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비공 님의 서재입니다.

마하나라카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비공
작품등록일 :
2006.10.22 23:49
최근연재일 :
2006.10.22 23:49
연재수 :
132 회
조회수 :
1,274,757
추천수 :
7,799
글자수 :
900,840

작성
06.09.01 13:36
조회
7,991
추천
56
글자
9쪽

아귀(餓鬼)

DUMMY

"죽여 버려!"


칸은 룽카까지 흥분하자 취기와 분위기에서 나왔다. 한순간 마음의 바꿈에 몸도 따라 바꿨고 맑은 정신을 가져왔다. 그의 눈이 깊어지고 주점 전체를 바라봤다. 인위적인 분위기가 사람들을 흥분시켰다. 두 전사는 서로의 눈을 붉히고 싸우기 전이었고, 구경꾼들은 무엇에 취한 듯 열광했다. 싸움이 커질 것 같았다.


그리고 두전사의 기다림과 탐색이 끝나는 순간이 왔다. 흥분한 여성 전사가 먼저 움직임을 보였고 냉정을 유지하고 있던 남성 전사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페어리와 음악사의 눈은 기대로 반짝였다.


"갈!"


그러나 싸움은 이뤄지지 않았다. 칸의 고함은 적절히 울렸고 전사들을 멈추게 하는 힘이 있었다.


"술이 떨어졌다."


빈잔을 들어 숨어있는 직원에게 보였지만 그의 눈은 전사들과 붉은 눈을 가진 이들에게 박혔다. 전사들은 그를 돌아봤지만 붉은 눈을 가진 둘은 움찔하며 눈을 피했다.


"제길 그래 너 가져라!"


갑자기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은 남성 전사가 페어리를 여성 전사에게 던져줬다. 겨우 페어리 가지고 피를 흘린다는 것은 우스운 일이었다.


"흥"


엉거주춤 페어리를 받은 여성 전사는 코웃음을 치고 돌아섰다. 그녀도 정신을 차린 것이다.


"야 술 더 가져와!"


"애들 어디 갔어!"


갑자기 식어진 열기에 전사들은 술과 페어리를 찾았고, 전사들은 직원과 페어리를 거칠게 다뤘다. 룽카도 어색해진 분위기에 자리에 앉았다.


"술!"


오늘따라 주점은 더 많은 술을 팔았지만 주점의 주인은 기분이 좋지 않았다.


칸은 반대했지만 여성들은 여전히 고마밭에서 일했다. 고마 밭의 갈색 잎들은 바람에 한들거렸다. 고마 줄기는 사람의 키만큼 자랐고, 잎은 헤그머를 가릴 만큼 컸다. 고마 사이에는 잡초를 뽑고, 거름을 주는 일꾼들의 꾸부정한 모습이 보였다. 게으른 일꾼들을 향해 감시꾼이 눈을 부라리면 헛되이 채찍을 칠뿐이었다.


고마를 캐기 위해 모인 여성들은 아리의 기도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 아리가 짧은 기도로 흙들에게 부탁을 하지 흙들은 서로의 단단한 결속을 풀고 푸석해 졌다.


"힘들어~"


작은 신성력이지만 아리는 쉽게 지쳤다. 대지의 여신인 가이리나와의 통로가 단절된 아리는 평범한 성직자보다 약했고 본체로 현신조차 할 수 없었다.


"수고 했어 이제 조금 쉬어"


아리가 물러서자 삽을 든 여성들은 흙을 파내려 갔다. 고마의 뿌리를 따라 사람 키만큼 파내려 가자 겨우 끝부분이 보였다. 그리고 뿌리 끝에 뿌리열매라고 불리는 아이만한 크기의 열매를 흙더미에서 찾아냈다.


"와 크다!"


아리엘이 반쯤 흙에서 나온 고마 열매를 요리조리 살펴봤다. 하지만 다가서지는 않았다. 열매를 품은 고마 뿌리가 위협하며 가시를 내밀었기 때문이었다. 약하지만 독을 가지고 있어 끝이 연녹색으로 번들거렸다. 하지만 데니아는 단호하게 갈고리를 들어 열매와 뿌리의 연결부위를 찍어 끊었다. 가느다란 비명소리가 고마에게서 나왔다.


"어머 토왕이다."


떨어져 나온 열매를 캐던 레키는 열매 밑에서 기어 나오는 흙색의 벌레들을 가리켰다.


"으엑……. 징그러워"


샤리와 아리엘이 자리를 피했다. 사람의 팔뚝만한 크기의 토왕들은 열심히 흙을 파먹었다.


