭐야...”


공격을 퍼부어도 도깨비에게 단 하나의 유효타도 먹이지 못했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란 우리들은, 재빨리 그에게서 벗어나 다시금 경계자세를 취했다.


“저게 가능해?”

“흠집 하나 안 나다니... 얼마나 단단한 거야?”


입속에 머금은 침을 내뱉으며 장갑을 꽉 동여매는 석오. 나머지 단원들 역시 무식하게 단단한 도깨비의 육체에 경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얼굴을 잔뜩 찌푸리며 어떻게 공략해야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탓-


“?!”


돌연 눈앞에서 사라진 도깨비.


이어서,


““석오야!””


퍽-


랑이와 내 외침을 듣고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는 석오의 옆구리를 정확히 가격하는 도깨비. 우리는 가까스로 그의 움직임을 포착했지만, 석오는 대응하지 못한 채 무방비상태로 옆구리를 내줘버렸다,


“커억...!”


각혈과 함께 족히 10자는 옆으로 날아간 석오. 굵은 나무기둥에 부딪혀 더 이상 날아가지는 않았지만, 갈비뼈와 내장이 파열된 듯 쉽게 일어서지 못하고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신음을 냈다.


“야, 괜찮아?”

“조심해! 또 온다!”


달려가서 석오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던 나는, 어쩔 수 없이 다시금 도깨비에게 시선을 옮겨갔다.


“일단 저 개자식을 먼저 처리하자고!”

“자, 잠깐!”


옆에서 그녀의 말을 거들곤 월도를 치켜들며 도깨비를 향해 돌진하는 한량. 그는 단원이 당했다는 생각에 열이 잔뜩 받은 듯 상기된 얼굴로 월도를 크게 휘둘렀다.


히아아아아압!-


탁-


“뭣?!”


하지만 그런 한량의 합을 한 손으로 막아버린 도깨비. 월도의 날을 부여잡은 도깨비는 이내 팔의 핏줄이 구더기처럼 튀어나올 정도로 힘을 주더니,


파직-


월도의 날을 산산조각 내 버렸다.


“?!”


규격 외의 힘에 화들짝 놀란 한량. 예상치 못한 괴력에 뒤로 주춤한 한량의 빈틈을, 도깨비는 놓치지 않고 그대로 그의 복부를 정면으로 강타했다


퍼억-


“억...”


숨을 쉬는 것조차도 괴로운지 가격당한 명치 부분을 고통스럽다는 듯 부여잡은 한량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져버렸다.


다행이도 명은 붙어있는지 몸을 부들부들 떨고 있는 그였지만, 꽤나 심각한 부상을 입었는지 일어날 기색은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한량!”

“잠깐! 흥분하지 마.”


한량까지 당해버린 이 상황에 잔뜩 흥분해버린 내 몸이 무의식적으로 앞으로 쏠리자, 랑이는 황급히 팔로 나를 저지해 나섰다.


“흥분해봤자 달라지는 건 없어.”

“하지만...!”“같이 공격해보자. 일단...”


랑이는 돌격하기 전에 준비할 것이 있다며 품에서 환지혼을 꺼내들었다. 환지혼에 대해 단장이 말한 것들이 신경 쓰이긴 했지만, 지금은 그런 사소한 것을 따질 때가 아니라며 그녀는 잽싸게 약을 삼켰고, 나 역시 이에 수긍하며 재빨리 품에서 꺼내 먹어치웠다.


꿀-꺽


“?!”


환지혼을 삼킴과 동시에 몸에서 바로 반응이 왔는데, 가장 두드러지는 약효는 바로 빨라진 심장 박동이었다. 터질 듯이 빨라진 박동의 속도 때문인지 체온 또한 비약적으로 올라간 듯 했고, 거친 숨을 몰아쉬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을 정도로 호흡이 가팔라졌다.


“하아, 하아...”

“후우우...”


나는 랑이의 말대로 침착함을 유지하기 위해 가슴팍에 손을 얹고 진정하려고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그녀 역시 몸에 나와 비슷한 변화가 왔는지 복식호흡을 시도하고 있었다.


끼, 끼긱-


우리가 그렇게 환지혼을 먹고 난 뒤의 부작용에 휩쓸려 있을 동안, 도깨비는 고개를 기이할 정도로 옆으로 꺾어대며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나와 랑이는 이를 눈치 채곤 서둘러 돌격 자세를 잡았지만, 우리가 자세를 완벽히 고쳐 잡았을 때에는 벌써 10자도 채 되지 않는 거리에 와 있었다.


