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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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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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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4,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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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03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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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9. 불타는 혈왕성(6)

DUMMY

“그, 그렇다면 저 블록 버스터를 쏜 장본인은…….”

“그래. 네가 생각한 대로야. 자신의 희생으로 업적의 오점을 만회하려했지.”

“하아.”

그 말을 들은 스탐은 한참 동안 멍하니 있었다. 불타고 있는 혈왕성을 보고 있자니 아이슬로너는 더 이상 살아 있을 것 같아 보이지가 않았다. 한때 대륙을 호령하던 캄에덴의 절대군주가 이렇게 가버리다니…….

하지만 죽은 자는 죽은 자.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여유도 없었다. 어느새 스탐의 눈에 광망이 서렸다.

“그의 희생을 헛되지 하지 않겠다. 반드시 드래곤들을 몰살시켜버리겠어!”

프로즌 카이져 안으로 들어온 스탐은 다시 선두에 서서 가디언들을 죽여나가기 시작했다.

캄에덴 군의 거센 돌격에 이미 사이클롭스와 히드라같은 지상돌격대는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피닉스들은 비교적 많이 살아남아 있었지만 후방의 뱀파이어들이 허공으로 흑마탄의 화망(火網)을 펼치니 부지기수로 추락해 죽어나갔다.

아마 가디언들만 다 소모되면 드래곤들은 후퇴할 것이다.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상태였으니.

[스탐, 부탁이 있다.]

“뭔데 그래?”

[나가들은 죽이지 말고 생포해라.]

“무슨 소리야!”

스탐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소리쳤다. 드래곤들의 브레스 폭격으로 시작된 이 전투에서 나가들의 화살에 얼마나 많은 동족들이 죽어나갔던가.

[다 내게 생각이 있다.]

“흐음…, 알았어.”

한참을 고민하던 스탐은 승낙했다. 별로 내키진 않았지만, 카스턴은 한때 에인션트급의 화이트 드래곤이었다. 그의 부탁을 들어주면 좋으면 좋았지 나쁜 결과가 생기진 않을 것 같았다. 물론 막연한 추측이었지만 스탐은 자신의 감을 믿었다.

“모두들 사이클롭스와 히드라들을 전멸시키고 나가들을 생포하라!”

“스탐! 그게 무슨 소리야?”

뜻밖의 명령에 깜짝 놀란 카이사르가 물었다. 가디언들은 드래곤들의 말에 죽고 사는 수족들이다. 생포한다고 협조할 일은 없을 것이다.

“카이사르, 다 생각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음, 알았어.”

비록 뱀파이어 로드였지만 카이사르는 군말 없이 스탐의 말에 따랐다. 군에 대한 영향력이 그가 더 강한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오랫동안 알아온 친구였기 때문이다.

눈앞에서 거치적거리던 히드라와 사이클롭스들을 모두 처치하자 나가들을 생포하는 것은 의외로 쉬웠다. 그들은 전원이 궁병들이었기 때문이다.

궁사가 전사를 상대로 호위 병력과 거리라는 이점이 사라지면 상황은 일방적이다. 물론 나가들의 연사속도는 신기에 가까웠다. 아마 인간의 전사들이었다면 죽이기도 벅찼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근접전에서 최강일 수밖에 없는 뱀파이어. 금세 나가들이 활을 뺏긴 채 특유의 뱀 다리가 축 늘어지면서 생포당해 갔다.

“흠, 뭐 대충 다 제압한 것 같군. 그런데 카스턴, 이것들을 생포해서 도대체 어디에 쓰려는 거야?”

[아군으로.]

“뭐? 그게 무슨 소리야?”

[자세한 건 전투가 끝나고 말해주지.]

“이봐, 전투는 이제 끝났잖…….”

한 마디 따끔하게 쏘아주면서 하늘을 올려다본 스탐의 얼굴이 일순간 굳었다.

드래곤들은 현재 두 마리가 죽어 18마리가 허공을 비행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들 브레스를 썼다. 카스턴이 브레스를 3번 쓸 수 있다는 레드 드래곤도 혈왕성을 불태우면서 다 쓴 상태이지 않은가?

“아니 잠깐, 아직 한 마리가 남아있었군.”

스탐의 시선은 유난히 눈에 띄게 허공을 날아다니는 한 마리의 레드 드래곤을 향했다. 다른 놈들보다 덩치가 더 큰 것으로 보아 에인션트 급으로 보이는 존재.

카스턴의 말대로라면 아벨리오스에서 에인션트 드래곤은 단 두 마리였다. 그리고 그 두 마리중 하나가 바로, 저 놈이었던 것이다.

“듀리케르라고 했던가? 날갯짓을 멈추고 이쪽으로 대가리를 돌리는 꼴을 보아하니 이제 곧 브레스를 쏘려고 하겠군.”

[레드 드래곤의 브레스는 모든 브레스들 중에서 가장 강하다. 에인션트급은 더더욱.]

카스턴의 자세한 설명에 스탐은 허탈한 웃음소릴 내며 물었다.

“이곳으로 떨어지면 몇 명이 죽지?”

[힘이 다 빠진 뱀파이어들의 상황을 고려해볼 때 대충 1만에서 2만 정도겠지.]

“빌어먹을.”

스탐은 절망했다. 지금 폐허가 된 레버쿠젠 시에 밀집되어 있는 뱀파이어들은 하나같이 정예였다. 처음 브레스의 일제사격이 가해질 때에는 도시 전체에 강력한 흑마술의 방어 마법진이 펼쳐져 있어 시민들은 몰살당했더라도 단지 몇 백 명의 사망자만 생겨났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설상가상으로 지금 저 한 마리의 브레스에 노출된 뱀파이어들은 가진 바 힘까지 다해 일단 떨어지면 떼죽음을 당하는 것이다.

