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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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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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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30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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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전쟁 발발(2)

DUMMY

“이제부터 당분간 못 만날 지도 몰라.”

“무슨 소리야 스탐?”

근 한 달 만에 만나자마자 꺼내놓은 스탐의 한 마디에 세리아의 표정이 금세 어두워졌다.

스탐은 천천히, 자신이 아이슬로너에게 패한 일에서부터 드래곤들의 음모와 카이사르가 새로운 뱀파이어 로드가 되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조만간 전쟁이 벌어질 거야. 드래곤들과의…. 피할 수도, 늦출 수도 없어. 이미 카이사르가 즉위식 때 선전포고를 해버렸거든.”

“그러면…, 넌 그 싸움의 선두에서 싸우게 되는 거야?”

“음, 아마도.”

그 말을 들은 세리아는 마치 벼락이라도 맞은 듯,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았다.

드래곤이라는 이름이 주는 위압감은 컸다. 아벨리오스에 현존하는 최강의 생명체라는 수식어가 항상 붙는 존재니까. 그런데 사랑하는 이가 그런 자들과의 전쟁에서 선두에 선다고 하니 충격이 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스탐…….”

“응.”

스탐은 자신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던 세리아를 보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 겉으론 대수롭게 않게 말했지만 속마음만은 어쩔 수 없었다.

“그 싸움에 안나갈 수는 없는 거야? 응?”

“꼭 가야만 해. 내가 있어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으니까.”

“하지만…, 하지만 거기서 죽을 지도 모르잖아? 몇백 년 만에 만난 우린데 또 다시 헤어질 수는 없잖아… 흐흑.”

급기야 세리아의 두 눈 밑으로 떨어진 방울이 바닥을 적셨다. 그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던 스탐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솔직히 말해 그도 막을 수만 있다면 이 전쟁을 막고 싶었다. 드래곤이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에 대해선 골백번도 들어봤으니까. 하지만 운명의 수레바퀴는 돌아가고 있었다.

끓어오르는 감정을 참아내지 못한 스탐은 결국 세리아를 포옹했다. 그리곤 그녀, 그리고 자신을 향해 다짐했다.

“꼭! 반드시! 살아남을게. 내가 널 두고 이 곳을 떠날 수 없다는 사실은, 너도 잘 알잖아…, 알겠지? 전쟁이 끝나고 곧장 이곳을 찾아올 테니까 꾹 참고 기다려줘.”

“응. 스탐…, 사랑해.”

“세리아…….”

둘은 서로를 힘껏 껴안은 채 한참 동안 있었다.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스탐은 다짐했다. 반드시 자신이 껴안고 있는 여자와 맺은 약속을 지키리라고.



빛의 숲에서 세리아와의 긴 포옹을 마친 스탐은 그 길로 크로프란을 향했다. 목적은 지원병 요청이었다.

자신들이 벌이는 전쟁을 타 종족에게 끌어들이는 것이 영 꺼림칙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드래곤이 어느 정도의 세력을 가지고 있는 지에 대한 자세한 정보조차 없을 뿐더러, 어느 누가 생각해도 캄에덴 단독으로 드래곤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물론 아직 적이 남아 있는 크로프란이 지원요청을 받아줄지, 설령 받아준다고 해도 얼마나 많은 병력을 보내줄지 의문이지만 말이다.

“오래간만입니다. 형님.”

왕궁에 들어서자마자 케이튼이 환하게 웃으며 스탐을 맞이하였다. 기별도 넣지 않았는데 올 줄 알고 대기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마도 휘하의 히든 브레이커가 미리 소식을 전해주었던 모양이다.

“그래, 나도 오랜만이다. 그나저나 어떠냐, 근위기사단장이 되어 왕궁을 활보하는 재미는?”

스탐이 왕궁을 둘러보며 물었다. 크로프란은 제피스트 왕국까지 점령해 옛 제국들에 버금가는 영토를 지니고 있는데다 최강의 군사력마저 갖추었기에 명실상부한 제국의 칭호를 달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제는 아직까지 제국에 걸 맞는 황궁건설을 늦추고 있었는데, 아마도 모든 잡다한 문제를 처리한 뒤 여유재정이 남을 때 공사를 시작할 것이다.

“뭐, 재미라고 할 게 있나요. 밑바닥 깡패노릇을 하다가 일국의 근위기사단장이 되니 죽을 맛입니다.”

“하하하. 그럴 줄 알았다.”

담소를 나누던 둘은 어느새 황제의 집무실에 도착했다. 호위기사들은 그들이 오자마자 바로 문을 열어 주었다. 원래 이렇게 황제의 허락도 없이 문을 열어 주는 행위는 거의 역모죄에 해당했지만, 미리 황제의 지시가 있었는지 그들의 행동에는 아무런 거리낌도 없었다.

“어서 오게.”

케이튼과 마찬가지로, 황제 또한 스탐을 반갑게 맞이하였다. 하지만 스탐은 그의 눈빛이 약간 불안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자신이 온 목적이 좋은 쪽은 아니라고 짐작했을 것이다.

