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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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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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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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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3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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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욕(愛慾)

DUMMY

칼 트루파 자작의 군대는 워 스쿼드 12마리와 3000여명의 전사로 구성된 토벌대였다. 그 외에 지원과 보급을 위해 1000여명과 소우 30마리가 같이 움직이는 자작 급으로는 큰 병력이다. 가이리나 신역의 군대 편제는 귀족 모병제이기 때문에 각 귀족의 군대는 천차만별이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자작 급이 3000명의 전사를 이끌 수는 있지만 워 스쿼드는 10마리 이상 키우기는 힘들었다. 워 스쿼드는 10마리면 5000명의 전사를 키울 수 있는 돈이 들었다. 전력상으로는 들어가는 돈만큼의 역할을 해주지만 유지비가 너무 들기 때문에 일개 자작으로는 10마리 이상 키울 수가 없는 것이다.


칼 트루파 자작이 무리를 해 워 스쿼드를 키우는 이유는 그가 곧 성전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신역의 귀족 제도는 성전에서 공로를 세워 작위를 얻은 귀족이 모병을 통해 군대를 만들고 다시 성전에서 공로를 세워 승급하는 것이다. 자작은 나놈 토벌을 통해 전사들을 훈련시키고 전리품을 얻으려는 목적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군대의 토벌대가 언제나 하는 흉내정도의 토벌로 그친 것과 다르게 정보를 듣고 숲 깊숙이 들어가 나놈들을 토벌했다.


"경계는 확실한가?"


칼 트루파 자작은 각 부대장들에게 물었다.


"네 자작님 확실하게 세웠습니다. '레'들을 중심으로 중요 길목은 모두 경비병을 세웠고, 나무꼭대기에 '비'들이 기척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텔'들이 계속 연락하며 보고를 올리고 있습니다. 전사들에게는 단단히 주의를 줬습니다."


"그래 수고들 했네, 부관! 예지관들의 보고는 어떤가?"


"네 자작님 예지관들은 오늘밤이 무척 불길하다고 합니다."


"음 역시 오늘인가?"


자작의 군대는 큰손 족 마을에 숨어있던 나놈들을 토벌한 후에 계속 공격을 받았다. 게릴라들의 공격은 매서웠지만 자작은 동요 없이 방어해냈고 적은 수였던 나놈들과 큰손 족들은 성과 없이 물러나야 했다. 자작은 성전을 위해서 영지까지 팔면서 군대를 키웠다. 그의 군대는 훈련이 잘돼있고, 일사분란하고 삼엄했다. 그리고 자잘한 전투의 승리로 사기가 충천해 있었다.


오늘이 나놈들이나 큰손 족들에게는 마지막 기회였다. 내일이면 군대는 티가바하 산의 구역으로 들어가게 되고 나놈들과 큰손 족들은 감히 티가바하의 얼굴에 피를 흘리지 못한다. 그 다음은 변경 최강의 요새인 아란트 성이 나온다. 비록 소문에 큰 소란이 있었다고 하지만 수십만의 인구를 가진 아란트 성을 공격할 만큼 그들은 어리석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만 견뎌내면 자작은 많은 전리품과 사기 넘치는 군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자작님 저도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요?"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던 아름다운 여자가 말했다.


"하하 아닙니다. 엘리미아님은 그냥 계셔도 됩니다. 정 필요하게 되면 부탁을 드리겠지만 충분히 저희들만으로 가능합니다."


자작은 공손하게 치사 엘리미아에게 말했다. 귀족의 군대가 다른 거대 상단이나 사냥 단들과 다른 것은 치사를 지원받기 때문이다. 2000명이상의 군대에만 지원을 해주지만 치사 한명의 지원은 워 스쿼드 10마리의 지원보다 나았다.


"저는 자작님을 보조하기 위해서 왔지 놀기 위해 온 것은 아닙니다."


치사는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말했다. 하지만 자작은 요지부동이었다. 치사가 도와준다면 더 할 수 없이 좋지만 자작에게 그녀의 가치는 더 높았다. 그녀를 최대한 아끼고 보호하는 이유는 알을 원하기 때문이었다. 모든 고위 계급의 칼은 치사의 알을 원했다. 치사가 자신의 자손을 낳아준다면 강한 아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군요. 그럼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부르십시오."


치사는 돌아서 그녀의 방으로 갔다. 그녀의 뒤를 따라 자작이 붙여준 10명의 시녀가 따랐다. 평치사에 불과한 그녀를 자작은 공주 모시듯이 했다. 성이라면 도저히 받지 못할 호사지만 마음은 편치 못했다. 자작에게 지원을 올 때 치전사를 대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10명의 시녀가 그녀의 손발이 될 유일한 전사들이었다. 시녀들도 자작이 붙여준 훌륭한 전사들이기는 하지만 믿음으로 이어진 치전사들에 비할 수가 없었다.


치사는 자작의 생각과 다르게 그의 알을 낳아줄 생각이 없었다. 지원은 처음이 아니었고 그 전에 칼의 알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바로 전의 칼을 지원을 했던 전투에서 패해 육체와 알을 잃었다. 귀족 칼의 사랑을 받아 그의 알을 배고 있는 중에 육체를 잃은 그녀는 다시는 실수를 하고 싶지 않았다. 칼과의 사랑으로 힘을 잃은 상태라 지원도 제대로 못하고 죽음을 당했기 때문이다. 사랑을 하면 치사는 힘을 잃는다. 치사의 높은 에너지가 칼에게 흐르기 때문이었다. 만약 그 칼이 진정 그녀를 사랑했다면 달랐겠지만…….


