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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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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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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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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마병(魔兵)

DUMMY

영지의 외곽 관문 요새는 영지로 들어오는 유일한 길을 지키는 관문이었다. 전 남작은 이 관문의 중요성을 벌써 알아보고 철저하게 관리해왔다. 고마밭이 비록 목책으로 보호 받고 있지만 비야마 요새 밖에 있기 때문에 관문이 뚫린다면 고마밭이 비야마 요새보다 먼저 위협받기 때문이었다. 고마밭을 둘러싼 목책은 괴수들에게도 쉽게 뚫릴 정도로 약했다. 따라서 관문 안으로 적들이 들어와서는 안됐다.


칸은 관문의 가장 높은 누각 위에서 지형을 살폈다. 낮지만 험한 바위 언덕들이 겹쳐있는 사이로 길이 열려있고 관문은 그 중에서도 가장 협소한 언덕 사이를 가로 질러 장벽을 만든 요새였다. 평소에는 활짝 열려있는 문 때문에 역할을 제대로 못하지만 문을 닫는다면 천험에 요새가 될 수 있었다.


"괜찮지만 부족해"


칸이 보기에 관문은 좋은 요충지였지만 단점이 많아 보였다. 문은 너무 컸고 장벽은 너무 얇았다. 재질은 나무와 돌로만 되어 있어 충격에 약해보였다. 관문의 위치도 너무 정면을 바라보게 만들었고 일자형의 장벽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많은 보수가 필요했다.


"부대의 역할을 다시 정한다."


경비대의 일은 다시 비꼈다. 각부대의 두 조(고마밭 경비조와 정찰조)를 제외하고 나머지 3개의 조는 관문의 보수에 동원 되었다.


"무너진다. 피해"


"으악"


사방에 먼지구름을 피어 올리며 바위와 나무가 무너졌다. 관문의 요새 방벽은 목책과 같으면서도 달랐다. 경험 없는 병사들에게 어려운 일이었다.


"건축 종사자들이 필요합니다."


로히나의 말에 따라 가문에 요청을 했지만 비야마 요새내의 무너진 건물의 보수도 많았기 때문에 건축 종사자들은 모자랐다. 그러나 가문에서도 외곽 관문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3명을 보내줬다.


"칼 칸 대장님, 대장님이 원하는 형태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쪽 바위를 치워야 합니다. 하지만 바위가 다른 바위들과 끼여 있어 잘못하면 산사태가 날 수도 있습니다. 저 바위만을 치우기 위해서 15일은 걸릴 것 같습니다."


"너무 길다."


칸은 그날 밤까지 바위 앞에 서 있었다. 바위는 흔한 말처럼 집채만 했다. 그런 바위가 절벽 중앙에 버티고 있어 처음 관문을 만들 때는 바위를 끼고 만들었지만 칸이 원하는 모습의 관문으로 바꾸려면 제거해야 했다.


우르릉


"뭐야 또 뭐가 무너져?"


다음날 새벽, 전사들이 무너지는 소리에 잠을 깨고 달려 나갔을 때, 바위는 없었다. 바위는 몇 개의 작은 바위로 갈라져 무너져 있었다.


"결이 갈라졌다."


오랜 경험으로 바위의 결을 볼 줄 아는 건축 종사자는 놀랬다. 모든 물체에는 결이 있지만 결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더 어려운 것은 결을 가르는 것이다. 결을 따라 가른다는 것은 수십 년을 바위와 살은 석공이라도 하기 어려운 일이다. 힘과 기교가 극치에 이르러야 가능했다.


"대장은?"


한 병사가 바위 앞에 있었던 칸을 찾았다.


"없는데?"


칸은 자신의 방에서 피곤한 몸을 쉬고 있었다. 한꺼번에 방출한 힘 때문에 온몸이 피곤했다. 그리고 너덜거리는 왼손은 치료수가 천천히 치료하고 있었다.


"제기랄 언제 끝나는 거야?"


