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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5,999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12.11 09:38
조회
3,680
추천
2
글자
8쪽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DUMMY

이들의 계획은 흑마대전 당시로 거슬러 내려간다. 당시 대륙은 뱀파이어 캄 크리스토퍼가 불러들인 지옥의 군대와 하이오크&드래곤 연합군이 처절한 사투를 벌인 끝에 양패구상에 가까운 피해를 입은 상태였다.

그 때 살아남은 드래곤들 중에서 알 카스턴을 제외한 유일한 성룡이었던 둘은 자종족을 파멸로 몰아넣은 악마의 군대에 대해 처음엔 증오심을 품었다. 하지만 점차 증오심은 경외감으로 바뀌었고, 소유욕으로 발전했다.

“한낯 뱀파이어가 헬게이트를 열어 조종한 악마의 군대가 강력한 우리 드래곤들과 하이 오크들을 멸족시킬 뻔할 정도다. 만약 그게 우리였다면 대륙을 집어삼키는 건 우스운 일이겠지.”

아직 다른 드래곤들은 모르고 있었다. 이 엄청난 계획의 전모와, 이 계획으로 인해 알 카스턴이 희생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알고 있었다면 진작에 막았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어둠의 군대가 강림한 상태에서 헬게이트를 연 주동자가 자신들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어쩔 수 없이 따르게 될 것이다. 따르지 않으면 죽음을 맛볼 테니까.

“알 카스턴에겐 미안하군. 하지만 놈이 아직까지 살아있었다면 이 계획은 수모로 돌아갔을지도 모를 일. 자업자득이야.”

“함부로 설친 대가지, 뭘.”

“그나저나 알 라모스는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지?”

“적막의 평원에 먼저 들렀다 오는 것 같군. 아무래도 화이트 일족 놈들은 우리를 완전히 믿지 못하는 눈치니까.”

듀리케르의 말에 아스테리온은 고개를 끄덕였다. 알 라모스는 혈왕성 습격 이후 뱀파이어들의 동태를 살피기 위해 보낸 드래곤이었다. 아니, 보냈다기보단 그 자신이 자청한 일이었다. 그는 자신의 우상이나 다름없는 알 카스턴을 죽인 뱀파이어들을 누구보다도 증오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사실 알 카스턴이 뱀파이어들에게 죽었다는 사실을 철썩 같이 믿는 화이트 드래곤은 알 라모스 이하 두셋뿐이었다. 연륜이 있는 나머지는 여전히 아스테리온과 듀리케르를 의심하고 있었다. 물론 심증만 있을 뿐, 정확한 증거가 없어서 뱀파이어들과의 전쟁에 반대를 하진 않고 있었지만 말이다.

사아아악

그때였다. 환한 설원의 냉기가 레어안을 조금씩 잠식해오기 시작했다. 듀리케르와 아스테리온은 시선을 그쪽으로 옮겼다. 과연 그곳에는 눈으로 만든 듯한 하얀 머리칼을 가진 사내가 걸어오고 있었다.

“약간 늦었군요. 뱀파이어 놈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자마자 바로 도착했습니다.”

“적막의 평원에 들렀다 오지 않고?”

“예. 그렇습니다만…….”

“문제가 생겼군.”

금세 아스테리온의 목소리가 싸늘해졌다. 지혜의 종족이라는 골드 드래곤이었지만 눈빛은 매우 차가웠다.

“네 녀석은 여기 있는데… 그럼 너로 알고 있었던, 적막의 평원에 있는 기운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듀리케르가 의아한 어조로 중얼거렸지만, 이내 낌새를 차렸다. 미처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적막의 평원에 있는 존재의 기운은 알 라모스보다 아니, 드래곤의 기운이라고 보기엔 너무도 미약했다.

“드래곤이 아니라면 정체는 하나뿐이었지. 우리가 혼쭐을 내 준 쥐새끼들 말이야.”

“그, 그렇군요.”

그제서야 알 라모스가 사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짐작했다. 하지만 금세 또 다시 궁금증이 생겼다. 기운으로 보아 쥐새끼는 단 하나. 도대체 무슨 의도로 적지인 드래곤 필드에 나타났단 말인가? 이거야 말로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짓거리였다.

“아무튼 손님이 방문했으니 대접은 제대로 해줘야겠지? 알 라모스!”

“예, 아스테리온님.”

“어서 가서 안내해주도록 해라.”

