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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무능력한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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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1.12.18 19:44
최근연재일 :
2022.06.12 14:12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738
추천수 :
79
글자수 :
189,441

작성
22.04.14 12:22
조회
54
추천
1
글자
8쪽

[ep4] 레인과 함께

DUMMY

끼리릭-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니 이내,


철컥-


잠겨 있던 문이 굉음과 함께 열렸다.


여긴 도서관 1층의 구석진 곳. 사서는 모이라의 부탁에 흔쾌히 앞장서 이 장소로 우리를 안내했다.


미로처럼 복잡한 도서관 내에 이러한 문이 있었다니, 평범한 손님의 경우에는 운 외에는 찾을 일이 거의 없을 것 같았다.


아무튼 고대하고 고대하던, 지하 1층으로 내려가는 통로의 시작점이 열렸다.


"... 이건..."

"자, 가시죠."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과 고요히 울리는 그 여파,


수직으로 가파르게 뻗어있는 계단들은 이 공간이 예사롭지 않은 곳임을 방증하고 있었다.


사서는 가져온 초롱에 불을 붙이곤 이내 지하 1층을 향해 걸어 내려갔고, 우리는 그 뒤를 바삐 쫓았다.


"스승, 그나저나 이 장로님과는 어떻게 알게 된 거에요?"


걸어내려가던 도중, 로웬과 모이라간의 관계가 궁금해져 질문을 던졌다.


"아, 모이라 말이지?"


그는 잠깐 과거를 회상하듯 턱을 매만지더니 말했다.


"... 음! 미안, 까먹었다."

"뭐?!"


어이없는 그의 대답에 탄식을 내뱉었다.


'이 능구렁이 같은 스승녀석, 또 얼버무릴 속셈이네...'


아무래도 나에게 숨기는 무엇인가가 있는 모양이다.


"... 어휴."

"자자, 잡담은 이쯤 하고! 저기 보이는구나."


로웬이 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빛을 내뿜고 있는 한 입구가 있었다.


왕래가 적고 습한 공기덕에 입구 주변에는 거미줄이 붙어있었고, 그 크기는 사람 한, 두명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였다.


"저, 장로님. 이만 가보겠습니다."

"..."


사서가 모이라를 향해 인사하자, 그녀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우리는, 모이라의 권위에 힘입어 도서관 지하 1층에 도착했다.


베일에 쌓여 있던 지하 1층의 모습은, 예상외로 평범했다.


이유모를 선선한 공기에, 은은하게 빛을 밝히는 벽에 박힌 초록 보석들. 숨겨놓은 비밀의 방이라고 하기엔 크기도 작지 않았으며 환경 또한 계단쪽과는 달리 쾌적했다. 아무래도 누군가가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모양이다.


'뭐, 중요한 서적들을 보관하는 곳이니까... 당연한 건가?'


그렇게 지하 1층의 모습에 대한 감상에 젖어있을 때였다.


짝-


"자, 그럼! 찾아볼까?"


로웬의 합장과 함께, 나는 정신을 차리고 소피아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




"... 어?"

"오스카, 이거..."


책을 펼쳐본 나와 레인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도 그럴게, 책 안에는 아무것도 써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뭐야, 왜 아무것도..."

"아, 맞다."


당혹스러워하던 우리를 보더니, 로웬은 깜박했다는 듯 말문을 열었다.


"책 안의 내용을 볼려면 장로의 마력을 책 안에 집어넣어야 돼."

"네...?"

"쉽게 말하자면, 장로가 보여주길 허락한 책만을 네가 읽을 수 있다는 거지."


역시, 쉽게 볼 만한 정보가 아니였다. 이런 귀찮은 장치까지 적용시켜 놓다니.


"아, 참고로 보여줄 수 있는 책은 인당 한 권이니까 신중히 골라서 모이라에게 갖다 줘."

"... 네."


쳇. 단 한 권 뿐이라니. 그래도 엘프의 마법에 대한 비밀을 엿보는 것이니 군말없이 조건에 따르기로 했다.


그렇게 10여분이 지나고-


"..."


내가 고른 책은 [고대 마법 전개도],


고대에 엘프들이 써온 마법들의 전개도는 분명 소피아에게 도움이 될 정보일 것이다.


한편 레인이 고른 책은... [마력 순환 분석도]?


"어차피 내가 빌린 책은 나 혼자서밖에 못 읽으니까..."

"마력 순환이면..."

"응, 맞아. 혹시 나도 마법을 쓸 수 있을까 궁금해서! 한번 찾아볼려고."


마법 시전에서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것은 체내의 마력을 골고루 순환시킬 수 있는 마력 순환 능력, 다른 종족에 비해 이 능력이 떨어지는 수인은 이 때문인지 마법을 쓸 수 있는 자가 매우 적다.


"바보같지? 사용하지 못할 것을 뻔히 아는데... 히히."

"아니, 바보같지 않아."

"...?"


바보같다니.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감히 누가 폄하할 수 있을까.


"나는 목표를 포기하지 않는 네가 오히려 멋지다고 생각하는걸."

"..."


갑자기 고개를 휙 돌리는 레인, 혹시 내가 말실수를 했나?


그녀는 그렇게 잠시 서 있더니 이내 내 옆구리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뭐래... 바보가."

"응?"

"크흠!"


로웬의 헛기침으로 상황이 급하게 정리되고, 나와 레인은 서둘러 모이라에게 책을 갖다줬다.


"여기요."

"... 저도."


