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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펜하임의 서재^^

다크슬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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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6,000
추천수 :
1,518
글자수 :
994,866

작성
05.11.19 16:26
조회
3,459
추천
2
글자
8쪽

49. 불타는 혈왕성(3)

DUMMY

“후후후, 예상대로군.”

한 사내가 쓴웃음을 지으며 쑥대밭이 된 레버쿠젠을 둘러보았다.

폐허.

이 한마디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과연 캄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초석을 쌓은 이 웅장한 수도가 박살나리라고 예상이나 했을까? 수십 줄기의 브레스와 함께, 가옥은 폐허가 되었고 수도의 주민들은 한줌의 재가 되었다.

“내가 만약 카이사르를 쓰러뜨려 제왕의 자리를 고스란히 유지했었더라도 이런 결과가 났을까?”

사내는 염두를 짚으며 스스로 낸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해 보았다.

결과는 ‘그렇다’였다.

“아무런 선전포고도 없이 수도를 기습한 놈들이다. 절대 그럴 리가 없었겠지. 어찌 되었든 수도는 폐허가 돼 버렸을 터……. 어쩌면 스탐들의 판단이 옳았을지도 모르겠지.”

대화의 상대도 없이 혼자서 중얼거리던 사내는 혈왕성을 바라보았다. 스무여 마리의 거대한 드래곤과 그 뒤를 따르는 수천마리의 피닉스, 그리고 땅 위로는 수만에 달하는 가디언들이 캄에덴의 심장부를 파괴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어쨌거나 난 겁쟁이로구나. 겁쟁이. 적의 협박에 무릎을 꿇은 비열한 군주……. 내가 저지른 이 치욕적인 행동을 만회하려면 한 가지 길밖에 없겠어.”

말을 마친 전대의 뱀파이어 로드, 아이슬로너는 결연한 눈빛을 띄며 서서히 걸음을 옮겼다. 전화의 불꽃이 피어오르고 있는 혈왕성을 향해서.



“또 다시 뵙는군요 바르자드님.”

“껄껄껄, 잘 있었는가?”

스탐은 다크 매지션들을 만나자마자 그들의 선두에서 다가오고 있던 바르자드와 악수를 나누었다. 사실 은퇴한 몸이었기에 굳이 참전할 이유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국을 지키겠다는 마음에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다.

“오랜만이야, 루시리아.”

“응. 나도 오랜만이야.”

곧이어 스탐의 시선은 어느새 다크 매지션 마스터가 된 루시리아를 향했다. 루시리아는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스탐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4서클을 마스터하고 5서클의 경지에 올라 있었다. 그렇게 해서 원래 서브 마스터의 자리를 고수하다가 카이사르가 뱀파이어 로드에 오른 뒤에야 마스터로 치고 올라온 것이다.

“못 본 사이에 많이 예뻐졌구나. 혹시 사귀는 남자라도 생긴 거냐?”

“풋, 넌 참 농담도 잘해. 남자 따위 없어도 나는 충분히 아름다워.”

장난기 어린 스탐의 한 마디에 루시리아가 실소를 하며 받아쳤다. 소년단 시절 사랑을 나누었던 둘이었지만 세월이 흘러 정신적인 성숙이 완전히 이루어진 지금에야 그때의 추억은 단순히 치기어린 어릴 때의 장난으로 치부할 뿐이었다. 특히 스탐은 이미 자신의 목숨을 걸고 지켜줘야 할 여자를 만났기 때문에 둘 사이는 친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끌끌끌 젊은이들 간의 정다운 대화를 방해해서 미안하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좋은 분위기가 아닌 것 같네만.”

둘 사이를 끼어든 바르자드가 손을 뻗어 하늘을 향했다. 스탐과 루시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늘을 바라보았다. 거대한 몸뚱이의 드래곤들과 함께 레버쿠젠의 하늘을 새까맣게 뒤덮은 피닉스의 무리들이 혈왕성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맹렬한 기세로 혈왕성 안을 하강해 오는 것이 병사들을 노리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혈왕성은 미지의 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난공불락의 성이다. 갑자기 혈왕성 부근 부근에서 곳곳이 검은 빛을 뿜어져 나오더니, 겁 모르고 덤벼들고 있던 피닉스들을 향했다.

쾅! 퍼벅 퍼퍼퍽!

키이에에

단말마의 비명성과 함께 수백 마리의 피닉스들이 괴성과 함께 바닥에 떨어져 죽어나갔다. 설혹 바닥에 곤두박질 쳐도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게 신기할 정도로 목숨이 질긴 녀석들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르려고 했지만, 금세 달려든 뱀파이어들의 살수에 의해 무자비하게 난자당해버렸다.