“알겠습니다.”아스테리온과 듀리케르는 흉흉한 살기를 뿌리며 밖으로 나가는 알 라모스를 보며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안내에 ‘죽음’이라는 목적지가 생략되어 있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 그보다 자신들에게 죽은 지도 모른 채 엉뚱한 뱀파이어들에게 분노를 불태우고 있는 멍청한 화이트 드래곤의 뒷모습이 웃기지 않을 수 없었던 둘이었다.



저벅저벅

적막의 평원은 냉기가 뿜어지는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땅이었다. 카스턴 덕분에 스탐이 아직 체감하고 있진 못했지만, 전생에 살았던 지구의 남극도 이곳에 비하면 아주 양호한 곳일 것이다.

스탐은 최대한 빨리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카스턴의 충고대로 이곳은 적진이었다. 마법의 종족인 드래곤들이 자신이 이곳으로 워프했다는 사실을 결코 모를 리는 없을 터. 단 시간내에 화이트 드래곤 일족을 만나야만 했다.

그리고 만날 수 있었다. 한 명의 화이트 드래곤을. 하지만 그는 애초에 말이 통하지 않는 상대였다.

―감히 백룡왕을 죽인 가증스러운 종족이 이곳엔 뭐 하러 왔을까?

스탐은 그의 말을 듣는 순간 그가 거짓을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바로 설득에 들어갔다.

“뭔가 착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알 카스턴은 뱀파이어들에게 죽은 게 아니다. 악마의 군대를 부르려고 하는 두 에인션트 드래곤들에게 당한 것이지.”

―닥쳐라! 감히 네놈 따위가 지고하신 아스테리온님과 듀리케르님께 그런 망발을 지껄이다니!

분노가 폭발한 알 라모스의 입에서 결국 브레스가 뿜어졌다.

사아아아악!

얼음처럼 새하얀 냉기의 브레스! 이곳이 적막의 평원이었기 때문에 그 위력은 몇 배나 강해졌다.

“쳇, 이거 말로 해서는 통할 것 같지가 않은걸.”

스탐은 그렇게 투덜거리며 염령의 반지에 흑마기를 들이부어 마그마 블레이드를 만들었다. 추위 때문에 활활 타오르는 검의 위력이 반감되고 있어 보였지만 놈을 확실하게 상대할만한 카드는 이것밖에 없었다.

“하압!”

바닥을 밟고 뛴 스탐은 허공을 밟으면서 알 라모스를 향해 검을 뻗었다.

에어 웨이브. 오로지 배틀 마스터의 경지에 오른 자만이 펼칠 수 있는 이 기술은 하늘을 날아다니는 드래곤을 상대하는 데 더 없이 유용했다.

파지지직!

마그마 블레이드가 알 라모스가 다급히 전개한 실드와 부딪혔다. 하지만 골든 다크 오러가 들어간 홍염의 불꽃이다. 실드는 금세 깨졌고 어느새 알 라모스의 옆구리에 일직선으로 그어진 화상이 생겨났다.

―끄어어억!

알 라모스가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이건 정말이지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이었다. 적막의 평원이 가져다주는 극한의 냉기에 의해 엄청난 강도를 자랑하는 비늘이 저 한방에 녹아내리다니!

하지만 스탐은 아직 공격을 멈추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도망치는 알 라모스를 집요하게 따라갔다. 에어 웨이브를 시전하면서 흑마기가 급속도로 빠져나갔지만 개의치 않았다.

일단 놈의 몸에 들러붙기만 하면 상황은 끝이니까!

“잡았다.”

알 라모스의 어깨 위에 발을 닿은 스탐이 씨익 웃었다. 반대로 상대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를 깨달은 알 라모스의 눈에는 생전 떠오르지 않았던 공포의 눈빛이 떠올랐다.

[죽이지는 마라. 만약 죽이게 된다면 화이트 드래곤을 설득하는 것은 완전히 물건너 가는 일일 테니깐.]

‘물론이지.’

“아포칼립스!”

파콰콰쾅!

엄청난 폭발음과 함께 강렬한 폭염의 파도가 알 라모스를 덮쳤다. 하얀 설원 한 가운데서 벌어지는 불꽃의 향연! 그것을 연인들이 보았다면 낭만을 느꼈을 것이다.

‘큭, 세리아라도 데려올걸 그랬나.’

하지만 아름다운 겉모습과는 달리 아포칼립스에 당하는 당사자인 알 라모스는 지옥 밑바닥의 불바다에 빠진 듯한 고통을 느끼고 있었다. 드래곤으로 태어나 2000여년을 살아왔지만 이런 경악할 만한 고통은 실로 처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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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2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4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1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59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7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186 47. 운명의 캄에덴(4) +10 05.10.19 3,777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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