황제는 스탐과 케이튼과 함께 소파에 앉은 채 잡다한 이야기를 꺼내었다. 나라가 태평성대를 누리고 있다느니, 그대 덕에 제국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느니…….

아부를 듣고 기분 나쁠 일은 없다. 하지만 그것도 적당히 해줘야지, 그걸로 무려 한 시간을 우려먹고 있자 슬슬 열이 뻗친 스탐이 황제의 말을 끊어먹었다.

“그렇죠, 다 제 힘이 있었기에 크로프란이 강해진 겁니다. 그래서 한 마디 올리려 하는데, 이제 본론으로 넘어가면 안되겠습니다?”

“험험, 그러도록 하세.”

황제는 무안한 듯 헛기침을 하며 말의 주도권을 스탐에게 넘겼다. 스탐은 말을 장황하게 늘리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기에, 단도진입적으로 말했다.

“지원군을 보내 주십시오.”

“지원군? 무슨 소린가, 그대의 나라는 이미 대륙을 제패하고 있는 강대국이 아니던가?”

“나라는 아니지만, 우리보다 강력한 자들이 하나 더 있죠.”

“그게 누군가?”

“드래곤.”

단 한 마디였다. 스탐이 내뱉은 것은. 하지만 그 한 마디가 주는 파문은 어마어마했다. 고개를 갸웃거리던 황제의 표정이 순식간에 창백해졌고, 언제 생겼는지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있었다.

케이튼도 별로 다르지는 않았다. 어느새 그의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하하하, 형님. 안 뵌 사이에 농담이 느셨군요.”

“농담이 아니다.”

스탐은 둘에게 현재 캄에덴의 상황을 알려주었다. 말하면서 중요한 사안이 나올 때마다 그들의 표정이 시시각각으로 변해갔는데, 다른 때였다면 스탐은 그들의 표정변화를 재미있게 지켜보았을 것이다.

“한 두 마리라면 우습겠지만, 드래곤들의 수는 수십에 달합니다. 캄에덴이 현재 역대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세계 최강의 존재인 그들의 무리와 단독으로 싸운다는 건 아무래도 힘에 부치지요.”

“힘에 부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상대가 되지 않는 것 아닌가? 가디언들을 처치하는 건 어렵지 않겠지만, 드래곤들은 기본적으로 하늘을 날아다니며 마법을 날리고 브레스를 뿜어내는 놈들이네.”

“거기에 대해선 어느 정도 해결책이 있습니다. 저희 캄에덴의 특수부대 중에는 다크 매지션과 쉐도우 스나이퍼들이 있지요. 쉐도우 스나이퍼들의 저격술이야 잘 알고 계시겠고, 다크 매지션들은 기본적으로 흑마술을 사용합니다. 흑마술은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데다 원소마법에 극성이지요.

마법사를 보내달라고 하진 않겠습니다. 프로즌 카이져는 제 수중에 있으니 개발중인 마갑기를 보내달라고도 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2만 가량의 궁병과 열 기의 기갑기, 그리고 열 댓명의 소드 마스터만 보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크로프란이 지금 병력을 키우고 있는 시기인데다, 상대할 적들이 많아서 이 정도면 많이 양보를 해준 거였다. 물론 사람 입장이 다 다르다고 황제에겐 완전히 날강도 같은 요구였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금 눈앞의 뱀파이어는 수틀리면 어쩔게 될지도 모른다는 시선을 주고 있었으니까.

“알겠네. 근시일 안에 지원군을 편성해 캄에덴에 보내줄 테니.”

“감사합니다. 이해해주셔서.”

“그런데 형님, 그 소드 마스터의 대열에 저도 합류해도 되겠습니까?”

잠자코 듣고만 있던 케이튼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물었다. 그러자 안 그래도 좋지 않던 황제의 얼굴이 더욱 더 찌푸려졌다.

스탐은 조용히 케이튼을 바라보았다. 확실히 최상급 소드 마스터인 녀석이 지원군 대열에 합류한다면 큰 힘이 되 줄 것이다. 다이어에게 전수받은 그 고강한 검술을 생각해볼 때 스승인 그에게 버금가는 수준일 테니까.

하지만 스탐은 고개를 저었다.

“너는 이곳에 남아서 조국을 지켜라. 아직 삼대 제국의 잔존세력들이 살아남아 있다.”

“예.”

케이튼은 아무런 반박 없이 스탐의 말에 동의했다. 아직 인간 세계의 패권을 크로프란이 잡았다고 단언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부디 그대의 나라, 크로프란에 벨리우드의 가호가 있기를.”

“마찬가지요. 그대의 나라에 아르티시앙의 축복이 깃들기를 바라오.”

그렇게 말하며 마주 본 스탐과 황제는 서로 피식 웃었다. 이 인사는 두 신에 대한 일종의 조롱과도 같았다. 전통적으로 아르티시앙을 믿었던 크로프란과 벨리우드의 추종자인 뱀파이어들이 손을 잡았다는 모순을 표현하기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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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ㅡㅡ; 간만에 올리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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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0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3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0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1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4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0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59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67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1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6 3 9쪽
»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7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29 5 8쪽
186 47. 운명의 캄에덴(4) +10 05.10.19 3,777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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