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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나라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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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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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8.31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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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애욕(愛慾)

DUMMY

비야마로 가는 길은 평탄했다. 가끔 괴수나 마수가 주위를 스쳐지나가 놀랐지만 사냥터가 가까워졌다는 것을 알뿐이었다. 대부분의 괴수나 마수는 일행을 눈여겨보지도 않고 지나가거나 도망쳤다. 본능에 따라 칸 일행이 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칼사슴이에요"


길을 막고 있는 머리가 둘 달리고 칼날 같은 뿔을 한 칼사슴이 일행을 노려봤다. 날카로운 칼날 뿔을 앞에 세우고 뒤로는 10여 마리의 칼사슴 떼를 지켰다. 칼사슴 떼는 무거운 몸을 한 암컷과 새끼들 때문에 빨리 움직이지 못했다. 수컷 칼사슴은 두려움을 이기고 칸을 위협했다.


칸은 움직이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멈춘 일행은 칼사슴들이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부드러운 가죽과 날카로운 뿔 그리고 맛있는 고기를 주는 칼사슴이지만 잡을 생각을 못했다. 아기 칼사슴이 깡충거리며 뒤따라가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할 뿐이었다.


"으응 나도 식귀나 조련수 키우고 싶다."


샤리가 갑자기 말했다.


"그래"


데니아는 식귀나 조련수가 비싸다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지금의 가족들에게는 불가능했다. 도끼 새을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히 발전한 것이다.


"어떤 걸로?"


"으음……. 몽실이 같은 걸로!"


샤리는 몽실이가 그리워진 것이다.


"아쿠치는 비싼데다가 조련수로는 안 키워 잡아먹지"


"이잉……."


"뿔토끼나 꼬마 귀견도 괜찮지 않니?"


레키가 울 것 같은 샤리를 달랬다.


"뿔토끼는 본 적이 없는데? 그리고 귀견은 무섭잖아?"


"아니야 꼬마 귀견들은 작아서 안 무서워 그리고 뿔토끼는 비야마에 가면 많이 볼 수 있어"


레키는 꼬마 귀견이 전문적으로 귀령들이나 시체조각을 먹어치우는 식귀라는 것을 말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뿔토끼도 조련수로 키우는 것들은 사나웠다. 나락에서 애완동물이라는 사치는 귀족들 외에는 없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귀족들도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보다 강한 식귀를 한 마리 더 키우기를 원했다. 힘만이 살아남는 곳이 여기였다.


"그럼 비야마에 가면 뿔토끼 살 수 있어?"


"글쎄……."


레키는 샤리에게서 눈을 떼 칸을 보다 데니아를 바라봤다. 실질적으로 칸이 리더였지만 돈 관리는 데니아가 했다. 데니아의 이마가 살짝 찌푸려지는 것을 보고 말을 잇지 못했다. 샤리도 레키의 눈을 따라 갔다. 데니아의 단호한 얼굴을 보고 고개를 숙인다. 자신도 모르지 않았다. 갑자기 찾아온 행복과 여유 때문에 처지를 잊은 것이다.


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말 한마디면 데니아도 마음을 바꿀 것이나 그녀의 의견을 암묵적으로 인정했다. 그녀의 권위를 함부로 실추시키는 것은 좋지 않았다.


그 후로 일행은 말없이 길을 갔지만 곧 기분이 풀린 샤리가 떠들자 다시 화기애애한 수다로 시끄러워졌다. 무슨 할 말이 많은 지 그동안 어떻게 말하지 않고 살았는지 자신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수다를 떨었다. 그리고 수다는 미묘한 관계를 유지하던 여성들을 하나로 모우고 서로를 이해하는 도구가 되었다.


"그러니까 칼부리 아빠는 3명의 엄마를 뒀는데 3번째 엄마가 나를 낳은 엄마야."


레키는 열심히 자신의 이야기를 했고, 맡겨 건져진 아이들인 다른 여성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보통 알은 3개월에서 4개월이면 낳지만 아빠는 강한 아이를 원해서 나는 8개월이나 엄마 배속에서 자랐어. 그리고 엄마는 나를 가지고 매일 생명수에 가서 기도를 드렸데 물론 돈은 많이 들었지만."


칼의 여성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대부분 3개월이 넘으면 알을 낳아 신전에 맡겼다. 모(母 프리머)라 할지라도 몇 개월이나 신전을 들락거리며 알을 키울 수는 없다.


"솔직히 아빠는 알이 아니라 아기를 낳고 싶어 했지만 아기를 낳으려면 돈도 엄청 들고 신전의 허가도 떨어져야하고 아기도 키워야하고 해서 알을 낳았데."


