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무능력한 방랑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1.12.18 19:44
최근연재일 :
2022.06.12 14:12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722
추천수 :
79
글자수 :
189,441

작성
22.04.02 10:44
조회
51
추천
1
글자
7쪽

[ep3] 결말

DUMMY

"이, 이 개자식이!"


카인은 상기된 얼굴로 오스카에게 달려가 힘껏 발길질했다.


"커억..."

"쓸데없는 짓을 쳐 하다니! 이 새끼가!"


퍽, 퍽, 퍽-


연신 발길질하는 그의 구타에, 나는 그만 의식을 잃어버렸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내쉬는 카인은, 다시금 왕궁 밑을 굽어봤다.


"도대체 경비병들은 뭘 하고 있길래 이 지경이 나도록..."


쾅-


카인은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난간을 손으로 쾅 치며 분개했다.


"..."


그렇게 몇 초간을 가만히 서 있던 그는,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듯 희미하게 웃음을 지었다.


"... 뭐, 다 죽여버리면 되지 않나?"


고작해야 모인 시민들의 수는 수천. 고대 마법 몇 번이면 전멸할 정도의 수,


라고  생각한 그는 천천히 자신의 마력을 한 손에 응집하기 시작한다.


"... 미개한 것들 같으니라고. 지금 이 자리에서 전..."


그렇게 독설을 퍼부으며 마법을 시전하려던 카인은, 왠지모를 소름끼치는 기운에 서둘러 고개를 돌려 뒤를 봤다.


"질문, 당신이 카인 에레보스인가?"


"... 젠장."


그의 등 뒤에는, 큰 롱소드를 든 채 그를 겨누고 있는 한 검사가 서 있었다.


"... 곤란하군, 이것 참..."


카인은 곧바로 시전중이던 마법을 취소하곤, 양 손을 들어올렸다.


"질문, 당신이 카인 에레보스가 맞는가?"


감정의 변화없이 기계처럼 물어보는 검사의 질문에, 카인은 긴장되는 듯 침을 꼴깍 삼키며 답했다.


"... 맞다면?"


카인의 답변을 들은 검사는, 곧바로 답했다.


"지금부터 쿠데타 혐의로 영주 카인 에레보스를 처형한다."

"..."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


이 도시 아리르만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을 그에게 뒤집어씌우고, 시민들의 불만을 종식시킬 속셈인 것이다.


그 의도를 파악한 카인은, 분한 듯 입술을 꽉 깨물었다.


"결국 이렇게 되는군... 그렇다면!"


이대로 개죽음을 당할 수 없다고 생각한 그는, 검사를 향해 고대 마법을 쓰기 위해 팔 하나를 쭉 내뻗었다. 하지만,


"이거나 쳐 먹..."


촤아악-


순식간에 휘두른 거대한 검의 일격에, 화이트의 검으로도 베이지 않던 카인의 목이 날아가 버렸다.


깔끔하게 잘린 카인의 목은 곧바로 왕궁 옥상에서 바닥으로 매몰차게 떨어지더니, 밑에서 농성중이던 시민들의 발 밑으로 굴러갔다.


...


몇 초간의 정적, 그리곤


와아아아-


곧이어 이어지는 시민들의 함성. 악의 축이라고 여겨지던 카인이 검사의 검에 죽자, 사람들은 열찬 환희를 띠었다.


카인에 대한 분노는 어느새 르 황제에 대한 충성심으로 바뀌고, 시민들의 구호는 어느새 르 황제의 권위를 드높이고 있었다.


르 제국 만세!-


'르 황제의 가디언이 카인을 죽이고 정의를 구현했다.'


모두들 이렇게 생각이라도 하는 것마냥, 이상할정도로 열광적인 그들의 찬송가가 도시 곳곳에 울려퍼졌다.


한편 카인을 죽여버린 검사는, 의식을 잃은 나와 중상을 입은 화이트를 슬쩍 보더니, 이내 홀연히 사라져 버렸다.


"... 하아아."


화이트는 검사의 등장으로 긴장했는지, 사라지자마자 긴 호흡을 내뱉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그리곤, 혼잣말로 낮게 읊조렸다.


"... 가디언까지 등장하다니..."


그렇다, 방금 등장했던 그 검사가 바로 제국의 5명의 가디언 중 하나, 알파이다.




***




"괜찮으십니까?"

"...?"


연신 몸을 흔드는 화이트에 성화에 못이겨 눈을 뜬 나는, 곧바로 주위 상황파악에 들어갔다.


"... 카인은? 어떻게 된 거에요?"

"그는... 죽었습니다. 모든 게 다 끝났어요."

"... 죽었다고?"

"자세한 설명은 나중에 해 드리죠, 일단은..."


그녀는 나를 있는 힘껏 일으키곤 부축해주며 말했다.


"내려가서 모두와 합류하죠."

"... 네."


확실히, 이대로 옥상에서 뻗어있다간 언제 제국군이 들이닥쳐 우리들을 체포할 지 모르는 일이다.


그녀 말대로 카인이 죽었다면, 일단 우리의 목표는 성공한 셈이다. 어찌 된 일인지는 몰라도 일단 나머지 인원들과 합류해 상황을 정리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나는 상처투성이인 몸을 힘겹게 움직이며, 화이트의 부축을 받아 천천히 왕궁 내부로 향했다.


