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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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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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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9.01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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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아귀(餓鬼)

DUMMY

비야마 마을의 외곽은 흙과 바위 그리고 나무로 얼기설기 만들어진 성벽이 둘러싸여 있었다. 성문은 특별히 철창과 철판을 댄 나무문의 이중문이었고, 문을 따라 농장의 평야와 마을을 잇는 넓은 길이 있었다. 길을 따라 맨 처음에 볼 수 있는 것은 여러 개의 건물이 한꺼번에 덕지덕지 붙어있는 이상한 형식의 탑 또는 건물일 것이다. 이 건물이 비야마의 대부분의 시설이 몰려있는 '회관'이었다. 회관의 뒤쪽으로 언덕 위에 가이야 신전이 크게 지어져 있고 바로 밑에 남작의 저택이 한가로이 보였다. 그 주위로 자잘해 보이는 건물들은 막사나 보급창 그리고 노예수용소였다. 가끔 마을에 정착한 사냥단의 개인주택과 상인들의 건물도 보였지만 수는 적었다. 마을 대부분을 차지하는 회관이었다.


일행은 룽카네가 머문다는 여관을 곧 찾을 수 있었다. 마을의 넓은 길은 따라 괴물처럼 생긴 회관 앞에 3개의 시설이 보였고 가장 왼쪽에 여관이 있었다. 이름도 없는 여관이지만 비야마 유일의 여관이라 찾기는 쉬웠다.


일행이 가까이 다가서자 여관 아니 회관 전체의 경계가 삼엄함을 알 수 있었다. 남작의 사병들이 순찰을 돌고 식귀들이 요소요소를 지켰다. '안전하고 편한 잠자리'가 나락 여관들이 주 경영철학이라 아란트 성의 경우에도 많은 용병들이 지켰지만 이곳의 경계가 더 대단했다.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요새를 방불케 하는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이 회관 전체가 남작의 것이기 때문이었다.


"룽카님은 현재 외부에 계십니다."


여관의 접수대에서 쇠창살 너머에서 여직원이 말했다. 접대용 미소를 지었지만 피곤한 얼굴이었다.


"언제쯤 오실까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저녁 헤그머가 지기 전에는 돌아오십니다."


"그렇군요."


데니아는 처음부터 쉽게 만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조금은 힘이 빠졌다.


"그럼 방은 있나요?"


"네 일행이 몇 분이십니까?"


"6명입니다."


"침대 방을 원하십니까? 아니면 그냥……."


"그냥 보통 방으로 주세요. 그리고 부탁 할 것이 있어요."


데니아는 돈을 치루고 열쇠를 받았다. 그리고 직원이 알려준 번호를 찾아 방으로 갔다. 일행도 따라서 갔다. 뒤에서는 다른 직원이 도끼 새들을 마구간으로 끌고 갔다.


"아자자"


아리가 들어서자마자 한쪽에 깔려진 짚더미로 몸을 누인다. 짚더미는 새로 깔았는지 풀냄새와 함께 푹신했다. 이불과 요를 짚더미가 대신하는 것이다.


"좀 비켜봐"


여성들이 차례대로 눕거나 앉았다. 칸도 등을 기대고 자리에 앉았다.


"기다리면 돼요"


데니아는 여직원에게 룽카가 오면 연락해달라고 부탁을 해 놨다. 그러면서 약간의 팁을 줬기 때문에 연락은 꼭 올 것이다.


"나갔다 오자!"


대충 준비를 끝내고 바닥을 뒹굴던 레키가 제안을 했다.


"구경도 하고……."


"장비도 정비해야지"


아리엘이 맞장구를 치며 데니아의 눈치를 봤다. 데니아는 한숨을 쉬고 칸을 봤고 칸은 일어섰다.


"그래 나가자"


"난 여기 있을래."


아리가 뒤척이면 게으름을 폈다. 몸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밤에 나눈 사랑 때문에 아리는 피곤했다.


"나가자!"


