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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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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4,866

작성
06.02.1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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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52. 최후의 사투(2)

DUMMY

“아스테리온님! 놈들이 왔습니다.”

이곳은 골드 드래곤들의 땅, 골든 그라운드. 한 골드 드래곤이 레어 내부로 들어와 금좌에 앉아 있는 미남자에게 소리쳤다. 미남자는 감정 하나 실리지 않은 얼굴로 말했다.

“그라운드 내의 모든 가디언들을 모아서 전투에 나서라. 나는 헬 게이트를 열 준비를 하겠다.”

“알겠습니다.”

단 한 마디로 대화가 끝나자마자 골드 드래곤은 다시 레어 밖을 나섰다.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아스테리온은 이마를 짓누르며 중얼거렸다.

“미안하다, 나의 동족들이여. 나의 원대한 계획을 이루기 위해선 너희들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겠구나.”

아스테리온은 뒤를 돌아보았다. 범상치 않게 생긴 갑옷과 무기들, 그리고 정체를 알 수 없는 도구들이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것은 바로 4000여 년 전, 캄 크리스토퍼가 헬 게이트를 열때 사용했던 도구들이었다.

수집은 진작에 끝났다. 하지만 헬 게이트를 열 수 있는 원동력인 멸겁의 수정구는 한 차례 사용한 탓에 안에 저장되어 있던 마나들이 깡그리 사라진 상태였다. 따라서 발견하고 나서도 그는 수백 년 동안 이 수정에다 마나를 담아왔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멸겁의 수정구를 거의 다 채운 상태였다. 원래대로라면 10년 이상은 마나를 더 퍼부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었다.

“으으으.”

아스테리온의 뒤쪽에는 한 명의 엘프가 나신이 된 채 금사슬에 결박되어 있었다. 의식이 흐릿한 듯 신음소리만 터뜨릴 뿐이었다. 아스테리온은 천천히 그녀에게 다가가 손으로 턱을 어루만지게 미소지었다.

“네 운명을 슬퍼하지 마라. 나의 사천년 대계를 이룩하기 위한 희생이니 영광스럽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야.”

세리아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두 눈에서 흘러나온 물이 뺨을 타고 내릴 뿐이었다.



“전진!”

“신속히 움직여라!”

골든 그라운드로 성공적으로 워프한 캄에덴과 화이트 일족 혼성연합군의 행보는 무척이나 빨랐다.

“목표는 아스테리온의 목이다!”

스탐이 호기롭게 외쳤다.

골든 그라운드 침공 준비에 한창이던 며칠 전, 레드 드래곤 쪽에서 사절이 찾아왔었다.

“우리 레드 드래곤들은 더 이상이 이 전쟁에 참전하지 않겠소. 다른 드래곤들과 함께 중립을 지키겠소.”

그것은 희소식이었다. 듀리케르를 쓰러뜨렸다고 해도 호전적인 레드 드래곤들이 복수를 다짐할 줄로만 알았는데, 의외의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레드 드래곤들도 자신들의 우두머리를 쓰러뜨린 스탐에 대한 원한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은 듀리케르가 죽기 전 했던 말이 있었다.

‘만약 내가 적의 손에 죽는다면, 너희는 더 이상 이 전쟁에 끼지 마라. 나 하나의 엉뚱한 야욕으로 너희들을 희생시키고 싶지 않다.’

듀리케르가 그런 소리를 할 정도였으면 그도 헬 게이트를 연다는 아스테리온의 계획에 얼마나 큰 회의를 가졌었는지 알만했다. 헬 게이트는 애초에 아스테리온의 음모였고, 그는 이용당한 것에 지나지 않았을 테니까.

아니, 정확히 말하면 아스테리온과의 우정 때문에 그를 도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아무튼 화이트 일족을 앞세운 캄에덴의 군대 앞으로 일단의 병력이 나타났다. 하늘에는 소수의 골드 드래곤을 비롯한 수많은 피닉스들이 새까맣게 날아다니고 있었고, 지상에는 각종 몬스터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캄에덴군에겐 코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병력이었다.

“아스테리온은 보이지 않는군.”

카이사르의 말에 스탐이 하늘을 바라보았다. 과연 그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골드 드래곤은 보이지 않았다.

스탐은 염두를 짚었다. 아스테리온은 지혜롭고 교활하지만 수하들을 방패막이로 두고 도망칠 위인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남은 건 하나뿐이었다.

“의식을 벌이고 있겠군. 헬게이트를 여는.”

[놈의 레어 쪽에서 알 수 없는 기운이 느껴진다. 헬 게이트의 소환이 임박했다는 증거다.]

카스턴의 목소리에선 다급함이 느껴졌다. 그러자 스탐의 표정도 웬지 모르게 불안해졌다. 하지만 아스테리온의 헬게이트 소환이 임박해져서는 아니었다.

