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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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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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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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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04 2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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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2. 최후의 사투(5)

DUMMY

카이사르의 말대로 지옥에서 흘러 들어온 존재는 바로 4000여 년 전, 흑마대전을 일으켰던 그라세우스와 같은 사천왕 베르테스였다.

“크하하하! 드디어 이곳에 왔구나! 그라세우스가 왔던 곳을 내가 오게 되다니!”

베르테스는 희열에 찬 목소리로 광소했다. 카이사르들은 긴장한 얼굴로 그의 모습을 면밀히 살펴보았다.

체구는 평범한 뱀파이어와 비슷했다. 하지만 하늘을 찌를 듯 치솟아 있는 검붉은 색의 기다란 뿔. 온몸을 뒤덮고 있는 가시외피. 겉모습은 보통의 마족과 다를 바 없어 보였다.

하지만 눈을 보면 판단할 수 있다. 상대가 지옥의 어떤 존재인지를. 그 끝을 알 수 없는 파멸의 붉은 눈동자는 분명 베르테스밖에 가지고 있지 않았다.

[베르테스..! 베르테스..!]

“…….”

카시안의 귓가로 데빌 핸드의 외침이 들려왔다. 놈은 마치 눈앞의 사천왕을 필생의 원수로라도 여기는 듯 목소리에 매우 격한 분노가 느껴졌다.

“네가 지옥의 사천왕 중 하나인, 베르테스인가?”

카이사르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배틀 마스터인 그조차도 강력한 힘을 가진 베르테스와는 눈도 마주치기 어려울 정도였다.

“크흐흐. 물론이다. 보아하니 너희들은 나의 강림을 저지하려던 놈들 같군. 수하들이 따라 나오지 못한 걸 보니 확실해. 물론 내가 다시 열면 되지만 말이야.”

“!!”

그 말을 들은 카이사르들은 경악했다. 사천왕인 그가 자체적으로 헬 게이트를 열 수 있다니?

“뭐, 내 스스로의 힘으로는 힘들지만 여기에는 헬 게이트 개방에 필요한 도구들이 다 있군. 나의 마력만 조금 투자하면 여는 것은 어렵지 않지.”

‘이럴 수가!’

그 말이 사실이라면 지금 그를 저지하지 않는다면 아벨리오스는 마계의 악마들에게 멸망당할 것이다. 흑마대전에서 현재의 캄에덴에 전혀 뒤지지 않는 군대를 갖춘 하이 오크와 수백의 드래곤들이 연합해도 양패 구상했던 그라세우스의 군대다. 같은 사천왕이니 베르테스의 악마군 전력도 그 정도일 터, 일단 쏟아져 나오면 끝장인 것이다.

“아, 그리고 나올 때 보니 신선한 영혼 하나가 있더군. 방황하고 있기에 흡수했지.”

“!”

무릎을 꿇고 있던 스탐이 벌떡 일어났다. 그리곤 베르테스를 노려보며 물었다.

“그 영혼을 해방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날 죽이면 된다.”

베르테스가 웃으며 손가락으로 자신의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죽인다."

단 한마디였다 단 한 마디로 끝이었다. 스탐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단박에 베르테스에게로 뛰어들었다. 그의 양손에 맺힌 골든 다크 오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무시무시해 보였다.

일단 스탐이 달려들자 지켜보고 있던 지온과 카이사르도 동시에 뛰어들었다. 카시안은 총구를 겨누었다.

대륙에서 힘으로라면 최강을 자랑하는 캄에덴의 사혈왕이 동시에 살수를 꺼내들었디! 과연 이것이 베르테스에겐 행운일까, 불행일까?

"크크. 우습구나."

베르테스는 코웃음을 치며 가시가 덮힌 팔을 느릿하게 움직였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느린 게 아니었다. 워낙 빠르기에 느린 것처럼 보일 뿐이었다. 더군다나 자욱하게 피어오르는 자줏빛의 기운.

그것은 바로 지옥의 힘인 요마기였다.

"크어헉!"

셋이 한꺼번에 나가떨어지는 것은 순식간의 일이었다.