그러나 데니아는 아리를 억지로 끌고 나갔다. 가족이 떨어져 있는 것을 무서워했다.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는 나락에서 흩어진다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리는 짜증이 났지만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데니아가 그녀를 자매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행들이 먼저 간 곳은 데니아의 결정에 따라 식료품점이었다. 일행은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따랐다. 일행은 식료품점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회관 정면에 있는 3개의 시설 중에 가운데 있는 시설이 식료품점이기 때문이었다. 즉 여관 바로 옆이었다.


"이것이 고마 가루고 이것이 과자입니다. 상급으로 드릴가요? 아니면?"


"보통으로 가루는 10부대 과자는 3부대 주세요."


데니아가 직원과 거래를 할 동안 일행들은 식료품점을 구경했다. 사냥터에서 나오는 고기를 말리거나 훈제해 보관하는 시설과 주산품인 고마를 가공하는 공장도 같이 있어 식료품점은 아란트 성보다도 커보였다. 그리고 이곳도 남작의 사병들이 식귀를 데리고 경비를 서고 있었다. 음식 창고 앞에 으르렁 거리는 식귀가 가장 커서, 다섯 개의 꼬리에 달린 독침을 흔들 때마다 샤리는 움찔했다. 투귀견이라 불리는 식귀였다.


"하나 먹어봐, 아! 그리고 소금은 있나요?"


데니아가 고마 과자를 샤리에게 하나주었다. 샤리는 약간은 샵살음하지만 고소하고 달콤한 고마 과자를 입에서 녹이듯이 아껴 먹었다. 콩두 빵의 밋밋한 맛과는 달랐다.


"네 물론 소금도 있습니다."


"그럼 한 자루 주세요."


이런 오지에서는 소금은 비싸지만 한 자루나 샀다. 소금은 단순하게 맛 뿐만 아니라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필수품이었다. 고마 가루 부대에 비견되는 작은 자루에 소금이 담겨줬다. 크기는 작지만 고마 가루 부대 전부보다 비싼 것이 소금이었다.


"큰 사냥감을 많이 잡기 바랍니다."


직원의 인사말을 뒤로 하고 나오자 사리가 앞장섰다.


"저기 저기"


데니아에게 받은 고마 과자를 먹으며 달려간 곳은 3개의 시설 중에 오른 쪽에 있는 무기 점이었다. 비야마에서 가장 부를 가져오는 3개의 시설이 연달아 있는 것이다. 남작의 실력은 모르지만 상술은 뛰어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줬다.


무기 점은 아란트 성보다는 훨씬 작았지만 사냥터라는 점 때문에 사냥에 필요한 물품은 많았다. 무기 점과 대장간은 함께 만들어지는 것이 흔해서 무기점 뒤에 대장간에서 열기가 불어 왔고, 더운 와중에도 일행들은 무기와 장비를 꼼꼼히 살펴봤다.


"여기서는 무슨 사냥이 잘돼요?"


데니아가 슬쩍 무기점의 직원에게 물었다. 보통 큰 성이 아니면 길드가 없기 때문에 정보는 이곳저곳을 찾아다니며 직접 알아내야한다.


"네 평소에는 크로커가 잘 잡혔는데요. 요즘은 살푸나라 아콘다도 좀 잡힙니다. 그리고 큰 사냥 단이나 대가족인 경우에는 야생 소우나 물리치를 잡기도 합니다."


"와 물리치도 잡아요?"


샤리가 초롱초롱한 눈으로 물었다. 언령술사인 샤리에게 물리치는 중요한 시약 재료를 주는 마수였다. 주로 수몰된 지역에서 귀령들이 마수가 되는 물리치는 강한 원념을 이용해 저주의 마법을 사용한다. 물에서 살기 때문에 잡기도 어렵고 강한 저주력 때문에 위험하지만 잡는다면 원념의 조각을 만들 수가 있다. 원념의 조각은 주로 정신계 마법사들이 시약으로 사용하는 비싼 재료다.