"야 주둥이 나불거릴 시간 있으면 빨리 안 옮겨?"


"에이 알았다 알았다고!"


관문의 보수는 힘과 체력의 가이아 전사들에게도 중노동이었다. 병사들의 사기는 떨어지고 불평불만이 많아졌다. 교대도 없이 계속되는 중노동에 병사들 사이에서 불온한 움직임까지 나오기 시작했다. 병사들은 고마밭 경비뿐만 아니라 훈련까지도 그리워했다. 부대 단위로 고마밭을 지켰을 때는 편안 했다. 사실 고마밭 경비로 한 부대(100명)는 너무 많았다. 따라서 쉴 시간도 충분했고 훈련을 제외하고는 편한 날들이었다.


"힘듭니다."


묵묵히 명령에 따르던 부리가 말했다. 부리는 병사들의 움직임에 걱정하고 있었다.


"그렇군."


칸도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조급함을 느꼈다. 로히나의 예상은 3개월 후였지만 전쟁의 감각은 그보다 훨씬 빨랐다. 그는 자신의 직감을 무시하는 자가 아니었다.


"좋다. 다시 3교대로 운용한다. 하루는 관문의 보수, 하루는 휴식, 하루는 조 단위로 사냥을 한다. 이의 없으면 시행하라."


"네 대장님"


병사들의 불평은 사라졌다. 휴식뿐만 아니라 사냥도 그들에게는 편안한 일이었다. 아니 사냥은 그들에게 도리어 활력을 주었다. 피 속에 끓어오르는 살육에 대한 욕망을 배출하게 했다. 다만 사냥이 하루뿐이기 때문에, 먼 곳까지 원정을 할 수 없기에, 사냥감이 한정되어 좋은 사냥감이나 많은 량은 얻지 못했다. 사냥은 손발을 맞추는 여흥에 불과했다.


........................................



룽카는 영지 회관이 싫었다. 단순하고 강한 전형적인 가이아의 남성인 룽카가 가모들의 음모를 싫어하는 것은 당연했다. 그는 자주 칸을 찾아와 경비대와 어울렸다.


"룽카 지도는 어디 있는가?"


칸은 지도를 원했다.


"아틸렌이 가지고 있다."


"필요하다."


"알았다. 그런데 슈리는 잘 있는가?"


"본인한테 물어보는 것이 날 것이다."


칸은 슈리를 불렀다. 룽카는 슈리를 보자 기뻐하며 얼싸 안았다. 슈리는 반가워했지만 부끄러워했다. 가모들 간의 맹세 때문에 슈리는 함부로 룽카를 만나지 못했다. 그동안 슈리는 경비대에 많이 적응되어 있었고 칸에게 겨우 존대하기 시작했다. 카르닌이나 케루가 아직도 칸에게 적대적인 것에 비하여 슈리의 변화는 빨랐다. 로히나처럼 갑자기 변하는 것이 이상한 것이다.


로히나는 칸의 곁에 가까이 있었다. 그녀는 칸의 명령에 충실한 참모장의 역할을 다했고 칸에게 신임을 얻었다. 그녀가 여성의 자존심을 버리고 칸에게 굴복한 것은 로티나가가 약하기 때문이었다. 가모들 간의 싸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른 패가 필요했고 칸은 가장 승률이 높은 패로 보였다.


오늘도 로히나는 칸 가까이에 있었지만 그녀의 의식은 멀리 로티나가의 한 침실에 가있었다.


'칸 대장은 아틸렌에게 복종하지는 않아.'


로히나는 로티나에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아틸렌의 정부로 알려져 있어.'


'아니야 그것은 아틸렌이 그렇게 소문을 내고 있을 뿐이야.'


로히나와 로티나 둘 모두 영매지(靈媒者)는 아니었다. 그들이 영혼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 둘이 영혼을 나눈 쌍둥이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는 아틸렌과 같은 편이야.'


