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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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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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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3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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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애욕(愛慾)

DUMMY

명상에서 칸은 다가오는 위험을 느꼈다. 그가 일어서려고 하자 옆에 있던 괴인이 팔목을 잡았다.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들은 군대만을 공격할 것이다. 조용히 있다면 그들은 우리를 무시할 것이다."


괴인의 목소리는 탁하고 쉬어 듣기 거북했지만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순례자들은 괴물이라 할지라도 공격하지 않는다. 자아를 가지고 있지 않거나 자아가 붕괴된 생명체만이 공격할 뿐이다. 그들이 가만히 있다면 위험을 없을 것이다. 그리고 순례자들을 지키는 그는 위험을 자초하고 싶지 않았다. 칸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칸은 외곽에서 침묵의 전투가 벌어지는 것을 알았다. 한명의 생명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또 한 명의 생명의 기운이 자취를 감췄다. 그들은 은밀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자연과의 동화를 생각나게 할 정도로 조심스러웠고 짙은 숲의 냄새를 풍겼다. 중심을 향해 은밀한 움직임을 빠르게 다가갔다.


"으아악"


멀리서 최초의 비명과 소란스러움이 일어났다. 아리엘과 레키의 귀가 쫑긋하면 펼쳐진다. 본능적인 행동이었다. 일행과 순례자들이 하나둘 깨어났다. 소란은 더욱 커졌고 비명은 높았다. 무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역한 타는 냄새가 피 냄새를 담고 흘렀다.


쿠오오오!


워 스쿼드의 긴 비명소리가 들리자 둔한 사람들조차 일어섰다. 동굴 안은 공포와 두려움으로 진한 냄새를 풍겼고 웅성거림이 커졌다.


"조용히 해라 움직이지 않는다면 위험은 없을 것이다."


괴인의 쉰 목소리는 소름이 돛을 정도로 사이했지만 그의 말에 순례자들은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자리에 앉았다. 순례자들은 괴인을 믿고 있었다.

동굴이 다시 소란스러워지며 밖으로 나갔던 순례자들이 하나둘 돌아왔다. 칸은 미간을 찌푸렸다.


"가리푸는? 가리푸는 어디를 갔지?"


데니아는 그때 가리푸가 사라진 것을 알았다. 샤리와 아리엘도 데니아만큼 놀라서 주위를 찾았다. 하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칸은 그와 같이 나갔던 여성을 바라봤다. 여성은 우물쭈물하며 말은 못하다가 서서히 자신에게 시선이 모아지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는 전사들하고 함께 나갔어요."


데니아와 가족들의 얼굴은 창백해졌다.


꽝!


밖에서 갑자기 터진 폭음에 다른 이들도 놀랬다. 먼지와 섬광이 동굴까지 밀어 닥쳤다.


"말리려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았어요. 전사들이 겁쟁이라고 놀렸거든요."


폭음 속에서도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그녀의 말을 따라 동굴로 돌아가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매음굴에 있던 다른 전사들이 돌아가는 그를 보고 겁쟁이라고 놀렸고 자존심에 상처를 받아 싸우러 나갔다는 것이다. 밖에서 들리는 폭음에 더욱 데니아의 얼굴은 붉은 빛을 잃었다.


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가 밖으로 나가며 데니아에게 눈짓을 했고 그녀는 손으로 가슴을 누르며 억지로 자리에 앉았다. 괴인은 칸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랬다. 뒤에서 칸의 일행들은 기도하며 초조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전투는 치열했다. 비와 레 그리고 예까지 있었지만 큰손 족이 군대 깊숙이 들어와 워 스쿼드를 잠재우는 것을 막지는 못했다. 거대한 워 스쿼드들은 겨우 짧게 비명을 한 번 지르고 쓰러졌다. 큰손 족의 비장의 약에 취해 잠들은 것이다. 워 스쿼드가 잠들자 본격적인 나놈들의 공격이 있었다. 복수를 위해 칼퀴 뿐만 아니라 어케까지 동원된 공격이었다. 수는 적지만 1000여명의 나놈 전사들은 군대를 공격했고 전사들은 힘겹게 막았다. 전투력을 비슷했지만 나놈 전사들은 선천적으로 상급의 무기와 갑옷을 갖기 때문이었다.


"으아악"

"죽어~"


비명과 고함이 동시에 터졌다. 칸은 가리푸를 찾기 위해 천천히 전투의 중심을 걸었다. 그는 가리푸의 상을 떠올렸고 그와의 맥을 이었다. 전투의 혼란과 살기가 그의 직관을 속이고 방해했지만 직관은 칼로 자르 듯 무시하고 가리푸에게로 직진했다. 칸의 눈이 빛을 발했고 치사가 빛을 뿌리며 떨어지고 있는 곳을 향해 달렸다.


"엘리미아님~"


자작은 떨어지는 치사를 보고 비통하게 부르짖었다. 나놈의 공격은 자신의 예상을 넘었다. 칼퀴와 어케 그리고 큰손 족의 공격은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저 달빛 검을 든 비열과 무시무시한 공격을 쉬지도 않고 퍼붓는 마법사는 막을 수가 없었다. 심지어 치사조차 달빛 검에 당해 피를 흘렸다.


"모두 엘리미아님을 보호하라!"


본체를 유지할 수가 없어 다시 작아진 치사를 에워싸며 시녀들이 모였다. 자작은 이를 악물고 적들을 노려봤다. 아직까지 그의 군대가 너 많았고 전사들도 무사했다. 치사와 워 스쿼드의 도움을 바랄 수 없지만 충분히 싸워 이길 수 있을 것이다.


"전사들아! 나를 따라라! 우리 앞에 승리만이 있을 것이다!"