“발사!”

지휘관의 외침을 시발점으로 까마득한 혈왕성의 성벽에서 수많은 화살들이 한 떼의 소나기처럼 가디언들을 덮쳤다. 머지않아 소나기의 투하지점에 있던 가디언들이 고슴도치가 되어 바닥에 널브러져 갔다.

물론 그것은 지극히 극소수였고, 주인인 드래곤의 명령에 따라 사이클롭스들을 필두로 한 가디언의 무리들은 괴성을 지르며 혈왕성의 성문을 부수기 위해 진격했다.

펑 퍼퍼펑!

“쿠워어억!”

가디언들이 혈왕성 지척까지 다가왔을 무렵, 갑자기 땅이 폭파되면서 수백 마리에 이르는 가디언들의 피와 살점이 바닥에 흩뿌려졌다.

“후후후, 카오스 트랩의 맛이 어떠냐?”

지휘관이 통쾌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렸다.

카오스 트랩은 3서클의 흑마술이다. 뱀파이어들은 눈에 보이는 이런 힘을 원하기 때문에 흑마술사들 사이에선 다크 애로우같이 선호도가 높진 않지만 밟는 순간 터질 때의 살상력만큼은 가히 다크 스피어를 능가한다.

쉐쉐쉑

나가들이 성벽 위의 궁수들을 제압하기 위해 특유의 빠르고 강력한 궁시를 날렸다.

하지만 부질 없는 짓이었다. 혈왕성은 다른 다크 포트리스들과는 달리 성벽 위를 시작점으로 둥그런 보호막을 형성하고 있었다. 그 보호막은 안에서 밖으로는 물리적인 공격을 행사할 수 있지만, 밖에서 안으로는 완전히 차단된다.

“훗, 놈들. 왜 혈왕성이 아벨리오스 최강의 성인지 이제 알겠지?”

성벽 위에 서서 전황을 지켜보고 있던 스탐이 희미한 미소를 띠었다. 혈왕성은 단순한 규모만 다른 다크 포트리스보다 큰 건 아니었다. 주둔 중인 병력의 강함, 그리고 카오스 트랩과 같은 특수 함정, 붉은 탑이라 불리는 최고의 마력을 지닌 오벨리스크…….

“잠깐.”

하지만 스탐의 표정은 금세 얼어붙었다. 어느새 혈왕성의 상공 위로 떠오른 드래곤 스무 여 마리들 중 반 수가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있었던 것이다.

바로 레버쿠젠 시를 폐허로 만든 브레스 일제사격!

아무리 혈왕성에 형성된 대공 방어막이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단독으로 막기란 불가능했다.

“바르자드님, 루시리아! 어서 지원을!”

“알겠네.”

“알았어! 모두 혈왕성의 대공 보호막을 지원해!”

스탐의 요청에 따라 바르자드와 루시리아가 허공을 향해 손을 뻗었다. 나머지 다크 매지션들 역시 허공에 손을 들이대었다.

그러자 그들의 손아귀에서 시꺼먼 어둠의 기운이 스멀 스멀 올라오더니 옅은 흑빛을 여지없이 드러내고 있던 혈왕성의 대공 방어막과 이어지기 시작했다.

자신의 흑마기를 외부로 내보내어 다른 어둠의 힘과 힘을 합치는 기술. 이것은 고도의 흑마기 제어 기술을 가진 다크 매지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만약 흑마기를 다룰 수 있는 모든 뱀파이어가 이 기술을 쓸 수 있었다면 결코 드래곤들의 브레스 일제사격 따위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다.

“놈들이 브레스를 쏘려고 합니다!”

한 병사가 허공을 손가락질하며 비명을 지르듯 소리쳤다. 스탐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쿠콰콰콰

귀를 따갑게 찌르는 소리와 함께 허공에서 열 개의 줄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아벨리오스 대륙 최강의 생명체임을 자랑하는 드래곤 트레이드 마크. 강력한 드래곤 브레스가 혈왕성을 향해 쏟아지기 시작했다.

스탐을 비롯한 혈왕성 안의 뱀파이어들은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그것을 지켜보았다. 땅을 디디고 걸어가는 존재하면 어떻게든 싸울 수 있으련만, 놈들은 하늘을 날고 있었다. 지금으로선 다크 매지션들의 힘이 합쳐진 저 대공 방어막이 저 강력한 브레스를 막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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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2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4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2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5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1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60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7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186 47. 운명의 캄에덴(4) +10 05.10.19 3,777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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