양 손으로 내민 각각의 책들을 미소를 지으며 받은 모리아는, 이내 두 책을 책상 위에 올리곤 손바닥을 앞으로 내질러 마력을 주입시켰다.


지이잉-


엘프 고유의 마력이 책에 주입되기 시작하고,


촤라락-


이내 책의 커버가 열리며 재빠르게 책의 페이지들이 넘어간다.


"와아아..."


페이지 한 장 한 장에 시시각각 새겨지는 글씨들의 향연에 시선을 빼앗긴 레인은 탄식을 내뱉었고, 나 역시 그 아름다운 광경에 넋을 놓았다.


"..."


1분도 채 안 되어 작업이 끝나고, 모리아는 두 책을 다시 각각에게 전달해줬다.


""감사합니다!""


고개숙여 이구동성으로 감사함을 전하는 우리를 보며 모리아는 역시 환하게 웃었다.




***




"보냈어?"

"응."


레인에 물음에 나는 짧게 답했다.


본래는 타인에게 '절대' 양도할 수 없는 지하 1층의 서적,


하지만 내 간곡한 부탁에 모리아는 흔쾌히 허락했다.


"그나저나 정말 의외야."

"그러게."

"아니, 엘프의 보물과도 같은 책을, 심지어 지하 1층의 책을 이렇게 쉽게 빌려주다니. 난 솔직히 기대하고 있지도 않았어."

"..."


'확실히, 이상할 정도로 일이 순조로워.'


아무리 친구의 제자임에도 이렇게 쉽게 국보급 서적을 빌려줘도 되는 걸까? 심지어 그 책을 전혀 모르는 사람한테 빌려준다고 했는데도? 모리아의 알 수 없는 행동에 우리는 의미모를 불안감을 느꼈다.


"뭐, 일단은 좋은게 좋은 거니까. 어찌됐든 일은 잘 풀렸네."

"응, 잘 됐네!"


불안감은 접어두고, 난 [고대 마법 전개도]를 소피아로 향하는 우편에 부쳤다. 문제가 생기더라도 그건 나중의 일이니까... 개의치 않고 저지르자고 결심했다. 걱정하며 발만 동동 구르다간,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 할 뿐이지 않은가.


"자, 네 딸의 소원도 들어줬겠다... 이제 뭐 할래?"

"음... 한 달 뒤에 책도 반납해야 되니까, 일단은 여기 있을까?"


모리아가 정해준 한 달의 반납기간. 그녀의 선의에 반하지 않기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기한은 지키고 싶었다. 그리고 약속을 지키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도리이니까.


그리고,


레인이 빌린 책을 그녀가 충분히 읽을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하기도 한다. 당찬 의지를 가지고 빌린 책인만큼 그녀도 충분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좋아! 그러면..."

"... 네가 빌린 그 책, 뭣하면 내가 도와줄까?"

"응?"


예상치도 못한 내 제안에, 그녀는 놀란 듯 눈이 휘둥그레졌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잖아. 내가 도와주는 편이 더 배우기 쉬울거고."

"..."

"싫으면..."

"아냐!"


레인은 황급히 내 손을 잡으며 말을 끊었다.


"그럼 잘 부탁해!"

"으, 응."


...


적극적인 그녀의 태도에 가까워진 서로의 사이를 의식하듯 나는 상기된 얼굴을 한 채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고, 레인 역시 의외의 내 반응에 황급히 손을 놓았다.


작가의말

여유분 추가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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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p5] 결말(완) 22.06.12 60 1 5쪽
60 [ep5] 침입(4) 22.06.05 43 1 8쪽
59 [ep5] 침입(3) 22.05.29 41 1 7쪽
58 [ep5] 침입(2) 22.05.22 46 1 7쪽
57 [ep5] 침입(1) 22.05.21 42 1 7쪽
56 [ep5] 토벌 22.05.15 40 1 7쪽
55 [ep5] 작전 개시 22.05.14 43 1 7쪽
54 [ep5] 계획 22.05.08 48 1 7쪽
53 [ep5] 타나토스 22.05.01 42 1 7쪽
52 [ep5] 제우스 22.04.30 57 1 7쪽
51 [ep5] 아페시우스 22.04.24 45 1 7쪽
50 [ep5] 다이달로스 22.04.23 48 1 7쪽
49 [ep5] 또 다른 편지 22.04.20 51 1 7쪽
48 [ep5] 아가니페 22.04.18 48 2 7쪽
47 [ep4] 편지 22.04.17 52 1 7쪽
46 [ep4] 전쟁 개시 22.04.16 56 1 7쪽
» [ep4] 레인과 함께 22.04.14 55 1 8쪽
44 [ep4] 뜻밖의 만남 22.04.10 63 1 8쪽
43 [ep4] 엘다 22.04.09 60 1 7쪽
42 [ep3] 새로운 부탁 22.04.03 56 1 7쪽
41 [ep3] 결말 22.04.02 52 1 7쪽
40 [ep3] 선동 22.03.31 60 1 9쪽
39 [ep3] 격돌 22.03.28 76 1 10쪽
38 [ep3] 복수 22.03.27 60 1 7쪽
37 [ep3] 화이트의 가면 22.03.26 55 1 7쪽
36 [ep3] 정면돌파 22.03.23 60 1 8쪽
35 [ep3] 황제 22.03.20 57 1 7쪽
34 [ep3] 류다 연방 제국 22.03.19 61 1 7쪽
33 [ep3] 황자 22.03.16 70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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