"토왕이 뭐가 징그러워 흙만 파먹는 벌레들인데"


"시호충처럼 생겼잖아!"


"뭐가 시호충처럼 생겼어? 크기도 작고 색깔도 틀린데 그리고 얼마나 얌전한데"


레키는 시위하는 것처럼 토왕을 쓰다듬어줬다.


"윽! 레키하고 밥 같이 안 먹을래!"


샤리는 고개를 돌렸다. 그 뒤로 레키의 킥킥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아리엘은 또 한눈을 팔았다. 고마줄기에 숨어있던 녹색정령이 땅위를 가로질러 재빨리 도망쳤고 아리엘은 그 뒤를 따라 갔다. 그녀의 예쁜 얼굴은 호기심에 빠진 어린 고양이처럼 눈을 반짝였다.


"찾았다."


녹색정령은 고마 밭을 넘어 숲 가장자리에 아리엘을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가 다가서자 긴 몸을 들어 아리엘을 바라봤다.


"응?"


정령이 손에 잡힐 만큼 다가섰을 때 땅이 흔들렸고 거대한 기둥이 땅을 헤치고 일어섰다. 주위는 흙먼지가 자욱해 앞이 보이지 않았지만 무거운 흙먼지는 곧 땅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기둥은 헤그머의 빛을 받으면서도 당당히 그녀 앞에 서있었다.


"앗!"


아리엘이 비명을 지르려 하자 대괴 알푸레도는 손을 내저었다.


"괜찮네. 해치지 않네. 걱정하지 말게"


알푸레도는 거대한 시호충의 몸통위에서 아리엘을 진정시키위해 노력했고 아리엘은 놀란 눈과 커진 입은 점차 진정되었다.


"나는 살아있는 사람은 먹지 않는다네."


겨우 진정된 아리엘을 알푸레도는 바라봤다.


"그런데 놀랍군! 전에 봤을 때 좋은 꿈을 꾸는 영혼으로 보였는데 지금은 아름다운 꿈이 영혼에서 흘러나와"


"무. 무슨 일이죠?"


아리엘을 떨리는 가슴을 누르며 물었다.


"별것 아니네. 그냥 늙은이의 호기심이지……. 그래 아란트 성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알푸레도는 자신의 범위 밖에서 일어난 칸의 일에 관심이 많았다.


"아란트 성이요? 네……."


아리엘은 말해야하는지 망설였지만 그녀는 대괴의 기세에 거짓말을 할 정도로 간이 크지 못했다. 따라서 그녀가 알고 있는 것을 말할 수밖에 없었다.


"오호 그런 일이 있었군! 래퍼가 아직도 살아있다니 놀라워 거의 신마대전 이전의 대괴 아닌가? 그런데 자네는 꿈꾸는 자들의 어머니를 찾아 길을 떠나야 할 것 같아"


"네?"


"꿈꾸는 여신 모르페아를 찾아가야 하네."


"아니요 저는 안가요"


아리엘은 알푸레도의 말에 성급히 고개를 흔들었다.


"저는 돌아갈 생각이 없어요."


그녀는 윤회의 법칙 안으로 돌아갈 마음이 없었다. 지금 이대로 행복했기 때문에 영혼의 순례자들을 인도는 모르페아를 만날 생각이 없었다.


"아니 자네는 찾아가야 하네. 그것이 꿈꾸는 자들의 운명이지……."


알푸레도는 예언자처럼 말했지만 아리엘은 계속 고개를 흔들었다.


“갈레요!”


더 이상 대괴가 무섭지 않았다. 그녀는 소리치고 가족들에게로 달렸다. 하지만 알푸레도는 잡지 않았다.


"칼리가 약해지고 있어"


아리엘의 뒤를 따라 마을을 바라보는 알푸레도는 날뛰는 악령들을 느꼈다. 그리고 마치 칼리가 떠있다는 듯이 흐린 하늘을 올려다봤다.


........



고마 밭에서 나오는 품삯은 얼마돼지 않지만 가족이 하루 먹을 양식을 구할 수 있었다. 데니아와 여성들은 받은 배급표를 들고 식품점에서 재료를 골랐다.


“오늘은 하얀 콩두 빵하고 소우스프를 만들어 먹자”


“정말!”


“그래”

“그럼 들초가루도 사요”


“그러자”


여성들은 즐거웠다. 재료를 고르고 음식 만들 생각으로 서로의 요리법을 재잘댔다. 맛있는 음식을 상상하는 샤리의 입안에서는 벌써 침이 고였지만 샤리를 제외한 여성들은 요리를 한다는 자체에 더 즐거워했다.


