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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Alpenhime
작품등록일 :
2006.03.29 13:22
최근연재일 :
2006.03.29 13:22
연재수 :
2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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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5,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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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94,866

작성
05.11.08 0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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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49. 불타는 혈왕성(1)

DUMMY

―크흐흐. 이곳이 바로 뱀파이어 놈들의 본거지인가?

차원을 가르고 나온 한 생명체가 광망을 번뜩이는 두 눈으로 바닥에 깔린 수많은 점들을 응시하였다.

금빛으로 수놓아진 비늘. 하늘을 찌를 듯 머리 위로 솟아있는 세 개의 뿔. 그리고 모든 것을 파멸시킬 만한 파괴의 눈빛.

아스테리온은 곧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던 종족을 짓밟을 수 있게 된다는 사실에 끓어오르는 기쁨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그 먼 옛날, 이 나라를 세운 뱀파이어 한 놈으로 인해 자신의 일족들이 얼마나 많이 죽어나갔던가?

―기습은 속도전이라고 했지. 크크큭, 뭣들 하는가? 어서 폭염과 극독을 뿜어라, 뇌전을 방사해라. 냉기를 쏟아 부어라!

아스테리온의 명령과 동시에 레버쿠젠의 하늘에서 모습을 드러낸 20여 마리의 드래곤들이 숨을 들이마셨다.

드래곤이 숨을 길게 들이 마신다. 그것이 뜻하는 바는 단 한 가지였다.

콰콰콰쾅!

찰나였다. 무시무시한 기운의 응집체들이 평온하기만 하던 뱀파이어의 수도를 뒤덮는 것은. 화이트, 레드, 블루, 그린 등 갖가지 종류의 드래곤들이 들이 부은 악몽의 브레스는 캄에덴의 수도를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만들어 놓았다.

“으아아악!”

“크어억!”

누가 4000년 동안 외침을 받지 않았던 뱀파이어의 수도가 이 꼴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을까? 레버쿠젠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정규군의 병력이동을 구경하기 위해 바깥으로 뛰쳐나온 캄에덴인들은 너나할 것 없이 강력한 기운을 막아내지 못하고 죽어갔다.

물론 집안에 있더라도 그것은 마찬가지일 것이다. 한 마리도 상상하기 힘든데 20여 마리에 달하는 드래곤들이 동시에 뿜어댔다. 그 광범위한 브레스 일제 사격은 그 어떤 대도시도 한방에 박살내 버릴 수 있을 것이다.

파지지직!

불행 중 다행이라면 레버쿠젠에는 흑마술사들이 켜놓은 방어 결계진이 곳곳에 펼쳐져 있었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군대가 이동하는 요충지에 그 힘이 집약되어 있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몰살당하다시피하는 와중에서도 정규군에겐 그렇게 큰 피해가 가지 않았다. 병력의 재편성을 위해 수도로 몰려와 크게 밀집되어 있었음에도 말이다.

―큭, 과연 흑마술이군. 공간이동은 막을 수 없어도 파상공세는 막을 수 있다는 말인가?

아스테리온은 브레스 일제사격에도 죽어나가지 않는 캄에덴 병사들을 바라보면서 감탄을 늘어놓으며, 지상으로 내려왔다. 그러자 그를 따르는 드래곤들도 일제히 바닥에 착륙했다.

그들은 간격을 넓게 펼친 채 초토화 된 레버쿠젠의 지상에 자리 잡았는데, 누가 보아도 공격을 할 요량으로는 보이지 않았다. 지금이야 일방적 당했다손 쳐도 뱀파이어들도 지상전에선 최강을 자랑하는 종족인데 날개달린 것들이 미쳤다고 땅위에서 싸우겠는가.

―어서 준비들 하지. 우리의 자랑스러운 피조물들을 불러내야 하니 말이야.

말을 마친 아스테리온이 용언 마법을 부렸다.. 다른 드래곤들도 일제히 용언 마법을 펼치기 시작했는데, 곧이어 그들 하나하나의 발밑을 중심으로 거대한 오망성이 저절로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럴 수가!”

