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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조회수 :
1,055,930
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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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4,866

작성
05.12.07 16:50
조회
3,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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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8쪽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DUMMY

“로드, 전후 피해의 총집계가 끝났습니다.”

“어서 보고하라.”

“예.”

폐허가 된 레버쿠젠을 둘러보는 카이사르 앞에서, 뱀파이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일단 레버쿠젠 시의 주민들 100만여 명은 모두 죽은 상태였다. 운 좋게 브레스가 닿지 않아 백여 명이 살아남았을 뿐, 레버쿠젠은 거의 죽음의 도시가 된 상태였다.

혈왕성은 레드 드래곤들의 브레스로 인해 잔해만이 남아 다크 포트리스는커녕 일개 성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한 상태였으며, 드래곤의 군대와 맞서 싸우던 캄에덴의 뱀파이어 정예병들도 피해가 컸다. 하프 뱀파이어들은 모조리 전멸했고, 최정예라 일컬어지던 뱀파이어 정규군도 무려 13000여 명이 죽임을 당했다.

캄에덴 역사상 이토록 처참한 피해를 입은 전투가 있었던가? 지금 레버쿠젠의 을씨년스러운 풍경을 보고 있자면 100년 전 있었던 몬스터들과의 싸움이 장난처럼 느껴졌다.

“어때 스탐?”

“뭐가 말이야?”

“우리가 드래곤들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을까?”

“글쎄…….”

스탐은 말끝을 흐렸다. 솔직히 싸워보기 전에는 완벽한 승리를 장담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캄에덴 전국력의 1할 이상이 소모되었음에도 드래곤은 단 두 마리만 죽었다. 더군다나 그 두 마리도 요행으로 잡았기 때문에 지금으로선 정말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드래곤들의 수는 오십여 마리에 달한다. 그리고 단 스무 마리로도 레버쿠젠이 박살났지. 인정하긴 싫지만 이 상황에서 놈들을 이기기란 어려운 일이야.”

“휴, 그렇겠지.”

한숨을 쉬는 카이사르를 보며 스탐은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아이슬로너의 평화노선이 옳았을 지도 모르겠다. 아무리 배틀 마스터가 셋이나 있다고 한들 하늘을 날아다니는 놈들에게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딱 한 가지 방법이 있다.]

“그게 뭔데?”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들려온 구원의 한 마디에 스탐은 두 눈을 카스턴에게로 옮겼다. 설사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지푸라기라도 잡아야만 했다.

[드래곤들의 일부를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그게 가능한 일이냐?”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을 지은 스탐은 지금 눈앞의 검이 제정신인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그의 설명을 차근차근 들어보니, 불가능한 일은 아니었다.

[난 드래곤일 때, 화이트 드래곤 일족의 우두머리였다. 듀리케르나 아스테리온의 말에도 꿈쩍 않던 놈들이 내 말에는 무조건적으로 따랐지.

아마 녀석들이 이 전쟁에 발을 들이민 건 뱀파이어들이 나를 죽였다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일 거야. 뭐, 오해라기 보단 아스테리온이 이간질했을 테지만.]

“그럼 화이트 드래곤들을 설득해야 된단 소린데, 내가 놈들의 레어를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찾는다고 해도 내 말을 믿을 리도 없잖아.”

[후후후. 내 존재를 잊고 있나보군? 지금 내가 속박되어 있는 이 검은 나의 기운이 서려 있다. 녀석들은 한눈에 이 검이 나와 관련되어 있다는 걸 알겠지.]

“가만, 그렇다면 나가들을 생포한 것도 이것과 관련이 있나?”

[물론이지. 나가들은 화이트 드래곤의 가디언이다. 오로지 주종관계를 맺은 화이트 드래곤의 명령만 충실히 이행하지.]

“그런 거였군. 화이트 드래곤들을 포섭한다라…….”

스탐은 절망 속에서 희망의 빛을 느꼈다. 사실 뱀파이어군에 있어서 유일한 약점이 후방에서 화력을 지원해 줄 궁수의 존재였다. 인간이나 하프 뱀파이어들의 궁수단이 있긴 하나 강력한 가디언들과의 싸움에서 그리 큰 힘이 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적의 나가 궁수단이 아군에게로 온다면? 엄청난 전력의 격차가 생길 것이다. 나가는 엘프에 육박하는 궁술을 지닌 데다 4개의 팔을 지녔기 때문에 연사력 자체는 엘프를 능가한다. 비단 적 가디언들 뿐만 아니라 드래곤도 위협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설득하려면 적들의 입속이나 다름없는 드래곤 필드로 발을 들이 밀어야 하잖아?”

[어쩔 수 없지.]