'아아'


치사는 있을 수 없는 알을 느끼고 배를 잡았다. 치사는 죽더라도 영혼의 계약에 따라 영혼석은 여신의 손으로 돌아가기에 지금의 몸은 다시 생명의 연못에서 받은 육체였다.


"괜찮으십니까?"


시녀들이 호들갑을 떨었다. 치사는 고개를 흔들며 방으로 갔다. 더 할 수 없는 호사스러운 생활이었지만 그녀의 마음은 차갑기만 했다.



일행들에게 다행이도 아리엘이 친절한 여행자를 만나서 토굴을 같이 쓸 수 있었다. 아리엘은 꽃쥐를 쫓다가 우연히 좋은 순례자들을 만났지만 자신이 대단한 일을 했다고 자랑했다.


"그래 잘했다."


데니아가 칭찬하자 아리엘은 좋아했다.


"감사합니다."


토굴에 들어서자 데니아가 칸을 대신해 순례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정면에서 토굴을 지키고 있는 자가 데니아의 인사를 받아 가볍게 고개를 끄떡였다. 그는 몸을 로브로 감싸고 얼굴은 깊게 눌러쓴

후드 때문에 괴이하게 보이는 자였다. 다만 어두운 후드 안에서 섬뜩한 눈빛을 발했다.


"이 쪽으로 오세요."


순례자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한 여성이 일어나며 말했다. 여성은 순례자라는 것을 알려주는 얇은 망사로 된 스카프를 모자 대신 썼다.


"감사합니다."


다시 한 번 인사를 하고 순례자들 사이로 자리를 잡았다. 비좁았지만 훈훈한 온기가 있어서 모두들 만족했다. 칸은 로브를 입은 자와 함께 앉았다. 그의 하얀 뼈로 만들어진 손이 소매 밖으로 보였지만 칸을 놀라게 하지는 못했다. 밖에서는 워 스쿼드가 긴 상아로 땅을 파 몸에 끼얹는 소리가 부산스러웠지만 점차 칼리의 달빛이 들어오자 그 소리도 사라졌다. 소우와 스쿼드같이 거대한 생명체는 두꺼운 외갑을 가져 어느 정도 달빛에 견딜 수 있지만 오래 견딜 수는 없었다. 숲의 그늘과 흙으로 가리는 것만이 칼리의 눈에서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었다.


"꿈의 신전으로 가시나요?"


아리엘이 여성 순례자에게 물었다.


"네 레테의 강이 있는 모르페아 여신의 신전으로 가요."


모르페아 여신의 신전은 꿈의 신전이라 불렸다. 여신이 '꿈꾸는 여신'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네 그래요 우리는 다시 윤회의 길을 선택했지요."


아리엘도 순례자들이 누구고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알고 있었지만 궁금함을 참을 수 없었다. 직접 영혼의 순례자들을 만나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아리엘"


데니아가 더 질문을 하려는 그녀의 팔을 잡으며 작지만 단호하게 말했다. 순례자의 얼굴이 난처해 보였기 때문이다.


"네……."


아리엘도 눈치를 챘는지 목소리를 낮췄다. 윤회를 결정하고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사람은 나락에서는 축복이지만, 저 마다의 추억을 버리고 망각의 길을 가야하기 때문에 슬픔의 길이기도 했다. 순례자는 수많은 세월동안 나락에서 고통과 번뇌를 버려야만 될 수 있다.


밤이 깊어지자 밖이 부산스러웠다. 구름 때문에 달빛이 땅까지 미치지 못하자 악령들이 스멀거렸고 많은 사람과 피 냄새 때문에 자아를 가지고 있는 귀령과 사령들까지 기어 나왔다. 악령들은 단순한 '악의'만을 가진 존재라면 귀령 또는 사령, 유령 등등의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존재들은 자아까지 가지고 있어서 더 위험한 존재였다. 보통은 생명체의 시체에 기생하여 괴물이 되려고 하지만 때로는 약한 정신을 가진 사람을 공격해 몸을 뺏기도 했다.


토굴의 입구는 하나지만 안을 넓었고 다른 굴과 연결되어 있었다. 칸은 슬그머니 여성 순례자와 일어서는 가리푸를 봤지만 모른 체했다.


"제기랄"


가리푸는 여성의 몸 위에서 욕설을 중얼거렸다. 가리푸는 합당한 자격이 없기 때문에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기능은 봉인되어 있어 여향을 못 맡지만 본능인 성욕까지 봉인된 것은 아니었다. 성욕을 봉인 할 수도 있지만 성욕을 없앤다는 것은 능력 대부분을 버린다는 말과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칸과 여성들이 관계를 가질 때마다 괴로웠다. 순례자들을 만난 것은 가리푸에게 갈증을 풀 수 있는 행운이었다.


"으음"


순례자는 자신을 배려하지 않고 거칠게 다루는 그에게 짜증이 났다. 순례를 위해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면 결코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순례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가기 때문에 돈이 없었고 여성 순례자들은 몸을 팔았고 남성 순례자를 찾는 여성도 꽤 있었다. 순례자들은 돌연변이를 일으키지 않기에 많이 찾는 것이다. 여기저기에서 숨넘어가는 소리와 야릇한 신음이 꿈틀거리는 육체들 사이에서 흐른다. 이곳은 공인된 매음 장소였고 대부분 군대에 속한 전사들이 성욕을 푸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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