“세리아가 걱정되어 그러는 건가?”

곁에 있던 카시안이 물었다. 스탐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것은 긍정이었기 때문이다.

세리아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은 건 4일 전의 일이었다. 스탐은 그 말을 괜한 농담으로 치부했다. 자신을 놀래키기 위한 정도로.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그 소식을 전한 인물이 카리오스다. 신경 쓰지 않으려야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최대한 빨리 전투를 끝내고 아스테리온을 죽이러 가야겠군.”

그렇게 다짐한 스탐은 카이사르와 지온, 카시안에게 눈짓을 했다. 셋은 모두 알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나가 궁수들은 앞으로!”

스탐의 외침에 선두의 1전단 정예들이 좌우로 흩어지면서 나가들이 모습을 드러내었다. 허공에서는 날쌘 피닉스들이 이쪽을 향해 빠르게 날아들고 있었다.

“발사!”

샤샤샤샤샤!

후두두둑

피닉스들은 나가들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곧이어 선두의 피닉스 수천 여 마리가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었으니, 그 광경이란 실로 진풍경이었다.

파바바방!

죽어가면서까지 캄에덴군 쪽으로 떨어지려고 하는 피닉스는 곧장 1전단 병사들의 신속한 흑마탄 사격으로 처리해주고 있었다. 비록 위력 면에서 나가들을 따라가진 못하지만 이 정도는 간단했다.

“알 카이더!”

―알겠습니다.

단순히 이름만을 부른 것뿐이었지만 그것이 공격명령이라는 것은 누가 들어도 알 수 있었다. 알 카이더 이하 십여 마리의 화이트 드래곤들은 전방에 포진하고 있는 골드 드래곤들을 향해 일제히 브레스를 난사하였다.

골드 드래곤들은 자신들에게 날아오는 냉기의 브레스를 수십 겹의 실드 마법을 치며 막기에 급급했다. 브레스가 쓰지 못하는 골드 드래곤은 드래곤끼리의 싸움에서 약할 수밖에 없었다. 레드 드래곤이 빠진 상태였으니 화이트 드래곤들이 이길 수밖에 없는 수순이었다. 스탐은 지그시 웃으며 손을 들었다.

“전군 돌격! 위대한 벨리우드의 힘을 보여주자!”

“와아아아아!”

1만에 달하는 1전단의 병사들이 고함을 지르며 몬스터들에게 달려들었다. 골드 드래곤들이 끌어 모은 몬스터들은 대충 12만. 1대 12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1전단은 캄에덴이 자랑하는 대륙 최강의 군대.

푸콱! 촤아아!

“쿠웨엑!”

1만의 군대가 12만의 몬스터들을 학살하고 있었다. 스탐을 비롯한 캄에덴의 사혈왕이 선두에 서고 있었으니 그 속도는 더욱 더 가속화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일방적인 도살을 펼치면서도 스탐은 불안했다.

‘이 놈들, 하나같이 중장 갑옷을 입었군. 그것도 레어에 있는 보물들을 죄다 풀어서 무장시킨 것 같은데.’

이유야 한 가지뿐이었다. 시간 벌기. 아무리 막다른 상황에 몰려도 천하의 골드 드래곤이 몬스터 따위에게 갑옷을 입힐 수는 없었다.

“모두들 전속력으로 뛰어. 이런 것들에게 시간을 뺏길 수는 없어!”

스탐이 카시안과 카이사르, 지온에게 외쳤다. 카시안과 카이사르는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지만, 지온은 달랐다.

“크큭, 무슨 헛소리냐! 오랜만에 접하는 사냥감을 놔두고 그냥 가라는 말이냐?”

“이 놈들은 토끼들에 지나지 않는다. 레어 안에는 호랑이가 있지.”

“크크큭! 그렇군.”

스탐의 비유에 그제서야 깨달은 지온이 이동에 박차를 가했다. 단순한 지온의 모습에 피식 웃은 스탐은 금세 표정이 어두워졌다.

‘부디 내 예상에 현실이 아니길 빌 뿐이다.’

순식간에 12만이나 되는 몬스터들 사이를 뚫고 지나간 사혈왕의 앞으로 레어가 보이기 시작했다. 레어를 한참 보던 스탐이 고개를 저었다.

“아스테리온의 것이 아니군. 좀 더 올라가봐야겠어.”

골든 그라운드는 골드 드래곤들의 수많은 레어들이 산재된 곳이다. 그런 탓에 아스테리온 하나만의 레어를 찾으려고 한다면 시간이 상당히 지체될 게 틀림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체된 다뿐 아예 못 찾을 리는 없을 것이다. 자신에게는 카스턴이 있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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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사갑니다-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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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0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59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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