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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70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6.02.25 17:38
조회
3,024
추천
4
글자
8쪽

52. 최후의 사투(4)

DUMMY

"세, 세리아!!"

스탐은 동공을 크게 치켜 뜬 채로 X자로 결박 당해 있는 엘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녀의 뒤에는 커다란 수정구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자줏빛을 띠는 것이 요사스러움을 가득 풍기고 있었다.

실종되었다고 들었던 그녀가 설마하니 이곳에 있었다니!

한참 충격에 벌벌 떨고 있던 스탐은 정신 없이 그녀에게 뛰어들었다. 하지만 근처에 다가가기도 전에 무형의 막에 튕겨져 나갔다.

"으윽, 이건 도대체 뭐지?"

친절하게도 설명해 준 쪽은 다 죽어가는 아스테리온이었다.

- 헬게이트가 열리기 전, 외부에서 가해지는 훼방을 차단하는 장막이다. 제아무리 네놈이라도 혼자서 부술 순 없을 거야.

"어째서지? 어째서 세리아를 인질로 삼은 거지!?"

스탐이 분노 어린 눈빛으로 아스테리온을 노려보았다.

- 크큭, 인질이라고? 나도 드래곤이다. 인질 따위를 만들 정도로 어리석진 않아. 인질이라기 보단 제물일 뿐이지.

잘 들어라. 나는 4000여 년 동안 헬 게이트에 관련된 서적을 찾아왔다. 그러던 중 흥미로운 대목을 발견했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존재를 멸겁의 수정구의 제물로 사용하면 통상적으로 수백여 년 가량 채울 수 있는 마나가 한꺼번에 차버리지.

"순수한 영혼을 가진 존재?"

- 모르겠나? 차원이동을 통해 엘프의 몸으로 흘러들어온 그녀의 영혼은 이 대륙의 그 어떤 존재보다도 순수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뱀파이어의 몸으로 태어난 너와는 다르게 말이야.

"!"

스탐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 세상에서 세리아와 카스턴밖에 모르는 사실을 눈 앞의 아스테리온이 알고 있다니? 물론 그는 곧 죽을 운명이지만 말이다.

- 후후후. 나는 이제 곧 죽겠군. 하지만 내가 계획했던 원대한 꿈은 끝나지 않았다.

그 말을 끝으로 아스테리온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몸뚱이가 파괴당한 상태에서 이제껏 말할 수 있었던 것은 드래곤 하트가 살아 남아 있었기 때문인데, 이제 하트 안의 마나마저도 바닥났기 때문이다.

물론 스탐에겐 그런 것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다.

"세리아.."

스탐은 천천히 세리아에게로 걸어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어깨는 심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애초에.. 애초에 우린 이렇게 될 운명이었단 말인가?'

이번 생에서만큼은 영원히 행복하게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의 비참한 상황을 떠올려보면 정말 운명이라는 빌어먹을 단어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

"스탐.."

그때였다. 세리아가 눈을 떴다. 스탐이 기쁜 얼굴로 그녀에게 외쳤다.

"세리아, 초조해하지 말고 기다리고 있어. 내가 당장 이걸 부수고 널 구해줄 테니까!"

세리아는 고개를 살짝 저었다.

"내 몸상태는 내가 더 잘 알아. 난 이미 늦었어."

"나약한 소리 하지 마!"

스탐의 목소리가 점점 더 격앙되어 갔다. 반면에 세리아는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눈물을 흘리며.

"곧 있으면 난 죽을 거야. 내 몸은 내가 더 잘 알아."

"어, 어째서! 우린 이런 운명에 휘말린 거야?! 이제 겨우 만났는데, 또 다시 갈라져야 되다니!"

두 팔을 부들부들 떨며 소리쳤다. 그도 이미 세리아의 말에서 가망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너무 슬퍼하지 마. 운명이 아직까지 우릴 버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다시 만날 테니까. 스탐.."

"..."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그 말을 끝으로 세리아는 고개를 축 늘어뜨렸다. 그리고 그녀의 최후를 보는 순간 스탐은 무릎을 꿇으며 절규했다.

"안돼!"

"스탐!"

카이사르를 비롯한 사혈왕이 뒤늦게 들이닥친 건 그 순간이었다.