“.,, 진정됐어?”

“응...”


결연한 각오와 함께 잔뜩 움켜쥐는 사인검의 손잡이. 우리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곤 살짝 고래를 끄덕였다. 말을 하지 않아도, 서로 상의를 하지 않아도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었다.


저 도깨비를 죽이는 것.


그러기 위해선, 단장을 이기기 위해 연마했던 기술, 오늘 단장과 대련할 때 했던 ‘그’ 기술을 쓰는 방법밖에 없었다.


탓-


동시에 자리에서 도약한 우리는, 각자 왼, 오른편에서 검을 어깨 너머로 크게 치켜들며 동시에 외쳤다.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제 3장-


단오풍정-


도깨비를 중심으로 스쳐가는 바람처럼 양 옆을 엄청난 속도로 베어버린 우리. 큰 반호를 그리며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검이 도깨비의 옆을 깔끔하게 잘라내 버렸다.


촤악-


“끼이이익!”


공격이 제대로 들어갔는지 소름끼치는 비명을 내지르는 도깨비. 이 도깨비와의 전투가 있고 나서 처음으로 들어간 유효타에 나는 주먹을 불끈 쥐며 외쳤다.


“됐어!”

“기뻐하긴 일러. 다음이야”

“아, 응!”


하지만 냉철하게 상황을 판단해 한 다리를 회전축으로 삼아 반원으로 돌려 다시금 몸을 도깨비 방향으로 돌리는 랑이. 한껏 기뻐하던 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황급히 랑이와 호흡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다.


탓-


양 옆구리에 생긴 상처가 고통스러운 듯 양 손으로 이를 연신 매만지며 비명을 질러대는 도깨비를 보며,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판단한 랑이가 재빠르게 발을 굴러 도약했다.


이번 합동 공격에는 우리 조원들 중 가장 속도가 빠른, 랑이의 사인검에서부터 비롯됐다.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제 1장-


주유청강-


촤아악-


부상을 입은 몸을 비틀어 움직이려는 도깨비의 움직임을 원천봉쇄하려는 듯, 랑이는 도깨비의 발목을 향해 칼날을 휘둘렀다.


우아하고 아름답게 흘러들어가는 검의 궤적이 부드럽게 도깨비의 발목을 지나갔고, 그 위력을 방증하듯 도깨비의 발목에는 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끼, 끼기기기긱!”

“지금이야!”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버리는 도깨비와 나를 향해 소리치는 랑이. 그녀의 뒤를 따라 달려가고 있던 나는 서둘러 도깨비의 목을 조준해 검술을 펼쳤다.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제 2장-


유곽쟁웅-


사악-


흩날리는 도포자락과 함께 몸을 빙글 회전하며 앞으로 내지르는 사인검. 도깨비의 목을 떨어뜨릴 작정으로 강하게 휘둘렀지만,


턱-


“젠장!!”

“끼, 끼긱!”


얄궂게도 반 정도만 잘려버린 목.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 칼날은 목 정 중앙에 떡하니 멈춰버렸고, 도깨비는 기이하게 머리를 잔뜩 흔들며 비명을 내질렀다.


“그대로 있어!”


마무리를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나온 탄식에도, 랑이는 이를 마무리하기 위해 도깨비를 향해 다시금 달려들며 기세좋게 외쳤다.


히아아아아압!-


작가의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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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6. 조우(3) 23.01.17 22 0 7쪽
29 5. 조우(2) 23.01.15 27 1 6쪽
28 4. 조우(1) 23.01.13 28 1 6쪽
27 3. 환지혼(2) 23.01.11 29 1 6쪽
26 2. 환지혼(1) 23.01.09 30 1 7쪽
25 2장 1. 중중등 도깨비 23.01.07 41 1 7쪽
24 1장 마지막화. 22.11.18 93 1 7쪽
23 23. 22.11.09 72 1 10쪽
22 22. 22.11.08 78 1 10쪽
21 21. 22.11.07 78 2 9쪽
20 20. +2 22.11.03 85 2 10쪽
19 19. 22.11.01 83 2 10쪽
18 18. 22.10.31 85 2 9쪽
17 17. 22.10.28 85 2 9쪽
16 16. 22.10.27 90 2 10쪽
15 15. 22.10.26 88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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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7. 22.10.01 122 2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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