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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조선도깨비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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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2.09.10 16:20
최근연재일 :
2023.01.26 16:39
연재수 :
3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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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0
추천수 :
48
글자수 :
125,500

작성
23.01.11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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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쪽

3. 환지혼(2)

DUMMY

“환지혼이 복용자의 혼의 양을 증대시켜준다는 것은 알고 있지?”

“네, 증대된 혼의 양 덕분에 일시적이지만 신체의 한계를 초월할 수 있다고...”


랑이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단장. 돌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단, 여기에는 큰 희생이 따르지.”

“희생이요?”

“그래. 환지혼이 어떻게 혼의 양을 증대시켜주는지 알고 있느냐?”

“음...”


고민에 빠진 단원들. 영멸원에서 배울때는 단순히 환지혼의 '기능'에 대해서만 배웠지, 그 효능이 '어떻게' 몸 안에서 발현되는지는 배운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 초간의 정적이 흐르던 와중, 갑작스레 석오는 깨달았다는 듯 크게 소리쳤다.


“아! 환지혼 안에 혼이 담겨 있는 건가?”

“설마. 정반대다.”


하지만 단호하게 선을 긋는 단장. 더 이상 추가적인 의견이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분위기에 한숨을 다시 한 번 푹 쉬고는 자신의 가슴팍을 두드리며 다소 비장하게 말했다.


“자신의 몸 안에 있는 혼을 꺼내는 것이다. 강제적으로 말이지.”

“몸 안의 혼...? 복용자의 몸 안의 있는 혼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이해가 잘 되지 않은 우리는 단장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의 몸 안의 혼을 꺼낸다는 개념 자체가 우리에게는 다소 생소했던 것이다. 환지혼 안에 혼이 담겨 있어 이를 먹는다는 개념이, 우리에게는 더욱 친숙하게 느껴졌다.


우리들의 지식 수준을 잘 알고 있던 단장은, 당연하게도 우리가 한 번에 이해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추가로 부연설명을 해주었다.


“우리 몸에는 누구든지, 물론 양과 질에는 차이가 있지만, 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 그 혼을 한 곳에 집중시켜, 예를 들면 이 검.”


단장은 더 자세히 설명해주기 위해 검집에서 자신의 환도를 꺼내들었다.


“이 검에 자신의 혼을 담아 도깨비를 베면, 도깨비에게 상처를 입히고, 나아가 존재를 없애버리는 것까지 가능하지. 단,”

“단?”

“너희도 경험했듯이 중급 이상의 도깨비들은 자연적으로 인간의 몸 안에 흐르는 혼의 양으로 죽이는 것은커녕 공격을 반응하기에는 대게 큰 무리가 있지.”

“그래서 그때 그 도깨비가 순식간에 팔을 회복했던 거군요.”


우리는 거짓말처럼 잘려나갔던 팔을 원상복구 시켰던 도깨비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현장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순식간에 팔을 붙였던 도깨비는, 당시 우리에게 있어선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래서, 이 환지혼이 필요한 게다. 일부 천재(天才)를 제외하곤 자연히 흐르는 혼의 양으론 도깨비를 토벌하기엔 턱도 없으니까. 이게 대충 무슨 뜻인지는 알겠지?”

“그러니까... 환지혼이 강제적으로 몸 안에 흐르는 혼의 양을 증대시킨다는 것인가요?”


단장은 흡족한 듯 미소를 짓곤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물론 방대해진 혼의 양으로 인해 신체는 일시적으로 한계를 초월하겠지만, 당연하게도 몸에 과부하가 오는 것이다. 이렇게, 피멍이 드는 것은 물론.”


단장은 두 팔을 높이 올려 멍이 든 부분을 우리에게 공연히 보여주곤 말을 이어나갔다.


“그 시간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근육은 물론 뼈까지 부셔질 수 있다는 거지. 물론 무엇보다도, 자신의 수명을 깎는다는 점이 가장 큰 부작용이지만.”

“자, 잠시만요!”


예상치 못한 단장의 발언에 깜짝 놀란 한량. 단장의 말을 가로채곤 질문을 던졌다.


“수명을 깎는다니요?”

“말 그대로의 의미다. 무한하지 않는 혼의 양을 무리하게 써버린다는 것은, 결국 자신의 수명을 당겨쓴다는 것이니.”


그의 말에 따르면 이랬다.


사람마다 양의 차이는 있지만, 무한하지 않다는 것이 혼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혼을 담고 있는 구념을 부시면 소멸해버리는 도깨비처럼, 인간 역시 몸에 흐르는 혼이 다하면 빈껍데기인 육체만 남아버린다.


즉, 과도하게 몸 안의 혼을 남발해서 사용하다간 달아 없어져 ‘인간의 마음’을 갖지 못하는 금수가 돼 버린다는 것이다.


“자주 사용하다가 짐승이 된 녀석들이 많아서 말이지. 멋모르는 햇병아리들이 힘에 도취되다 보니...”

“그럼, 저흰 못 받는 건가요?”


시무룩한 채 얼굴을 구기는 석오. 하지만 단장은 기다렸다는 듯 품에서 4개의 환지혼을 꺼내들었다.


“뭐, 그럴 참이었지만. 오늘 같은 일도 있다 보니 하나쯤은 비상용으로 갖고 있는 편이 좋겠구나.”

“?! 정말요?”


단장의 말에 화색이 도는 한량과 석오. 그들에게 있어서는 그의 말이 단비와도 같았을 것이다.


한편, 다소 걱정되는 부분이 있었던 나와 랑이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웃고 있었다. 단장이 말했던 부작용이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단!”


건네주려고 뻗은 팔을 돌연 접은 단장. 들떠 있는 두 남자가 걱정되는지 주의사항을 단단히 일러주었다.


“꼭 긴급한 상황에서만 쓸 것. 명심 하도록 해라.”

“네!”

“하아... 걱정 된다 걱정 돼.”


하염없이 밝은 얼굴로 환지혼을 건네받는 한량과 석오를 보며 랑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단장으로부터 환지혼이라는 양날의 검을 받아버린 나는 마냥 웃고만 있을수는 없었다. 난생 처음으로 중중등의 도깨비를 만난 사실. 그 도깨비의 압도적인 힘에 단 합도 겨루지 못한 채 멀리서 구경만 했다는 사실. 그리고 임시방편으로 수명을 깎는 약물을 받았다는 사실이 복잡하게 뒤엉켜 나를 괴롭혔기 때문이다.


랑이 역시 나와 비슷한 형편이었는지 눈에는 근심이 가득 차 있었지만, 두 손을 흔들며 한껏 기뻐하는 그들을 보곤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옅은 미소를 띠고 있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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