'맞아 아틸렌과 같은 편이지 하지만 우리하고 적도 아니야, 그리고 우리와 같은 편이 될 수도 있어.'


'그럼 아틸렌 밑으로 들어갈 생각이야?'


'아니 좀 더 기다려봐야 하지만 나는 그를 믿어, 그는 아틸렌으로 감당할 자가 아니야.'


'로히나 그가 마음에 들어?'


'마음에 들어. 하지만 그 때문에 생각이 흐려지진 않았으니 걱정 마.'


'좋아 너를 믿겠어.'


'그래 기다려 그것만이 지금은 최선이야. 그리고 나하고 이야기 할 때에는 필캬스하고 그 짓 좀 하지마 나도 같이 느낀다는 것을 알잖아.'


'키키키 알았어.'


로히나는 로티나와의 대화를 마치고 한숨을 지었다. 젖어있는 다리가 떨려왔다. 로티나는 가족을 갖고 로히나는 권력을 갖기로 약속한 이후에 로히나는 처녀였다. 경험이 없는 그녀에게 감각은 너무 자극적이었다.


지도를 얻은 칸은 실망했다. 남작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하지만 대부분 큰 마을을 중심으로 하는 지도로 영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숲에 대해서는 1/10도 작성되어 있지 않았다. 영지의 크기는 크지만 사람이 차지하는 부분은 작았다.


"지도를 재작성 한다."


유일한 탐색자(探索者) 레힐리나는 정찰을 담당하게 되었다. 저격자(狙擊者) 같이 멀리 보는 눈도, 감시자(監視者) 같은 은밀한 움직임도, 추적자(追跡者) 같은 판단력과 후각도, 청향자(聽響者) 같은 청력과 소리전달 능력도 없지만 탐색자는 무엇도 놓치지 않는 눈을 가졌다.


"네 대장님."


얼굴의 반을 차지하는 눈은 맑고 뚜렷해서 레힐리나를 순진하고 겁 많은 아가씨로 보이게 만들지만 레힐리나는 작지만 가족을 이끄는 여성이었다. 30명으로 구성된 정찰대를 충분히 이끌 수 있었다.


"지도는 여기서 여기, 여기서 여기를 집중적으로 작성하며, 이동 가능 동선과 쉴 곳을 중심으로 찾는다. 위험지역은 지도상에 표시하는 것으로 끝내고 이동시 우회하여 대원들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한다."


"네 알겠습니다."


레힐리나에게는 쉬운 일이었다. 그녀가 이끄는 능력자들은 싸움은 모르지만 적을 발견하고 도망치는 데에는 누구보다도 나았다.


"다음은?"


레힐리나가 나가는 것을 보고 칸은 다음 일을 찾았다. 슈리가 조금은 어색해하며 나섰다.


"네 대장님 가문에서 고마밭의 일꾼이 더 필요하다고 하십니다."


경비대장으로서 해야 할 일은 많았다. 그중에 가장 힘든 일은 가모들의 참견이었다. 가모들은 한명의 사망자도 없이 경비대가 고마밭을 지켜내자 아틸렌을 제외하고 좋아할 수가 없었다. 조직된 경비대의 전사들은 300명이나 되었고 가문의 전사들은 170여명(아틸렌가까지 합쳐도) 밖에 되지 않았다. 가모들은 칸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초의 맹세에 의해서 자신들이 경비대를 제어할 수단이 없다는 것을 알고 분노했다. 모두 아틸렌의 음모라는 것을 알았지만 이미 물 건너간 일이었다.


그래서 가모들이 선택한 제어 방식은 치졸하지만 가장 확실한 식량이었다. 가모들은 노예와 인원이 없다는 이유로, 고마밭이 많이 상했다는 이유로 식량을 줄이려고 했다. 따라서 칸은 부대를 다시 나눠야 했다. 부대는 사냥대신 농사라는 일이 생겼다. 가모들은 상당수의 병사들이 고마밭에 일하므로 자신들의 지휘를 받게 되자 조금은 안심하게 되었다. 농사란 대지와 떨어질 수 없었고 가이아의 상급 성직자인 가모들은 경비대를 병사가 아닌 농부로 사용하므로 맹세를 어기지 않게 된 것이다.