데니아가 무리하는 이유는 칸 때문이었다. 매일 같이 상처로 돌아오는 그에게 그녀는 맛있는 것이라도 먹이고 싶었다. 상처가 하나둘 늘어 날 때마다 그녀의 가슴은 아팠던 것이다.


“이 바추가 더 싱싱해 보여”


“아니야 이걸로 하자”


레키와 아리엘은 각자 한 손에 바추를 들고 서로의 안목을 경쟁했다.


“벌써 내가 샀어.


“아리 언니!”


“비겁해!”

여성들은 행복한 목소리가 식료품점을 넘어 마을로 퍼졌다.


‘레키.......‘


그녀를 부르는 소리는 공기를 울리지 않고 다만 소리의 진원자의 입안에서만 맴돌았다.


“응?”


레키는 살짝 고개를 돌렸지만 다시 갸웃하고 신경을 돌렸다. 데니아와 식료품점 직원과의 전쟁에서 데니아를 도와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 봐요 이것 모양도 안 좋고 벌레도 먹었는데 어떻게 제값을 받아요? 깎아요. 깎아!”


레키는 열심히 데니아를 지원했다.


‘많이 변했어.......’


식료품점이 보이는 길모퉁이에서 그는 혼자 있었다. 몇 달 동안 황야와 숲에서 보낸 그는 가족들도 없이 남루한 모습이었다.

칼부리는 레키의 밝은 미소에 놀랐고 변한 그녀의 모습에 탄식했다. 하지만 그녀 앞에 나서진 않았다. 귀여운 샤리의 웃음소리와 함께 레키의 발랄한 목소리가 노래하듯 따랐다. 그녀는 행복해 보였다.


“칸이 좋아해야 할 텐데.......”


“좋아할 거야 소우고기가 얼마나 맛있는데!”


“그래 헤헤헤”


레키는 부끄러움에 귀밑을 붉히며 웃음으로 얼버무렸고


“호호호”


“깔깔깔”


그 모습에 다들 함께 웃었다. 오늘따라 마을은 밝아 보였다.

* 정규마스터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5-29 05:04)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마하나라카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2 마병(魔兵) +10 06.09.02 7,958 54 13쪽
71 마병(魔兵) +10 06.09.02 7,984 52 14쪽
70 마병(魔兵) +10 06.09.02 8,031 57 14쪽
69 마병(魔兵) +9 06.09.02 8,224 62 17쪽
68 마병(魔兵) +9 06.09.02 8,109 50 17쪽
67 마병(魔兵) +10 06.09.02 8,070 52 13쪽
66 마병(魔兵) +8 06.09.02 8,327 52 16쪽
65 마병(魔兵) +10 06.09.02 8,089 56 11쪽
64 마병(魔兵) +11 06.09.02 8,322 53 18쪽
63 마병(魔兵) +8 06.09.02 8,367 47 17쪽
62 마병(魔兵) +8 06.09.02 8,633 51 15쪽
61 아귀(餓鬼) +25 06.09.01 8,369 57 16쪽
60 아귀(餓鬼) +9 06.09.01 7,966 56 15쪽
59 아귀(餓鬼) +9 06.09.01 8,032 49 10쪽
58 아귀(餓鬼) +9 06.09.01 8,061 57 11쪽
» 아귀(餓鬼) +9 06.09.01 7,992 56 9쪽
56 아귀(餓鬼) +9 06.09.01 8,004 51 12쪽
55 아귀(餓鬼) +13 06.09.01 8,013 56 10쪽
54 아귀(餓鬼) +13 06.09.01 8,113 55 12쪽
53 아귀(餓鬼) +12 06.09.01 8,467 55 10쪽
52 아귀(餓鬼) +12 06.09.01 8,822 57 14쪽
51 애욕(愛慾) +21 06.08.31 8,904 57 10쪽
50 애욕(愛慾) +9 06.08.31 8,535 52 8쪽
49 애욕(愛慾) +18 06.08.31 8,579 54 12쪽
48 애욕(愛慾) +17 06.08.31 8,534 53 11쪽
47 애욕(愛慾) +15 06.08.31 8,595 55 10쪽
46 애욕(愛慾) +9 06.08.31 8,497 55 10쪽
45 애욕(愛慾) +7 06.08.31 8,699 57 10쪽
44 애욕(愛慾) +15 06.08.31 8,836 56 9쪽
43 애욕(愛慾) +8 06.08.31 9,080 55 10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