"우리는 물리치는 안 잡아"


데니아가 샤리의 부풀은 마음을 막았다. 지금의 전력으로는 물리치는 불가능했다. 칸은 모르지만 다른 가족들은 물리치의 저주 한번이면 돌연변이를 일으킬 강한 병에 걸린다. 그리고 그것을 막아줄 만큼 그녀의 신성력이 강한 것도 아니었다.


"룽카네가 있잖아요."


"룽카네하고 합류해도 아마 야생 소우나 잡을 거야. 룽카네의 모(母 프리머)인 아틸렌은 가이리나의 사제라 물에서 보다 들판에서 사냥을 선호할 거야. 가이리나의 사제는 대지의 권능을 사용하니까"


테헤라의 권능을 사용하는 데니아라면 물에서도 강하지만, 테헤라의 신전을 가지 못하고 가이리나 신전에서 권능을 대행 받았기에 호수와 숲의 테헤라의 권능을 사용하지 못했다. 테헤라의 신전을 찾아가려면 가이리나 신역의 수도까지 가거나 떠나온 테헤라 신역까지 가야했다.


"야생 소우는 생포하기 힘들잖아?"


"룽카네에는 상급 '질주자'가 있잖아!"


야생 소우를 생포하기 위해서는 들판을 질주할 수 있는 질주자가 필요했다. 아틸렌을 태우고 다니는 다리 여섯 달린 반인반수의 전사가 상급의 질주자였다. 전사에서 변태한 질주자들은 군대에서도 환영받는 상급의 전사들이라 흔하지 않았다.


일행들은 이곳에 대해 더 물어보았고 칸은 무기점의 무기들을 봤다. 그에게 두 자루의 검이 있었지만 검은 사냥을 위해 좋은 도구가 아니었다. 그는 활과 작은 도끼 그리고 창들을 골랐다. 데니아는 칸을 말리지 않았다. 특정한 능력이 없는 자가 활을 사용하는 것은 어리석을 행동이지만 칸은 다르다고 믿었다.


"룬을 새기겠습니까? 아니면 감마력을 높이겠습니까?"


직원은 친절하게 물었다. 이곳은 작은 마을이기 때문에 신전 사제나 마기들과도 연결되었다. 대부분 남작이 직영하거나 위탁하는 것이다.


"룬은 불꽃의 문장, 감마력은 타투 비슷해요."


아리가 칸의 의문을 해소해줬다. 아란트 성의 마법사가 일시적으로 부여한 불꽃의 문장 같은 것이 룬이었고, 무기에 감마력을 높이는 것은 타투처럼 살아있는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다. 주로 죽은 마수의 조각을 이용해 새기거나 부여한다.


"됐다."


칸은 고개를 흔들었다. 불꽃의 문장이나 타투를 사용해 봤기 때문에 좋다는 것은 알지만 그에게 큰 쓸모는 없었다. 그리고 데니아의 얼굴이 펴지는 것을 봤다. 그녀는 자신의 표정이 풍부해져서 생각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몰랐다. 칸은 가족이된 여성들을 돌아보고 많은 돈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힘들다……."


시설들이 몰려 있다 보니 회관을 둘러보는 것은 쉬워보였지만, 막상 돌아다니다 보니 미로처럼 얽힌 길은 일행을 힘들게 했다. 건물이 늘어날 때 마다 계획 없이 만들기도 했지만 방어를 위해 일부러 미로처럼 만들었기 때문에 회관 안에서 길을 잃기 쉬웠다. 그리고 웬만한 시설은 구경조차 못하게 경비들이 막았다. 투귀 견들이 이빨을 드러내며 독침이 달린 꼬리를 흔들 때마다 일행은 물러서야 했다.


"돌아가자"


"응"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냥 자고 싶었는데......."


아리가 투덜대며 일행을 따라 여관으로 들어갔다. 샤리의 입이 삐쭉였지만 말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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