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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바닐라의 서재입니다.

무능력한 방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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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망고바닐라
작품등록일 :
2021.12.18 19:44
최근연재일 :
2022.06.12 14:12
연재수 :
61 회
조회수 :
5,685
추천수 :
79
글자수 :
189,441

작성
22.04.30 19:51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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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ep5] 제우스

DUMMY

"드워프들과 르 제국간에는 원래부터 우호관계였던건 알 테지?"

"네, 듣기로는 르 황제한테 큰 빚이 있다고..."


내 대답에 로웬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나갔다.


"그래서 매년 수 많은 걸작들이 아가니페로부터 르 제국으로 흘러들어와. 뭐 워낙 걸작이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많다 해도 1000개 정도뿐이지만."

"아... 그래서 유독 르 제국이 국력이 타 국가보다 강한거구나."

"뭐, 꼭 이것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영향은 있다고 하는 것이 맞겠지. 아무튼,"


로웬은 다이달로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곤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특히 드워프들의 명장인 저 다이달로스가 만든 걸작은 익히 들었다싶이 다른 걸작과는 차원이 달라. 몇 세기는 앞선 물건들이 만들어지다보니 다이달로스의 걸작 한 두개면 나라 간 전력차가 무의미해질수도 있지."

"그렇다면..."

"그래서, 르 황제가 다른 사람에게 그의 걸작이 유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그를 여기에 가둬놓고 자신을 위한 걸작만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지."

"확실히... 그가 스스로 이런 첨탑 지하에 박혀지낸다는 것읃 아무리 생각해도 부자연스러윘어."

"잠깐만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나를 제쳐두고, 눈시울이 붉어진 레인은 로웬에게 꽤나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렇다면 그 귀한 걸작을 왜 오스카몸에 이식한거죠...?"

"뭐, 명목상 신성한 결투장을 더럽히고 자신의 가문 사람들을 살해하려고 했다는 죄 때문이지."

"그건 이미 오스카한테 들었어요! 실제로는 결투장 관객들이 경기를 보다가 죽을 일은 전혀 없다는 것도요!"


사실, 저번에 수레 안에서 그녀에게 나에 대한 이야기들을 털어놓았었다. 5년전에 있었던 일이라든지, 내가 여행을 시작하게 된 이유라든지.


사실 그녀의 말대로 경기장 안에서 관중들이 죽을 가능성은 0에 수렴한다. 고위 관료직들이 펼쳐놓은 고대마법덕분인 것은 저번에 이야기했지 않은가.


그럼에도 그런 짓을 한 이유를 돌이켜 생각해보자면...


"너무 부자연스럽다고요! 저지른 일에 비해 너무 과도한 처사에요. 그렇지 않아요?"


내 회상을 방해한 절규에 가까운 그녀의 호소에 곧 모든 이들의 이목은 그녀에게 집중되었고, 로웬은 황급히 고개를 끄덕이다니, 이내 나를 쳐다보곤 말했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서 널 이 곳에 부르기도 했고. 실은 그가 네 몸에 '아페시우스'를 심은 이유는 따로 있어."

"... 따로 있다뇨? 그게 뭐죠?"

"실은..."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신중하게 입을 열었다.


"제우스 가문의 마지막 생존자인 너를 처리하기 위해서다."

"... 네?"

"뭐라고요??!!"


당황스러운 그의 발언에 나는 그대로 벙쪄 있었고, 레인 역시 화들짝 놀라 소리쳤다.




***




15년 전,


르 50년, 제우스 가문의 강력한 반발로 전쟁을 중단하게 된 르 황제는, 쿠데타를 꾸민다는 음모로 르 55년 대대적인 숙청에 나선다.


가문 중 가장 강한 영향력을 뽐내고 있던 제우스 가문을 박멸시키기 위해, 황제는 이례적으로 3명의 가디언인 알파와 베타, 감마를 주축으로 제우스 가문 사람들을 하나 둘씩 죽이기 시작했다.


결국 근 한 달만에 모든 제우스 가문 사람들을 죽인 르 황제는, 강력한 자신의 권력을 더욱 공고히하여 독재정치를 이어나간다. 살아남은 타 가문들은 르 황제와 반강제적으로 모종의 계약을 맺어 자신들의 목숨을 부지하기 일수였다.


르 55년, 어느 한 가정 집-


바스락, 바스락-


제우스 가문 사람들이 사는 한 가정집을 침입한 알파와 그 일당들은, 그 일가족들을 모두 몰살하고 남아있는 사람이 있나 집을 수색하고 있었다.


"?"


어디선가 들리는 바스락 거리는 소리에 알파는 조심스럽게 벽장 문을 열었다.


끼이익-


"!"


문을 열자 그녀의 눈 앞에는 5살이 채 안 돼 보이는 어린 남자아이가 쪼그려 앉아 있었다.