"쟈론 부대 전체를 보내라."


"네?"


칸의 명령에 슈리가 놀랐다.


"그리고 쟈론 부대에 전해라 '식량을 빼돌려라'."


칸은 쟈론 부대에게만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쟈론 부대는 칸의 명령을 아주 성실하게 수행했다. 그들은 전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탄식과 슬픔이 흐른다. 맺혀진 얼음 되어 산마다 만년빙하로 굳어졌던 한이 계곡으로 흐른다. 개울은 거셌다. 계곡의 바위를 흔들고 조약돌을 옮겼다. 물소리가 급해 빠지면 헤어 나올 것 같지 않았다. 아리는 눈을 떴다. 아름다웠다. 푸르른 나무들이 울창하게 서있고 바위들은 정겨웠으며, 하늘은 구름 따라 맑았다. 시원하게 부는 바람은 물내음을 담고 아리를 편안하게 해줬다.


아리는 개울을 따라 길을 따라 걸었다. 휘청 이던 걸음이 조금씩 단정해 졌을 때 금빛 모래와 꽃들로 둘러싸인 언덕이 보였다. 땅위에는 아기별꽃들이 무리지어 앙증맞게 깔려있었다. 순백색과 담자색의 수가 땅을 예쁘게 단정했다.


"까르륵 언니~"


언덕 아래에 맑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리를 부른 소리 같아 아리는 그쪽으로 걸었다. 아기별꽃들이 바람에 흔들리며 길을 열어주고 있었다.


언덕 아래에는 샤리가 아리엘과 꽃으로 화관을 만들고 있었다. 아름다운 소녀, 어여쁜 소녀, 귀여운 소녀, 꽃들과 금빛 모래사장, 넓어진 개울, 반짝이는 물결, 푸른빛의 하늘, 한가로운 구름 아리는 이끌려 다가갔다.


"아! 아리언니 어서와"


아기의 미소, 순결의 투명한 미소가 아리에게 던져졌다.


"네가 나를 데려왔구나."


아리는 알았다. 나락의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공간으로 초대한 사람이 누구인지를. 아리엘은 화관을 이루는 꽃줄기의 연결을 잘못해 삐뚤어진 샤리의 화관을 고쳐주었다. 꽃의 왕관은 뿌리를 잃었지만 더욱 싱싱하게 살아났다.


"응"


아리엘은 더욱 어리게 답했다.


"정말 아름다워."


아리는 아름다운 아리엘의 세상에 놀라웠다. 어떠한 꿈꾸는 아이(선몽아 善夢兒)도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하지는 못했다. 아리는 아리엘이 선몽아의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선몽의 세상을 창조해 다른 사람을 초대할 정도인줄은 몰랐다.


"아리 언니 예쁘지?"


꽃도 샤리도 예뻤다. 아리는 부드러운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떡여줬다. 소녀들, 순수한 소녀들은 티 없이 활짝 웃었다. 아리는 자신이 조금씩 어려지고 맑아지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나락에서 보다 소녀들은 더 어려 보였다. 샤리도 아리엘도 아리도 몇 살은 거꾸로 나이를 먹어 더 어렸다. 그리고 그렇게 사라진 나이만큼 더 맑고 행복했다.


아리는 꿈을 따라 거닐었다. 소녀들은 꽃밭에서 꽃들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고 금빛 모래밭에서 조개를 줍고 반짝이는 모래를 몸에 붙이며 모래밭에 흔적을 남기고 있었다. 샤리의 맑은 웃음소리는 점점 천진난만해지고 아리엘의 웃음은 더 밝아졌다.


