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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조선도깨비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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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2.09.10 16:20
최근연재일 :
2023.01.26 16:39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3,234
추천수 :
48
글자수 :
125,500

작성
23.01.07 16:09
조회
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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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2장 1. 중중등 도깨비

DUMMY

조선시대에는 팔도 각지에 들끓는 도깨비들을 구축하기 위해 영멸청이라는 관청을 세웠는데, 도깨비들을 하하등부터 상상등까지 등급을 매겨 체계적으로 이를 멸하기 위해 영멸청 단원들은 각지에서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었다.


한편, 주인공인 이 연은 정조 원년에 영멸청 단원인 한 여인과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그녀를 동경하게 되고, 이윽고 영멸청에 들어가게 되는 원대한 꿈을 꾸게 된다.


그는 평소 신세를 지고 있는 아가씨에게 조언을 듣곤 영멸원에 들어가 김석오, 김한량, 이 랑이랑 한 조를 이뤄 이제현 사부의 지도하에 영멸청에 들어가기 위한 역량을 기르게 된다.


그렇게 반 년정도의 수련 시간이 지났을 까. 우연치 않게 영멸청 소속인 나리에게 눈에 띄게 되어 그토록 꿈에 이르던 영멸청에 들어가게 된 우리들. 첫 임무인 마을 경계 작전을 일주일동안 진행하던 와중, 난생 처음으로 중중등의 도깨비를 조우하게 된다.


“크, 크크크크크크큭”


소름끼치게 웃고 있는 도깨비. 단장은 그런 도깨비를 매섭게 노려보며 이를 향해 검을 잔뜩 치켜들고 있었다.


탓-


갑작스레 시야에서 사라진 도깨비. 나를 포함한 조원들은 모두 이를 눈으로 쫓지 못해 우왕좌왕하던 와중, 도깨비는 순식간에 단장을 향해 돌진해 팔을 휘둘렀다.


챙-


우리완 다르게 간신히 반응한 단장. 가까스로 도깨비가 내지른 팔을 검으로 막아냈지만, 소름끼치게 웃고 있는 도깨비는 자신의 손을 막아낸 검을 부셔버릴 생각으로 꽉 쥐었다.


“젠장!”


퍽-


촤아악-


이를 알아챈 단장은 곧바로 도깨비의 복부를 발로 가격해 거리를 벌렸다.


“크, 크크크크크크크크큭.”


가격당한 부위를 어루만지던 도깨비는, 다시금 소름끼치게 웃은 다음 단장을 향해 돌진해나갔고, 단장은 이를 가까스로 막아내기에 바빴다.


챙, 챙, 챙-


이를 눈으로 쫓는 것만으로도 벅찬 우리는, 뒤에서 검만을 움켜쥔 채 우뚝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어, 어떡하지?”


어쩔 줄 몰라 하는 내게 랑이는 침을 꼴깍 삼키며 말했다.


“움직임을 눈으로 쫓기에도 벅찰 정도로 엄청난 속도로 움직이고 있어... 아마 우리가 도와주려고 해봤자 걸림돌만 될 거야.”

“... 일단은 뒤에서 기회를 엿보자.”


한량의 제안에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어쩔 수 없이 단장과 도깨비의 결투를 관망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도깨비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는 단장. 360도로 몸을 재빠르게 회전시켜 공격하는 도깨비의 다리를 단장은 검을 든 팔을 굽혀 막아낸다.


퍽-


“크윽!”


도깨비의 공격에 피해가 축적됐는지 한순간 자세가 흐트러져 버린 단장. 도깨비는 이를 놓치지 않고 엄청난 속도로 주먹을 내질러 단장의 복부를 가격한다.


퍼억-


“커억...!”


촤아악-


“단장님!”


도깨비의 공격의 반작용으로 뒤로 밀려나버린 단장. 걱정되는 마음에 한목소리로 단장을 불러보는 우리였지만, 단장은 손을 뻗어 나서지 말라고 우리를 제지했다.


“재밌군, 재밌어! 크, 크크크크크크큭.”


잔뜩 노려보는 단장을 보며 조소를 띠는 도깨비. 단장은 입에 머금은 핏물을 내뱉곤 심호흡을 내뱉었다.


