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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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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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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0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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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전쟁 발발(3)

DUMMY

크로프란에 대한 지원군 협상을 성공적으로 끝마치고 캄에덴으로 돌아온 스탐은 곧장 붉은 탑을 향했다.

똑똑

“나야, 스탐.”

“어서와.”

예전과는 다른 문답에 스탐은 실소를 했다. 분명히 무엇 하나 바뀌지 않은 로드의 집무실이었건만 불과 며칠 사이에 주인은 바뀌어져 있었다.

“그래, 지원군은 어떻게 됐어?”

의자를 회전시키며 스탐에게로 시선을 맞춘 카이사르가 물었다. 그 모습에 잠시나마 아이슬로너의 모습이 겹쳐 보이는 건 왜일까? 스탐은 고개를 좌우로 저으며 대답했다. 이제 잊어야 할 사람은 잊어야 했다.

“네가 만족할 정도는 돼. 궁수 2만에 기갑기와 소드 마스터가 각각 열 명이지.”

“소드 마스터 열 명이라. 너무 많이 데려온 거 아냐?”스탐은 고개를 저었다.

“모두 크로프란 출신이 아니라 세뇌나 회유 등의 방법으로 받아들인 타국의 소드 마스터들이지. 크로프란 입장에선 계륵 같은 녀석들이지.”

보통 소드 마스터 정도의 경지에 오른 인물들은 어지간한 고문이나 세뇌가 통하지 않는다. 결국 흑마술의 힘을 빌려야 세뇌를 성공시킬 수 있는데 그 경우 정신에 문제가 온다. 원래의 힘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으되 세뇌주의 명령에만 의존하게 되어 융통성 즉, 순간적인 전투 센스를 발휘할 수 없는 반쪽짜리 소드 마스터가 되는 것이다.

회유의 경우도 골칫덩이라는 점에선 다를 바 없다. 수십 차례에 걸쳐 어르고 달래 겨우 회유시켰다고 한들, 사람의 속마음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그 정도의 지원이면 다행이군. 특히 궁수 2만은 아주 요긴하게 쓰일 거야.”

카이사르가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알고 있는 드래곤들에 대한 정보는 단편적이다. 그 중 두 가지가 그 수가 대충 50여 마리에 이른다는 것과 각 일족마다 한 계열의 가디언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드래곤이 아무리 강력한 존재라고 해도 이쪽에는 흑마술사와 초절정의 저격수들이 포진해 있다. 브레스를 뿜을 때에는 유일하게 무방비 상태가 된다고 하니 그 때 하트가 있는 목이나 눈을 저격하거나 강력한 흑마술을 꽂아 넣으면 제아무리 거대 도마뱀이라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는 게 카이사르의 계산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을 만들기 위해선 지상전 즉, 캄에덴 정규군과 가디언간의 전투를 최대한 마무리 짓는 게 좋았다.

‘그 어떤 뱀파이어도 로드가 되면 달라진다더니 카이사르. 너도 그렇구나.’

자신만만한 표정을 짓고 있는 카이사르를 보면서 스탐은 새삼 놀랄 수밖에 없었다. 정말 드래곤과의 일전을 대비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전대 뱀파이어 로드인 아이슬로너의 업적을 넘어서 보려는 몸부림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카이사르는 모든 일을 추진력 있게 운영하고 있었다.

제일 먼저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오대패자의 직위 대신 ‘사혈왕’이라는 명호를 만들어내며 새로운 도약을 시도했다.

사혈왕이란 로드인 자신을 비롯해, 캄에덴의 절대자 넷을 지칭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로드인 자신을 다른 절대자들 셋과 동일선상에 놓다니. 물론 사혈왕이 모두 배틀 마스터면 그것은 다방면에서 엄청난 의미를 갖는다. 그리고 카이사르도 사실 그럴 의도로 사혈왕을 만들었다.

하지만 사혈왕의 일원이 되어야 할 아이슬로너는 난데없이 사라졌고, 한 명의 공백이 생겼다. 하는 수 없이 카이사르는 아쉬운 대로 계획에 없었던 한 명을 임의로 넣어야 했으니, 그게 바로 카시안이었다.

사실 그 사안에 대해서 많은 논란이 있었다. 하프 뱀파이어 따위가 자신들이 떠받들어야 할 네 명의 군주 중 한명이라니. 하지만 ‘아이슬로너의 뒤를 이를 자 중에 카시안보다 강한 자를 택해보라’는 한 마디에 모두 말문이 막혔다. 이미 카시안은 카라프조차도 한 수 접어줄 정도로 괴물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세대의 주축이었던 오대패자의 경우엔 그 직위를 폐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 오히려 지온이 라윈을 쓰러뜨리기 전에 고정되어 있던 상태로 재구성하면서 신흥 강자들인 ‘사혈왕’과 구세대이자 바로 밑의 서열에 해당하는 ‘오대패자’가 공존하게 되었다.

무려 3명이 배틀 마스터에 해당하는 막강한 사혈왕과, 그 뒤를 받쳐주는 오대패자! 아이슬로너가 사라졌다는 점이 아쉽긴 했지만 캄에덴의 국력이 하늘을 찌르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었다.