아리는 넓어진 개울이 부드럽게 흐르는 맑은 소리에 노곤해짐을 느꼈다. 맑고 시원하게 흐르는 잔 여울 모래 속에 발을 묻고 앉았다. 아리는 간질이는 송사리들 때문에 웃다가 지나온 세월의 넘겨준 오랜 발걸음의 여독에 밀려 몸을 뉘였다.


꿈속에서 잠잘 수 있을까? 아리는 쓸데없는 상상을 하며 마음이 포근해졌다. 피로에 지친 몸에 덮쳐드는 졸음은 매서웠지만 머리는 맑고 시원했다. 졸음과 깨어있음이 하나인 미묘한 느낌이 아리를 즐겁게 했다. 파랗게 물든 동쪽 하늘에서 청홍색의 새들이 떼를 지어 날아가고 꽃밭에서 길을 잃은 달빛나비들이 잔잔한 물결 위에 앉았다.


천국 아리는 나락에서 천국을 꿈꿨다.



샤리는 꿈을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가 깨어났을 때에는 그냥 맑은 웃음을 보였을 뿐이었다. 아리는 이해했다. 샤리가 그 꿈을 기억한다면 나락의 삶을 견디지 못할 것이다. 깊은 어둠 속에서 샤리를 위로하는 한조각 추억이 될 것이다.


아리는 아리엘에게도 묻지 않았다. 아리엘은 놀라운 선몽아(善夢兒)지만 각성한 선몽아는 아니었다. 자신이 어떻게 그렇게 하는지도, 어떻게 하면 되는지도 모르고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꿈을 가져오는 것에 불과했다. 아리엘에게 그것을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것은 어떻게 숨을 쉬느냐고 묻는 말처럼 어리석고 도리어 고민하게 만들뿐이었다.


꿈을 꾼 후에 샤리는 깨어났고 아리도 몸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리는 자신이 무엇 때문에 가이아를 배신했는지 기억해 냈다. 아리는 자신만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 이 나락에서 너무나 지나친 욕심이지만 행복한 사람들이 살아가는 땅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신이 돼야 했다.


아리는 나올려는 눈물을 눌렀다. 약해지면 안 돼! 전생을 기억하는 아리는 약해진 마음이 부르는 불행을 알고 있었다. 약해지면 주위의 사람들을 다치게 만들뿐이야 스스로 자신을 최면하면 마음을 다졌다. 가이아를 잃었기에 아리는 이제 홀로 서야 했다.


아리는 눈을 들어 서쪽을 바라봤다. 폴린드 성의 지배자가 머무는 대지의 탑이 눈에 보이는 듯 했다. 그리고 이 땅의 군림자가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날아오르는 것이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너를 약하게 낳지 않았다.'


어머니, 항상 아리를 못마땅하게 보며 아리의 약함을 질책하던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리는 잘려진 그녀와의 연결이 이어진 것 같아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래 너는 약하지 않아."


가이아의 독백에 시치사(侍治使)들이 돌아봤다. 가이아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머나먼 동쪽 하늘로 시선을 줄뿐이었다. 그녀의 땅의 중심 폴린드 시는 수백만의 인구가 부쩍 이며 움직이는 활기찬 곳이었다. 그녀는 대지의 탑 꼭대기에서 지배자로 군림자로 세상을 돌아보기를 좋아했다. 하지만 오늘은 먼 곳으로 떠난 딸 때문에 속을 섞였다.


아리티나(아리의 정식이름)는 가이아가 사랑하는 딸 중에서 가장 오만하고 버릇없고 똑똑했다. 아리티나는 가이아가 동화처럼 들려주던 전설이 된 왕과 왕의 반려로 신이 된 치사들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리티나의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그는 왕이었다. 그녀가 선택한 왕은 전설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아 너만의 왕은 아니란다."


다시 시치사들이 돌아봤지만 거기에는 눈을 감고 깊게 생각에 빠진 그들의 주인만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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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마병(魔兵) +8 06.09.02 8,367 47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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