그 아이는 큰 충격을 받은 듯 멍한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으며, 늘러붙은 눈물자국과 콧물로 얼굴은 잔뜩 더럽혀 있었다.


"어이, 알파! 거기 누구 없어?"


밑에층에서 들려오는 일당 중 한 명의 목소리.


"..."


알파는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끼이익-


벽장 문을 다시 닫곤 말했다.


"아무도 없다. 철수한다."




***




그렇게 한 순간에 일가족을 몰살당한 한 남자아이는, 집 밖을 나와 터덜터덜 거리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누더기 옷을 입은 채 볕이 들지 않은 골목길 구석에서 쪼그려 앉아 있거나, 쓰레기통을 뒤져가며 허기진 배를 채울 뿐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5년도 채 안 됐던 시기인 만큼, 사람들은 서로 먹기 살기 바빠 어린 남자아이 한 명을 챙겨줄만큼 여유롭지 않았다.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나.


그렇게 한 달이 더 지나고, 비가 줄기차게 쏟아지는 늦은 밤.


로웬은 우산을 쓰며 길을 걷다가 우연히 거지 몰골을 하고 있는 한 남자아이와 마주치게 된다.


"어이, 괜찮나?"

"..."


투둑, 투둑-


비가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만이 울려퍼질 뿐, 남자아이는 어떤 대답도 하지 않는다.


"흠, 이름이 뭐지?"


제국 마법 학교 담벼락 앞에 쪼그려 앉아있던 남자아이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그는, 가까이 다가가 이름을 물었다.


"... 오스카."

"뭐?"

"제우스 오스카."

"..."


생각치도 못한 성에 적잖이 당황한 그는 잠시 주춤하더니, 이내 상황을 파악하곤 다시 말을 걸었다.


"실은 말이야. 나도 이 썩어빠진 나라를 뒤엎고 싶거든. 너도 그렇잖아? 어때, 나와 함께 갈래?"

"..."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 것 같은데. 따라오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급사로 만들어주지."

"... 응."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어느 밤, 그렇게 오스카는 자신의 스승이 될 한 흡혈귀, 로웬 블러드를 만나게 됐다.


당시 너무 어렸던 오스카는, 로웬의 권유에 따라 자신의 가문의 일에 대해서는 기억을 잊기로 했다. 제우스 가문의 후손이 살아남았다는 것이 알려지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다 알려주도록 하지. 그때까진 참아, 오스카."

"... 응."


-과거의 영겁이여, 지금 하나의 형태가 되어 그 모습을 감추어라.


[레테]-


미리 그려놓은 마법진이 로웬의 영창에 의해 발동되고, 그렇게 오스카는 자신의 가문에 대한 모든 일들을 잊어버리게 된다.


차후 그는 제우스라는 성 대신에 스테로페스란 성을 갖고 스테로페스가문에 양자로 입양되게 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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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 [ep5] 결말(완) 22.06.12 59 1 5쪽
60 [ep5] 침입(4) 22.06.05 42 1 8쪽
59 [ep5] 침입(3) 22.05.29 39 1 7쪽
58 [ep5] 침입(2) 22.05.22 44 1 7쪽
57 [ep5] 침입(1) 22.05.21 42 1 7쪽
56 [ep5] 토벌 22.05.15 40 1 7쪽
55 [ep5] 작전 개시 22.05.14 41 1 7쪽
54 [ep5] 계획 22.05.08 46 1 7쪽
53 [ep5] 타나토스 22.05.01 41 1 7쪽
» [ep5] 제우스 22.04.30 56 1 7쪽
51 [ep5] 아페시우스 22.04.24 43 1 7쪽
50 [ep5] 다이달로스 22.04.23 46 1 7쪽
49 [ep5] 또 다른 편지 22.04.20 49 1 7쪽
48 [ep5] 아가니페 22.04.18 47 2 7쪽
47 [ep4] 편지 22.04.17 50 1 7쪽
46 [ep4] 전쟁 개시 22.04.16 53 1 7쪽
45 [ep4] 레인과 함께 22.04.14 53 1 8쪽
44 [ep4] 뜻밖의 만남 22.04.10 62 1 8쪽
43 [ep4] 엘다 22.04.09 59 1 7쪽
42 [ep3] 새로운 부탁 22.04.03 55 1 7쪽
41 [ep3] 결말 22.04.02 50 1 7쪽
40 [ep3] 선동 22.03.31 58 1 9쪽
39 [ep3] 격돌 22.03.28 74 1 10쪽
38 [ep3] 복수 22.03.27 57 1 7쪽
37 [ep3] 화이트의 가면 22.03.26 53 1 7쪽
36 [ep3] 정면돌파 22.03.23 58 1 8쪽
35 [ep3] 황제 22.03.20 55 1 7쪽
34 [ep3] 류다 연방 제국 22.03.19 60 1 7쪽
33 [ep3] 황자 22.03.16 6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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