후우우-


그리곤 작은 목소리로 낮게 읊조리기 시작했다.


단원풍속도첩(檀園風俗圖帖), 제 6장-


탓-


담배썰기-


발 주변 잡초들이 흔들릴 정도로 강하게 도깨비를 향해 돌진한 단장.


촤악-


도깨비는 눈으로 단장의 모습을 쫓아갈 수 없었던 우리와 마찬가지로 미처 반응하지 못한 채 왼쪽 팔을 내어주고야 말았다.


“무... 무슨 일이?”

“됐어! 저 자식의 팔을 잘라버리다니...!”


석오의 말대로 단장은 도깨비의 왼쪽 팔을 잘라버리는 데 성공했다... 만, 꽤나 몸에 부담이 가는 모양인지 이어서 공격은 하지 않고 숨을 고르며 도깨비를 잔뜩 노려보고 있었다.


도깨비는 예상치 못한 단장의 속도에 당황한 듯 빨간 피가 뿜어져 나오는 절단면을 황급히 부여잡았지만, 이내 그를 쳐다보며 조소를 띠었다.


“하아, 하아...”

“오랜만에 꽤나 재밌는 상대를 찾은 것 같군. 크, 크크크크큭.”


도깨비는 소름끼치게 웃어대며 잘려나간 팔을 집어 들곤 과격하게 절단면으로 갖다 댔다. 도깨비의 이런 기이한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던 황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단장은 예상했다는 듯 혀를 차며 말했다.


“... 역시나, 이 정도론...”

“크,크크크크크크큭.”

“뭐, 뭐야!”


그저 잘려나간 팔을 갖다 댔을 뿐인데도 말끔하게 붙어버린 도깨비의 왼쪽 팔. 주변 혈관들이 구더기처럼 꿈틀거리더니 어느 순간부터는 절단선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두 부분이 빽빽하게 동여매졌다.


믿을 수 없는 이 상황에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고, 단장은 다시금 자세를 고쳐 잡으며 곧 이어질 도깨비와의 전투에 대비하고 있었다.


‘... 젠장.’


한 방 먹였다고 생각했던 단장의 일격도 무용지물로 끝난 지금 이 상황에서,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 채 뒤에서 구경만 하고 있는 내 처지에 문득 화가 치밀어 올랐다. 나는 그저 이렇게 검을 쥐고 있는 손을 바들바들 떨며 단장과 도깨비와의 전투를 관망하고 있었다.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채 그저 남이 해결해주기만을 바라면서 도망치는 지금 내 상황은, 반년 전 도깨비로부터 도망만 다니던 내 신세와 아무런 차이점이 없었다.


‘... 이걸 원한 게 아니잖아!’


동경했던 여인의 모습과 큰 괴리감이 느껴지는 내 처지에 나는 그만 고개를 푹 숙이고야 말았다. 반년동안 열심히 노력했지만 정작 눈앞에 나타난 도깨비에 한 합도 나누지 못하고 단장 뒤에 숨어서 목숨만을 보전하는 꼴이라니.


...-


나는 그만 질끈 눈을 감아버렸다.


주체할 수 없이 흘러나오는 자괴감에 버틸 수 없었던 나는, 그만 현실을 마주할 생각을 버린 채 도피해버린 것이다.


비겁하게 말이다.


“고개를 들거라.”

“?!”


돌연, 단장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지체 없이 들이닥치는 무력감에 도망치지 말거라.”

“...”

“지금 느끼는 이 굴욕감을 잊지 말고, 앞으로 발전하면 될 일.”

“하지만...!”


한량은 절망적인 이 상황에 그만 기염을 토했다. 힘이 다 해버린 단장. 이에 비해 조소를 띠며 잔뜩 여유를 부리는 도깨비. 아무런 힘이 돼 주지 못하는 단원들. 객관적으로 현 상황을 봤을 때 지금 이 상황이 한가하게 훈수만 두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는 것은 자명했다.


“잘 보도록 하거라.”

“네?”


하지만 이 상황과는 모순되게도 단장은 어딘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듯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말

2장 연재 시작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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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 환지혼(1) 23.01.09 31 1 7쪽
» 2장 1. 중중등 도깨비 23.01.07 42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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