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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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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04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6.02.12 20:22
조회
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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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8쪽

52. 최후의 사투(1)

DUMMY

쩌저적!

두 신의 합작품이 만들어낸 차원의 심판자 앞에는 대륙에서 단단하기로 손꼽히는 드래곤의 외피도 보잘 것 없었다. 서서히 느껴지는 고통에 듀리케르는 두 눈을 부릅뜬 채 스탐만을 바라볼 뿐이었다. 스탐은 공중에서 선 채 그의 최후를 똑똑히 지켜보았다.

선이 그어지고 있었다. 거대한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의 머리끝에서 사타구니까지. 그 속도는 느릿느릿하면서도 점점 빨라졌다.

촤아아아아!

선홍빛 핏물이 하늘을 수놓았다. 엄청난 량의 피로 인해 묵빛숲이 적빛숲으로 변해가려고 하는 찰나, 두쪽난 육중한 몸뚱이가 바닥에 떨어졌다.

쿵!

그것이 끝이었다. 지축을 뒤흔들 정도의 엄청난 굉음을 끝으로 아스테리온과 함께 유이한 에인션트급 레드 드래곤인 듀리케르는 묵빛숲에서 죽음을 맞이했다.

“잘 가라, 듀리케르. 넌 나를 만난 게 불행이었다.”

말을 마친 스탐은 천천히 땅으로 내려오며 마침내 결계진을 부수고 모습을 드러낸 드래곤들을 바라보았다.


‘듀, 듀리케르!!’

아스테리온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듀리케르가 무모하게 뛰쳐나갈 때부터 뱀파이어들의 계략을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설마하니 그 강력한 듀리케르가 무너질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 찢어 죽일 뱀파이어 놈들!!

분노가 하늘 끝까지 치닫은 아스테리온이 두 눈을 부르르 떨며 묵빛숲의 뱀파이어들을 노려보았다. 그리고 어느새 그의 초점은 공중에서 내려가고 있는 한명의 뱀파이어를 향했다.

‘스탐 베르크라고 했던가? 명실상부한 캄에덴의 일인자……. 과연 네놈이 듀리케르를 죽이는데 큰 역할을 맡았겠군.’

이 순간 아스테리온의 머리 속엔 저 뱀파이어를 파멸시키고자 하는 마음가짐만이 남았다. 비록 듀리케르를 많이 이용해 먹긴 했지만 수천 년을 같이 해온 친우였다. 속이 뒤집히지 않을 수 없었다.

‘머지않아 네 놈이 우리와 대적한 것을 후회할 수밖에 없게 만들어 주겠다.’

―후퇴한다!

―아, 아스테리온님!

갑작스러운 퇴각령에 레드 드래곤들이 그를 바라보았다. 우두머리나 다름없는 듀리케르의 죽음으로 분노를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지금 당장 저 뱀파이어들의 사지를 찢어 발겨도 시원찮을 마당에 후퇴라니?

―후퇴하라고 했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선 아스테리온의 말을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듀리케르가 죽은 지금 유일한 에인션트 드래곤은 그뿐이었으니까.


“드래곤들이 후퇴합니다!”

“당연히 그렇겠지.”

뱀파이어 병사의 말에 스탐은 서서히 몸뚱이가 사라져가고 있는 드래곤들을 바라보았다.

작전은 성공했다. 이제 남은 건 하나. 아스테리온 뿐이다. 놈이 이끄는 골드 드래곤의 골든 그라운드를 점령해 목만 벤다면 역사에 획을 그를 이 전쟁은 끝날 것이다.

‘세리아, 기다려. 내 목숨이 다하는 그날까지 행복하게 해줄 테니까.’

스탐은 손으로 목걸이를 꾹 쥐며 짜르르 울리는 감격에 눈을 감았다.

그랬다. 이제 전쟁은 종말을 향해 치달아가고 있었다.


프락시드 평원에서 벌어진 캄에덴과 드래곤들의 전쟁은 10만의 병사들을 희생으로 듀리케르를 죽이는 것으로 끝이 났다. 어떻게 보면 캄에덴의 패배로 보이기하는 이 싸움은 실상 승리였다. 어차피 10만의 강병으로도 드래곤을 상대론 소용없는 전력이었지만 에이션트급의 레드 드래곤 듀리케르는 엄청난 거물이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투가 끝난 뒤 화이트 드래곤을 위시한 캄에덴군은 머지 않아 벌일 침공작전을 준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이번이야말로 그들과의 마지막 혈전이 될 것이다.

짹짹

새들이 울음소리를 내며 나뭇가지에 앉았다. 초록빛 풀밭과 나무가 곳곳에 우뚝 서 있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드러내고 있었다.

한참 울어대던 새들은 날개를 파닥거리더니 누군가의 손등에 앉았다. 손의 주인은 환하게 웃으며 새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무런 근심이 없어 보이는구나. 너희는 축복받은 생명들이야.”

