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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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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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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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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05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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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필로그

DUMMY

뱀파이어의 제국 캄에덴과 드래곤필드의 드래곤들이 맞붙은 대혈전, 제2차 흑마대전이라 명명된 전쟁은 에인션트 드래곤 듀리케르와 아스테리온이 죽고 사상 최강의 뱀파이어인 ‘다크 슬레이어’ 스탐이 죽음으로써 사천왕 베르테스를 쓰러뜨려 종말을 맞이하게 되었다.

살아남은 사혈왕 셋은 캄에덴의 국민들에게 스탐의 영웅다운 최후를 전해주었다. 그 사실에 통곡한 뱀파이어들은 무려 200일 동안 그의 죽음을 추모하다가 2년에 한번 씩 그의 영웅담을 기리기 위한 축제를 열기로 했다.

비단 기념일뿐만이 아니었다. 카이사르는 인부들을 불러 혈왕성의 정문 앞에서 스탐의 동상을 만들었다. 캄에덴에 남아 있는 귀한 광물들을 모두 쏟아 부어 만든 스탐의 동상은 앞으로 자라날 모든 뱀파이어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스탐이 죽고 나서야 뱀파이어 로드로서의 위치를 자각하게 된 카이사르는 전후 피해를 복구하며 캄에덴이 전쟁에서 입은 피해를 최대한 빨리 아물게 하도록 노력했다.

타국의 침략은 생각에 없었다.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캄에덴의 주력인 뱀파이어 정규군은 건재했기 때문이다.

캄에덴이 그렇게 침묵해하고 있는 동안, 크로프란은 젊은 소드 마스터 케이튼을 앞세운 무력과 외교로 거의 인간 세계의 반을 장악한 초강대국으로 급부상했다. 케이튼은 활약한 대가로 공작의 작위를 받게 되었고, 새로이 개편한 크로프란 중앙 기사단의 단장이 되었다.

캄에덴의 침공으로 한때 대피하기도 했던 세 제국의 황제들은 뒤바뀌어버린 힘의 균형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으며 크로프란에게 영토를 보장받는 대신 왕국으로 그 지위가 격하되었다.

유에센 제국의 경우 검성이 있었다면 적어도 제국의 지위는 유지할 수 있었지만 스탐에게 패배한 후 세상에 회의가 든 검성은 공작의 작위를 벗어던지고 양딸 엘로나를 크로프란에 공녀로 보낸 뒤, 깊은 산맥에 은거했다.

케이튼이 공녀로 온 엘로나에게 마음이 가 열애 끝에 결혼까지 이르게 된 것은 제2차 흑마대전으로부터 3년 후의 일이었다.


제2차 흑마대전으로부터 18년 후.

크로프란의 영토 안에 위치한 산기슭. 비록 크로프란이 대제국의 명성을 손에 얻었다고 해도 이런 촌구석까지 개발시키려면 몇 년 이상의 세월이 필요했다.

이곳에는 조그만 마을이 있었다. 집은 열두 채. 사람 수는 34명.

산기슭이라 농사를 지을 수도 없었다. 단지 근처 나무에서 열매를 따거나 사냥을 해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는 게 다였다. 마을 사람들 중 사냥꾼이 6명이나 되는 탓에 굶어 죽을 염려는 없다는 게 다행이었다.

인적이 드문 가난한 마을이었지만 모두들 행복했다. 어린 아이들은 마을 주위를 돌아다니며 칼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주부들은 저녁을 준비하고 있었다. 노인네들은 의자에 앉아 저번에 온 상인에게서 사들인 담배 곰팡대를 피며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리아, 빨리 와!”

“탐! 나 너무 힘들어!”

소년이 소녀에게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여자 아이는 헉헉거리면서도 입가에 웃음을 잃지 않았다.

아이라고 하기엔 그들은 성장이 거의 다 되어 있었다. 소년은 청소년기를 끝마친 듯 얼굴에 윤곽이 잡혀 있고 소녀는 몸매가 완곡한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업어줄까?”

“치, 됐어. 너 저번에 업고 가다가 엉덩이 만지작거린 거 내가 모를 줄 알아?”

“그땐 실수였어.”

“만날 실수해라 그래.”

탐은 그렇게 쏘아붙이고 토라진 리아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슬쩍 뒤를 돌아본 리아는 뚫어져라 자신을 쳐다보는 탐을 보고선 얼굴이 괜스레 붉어지는 것을 느꼈다.

“얼굴이 빨개진 이유는?”

“몰라.”

“이리 와.”

탐은 몸을 비비꼬던 리아의 팔을 잡고 어디 론가로 뛰기 시작했다. 깜짝 놀란 리아가 소리쳤다.

“어디 가는 거야?”

“보여줄 게 있어.”

탐은 리아를 데리고 뛰다가 어느새 걸음을 멈추었다. 팔이 아프다고 한참을 투덜거리던 리아는 금세 한 곳으로 시선이 집중되었다.

“이야, 귀엽다…….”

다리를 굽혀 앉은 리아의 눈이 간 곳에는 두 마리의 새끼 늑대가 있었다. 갓 태어난 새끼들은 아직 눈도 뜨지 못한 채 낑낑거리고 있었다.

“그런데 얘들이 왜 여기 있어? 이런 데 있으면 다른 동물들에게 잡아먹힐 텐데…….”

“나도 모르겠어. 그나저나 리아, 얘들 우리가 마을로 데려가서 키울까?”

“마을에도 개를 키우잖아.”

“개랑 늑대랑 같냐? 아마도 얘들, 우리를 엄마 아빠로 여기는 것 같아. 어차피 놔두면 죽을 바에야 데려가는 게 낫지.”

