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잔비의 서재

당신을 위한 무덤은 없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잔빛
작품등록일 :
2021.05.13 11:19
최근연재일 :
2021.07.17 13:00
연재수 :
76 회
조회수 :
2,646
추천수 :
60
글자수 :
441,567

작성
21.07.15 13:00
조회
19
추천
1
글자
14쪽

간파

DUMMY

라팔이 막 포교의 탈을 쓴 납치를 끝맺으려 할 무렵의 일이었다.

희희낙락하며 돌아가려는 라팔의 앞에 아르바 시의 시장, 몬테소 하겐트 남작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다리와 팔을 다친 것처럼 절뚝이며 찾아오는 그는 반 폰 클락 자작의 지난 습격에 많은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물론, 그는 하녹이 변장한 가짜 시장이었지만 말이다.


허나 얼굴 가득 당혹스러운 심정을 담은 그의 모습은 적어도 시민들에 눈에는 진위를 가릴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워 보였다. 하물며 그를 처음으로 만난 라팔에게야 오죽하겠냐마는..


"이, 이게 무슨 일이오! 왜 그들을 잡아가는 거요!"


연기력이야 어찌되었던 간에, 하녹에게 있어 현재의 상황은 상정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초대한 손님들이 집 안 사람들을 모조리 붙잡아가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러나 라팔의 얼굴은 태연하기만 하다. 순진하게 되묻는 모습이 마치 내가 뭘 잘못했냐 묻는 것 같았다.

하녹은 심기가 뒤틀리는 기분이었으나 우선은 침착하게 입을 열었다.


"나는 이 도시의 시장이오! 질문에 답하시오! 누구의 허가를 받고 이런 짓을 벌이는 것이오!"

"오. 말투가 마음에 드는군요"


하녹은 순간 말문이 막히는 것을 느꼈으나 가까스로 표정을 유지했다. 물론, 완벽한 연기를 유지하고 있는 얼굴과는 다르게 속에서는 살의가 치솟고 있었다.

사실 시민들이야 아무래도 좋은 일이었지만 계획이 뒤틀리는 것은 있어선 안 될 참사였기 때문이다.


‘젠장..버나르 가에서 이 사실을 알면 뭐라고 추궁할지..!“


하녹은 눈앞이 깜깜해지는 듯한 기분이었다. 세계 최강의 나라, 최강의 가문에서 내려온 임무가 아니던가. 20년 넘게 잠적을 명했던 가문에서 며칠 전 갑자기 행동을 명령한 것이 이상하다고 여기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하녹은 자신이 있었다.

아르바라는 최대의 무역항을 그 오랜 시간 동안 손아귀에서 굴려온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경험만 믿고 방심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이 모든 사건들의 계획자로서 의외의 사건이나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모든 일을 진행해오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예상치 못한 사건이 발생하다니..


성국 놈들이 미쳤다는 말을 들어 보기는 했지만 설마 버나르의 초대마저 무시해버릴 줄이야. 그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버나르의 초대라면 설령 일국의 왕이라 해도 무시하지 못할 터인데.


'이거야 숫제 성직자가 아니라 살인귀들이 아닌가'


제국과 성국의 교류가 무척이나 드물고, 특히나 항구 도시의 경우 이종족들의 출입이 잦아 성국의 사람들은 들어오는 것 자체가 금지되어 있었다.

그들의 시선에 이종족들이 어떻게 비치는 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아르바의 사람들은 성국 사람들의 위험성에 대해 무지한 면이 있기도 했다.

그래도 치료나 포교 목적의 방문자들이 존재하는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게, 그들의 출입 자체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하녹 역시 성국과 이종족들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막연한 상상에 그치곤 했었다.

설마 남의 나라에 입국 하자마자 살육을 벌이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다행히도 바다 위에서의 공격이야 항로 자체를 확보하려는 제국의 노력에 의해 안전한 편이라지만 그들의 상륙을 허용한 후부터는 이야기가 달랐다.

그들에게 있어 이 아르바는 불신자들로 인해 오염되어버린, 정화해야 마땅한 땅으로 보였을 테지.


이상한 점이 있다면 버나르 가문이 그런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것이지만.