“가만, 아직 방법은 있어.”

숨을 들이 마시는 듀리케르를 바라보던 스탐의 두 눈이 일순간 번쩍였다.

스탐은 천천히 프로즌 카이져를 컨트롤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프로즌 카이져가 드래곤 하트의 강력한 마나를 빨아들이더니 그 주위로 둥그런 얼음의 장막이 처졌다. 얼마나 냉기가 강했는지 근처의 땅이 모조리 얼어붙었다. 인근의 뱀파이어들이 깜짝 놀라 물러섰다.

“어디 쏠 테면 쏴보라고! 이지스!”

쿵!

스탐의 외침과 동시에 프로즌 카이져가 바닥을 뛰어 올랐다. 공교롭게도 그 때 듀리케르의 파이어 브레스가 쏘아졌다.

‘이것 하나로 끝장을 볼 것이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기에 각오는 확고했다. 수천도시에 달하는 플레임 로드의 블레이즈도 막아낸 프로즌 카이져의 마법폭참, 이지스가 아니던가?

허공으로 솟구친 프로즌 카이져가 중력의 법칙에 따라 서서히 하강하기 시작했다. 뛰어 오른 높이가 꽤 되었기에 아마 10초 쯤 후면 바닥에 떨어질 것이다.

그때 동안이 승부의 갈림길이었다. 스탐은 카스턴이 원주인이었던 드래곤 하트를 더욱더 프로즌 카이져에게 끌어올리며 두 번째 마법을 준비했다.

“프로텍트 이지스 실드!”

사아아악

어느새 브레스가 직격으로 쏘아지고 있는 프로즌 카이져의 앞으로 10겹이나 되는 얼음의 방어진이 펼쳐졌다.

최강의 공격형 마갑기 플레임 로드도 세 겹밖에 뚫지 못했던 이 절대의 방어장! 스탐은 어쩌면 이 문제의 브레스를 손쉽게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큰 오산이었다.

화아악!

“이런!”

스탐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저 에인션트급 레드 드래곤이 내뱉은 폭염의 브레스는 이지스 실드를 한 겹 한 겹씩 녹여나가더니 순식간에 마지막 한 겹을 남긴 채 몰려오는 게 아닌가? 불길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아 보였다.

“이야압!”

기합성과 함께 프로즌 카이져가 쥔 거검에서 무시무시한 냉기가 피어올랐다. 마법폭참 이지스의 종타인 블레이드 오브 프로즌 디펜더! 가장 강력한 실드가 뚫려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막아봐야만 했다.

휘이익!

브레스가· 실드를 다 녹이고 짓처드는 순간, 무거운 파공성과 함께 냉기의 검강이 브레스를 갈랐다. 그러나 결과는 같았다. 분명 주변의 공기마저도 얼 정도로 강력한 냉기의 기운을 가졌건만, 휘두르자마자 검신 자체가 녹아버린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프로즌 카이져가 검을 휘두른 것이 완전히 효과가 없지는 않았던지 브레스의 하강속도가 약간 늦춰진 것이었다. 아주 찰나였지만 그것만 해도 스탐에겐 충분한 시간이었다.

‘일단 여기서 빠져나가야겠군.’

스탐은 마지막 남은 프로즌 아머에 드래곤 하트의 마나를 최대한 퍼부으면서 해치를 향해 몸을 던지더니 부수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여는 건 금방이었지만 그럴 시간조차도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스탐이 뛰어나오자마자 프로즌 아머가 완전히 녹아 벌어 벗은 꼴이 된 채 땅바닥에 처박힌 프로즌 카이져를 향해 브레스가 작렬했다.

화라라락!

“프로즌 카이져…….”

브레스로 인해 생긴 엄청난 불길을 보며 스탐은 조용히 중얼거렸다. 비록 인간세계를 정복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마갑기였긴 하나, 이렇게 잃게 된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아쉬웠다.

물론 그것은 잠깐이었다. 사실 프로즌 카이져는 제 할 일을 다 했다. 원래대로라면 듀리케르의 파이어 브레스가 계속 방향을 바꾸면서 캄에덴군의 진영을 불바다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프로즌 카이져에게 힘을 쏟는다고 한 방향에 폭발적으로 쏟아 부었던 것이다.

키아아아아!

마지막 비장의 카드를 허무하게 잃게 되자 화가 난 듀리케르는 미친 듯이 울부짖었다. 드래곤 피어. 타 생명체에게 공포를 주입시키는 이 괴성은 간덩이가 큰 뱀파이어에겐 거의 효과가 없었다. 그나마 흑마기가 떨어져서 귀를 자극시킬 수 있을 뿐.

―크흐흐흐흐. 어리석은 뱀파이어들이여, 오늘은 이쯤에서 끝내겠다. 하지만 다음에 우리가 다시 이곳에 나타나는 순간이 바로, 너희 종족이 멸망당하는 날일 것이다.

황금빛 비늘을 번쩍이던 아스테리온은 그렇게 소리치더니, 일순간에 사라졌다. 텔레포트를 쓴 것이다. 그러자 다른 드래곤도 뒤따라 사라졌다. 어마어마한 덩치를 지닌 18 마리가 사라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휴우, 이제야 끝난 건가?”

드래곤들이 사라진 자리를 한참 바라보던 스탐이 한숨을 쉬며 바닥에 드러누웠다. 지금은 아무런 생각조차도 하기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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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궁...

컴퓨터 고친다고 늦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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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5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20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4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5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6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1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2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9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60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7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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