탕!

적절한 타이밍을 포착한 카시안의 데빌핸드가 총성을 울렸다. 그레이 오러를 실은 탄환은 미세한 오차도 없이 베르테스의 미간을 향했다.

"이까짓것."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베르테스가 카시안이 쏜 탄환을 손가락으로 잡아낸 것이다. 데빌 핸드의 위력을 잘 알고 있는 카이사르가 입을 벌렸다.

"이게 사천왕의 진정한 힘인가?"

"후후후. 날카로운 솜씨들은 인정해주마. 하지만 네깟놈들이 떼거지로 덤빈다고 한들, 나에겐 상처 하나 못 입힐 것이다."

베르테스가 그렇게 조롱하며 탄환을 잡았던 손을 꾸욱 쥐었다.

카시안은 눈을 반짝였다. 다른 이들은 눈치 채지 못했지만 그의 관찰력은 포착하고 있었다.

"참 자신만만하군 그래."

"나는 지옥의 사천왕 중 최강의 무력을 가졌다. 한낯 물질께 나부랭이에게 당할 내가 아니지."

"그렇다면 이건 어떠냐?"

부아아앙

순간 스탐의 팔찌가 빛나면서 카스턴의 검신이 투명한 형태로 변했다. 하지만 분명 무언가가 있는 듯, 검신이 있어야 할 공간이 미묘하게 뒤틀려 있었다.

"디멘셔널 웨폰!"

아무리 광오한 베르테스라도 지금에서만큼은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 네놈을 이 공간 안에서 소멸시켜 버릴 심판의 무기다!"

"흐음."

베르테스는 한참 심각한 표정으로 디멘셔널 블레이드를 쳐다보았다. 그 어떤 것조차도 자를 수 있다는 무적의 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곧 웃었다.

"보아하니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은 수명을 쥐어 짜 만든 모양이군. 2분 정도면 없어지겠지."

“네 말대로다.”

스탐은 순순히 인정했다. 디멘셔널 블레이드는 시전자의 수명을 필요로 하는 무기. 뱀파이어로 살아온 시간보다 남은 시간이 더 많은 그는 자신의 시간을 담보로 세리아의 영혼을 앗아간 베르테스를 쓰러뜨리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 베르테스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그는 뱀파이어의 수명을 잘 알고 있었지만 스탐을 적게 잡아도 300이 넘은 뱀파이어로 보고 있었다는 것이다. 사소한 착각이었지만 지금의 싸움은 조금의 착각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스탐은 빨리 베르테스에게 뛰어 들었다. 디멘셔널 블레이드의 시간은 짧다. 그전에 놈의 숨통을 끊어야만 했다.

스아악

디멘셔널 블레이드가 공간을 베어가며 베르테스에게 날아들었다. 두 신이 만들었다는 이 절대무기는 공기도 없는 공간을 갈라버릴 정도로 강하다.

하지만 베르테스는 생긴 것 답지 않게 빨랐다. 거의 카시안에 비견될 정도로 빠른 그의 몸놀림은 디멘셔널 블레이드를 모두 피해가고 있었다. 어쩌다가 그의 속도를 따라가긴 했지만 결정타는 되지 못했다. 그의 몸을 덮고 있는 가시만 조금 갈라낸 정도였던 것이다.

―스탐! 서둘러, 벌써 1분이 지났어!

카스턴의 다급한 재촉이 이어졌다. 스탐은 이를 악물며 자신이 뱀파이어로 살아가며, 수많은 적들과 싸워왔던 기억을 되짚었다.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마지막 싸움이다. 세리아를 찾기 위해 세상에 쌓아온 분노와, 세리아가 죽고 토해냈던 증오들은 눈앞의 베르테스를 통해 해결할 것이다.

“으아아!”

한 뱀파이어의 분노가 절정으로 치달았기 때문일까? 디멘셔널 블레이드의 속도가 베르테스의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했다.

“허!”

이 순간에는 베르테스조차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지옥의 사천왕중 하나라는 자신도 저 절대멸의 검에는 끝장이 날 수밖에 없으니까!