“이미 드래곤 필드에 대한 사전조사는 끝났어. 히든 브레이커들을 30명이나 투입했으니 놈들의 전력은 모르겠지만 대략적인 지리는 알아낼 수 있을 거야.”

사실 가장 중요한 전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안하긴 했다. 하지만 전병력을 투입할 것이기에 패배할 리가 없을 거라고 스탐은 굳게 믿었다.

위로는 3명의 배틀 마스터가 있고, 아래로는 10만의 정예 뱀파이어와 수십만의 하프 뱀파이어가 있다. 다크 매지션이 쓰는 흑마술은 드래곤이 쓰는 원소마법에 극성이고, 쉐도우 스나이퍼들은 불의 왕국으로부터 대 드래곤전용의 라이플 건을 지급받았다.

준비는 완벽했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캄에덴이 대륙의 패자가 되는 마지막 한걸음을?”

스탐이 희열에 가득한 표정으로 카이사르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카이사르는 웃으며 그의 손을 맞잡았다.



혈왕성을 나온 스탐은 레버쿠젠 시를 돌아다녔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평온하던 이곳은 마치 거짓말을 하고 있는 듯, 수만에 이르는 병사들의 물결로 아수라장을 이루고 있었다. 그들의 눈은 한결같았다.

적의 타도, 말살!

오로지 강력한 육체와 정신을 가진 종족, 뱀파이어의 병사만이 나타낼 수 있는 강인한 눈빛이다.

“후. 아무리 드래곤 놈들이라도 저렇게 육체와 정신이 모두 중무장되어 있는 우리 뱀파이어들을 이기진 못할 것이야.”

그게 솔직한 평가였다. 그 어떤 종족이 이 무시무시한 힘과 단결력을 가진 역전의 용사들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지. 너는 아직 드래곤의 힘을 모르고 있다.]

“하하하. 그래도 한때마나 같은 종족이었다고 편드는 거냐?”

스탐은 코웃음을 치며 카스턴의 말을 묵살했다. 사실 그는 카스턴에게서 드래곤 필드의 전력을 대충 들긴 했다. 하지만 카이사르 등에게 알리진 않았다. 과장되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흥, 내가 뭐가 아쉬워서 배신자들을 편든다는 거지? 드래곤들과 뱀파이어들의 전력을 상세히 알고 있는 내가 솔직히 평가해보지. 지금 이 상태로 싸운다면 캄에덴의 필패(必敗)다.]

“호오. 그러셔? 우리를 너무 우습게 봐서 그런 결론을 내리는 건 아니고?”

[드래곤들이 수족처럼 부리는 가디언들은 뱀파이어 병사 한명에 버금갈 정도로 강하다. 골드 일족의 피닉스 돌격대, 레드 일족의 사이클롭스 사단, 화이트 일족의 나가 궁사대 등등. 가디언만으로도 캄에덴 전병력의 절반을 넘어서지.

그리고 한 가지 착각하고 있는 것 같던데, 마법의 주종인 드래곤이 단순히 공격마법만 쓸 줄 아는 멍청한 도마뱀인줄 알아?]

“방어마법도 쓰겠지.”

스탐은 카스턴의 비아냥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일관했다.

[적과 아군의 사기를 뒤바꾸는 정신마법에, 시야에서 감추는 광범위한 은폐마법. 그리고 가디언들을 대량으로 이동시키는 공간 이동 마법까지 놈들은 갖가지 마법을 모두 쓸 수 있단 말이다. 만약 병력을 편성하고 있는 이때에 놈들이 레버쿠젠으로 공간이동 해 온다면 어떻게 될 것 같아?]

“서, 설마.”

순간 안색이 창백해진 스탐은 애써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카스턴의 말대로라면 그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였다. 순식간에 이 뱀파이어들의 수도는 쑥대밭이 될 것이다.

스탐은 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구름이 도사리고 있는 캄에덴의 평온한 하늘은 그대로였다. 수천 년 동안 이 모습을 간직해왔다.

“하하하. 가정도 무슨 이상한 가정을 세우는 거야 카스턴? 어떻게 놈들이 이곳으로 공간 이동해 올 수 있다는 말인지…….”

웃으며 카스턴에게 말하며 시선을 다시 하늘로 옮긴 스탐의 표정이 일순간 굳었다. 언제부턴가 그의 눈은 하늘에 고정되어 있었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그 모습 하나 변하지 않는 레버쿠젠의 하늘을.

그런데 오늘은 그 하늘이 이상했다. 갑자기 공간이 뒤틀리기 시작한 것이다.

샤아아아아앙

기괴한 소리를 내던 뒤틀림은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손바닥 만했건만, 불과 몇 분이 더 지나자 그 크기는 혈왕성 본체 만해졌다.

“아!”

스탐이 소리쳤다. 이미 그의 두 눈은 경악에 물들어 있었다. 방금 전에 꺼내든 누군가의 가정이 현실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뒤틀린 공간 사이로 빠져나오는 거대한 생명체들. 그것은 바로 아벨리오스 최강의 존재로 군림하고 있는 드래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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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1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4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0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59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7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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