'뭐, 좋아. 이렇게 된 거 미치광이들이라 생각해야겠군'


허나 하녹은 이내 침착하게 생각을 정리했다. 숨어 지내기 위해서 라고는 해도 이미 이 십 년 가까이의 시간을 범죄자들과 살아왔던 그였다. 어지간히 미친놈들이라 한들 더 이상 그의 예상을 벗어나지는 못할 터였다.


지금의 사건들은 그저 상대가 성직자라는 편견 때문에 벌어졌을 뿐, 앞으로 그가 감당하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녹은 그렇게 생각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말이다.


"시민들은 풀어주십시오. 그리고 다른 분들과 함께 시청으로..저기요?"


하녹은 자신의 말을 듣기는커녕 그의 뒤쪽을 향해 시선을 고정한 수도승을 보며 속이 타들어 가는 기분이었다. 그가 짜 맞춰 놓았던 계획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허나 라팔은 딱히 그를 무시하려 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으레 미치광이들이 그러하듯 스스로를 정상이라 여기는 종류의 사람이었고, 초대한 사람의 말을 묵살해버릴 마음은 조금도 없었으니까.


그가 그곳을 향해 눈을 돌린 것은, 그저 결코 묵과할 수 없는 것을 목격하였기 때문이다.


"사마현?"


라팔의 등 뒤에 묶여 있던 시민 중 하나가 그의 이름을 읊었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가 죽기 바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살아 돌아오리라 여긴 것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사실은 죽지 않았었나? 머리를 잃었는데도?


나가라는 종족은 원래 그런 종족인가?


"..넌 누구냐"


라팔은 하녹을 지나치며 그에게 물었다. 되살아난 나가를 보며 그가 떠올린 것이 무엇인지는 명백했다.

순환하는 뱀, 꼬리를 물어 끝없이 이어지는 부활의 뱀.

불신자의 수준을 넘어, 명백한 이단이자 용납할 수 없는 대죄.


"부활? 부활이라고?"


라팔은 어처구니가 없을 지경이었다. 그것은 광기를 넘어선 혐오였다. 분명 제 손으로 머리를 터트린 감각이 지금도 선명하거늘. 왜 상대는 상처 하나 없이 저곳에 서 있단 말인가.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서 있는 나가는 창백함조차 없는 선홍 빛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누구냐고? 아..그래"


라팔의 물음에도 불구하고 나가는 태연하다. 어디에도 겁을 먹은 기색은 보이지 않는다. 그를 죽인 상대방을 눈앞에 두었다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무감각한 모습이었다.

그는 그저 스스로가 누구냐는 질문에 기억을 곱씹는 듯 잠시 생각에 잠겨 있었다.


긴 사색은 아니었다. 그저 가볍게 잊었던 것을 떠올린 듯한 그는 가만히 선 채로 검은 장검을 움켜쥐었다.

조금 전에는 없었던 검이었다. 애초에 나가들의 무기는 검보다는 창이 주류였고, 그의 경우 심지어 맨손이기까지 했었으니까.


"사마현. 향신료를 팔던 상인이자..사마 가의 차남.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버린 나가"


그리고 그가 스스로의 죽음을 인정하는 순간, 라팔은 참지 못하고 그를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접근하지 않고 멀찍이 공격한 까닭은 추악한 죄악을 목격한 것에 대한 혐오와 경멸 때문이었겠지. 몇몇 사람들은 생애 처음 마주한 것에 대하여 만지기를 꺼려하곤 하였으니까.


물론, 그렇다 하여 그 주먹에 살상력이 부족했던 것은 아니다.


화륵!


주먹이 스친 대기에 불이 붙는다. 피에 젖은 흰 옷처럼 하얗고 붉은 불꽃이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초겨울의 한기를 녹이고, 용암보다 뜨겁게 달아오른 불덩이가 피어난다.

단숨에 적을 향해 날아가는 화염구는 외려 지옥보다 악해보였다.


"멍청하긴"


추위를 싫어하는 나가가 답했다. 리자드맨, 보리스가 그러하였듯 따뜻한 지방에서 살다 북부로 올라온 그들에게 있어 열기는 치명적일지언정 낯선 것이 아니었던 까닭이다.