자작은 전사들을 독려하고 식귀를 소환했다. 자작의 생기와 피를 머금은 식귀가 거대한 모습을 드러내며 자작을 태운다. 3개의 얼굴은 뱀과 같이 사악하게 적들을 노리며 독기를 뿜었고 다섯 개의 다리는 땅을 파 헤집었다. 몸에 달린 양 팔은 날카로운 집게를 철컥거렸다.


"크아악"


자작의 회백색의 마력을 머금은 삼날창은 칼퀴의 두꺼운 갑주를 뚫고 피를 마셨다. 뒤로 식귀를 소환한 상급전사들이 따랐고 그 사이로 평전사들이 무기를 세우며 달렸다.


콰앙!


희다 못해 파란 얼굴을 가진 아름다운 여 마법사는 쉬지 않고 전장에 죽음의 폭격을 내렸다. 그녀의 양손이 움직일 때마다 불꽃을 품은 마력들이 전사들을 갈기갈기 찢어 놨다.


"저년을 잡아!"


상급의 전사들은 식귀를 타고 마법사를 향해 뛰어올랐다. 맨 앞에는 자작이 삼날창으로 마법사를 노렸다.


"으으으"


자작을 따른 던 가리푸는 삐져나오는 내장을 집어넣었다. 마법사의 폭격에 상처를 입은 것이다. 그러나 그는 다시 일어나 전진했다. 자신의 가시창과 소론에게 받은 가시창 두 개를 모두 휘두르며 칼퀴들을 공격했다. 그는 전투의 흥분으로 고통을 느끼지 못했다. 자작이 소리치고 공격하자 주위의 전사들은 흥분했고 그도 쉽게 분위기에 젖어들었다. 자작은 강했고 카르스마가 넘쳤다. 마치 소론을 보는 듯 단단한 어깨를 가지고 있었고 지배자로서 위엄이 있었다. 그는 미친 듯이 자작의 명령에 호응해 싸우고 달렸다. 그래서 그의 머리 위에서 떨어지는 어케의 날카로운 칼날을 보지 못했다.


"하합!"


남들보다 머리하나는 더 큰 전사를 공격했던 어케는 속날개를 재빨리 피고 다시 날았다. 갑자기 들려온 기합과 함께 뒷머리가 일어섰다. 가공할 살기가 어케에게 쏟아진 것이다.


짝!


가리푸 앞에 도착한 칸은 그의 뺨을 쳤다. 그는 놀라 칸을 바라봤다. 품에서 치료수를 건네며 칸의 눈은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잡았다. 전사들의 흥분에 찬 고함과 피 냄새가 마법사의 폭격과 함께 주위를 스쳐갔지만 가리푸는 움직이지 못하고 치료수를 발랐다. 치료수는 상급이라 빠르게 상처를 치료했다. 조금씩 가리푸의 거친 호흡이 가라앉고 들썩이던 어깨가 자자지자 칸의 눈빛도 부드러워졌다.


"싸울 때 가슴은 뜨거워도 머리는 차갑게 유지해라."


칸은 마치 제자들을 가르치듯 가리푸에게 말했다. 가리푸는 마치 찬물을 뒤집어 쓴 것처럼 정신이 들었다. 갑자기 시야가 넓어지면서 전장이 또렷이 보였다. 그리고 칸의 뒤에서 날카로운 팔을 휘두르는 칼퀴를 볼 수 있었다.


써걱


칸은 뒤돌아보지도 않고 무심히 칼퀴의 팔을 잘랐다. 펄떡이는 팔이 그의 다리 밑에 떨어졌고 칼퀴는 뒤로 물러섰다. 가리푸를 공격하려던 칼퀴는 그제야 칸을 발견하고 놀랬다. 그는 마치 깎아놓은 목각인형 같았다.


"나의 앞을 막지마라!"


자작은 초조했다 그의 날카로운 삼날창의 마력이 작은 달빛 검에 막혔다. 자작의 공격을 달빛 검으로 막는 비열의 날개는 바람처럼 퍼덕여 식귀의 독기를 피했다. 현신하지 않고 소녀의 몸을 유지하고 있는 비열은 식귀나 마력의 힘을 빌리지 않고 단순히 월광의 검법으로 자작의 모든 공격을 막았다. 그의 스승이 원했기 때문이었다.


"막아!"


"공격해라!"


"죽여!"


마법사를 보조하고 있는 어케들은 상급전사들과 그들의 식귀를 어렵게 막고 있었다. 마법사는 더 이상 공격을 하지 않고 혼란에 빠진 것처럼 안절부절못했다. 마법사의 뒤에서 그녀가 움직이려는 것을 막고 있던 자는 마법사가 바라보는 곳을 같이 바라보며 그녀처럼 떨었다. 하지만 곧 고개를 돌렸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그리고 큰손 족의 전사가 대롱화살을 들고 나타나 조용히 그에게 속삭이자 손을 올려 명령했다. 그들이 원하던 것을 찾은 것이다.


서서히 빠져나가는 나놈들과 큰손 족을 보며 자작의 얼굴은 일그러졌다. 온 몸에 자잘한 상처를 입었고 식귀의 머리는 두개나 잘렸다. 괴성을 지르며 사라지는 식귀를 뒤로 하고 본진의 천막을 보았다. 천막은 마법사의 폭격에 너덜거렸다. 많은 전사들이 쓰러져 피를 흘렸고 식귀들이 역소환되며 흘린 더러운 액체가 땅을 오염시켰다.


"쫓지마라 적은 후퇴했다 우리의 승리다!"


"우와아아"


"이겼다."


자작은 억지로 승리를 외쳤고 흥분한 전사들은 환호했다. 부관이 다가와 영혼석이 털렸다고 말했지만 거짓된 승리의 외침은 멈추지 않았다. 사기가 떨어지면 진짜 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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