뚜벅, 뚜벅-


그렇게 부축을 받으며 5분을 내리 걸었을까,


"... 흠, 이상하네요."

"네, 확실히."


왕궁 계단을 걸어내려가며 이상함을 느낀 우리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도 그럴게, 그 어디에도 제국군들이 보이지 않는다. 그 많던 제국군들이 어디론가 증발해버린 것이다.


"이게 어찌 된 일이죠?"

"... 일단 1층으로 가죠."


그녀의 대답에 나는 일단 의구심을 접어두곤 고개를 끄덕였다.




***




"셰로인!!"

"셰로인씨!!"


1층으로 내려간 우리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만 굉음을 내뱉고 말았다. 수 많은 제국군들이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널부러져 있었고, 그 중심에는 여러 개의 창에 몸을 관통당한 셰로인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선홍빛 피웅덩이가 고여있는 채 말이다.


나는 황급히 그를 향해 기어가다싶이 다가가 그를 흔들며 말했다.


"어떻게 된 겁니까, 셰로인?!"

"... 계획은... 성공 하셨나요?"

"... 네, 성공 했으니까... 좀만 더 참아요 곧..."


무거운 눈커풀을 가까스로 든 채 셰로인은 물었고, 나는 울먹거리며 피가 흘러나오는 그의 배를 어루만지며 답했다.


"... 다행이에요, 정말..."

"그만... 그만 말해! 상처가 더 벌어지잖아!!"


속상한 마음에 그에게 호통치듯 소리치자, 그는 긴히 할 말이 있다는 듯 문득 내 손목을 부여잡았다.


"오스카씨."

"..."

"오스카씨,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젠장!!"


멈추지 않는 피, 이미 치사량을 넘긴듯한 출혈량.


그 자리에서 누구나 직감할 수 있을만큼 그의 상태는 심각했다.


이런 절망적인 상태에도 애써 그의 말을 무시하며 지혈시켜 줄 생각이었던 나를 향해, 그는 아랑곳 하지 않고 말했다.


"... 전에 말씀드렸던 말이 마음에 걸려서요."

"... 괜찮아요 다 잊었으니까. 그니까! 닥치고 얌전히 치료나 받아요!!"


"죄송합니다. 당신은 ... 아니,"


그는 내뱉을 말을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오스카씨. 위선자로 있어 줘서..."

"..."


이어서 내 손목을 세게 부여잡던 그의 팔이 지면에 격돌하고, 격렬히 흔들리던 그의 눈썹의 떨림은 잦아들었다.


고개는 힘 없이 옆으로 제쳐졌고, 맹렬히 내뱉던 숨소리 역시 저편으로 사라져 버렸다.


그렇다, 그는 죽었다.


그의 죽음을 깨닳은 나는, 참았던 눈물을 왈칵 쏟아내며 말했다.


"... 고마워, 셰로인."


봇물 터지듯 쏟아지는 눈물을 그대로 내버려 둔 채, 나는 그를 따라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작가의말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능력한 방랑자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방법> 21.12.20 98 0 -
61 [ep5] 결말(완) 22.06.12 60 1 5쪽
60 [ep5] 침입(4) 22.06.05 43 1 8쪽
59 [ep5] 침입(3) 22.05.29 41 1 7쪽
58 [ep5] 침입(2) 22.05.22 46 1 7쪽
57 [ep5] 침입(1) 22.05.21 42 1 7쪽
56 [ep5] 토벌 22.05.15 40 1 7쪽
55 [ep5] 작전 개시 22.05.14 43 1 7쪽
54 [ep5] 계획 22.05.08 47 1 7쪽
53 [ep5] 타나토스 22.05.01 42 1 7쪽
52 [ep5] 제우스 22.04.30 57 1 7쪽
51 [ep5] 아페시우스 22.04.24 44 1 7쪽
50 [ep5] 다이달로스 22.04.23 47 1 7쪽
49 [ep5] 또 다른 편지 22.04.20 50 1 7쪽
48 [ep5] 아가니페 22.04.18 48 2 7쪽
47 [ep4] 편지 22.04.17 51 1 7쪽
46 [ep4] 전쟁 개시 22.04.16 55 1 7쪽
45 [ep4] 레인과 함께 22.04.14 54 1 8쪽
44 [ep4] 뜻밖의 만남 22.04.10 62 1 8쪽
43 [ep4] 엘다 22.04.09 59 1 7쪽
42 [ep3] 새로운 부탁 22.04.03 55 1 7쪽
» [ep3] 결말 22.04.02 52 1 7쪽
40 [ep3] 선동 22.03.31 59 1 9쪽
39 [ep3] 격돌 22.03.28 75 1 10쪽
38 [ep3] 복수 22.03.27 60 1 7쪽
37 [ep3] 화이트의 가면 22.03.26 55 1 7쪽
36 [ep3] 정면돌파 22.03.23 60 1 8쪽
35 [ep3] 황제 22.03.20 56 1 7쪽
34 [ep3] 류다 연방 제국 22.03.19 60 1 7쪽
33 [ep3] 황자 22.03.16 69 1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