녹아든 추위에 움츠러들었던 비늘이 꽃을 피운다. 단숨에 몸을 숙이고 지면을 기어오는 그 모습은 확실히 뱀과 같은 움직임을 하고 있었다.


인간의 것을 아득하게 넘어선 속도였다. 하기야, 그것은 대부분의 이종족이 마찬가지였지만.


콰광!


공터에 작렬한 화염구가 시뻘겋게 달아오르며 일순, 세상을 붉게 물들였다. 석양으로 물든 세상은 한층 더 붉어진다.

내달리는 섬광이 안구를 시큰하게 사른다. 라팔은 눈의 통증을 참아가면서까지 그의 모습을 눈에 담으려 애썼다.


"어디로 갔지?"


허나, 그가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화염과 연기 뿐이었다. 오히려 무언가를 떠올린 것은 하녹이었다.

그 모든 광경을 목격한 그의 머리 속이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잭의 아티펙트가 사라진 날 느꼈던 위화감..그리고 어젯밤 내 부하들을 죽였던 보이지 않는 검!'


마검 블랙라인!


하녹은 그것을 떠올리고 있었다. 전해 듣기로 칠채색 골렘, 바이올렛의 탄생과 함께 사라져버린 마검의 존재를.


'하지만 그걸 쓸 수 있는 존재는 골렘 외에는 없을 텐데? 제 아무리 나가라 해도..!'


하녹은 그렇게 생각하며 전황을 살폈다. 그것이 진정 암살검이라면 곧바로 라팔의 등을 노릴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는 이미 보리스였을 적의 그가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시도하다 죽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가녀리게 보이던 수녀의 피부조차 뚫지 못한 검격으로 누가 봐도 육체파로 보이는 수도승을 노릴 리는 없다는 사실 역시.


하녹은 알지 못했다.


"컥!"


그 검이, 자신의 복부를 꿰뚫을 때까지도..


"거기냐!"


라팔은 자신들을 초대한 이가 쓰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동요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에게는 오직 이단을 처형한다는 목적만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는 하녹이 말려들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그리고 그 등 뒤로 묶여 있는 시민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불꽃을 던지려는 것 같았다.


"이런 미친..!"


하녹이 이를 악물며 몸을 일으켰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지혈제와 진통제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것이 포션은 아닌 까닭이다.


"죽어라 이단!"


그리고 이번에는 종전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불꽃이 타오르기 시작했다. 적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한 순간, 전방의 모든 것을 불태운다는 단순한 생각을 떠올린 까닭이다.


하녹은 욕설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몸이 평소의 상태였다면 모를까, 지금의 몸으로는 피하기는커녕 반항 한 번 제대로 못해보고 죽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 녀석! 내가 누군지 알아챈 거야!'


필시, 발각된 이유는 리자드맨이나 나가 특유의 체온 감지 때문이겠지. 하녹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알아챈 그가, 이전에 그를 보았다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리 없으니까.


"머, 멈춰!"


결국 하녹이 할 수 있는 것은 손을 내밀며 소리치는 것뿐이었다. 물론, 아무런 의미 없는 행동이었다.

그저 생명으로서 최소한의 저항을 했을 뿐.


화륵!


그리고 거대한 불꽃의 기둥이 피어났다. 터지기 직전의 물 풍선 마냥 부풀어 오르기를 반복하는 화염기둥은 단숨에 고개를 숙이며 수평으로 뻗어지며 날아갔다.

하녹은 얼굴에 덮은 가면이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녹아내린 것은 그대로 살에 엉겨 붙어 하나가 되어가고 있었다. 눈에 들어간 것들이 시야를 멀게 하고 있었다.

끔찍한 광경이다.


허나 가장 끔찍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대한 무력감.


"멈춰. 라팔"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내리쳐진 메이스가 없었더라면, 그것은 하녹의 마지막 생각이 되었을 테지..실로 그랬더라면 오랜 기간 암흑가의 주인이자 버나르의 칼로서 살아왔던 흑막의 가장 어이없는 최후가 되었을 것이다.

모든 계획의 준비를 끝마치고, 반 수사관이라는 고비를 넘어 최종 국면만을 남겨두고 죽다니..