“응. 그러자.”

고개를 끄덕이며 일어서려던 리아가 갑자기 넘어졌다. 돌부리에 발이 걸린 것이다.

“아야야.”

“리아! 괜찮니?”

깜짝 놀라 다가온 탐이 리아를 부축했다. 리아는 울상을 지으며 아픈 무릎을 호소했다.

“여기가 아파.”

“피가 나네. 어서 늑대들 데리고 마을로 가자.”

말을 마치고 리아와 눈을 마주치던 탐이 경직했다. 그녀의 눈빛이 묘했다. 덩달아 자신의 감정도 묘해졌다. 가슴이 갑자기 뛰어왔다.

“오늘은 무슨 날이지?”

리아가 탐에게 안기듯 다가오며 물었다. 한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은 탐이 붉게 물든 얼굴로 대답했다.

“그야 우리 둘의 성인식이 있는 날이지. 태어난 지 18년째를 기념하는.”

“그럼 그때의 약속도 기억하고 있지?”

“응.”

“…….”

더 이상의 말은 없었다. 둘은 상기된 얼굴을 서로에게 가져가고 있었다. 곧 입술이 맞을 것이다.

그때였다.

“여어, 뭣들 하고 있어?”

익숙한 목소리에 깜짝 놀란 둘은 동시에 몸을 돌리며 딴청을 부렸다.

“아, 아저씨가 여긴 어쩐 일이세요?”

“어쩐 일이긴, 사냥하는 중이지. 오늘 있을 너희들의 성인식을 위한 축제를 위해 말이야. 그런데 무슨 일 있었나?”

“아무 일 없었어요.”

“아닌 것 같은데. 남녀 둘이서 여기에 온 이유가 없다는 게 말이 될까?”

잔인한 미소를 띤 사냥꾼의 추궁에 뻘쭘해진 둘은 한참을 둘러보다가 변명거리를 찾을 수 있었다.

“새끼 늑대를 보여주려고 리아를 데리고 온 거예요.”

“새끼 늑대? 아, 그러고 보니 저기에 갓 태어난 녀석들이 있군.”

사냥꾼은 그제서야 관심을 다른 데로 돌렸다. 그는 한손에 한 마리씩 잡은 채 입맛을 다셨다.

“갓 태어난 새끼들이라 구워 먹으면 맛있겠는걸.”

‘기다리고 있었다.’

“나 참! 아저씨는 동물을 보면 먹을 것 밖에 생각 안나요?”

“저 귀여운 새끼 늑대들을 보고 입맛을 다시다니!”

두 남녀는 사냥꾼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속사포같은 비난을 퍼부었다. 결국 항복을 선언한 사냥꾼은 울상을 지었다.

“알았어. 안 먹으면 되잖나. 그런데 이 녀석들 놔두고 가려고?”

“당연히 데려가야죠. 애완동물로 키울 거예요.”

“그래. 어서 마을로 돌아가자. 이제 막 준비가 끝났을 거야.”

“알았어요.”

둘은 만연에 미소를 지으며 사냥꾼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축제는 둘이 오는 것과 동시에 시작되었다. 마을의 유일한 세 노인들은 초장부터 술과 함께 젊은 시절의 향수를 주거나 받거나 했다. 어린 아이들은 오늘이 무슨 날인지는 관심 없고 먹을 거에만 관심이 있는 듯 치열한 경쟁을 벌이며 멧돼지 뒷다리를 손에 가져갔다.

“이제 너희들도 성인이니까 마시거라.”

어른들이 주는 술잔. 리아와 탐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덥석 받아들었다.

“잘 마시겠습니다.”


건배를 한 둘은 동시에 술잔을 들이켰다. 포도주라 취기는 별로 없었다.

“원 녀석들, 잘도 마시는구먼.”

“젊은 녀석들에게 질순 없지. 우리도 마십시다.”

“그러지요.”

곧 이어 술 파티가 시작되었다. 가난한 마을이라 조촐하기 짝이 없었지만 이런 일 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조촐한 파티도 그들에겐 삶의 낙중 하나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저녁이 밤이 되고 밤이 새벽이 되어 갈 무렵, 마을 사람들은 만취한 채 하나 둘 집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탐과 리아만을 남긴 채.

일찍 집에 들어오라는 부모님의 말을 무시한 채 만취한 둘은 의자에 나란히 앉아 별을 바라보고 있었다.

“탐.”

“응?”

“약속해 줄 거지? 나와 영원히 함께 하겠다던 말.”

“물론이지. 이 목걸이에 맹세할게.”

탐은 목걸이를 들어보였다. 목걸이는 특이하게 반태극 모양이 조각되어 있었다. 그와 똑같은 것을 리아도 매고 있었다.

“나는 이런 날이 오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나도 그래.”

“그때는 영원히 너와 헤어지는 줄만 알았어.”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탐이었다. 리아도 같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다시 이렇게 만났잖아. 예전의 기억은 모두 다 잊어. 이제 행복하게 살아갈 날만 남아 있잖아.”

“응.”

탐은 천천히 리아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몸을 틀어 리아를 마주보았다. 방긋 웃는 그녀의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워 보일 수 없었다.

“널 영원히 사랑해. 무덤에 가는 그 날까지.”

말을 마친 탐은 자신의 입술을 리아의 입가로 가져갔다.

혀와 혀가 사랑을 나누었다.

탐은 이 순간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두 번의 환생을 거쳐서야 비로소 이루게 된, 성공한 자신의 사랑을…….


<끝>


---

이후에 벌어질 일들은 독자분들의 상상력으로 생각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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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2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4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4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1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60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7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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