“뭐, 방법이 그것밖에 없다면 그 길을 택해야겠지.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마찬가지니까…….”

스탐은 두 손을 꾹 쥐며 다짐했다. 반드시 화이트 드래곤들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울창한 삼림지대와 용암이 끓어 넘치는 화산, 기름진 금빛 평아, 하얀 설원 등이 한눈에 보였다.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지만 각자 개성이 다른 이 지역들은 마치 다른 차원의 세상들인 듯 서로에게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화산으로 인해 달아오른 대지 바로 옆에 눈 덮인 땅이라니, 참으로 이색적인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저벅저벅

화이트 드래곤의 영역인 적막의 설원을 누군가가 걸어가고 있었다.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갈 것만 같은 새까만 머리, 총기와 패도적인 기운이 한꺼번에 보이는 검은 눈, 일정하면서도 힘이 넘치는 걸음걸이.

어느 누가 보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벨리우드에게 귀속된 어둠의 종족, 뱀파이어라고.

그러나 이곳은 드래곤의 땅이었고, 지금 드래곤들은 뱀파이어와 적대관계에 있었다. 그 어떤 정신 나간 뱀파이어가 사지로 발을 들이민단 말인가?

“제대로 찾아온 것 같은데 카스턴?”

[그래. 이곳은 적막의 평원. 드래곤과 가디언을 제외한 그 어떤 생명체도 살지 않는 곳이지. 혹독한 추위에 단련된 나가들조차도 평상시에는 비교적 덜 추운 레어 근처에서 생활한다.]

“나는 그렇게 춥다고 느껴지지 않는데?”

스탐은 추위 바깥으로 드러낸 자신의 맨살을 만져보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야 당연하지. 내가 실드로 추위를 차단시켜줬으니까, 이 멍청아! 아무튼 어서 서둘러라. 네 속도로 십 분이면 레어에 도착할 수 있을 테니까.]

“알았어. 참 급하긴.”

[여유를 부리는 게 이상한 거다. 드래곤들은 이곳으로 워프해 오는 기운을 다 포착할 수 있어. 어쩌면 지금쯤 한 놈이 널 따라오고 있을 지도 모르지.]

스탐은 드래곤 필드로 올 때 카스턴이 가진 워프마법의 힘으로 이곳에 왔다. 드래곤들이 모를 리가 없었다.

단지, 한 가지 희망이 있다면 카스턴은 에인션트급 화이트 드래곤이었던 알 카스턴의 빙기가 서려 있기 때문에 다 드래곤들이 화이트 드래곤으로 착각할 수도 있다는 점이었다. 물론 착각한다고 하더라도 난제는 여전히 쌓여있었지만 말이다.




“후후후. 이제 점점 다가오는군. 변혁의 그날이.”

황금빛이 번쩍이는 거대한 레어, 하지만 그 안의 주인은 볼품없이 작은 인간의 모습을 한 채 눈앞의 작품을 감상하고 있었다.

“머지않아 마계에서 강림한 사천왕의 군대가 나의 명령을 받들어 아벨리오스를 정복할 것이다.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모든 차원계를 지배하겠지. 이 세계의 풍요로운 기운을 먹은 악마들이라. 하! 생각만 해도 온 몸이 떨리는군.”

“마찬가지다. 후후후후.”

적발에 적안을 한 인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그 눈동자에 비치는 광기는 결코 인간의 것이 아니었다.

“듀리케르. 이제 우리의 오랜 기다림도 결실을 맺을 것 같군. 헬 게이트가 열리게 되면 사천왕의 군대를 제어할 열쇠를 가지고 있는 우리의 세상이 도래할 것이야.”

“이제 이 지긋지긋한 대륙도 쑥대밭이 되겠군. 살려달라고 울부짖은 피조물들을 뜯어 먹는 악마의 군대라… 크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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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에필로그 +19 06.03.05 5,826 6 10쪽
212 52. 최후의 사투(6) +11 06.03.04 4,579 4 10쪽
211 52. 최후의 사투(5) +7 06.03.04 3,285 3 10쪽
210 52. 최후의 사투(4) +20 06.02.25 3,023 4 8쪽
209 52. 최후의 사투(3) +14 06.02.23 3,444 4 9쪽
208 52. 최후의 사투(2) +10 06.02.18 3,170 3 8쪽
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3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0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202 51. 프락시드 대회전 +12 05.12.31 3,641 5 8쪽
201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5) +14 05.12.29 3,665 4 11쪽
200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4) +12 05.12.24 3,494 3 6쪽
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0 2 8쪽
»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59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67 5 11쪽
191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1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6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5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7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29 5 8쪽
186 47. 운명의 캄에덴(4) +10 05.10.19 3,777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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