세리아는 두 손을 모아 새를 날려 보내며 연신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하지만 웃음 속에 담겨 있는 근심을 떨쳐 버릴 순 없었다.

‘빨리 전쟁이 끝나야 할 텐데…….’

세리아도 캄에덴과 드래곤들 사이에서 전쟁이 벌어졌다는 소식은 들었다.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드래곤은 아벨리오스 대륙 최강의 종족이고, 스탐은 그들과 맞서는 뱀파이어 족의 수뇌였으니까.

물론 스탐의 활약으로 전세가 캄에덴 측으로 거의 기울었다는 사실을 그녀는 모르고 있었다.

“스탐, 제발 무사해야 돼.”

“안됐지만 그전에 네 안위부터 걱정해야겠군.”

순간 세리아의 시선이 돌아갔다. 그녀의 눈앞에는 젊은 인간 남자가 태연하게 걸어오고 있었다.

“!? 누구…….”

퍽!

미처 말을 끝내기도 전에 세리아는 목덜미에서 느껴지는 충격과 함게 정신을 잃었다. 쓰러진 그녀를 안은 사내는 비릿한 웃음소릴 내며 중얼거렸다.

“빚을 졌으면 갚아야 하는 게 세상의 도리겠지?”



“준비는?”

“다 끝났습니다. 이제 명령만 내리시면 이 병력은 골드 드래곤들의 소굴, 골든 그라운드로 워프할 수 있습니다.”

알 카이더의 말에 고개를 살짝 끄덕인 스탐은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았다. 일단 주력은 캄에덴의 정예 일전단과 1만의 정예 나가들이었다. 알 카이더의 말을 따르자면, 골든 그라운드 내의 가디언 병력 자체는 보잘것없다고 한다. 골렘이 위협적이라곤 하나 소수에 지나지 않기 때문에 이 정도의 병력이면 충분히 제압이 가능하다고 한다.

물론 뱀파이어 로드인 카이사르을 비롯해 캄에덴이 자랑하는 5대 특수부대는 전원이 출전한 상태였다.

“이 전쟁이 끝이다. 이 전쟁을 끝으로 우린 당분간의 평화를 지켜야 한다.”

카이사르가 담담한 어조로 이 자리에 도열한 모든 병사들에게 외쳤다. 그 한 마디는 뱀파이어들의 표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싸움이 아니면 세상이 지루하다고까지 느껴지는 뱀파이어들이다. 그런 그들에게 주어진 당분간의 평화. 그것은 애주가에 대한 금주령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드래곤들에게 입은 피해가 막대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지온, 준비는 됐냐?”

스탐이 피식 웃으며 자신의 앞에 선 거구의 뱀파이어를 바라보았다.

“크크큭, 준비는 항상 되어 있다. 프락시드에서의 싸움에 부르지 않아서 얼마나 근질근질했었는지 넌 모르나보군.”

“훗, 녀석.”

이제는 지온의 웃음소리가 정겹게 느껴지기까지 한 스탐이었다.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이나 함께 했던 녀석인가. 새삼 녀석을 처음 만났던 때가 기억날 정도였다.

“크로뎀.”

“예, 사령관님!”

스탐의 부름에 시립해있던 크로뎀이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 혈연상으로는 형제의 관계였지만 지금은 공석이었다.

스탐은 찬찬히 크로뎀을 바라보았다. 몬스터들과의 전쟁 때 처음 만났던 동생이다. 그때는 앙금도 많았지만 지금은 거의 풀린 상태였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만약 내가 죽는다면, 남은 두 동생을 잘 보살펴 주도록 해라.”

“알겠습니다.”

비록 공석에서 할말은 아니었지만 배틀 마스터라는 스탐의 위치는 아무도 딴지를 걸지 못하게 만들게 하고 있었다. 크로뎀의 어깨를 토닥인 스탐은 눈동자를 알 카이더에게로 옮겼다.

“자, 그럼 시작해볼까.”

“예.”

잠시 후, 드래곤으로 화한 알 카스턴을 위시한 화이트 드래곤들이 시전한 워프 마법을 통해 캄에덴의 원정군은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었다.

바야흐로 최후의 전투가 시작된 것이다.

-------

이제 마지막 파트입니다..

이거만 끝나면 에필로그죠

인간쪽에 빠진 부분이 하나 있긴 하지만 별로 끼워넣을 의욕도 들지 않는군요;;

양해바랍니다 ㅡ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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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에필로그 +19 06.03.05 5,828 6 10쪽
212 52. 최후의 사투(6) +11 06.03.04 4,581 4 10쪽
211 52. 최후의 사투(5) +7 06.03.04 3,286 3 10쪽
210 52. 최후의 사투(4) +20 06.02.25 3,024 4 8쪽
209 52. 최후의 사투(3) +14 06.02.23 3,446 4 9쪽
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2 3 8쪽
»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5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4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1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60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7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186 47. 운명의 캄에덴(4) +10 05.10.19 3,777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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