아니, 늦었다고 할 수도 없었다. 스탐이 카스턴의 도움을 받아 워낙 빨리 레어에 들어가서 아스테리온을 순식간에 쓰러뜨렸기 때문에 말이다.

그들은 한참동안 몸뚱이가 날아간 아스테리온, 결박당한 채 시신이 되어 있는 세리아, 무릎을 꿇고 절규하고 있는 스탐을 한참 번갈아 보다가 이해가 되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결국 세리아는 죽은 건가."

냉철한 카시안마저도 정을 나누었던 세리아가 죽었다는 사실에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야. 저걸 봐!"

카이사르가 손가락질했다. 지온과 카시안의 시선이 그쪽으로 갔다.

죽어있는 세리아의 바로 앞. 그 부근에는 자줏빛의 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런 도구도 없이 차원이 저절로 열리는 현상. 그 기이한 현상은 단 한 가지로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헬 게이트! 아스테리온 놈, 죽어가면서까지 결국 열고야 말았군."

"크큭, 빨리 깨야겠는데."

탕!

둘이 손을 쓰기 전에 카시안의 데빌 핸드가 총성을 울렸다. 섬광을 가르며 날아간 탄환은 헬 게이트 주위를 막고 있는 방어막에 부딪혔다.

쩌저적

놀랍게도 무형의 방어막은 단숨에 금이 갔다. 스탐조차도 부수지 못했던 것을 말이다. 물론 카이사르와 지온은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지금은 저 헬게이트를 없애는 데에만 집중해야 할 판국이었으니까.

"지온, 어서 부셔!"

카이사르가 다급하게 외치며 실버 다크 오러가 맺힌 수도를 휘둘러 대었다.

통상적인 물리적 공격에는 꿈쩍도 안하는 헬게이트였지만, 두 배틀 마스터가 뿜어내는 강기까지 무시할 수는 없었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자줏빛의 균열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어 갔다.

"휴우, 끝난건가?"

그제서야 카이사르는 고개를 돌리며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스테리온은 죽었고, 그가 만들려던 헬 게이트는 저지했다. 비록 세리아가 죽긴 했지만 캄에덴 아니, 아벨리오스가 멸망의 위기에 빠지는 것은 막은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났다.

카이사르는 지금만큼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스스스

"응?"

그때였다. 갑자기 들려오는 기분 나쁜 소리에 깜짝 놀란 카이사르가 뒤를 돌아보았다.

헬 게이트는 이제 약간의 자줏빛 점만을 남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조그만 티끌이 문제였다. 그 안에서 검은 연기가 흘러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뭐지, 이건?!"

"모르겠다. 아마도 마족 하나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들어올려는 모양인데? 크큭."

그러면서 지온은 씨익 웃어보였다. 제깟 마족 하나가 나타봤자다. 지금 이 자리에 누가 있는가? 아벨리오스 최강을 자랑하는 존재가 넷이나 있다.

하지만 곧 그들은, 연기가 자리를 잡은 채 마족의 모습으로 바뀌어가는 것을 본 순간 얼굴이 굳어버렸다.

"이 기운은..."

천천히 중얼거리던 카이사르가 두 손을 부르르 떨었다. 지온도 항상 얼굴에 심어져 있던 광소가 온데간데 없었다.

눈앞에 나타난 마족의 기운은 어마어마했다. 대륙의 패자라 불려도 손색이 없는 자신들마저도 긴장할 정도로 말이다.

"이건 마족이 아냐."

지온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카이사르가 곧 예전에 보았던 고서의 한 대목을 떠올렸다. 그 대목에 묘사된 존재와 눈앞의 마족은 전혀 틀린게 없었다. 카이사르가 절규하듯 소리쳤다.

"지옥의 사천왕중 한명...베르테스!!"

----

전편을 올릴때 그 다음날 바로 올리려고 한편 덜 쓴 비축분을 컴퓨터에 놔두고 잤습니다.

그리고 일어나 컴퓨터를 키는 순간 절망했죠

...맛가서 백업을 해야하는데 비축분 다 날아갔습니다.

한동안 절망했어요 ㅠㅠ

에긍...완결 다 되어가는 데 이게 무슨 변괴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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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2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5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20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4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5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6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2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1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9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2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9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60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1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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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7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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