스아악

스탐은 다리를 베기 위해 베르테스의 하단을 노렸다. 기겁한 베르테스는 몸을 허공으로 띄웠다. 하지만 하단을 노린 건 트릭이었다.

샤아아아!

갑자기 아스테리온의 레어 바닥에 자줏빛의 피가 쏟아졌다. 그와 동시에 가시가 달린 공 하나가 바닥을 굴렀다.

지옥의 악마 중 상급인 마족들은 자줏빛의 피를 흘린다. 사천왕인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 말인즉.

“이럴 수가!”

“스탐이…!”

지켜보고 있던 카이사르와 지온이 놀라 소리쳤다.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스탐이 4000여 년 전 대륙을 벌벌 떨게 만든 그라세우스와 같은 사천왕인 베르테스의 머리통을 목에서 떼어낸 것이다!

털썩.

“하아, 하아…….”

베르테스의 몸뚱이가 코앞에서 쓰러지는 것을 확인한 스탐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았다. 긴장이 풀려서가 아니었다. 그는 2분이 넘도록 디멘셔널 블레이드를 휘둘렀다.

“그런데 스탐, 머리가…….”

기뻐하고 있던 카이사르가 깜짝 놀란 얼굴로 스탐을 바라보았다. 하얗다. 온통 검은 흑발이었던 스탐의 머리칼이 서리가 내린 듯 하얘진 것이다.

비단 머리칼뿐만이 아니었다. 약간의 티도 없던 스탐의 피부에 주름이 진 것은 물론이도 검버섯도 드문드문 보였다.

“별 거 아니야. 놈을 죽인 대가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지.”

스탐은 자신을 이 꼴로 만든 팔찌를 바라보다가 손을 휘저으며 대답했다. 그제서야 그가 썼던 가공할 무기의 진실을 알아챈 카이사르가 한숨을 쉬며 어깨에 손을 얹었다.

“그래, 수고했어. 하지만 네가 이 꼴이 되니 내가 슬프구나.”

카이사르가 눈물을 흘리며 추한 꼴이 된 스탐을 포옹했다. 스탐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카이사르를 밀어냈다.

“이제 그런 위로도 필요 없어. 지금의 난 크로뎀만큼의 힘도 못 낼 거야. 늙은 퇴물은 이제 죽어야겠지.”

말을 마친 스탐은 셋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그 동안 나와 함께 싸워왔던 것, 고맙게 생각한다. 카시안, 지온. 이제 너희들과도 이별이구나.”

“크큭, 나까지 힘이 빠지는군.”

지온은 씩 웃으며 몸을 돌렸다. 하지만 축 늘어진 그의 어깨가 심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다. 카시안은 어쩐 일인지 싸움이 끝난 지금까지 경계를 풀지 않고 있었는데, 스탐은 그것을 기분 탓이라고 여겼다.

‘카스턴, 그럼 이제 너와도 이별이군 그래.’

[무슨 소리냐? 넌 아직 50년 정도의 수명이 남아있어.]

‘훗, 이 꼴로 병사들에게 돌아가라고? 나도 내가 모든 뱀파이어들의 우상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내 추한 꼴을 보여주는 건 싫다. 칠칠맞게 목숨을 연명하다 죽을 바에야, 지금 자결하는 게 뱀파이어답지.]

‘…….’

그 순간 스탐은 고통을 느꼈다. 뒤에서 덮쳐온 무언가가 옆구리를 뚫고 지나갔다.

보통 뱀파이어라면 혼절할 만한 고통이었지만 스탐은 미소를 지으며 카스턴을 나무랐다.

‘멍청한 자식, 급소를 피해갔군. 한때 백룡왕이라던 너도 정이 들었다는 거냐? 후후…….’

물론, 급소를 당하지 않아도 그는 출혈과다로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

휴; 이제야 올리네요...

오늘 OSL 결승 봤는데.

최연성 너무 하는거 아닌가? 5경기까지는 몰고 가도록 적당히 단축키 찍었어야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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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5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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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9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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