'사, 산 건가?'


하녹의 눈에 들어온 것은 한 여자의 등이었다. 커다란 메이스를 지면에 끌며 라팔에게 다가가는 중년의 여자.


"그레모리 님! 하지만 이단이!"

"그래 알아. 그걸 탓할 마음은 없어"


하녹은 속에서 치밀어 오르는 욕설을 간신히 삼켜야만 했다. 그걸 탓하지 않는다니? 당신이 그들의 책임자 아니던가!


'큭..일단은 다시 변장을..!'


하지만 지금 하녹에게 급한 것은 드러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다시 한 번 감추는 것이었다.


'젠장 눈이..!'


허나 후유증이 없을 수는 없는지라 그의 왼쪽 눈의 시야가 반쯤 가려져 있었다. 필시, 제대로 된 조치를 받지 못한다면 그대로 눈이 멀어버릴 테지.

하지만 하녹은 그런 분노를 삼켰다. 그래도 목숨은 건지지 않았던가. 눈이야 연금술이나 마법의 힘을 빌리면 될 것이다.


"그는 이곳에 없다. 라팔"

"네? 그걸 어떻게.."


라팔은 단정적으로 말하는 그레모리의 태도가 놀랍다는 눈치였다.

그도 그럴 것이..보이지 않는 이의 존재 유무를 어떻게 확정짓는단 말이던가. 하녹 역시 확인할 방법이 없어 독을 썼었는데 말이다.


"내 눈은 특별하거든"


허나 그레모리는 그렇게 말하며 웃을 뿐이었다. 놀랍게도, 라팔은 더 이상의 질문을 하지 않았다. 그 말을 믿는다는 눈치였다.

하녹은 이를 악물며 몸을 일으켰다. 지금 중요한 것은 저깟 소꿉놀이 같은 것이 아니라 늦춰진 계획의 재개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나? 메이거스"


그러나 하녹은 무언가를 말하려던 자세 그대로 멈춰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레모리의 시선이 너무나도 정확하게 자신을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녹은 애써 웃으며 답했다. 1초도 되지 않는 경직이었기에 그의 행동에 부자연스러움은 없었다. 실로 일류 암살자다운 실력이었다.


"글쎄요..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나?"


허나 하녹의 그 모든 노력은 소용이 없었다. 그레모리는 이미 무언가를 확정지은 듯한 눈치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알게 해 주지"


드르륵.


메이스가 지면을 할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당신을 위한 무덤은 없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76 그레모리 21.07.17 32 0 12쪽
75 아가사와 파라크 21.07.16 21 0 10쪽
» 간파 21.07.15 20 1 14쪽
73 샤트라 21.07.14 19 1 12쪽
72 포교와 이단 21.07.13 35 0 10쪽
71 성국 21.07.12 32 0 9쪽
70 인어 21.07.11 21 0 10쪽
69 거짓과 위선 21.07.10 28 0 11쪽
68 암살 21.07.09 19 0 11쪽
67 예언 21.07.08 27 0 11쪽
66 선동 21.07.07 27 0 11쪽
65 묵은 진실 21.07.06 20 0 12쪽
64 맹약 21.07.05 31 0 12쪽
63 혈통 21.07.04 25 0 10쪽
62 노블 텐 21.07.03 24 0 12쪽
61 깨달음 21.07.02 26 0 13쪽
60 보리스 21.07.01 26 1 13쪽
59 수사망 21.06.30 26 0 12쪽
58 엠버 21.06.29 33 0 11쪽
57 쌓여가는 불만 21.06.28 21 0 12쪽
56 캐트 시 21.06.27 29 0 13쪽
55 부랑자들 21.06.26 19 0 11쪽
54 단서 21.06.25 26 0 14쪽
53 잭과 메리 21.06.24 22 0 13쪽
52 만연한 음모 21.06.23 26 2 12쪽
51 하녹 21.06.22 23 1 13쪽
50 작은 거래 21.06.21 37 1 12쪽
49 부랑자들의 거리 21.06.20 17 1 12쪽
48 소매치기 21.06.19 22 1 11쪽
47 항구도시 21.06.18 32 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