아기라는 말에 여성들의 얼굴은 아쉬움으로 가득 찼다. 많은 여성들은 아기를 원했다. 작고 귀여운 아이를 어릴 때부터 키우고 싶어 했다. 하지만 그것은 작위를 가진 고위귀족 칼의 여성들이나 가능한 일이었다. 아기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수십 배의 어려움과 위험이 존재했다. 나락에서는 약한 존재는 쉽게 잡아먹히기 때문이다.


샤리는 갑자기 떠는 데니아를 올려다보았다. 표정이 생기기 시작한 그녀의 얼굴은 슬픔으로 가득했다. 자상한 그녀의 눈에 눈물의 흔적이 보였다. 샤리는 생각이 깊게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누구나 나락으로 온 이유는 있었고 그것은 누구에게도 함부로 이야기 할 수 없는 아픔이었다. 샤리의 명치끝이 아파왔다.


"그래서?"


"태어났을 때 엄마가 보살펴주셔서 오랫동안 같이 신전을 다녔어 내 영혼석이 완전히 자리 잡을 때까지 1년 정도 엄마가 키워줬지"


아리엘은 한숨을 푹 쉬었다. 레키가 부러운 것이다. 그녀들은 알로 맡겨져 태어나자마자 가족들과 같이 다녀야 했다. 그녀들에게 레키와 같은 짧은 어린 시절도 없었다. 비록 가족들은 모두 그녀들은 아꼈지만 엄마의 품안에서 사랑받은 기억은 없었다. 자신이 아이를 가지면 아기를 낳고 싶었다. 아니 최소한 키우고 싶었다. 아리엘은 칸을 올려다봤고, 다른 여성들도 무의식적으로 칸을 봤다. 단단한 얼굴이지만 조금은 부드러워진 칸이 고개를 끄떡이는 것 같았다.


서로의 생각에 빠져 여성들의 수다는 멈췄다. 아리조차 깊은 생각에 빠져있었다. 치사가 알을 갖는 이유는 자신의 신을 위해 강한 아이를 낳기 위해서였다. 때로는 키울 수도 있지만 대부분 알을 낳았다. 고위 귀족의 칼을 지원하는 치사들을 때때로 아이를 낳고 키운다. 아리는 그것이 불결하다고 생각했지만 사랑을 배우자 그들이 부러워졌다. 그리고 칸을 한 번 더 봤다. 그는 분명히 강해지고 전설이 될 것이다. 아리는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으응?"


아리엘이 갑자기의 귀 날개를 폈다. 일행들은 놀랬다. 그녀의 귀에서 나온 귀 날개는 하룻밤사이에 변해있었다. 부드럽고 가느다란 백색의 털들이 가지런히 나와 있는 나비날개는 헤그머의 빛을 받아 잔잔히 빛나고 있었다. 빛나는 모습이 꼭 달빛나비를 닮았다고 칸은 생각했다.


"파카의 날개소리다."


"파카?"


레키도 재빨리 귀 날개를 폈다. 아리엘의 변한 귀 날개가 레키의 것과 대조되 확연히 변화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이를 추측할 수 있는 나비날개의 무늬가 아리엘에게서 없어지고 은은한 백색의 잔물결 무늬만 있었다.


"정말?"


샤리의 눈이 동글해진다. 다른 여성들의 얼굴도 탐욕이 보인다.


"어디야?"


샤리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침을 꿀꺽 삼켜다.


"잠깐"


아리엘이 말하기 전에 데니아는 고개를 흔든다.


"길 근처에 있는 파카가 남아있다는 것은 위험하다는 거야."


본래 파카는 강한 독을 지녔다. 성인 남성의 주먹보다 약간 큰 날벌레인 파카는 주로 열매의 즙을 먹는 온건한 벌레지만 무리지어 다니며 떼로 덤비면 스쿼드라 할지라도 죽일 정도로 독이 강했다.


"하지만 연기 피우면……."


샤리는 말을 잇다 데니아의 올라간 눈초리에 고개를 숙였다. 파카는 강하지만 사람들은 영악했다. 모닥불에 벌레를 쫓은 약초를 태우면 연기에 파카는 도망치고 파카가 모아놓은 음식을 먹을 수가 있었다.


"열매당은 맛있는데……."


아리조차 입맛을 다셨다. 파카가 모아놓은 열매즙은 엑기스만 모여 열매당이라는 달콤한 물엿이 된다. 나락에서는 좀처럼 맛 볼 수없는 맛있는 음식이다. 하지만 데니아는 아리에게까지 날카로운 눈길을 보였고, 아리는 딴청을 피웠다. 데니아는 칸이 인정한 여성들의 큰 언니였다. 아리는 도전할 마음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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