스탐은 두 눈을 부릅뜬 채 폐허가 되어버린 레버쿠젠 시를 바라보았다. 불과 몇 분전만 해도 이곳은 인구 100만을 아우르던 캄에덴 최고의 도시였다.

하지만 지금 레버쿠젠은, 정말 활기가 넘치는 대도시가 맞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황폐화되어 있었다. 신이 노하여 대자연의 분노를 보여준 건지, 수도는 초토화라는 어휘만이 적절한 단어라는 말을 해야 될 정도로 쑥대밭이 되었다.

[이제 알겠나? 드래곤들이 마음만 먹으면 이 정도는 일도 아니야. 그나마 놈들이 전력의 반 정도만을 데리고 와서 정규군은 살아남은 것 같군.]

“잔소리 늘어놓을 시간 없어! 어서 응전할 준비를 해야 돼!”

바닥에 내려앉은 드래곤들을 바라보던 스탐은 곧장 머릿속에서 다크 매지션과 쉐도우 스나이퍼들을 떠올렸다. 무슨 일에서인지는 몰라도 지금 드래곤들은 브레스를 난사한 뒤 바닥에 내려앉은 채 가만히 있었다.

지금이 기회였다. 이미 정규군의 피해를 최소화시킨 방어 결계진은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은 혈왕성을 제외하면 대파되어 있었다. 이 상태에서 또 다시 저 무시무시한 브레스를 맞게 된다면 끝장이었다.

“전군, 돌격! 저 잔혹한 무리들에게 뱀파이어의 분노를 보여줘라!”

“와아아아!”

잠시 동안 패닉 상태에 접어들어 있었던 병사들은 스탐의 외침을 듣자마자 광기에 젖은 함성을 쏟아내며 드래곤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경황이 없어서 약간의 혼란이 있었는데, 스탐의 한 마디로 자신들이 가져야 할 감정을 깨달은 것이다.

저 잔인하고 거대한 생명체들은 레버쿠젠의 시민 대부분을 죽여버렸다. 그들 중에서는 당연히 지인도 있었고 친지도 있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카시안!”

서릿발 같은 스탐의 외침이 한 사내를 향했다. 어느새 카시안은 라이플 건을 짊어진 채 전속력으로 달려 나가고 있었다. 휘하의 쉐도우 스나이퍼들은 사방으로 흩어져 드래곤을 저격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미 그들은 드래곤을 저격하기 위한 가상훈련을 수없이 거쳤던 것이다.

“이 놈들, 용서치 않겠다!”

분노하기는 스탐도 마찬가지였다. 선두로 뛰어 나간 그의 한 손은 골든 다크 오러를 머금고 있었다. 그리고 그 뒤를 수만의 뱀파이어들이 메우고 있었다.

이렇듯 뱀파이어들이 분노의 불길을 앞세우며 지척까지 다가오고 있음에도 드래곤들은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는 듯, 태연하게 지상을 밟고 있었다.

“흥, 이제 와서 용서해달라는 건가?”

스탐은 그것은 죽여 달라는 사죄의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 외에는 어떤 이유도 생각하지 않았다.

[착각하지 마라. 놈들은 지금 가디언들을 소환하고 있다!]

스아아아악!

카스턴의 경고가 떨어짐과 동시에 일어난 일이었다. 갑자기 다량의 흰 빛이 뿜어져 나와 뱀파이어들을 잠시 주춤하게 만들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뱀파이어들은 당황했다. 자신들의 약점인 저 빛을 뿜어내기 위해 드래곤들이 땅에 앉아 가만히 노닥거리고 있었다고 짐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착각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크하하하! 드디어 나왔구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종들이여.

아스테리온이 빛을 뿜어냄과 동시에 자신이 소환한 존재들을 둘러보며 광소했다.

자신에 비하면 하잘 것 없는 몸뚱이를 지녔지만 날렵한 발톱과 이빨에 날개를 지닌 금빛의 괴조. 피닉스가 날개를 퍼덕거리며 하늘로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비단 피닉스만 있는 게 아니었다. 단안(單眼)에 거대한 몸뚱이를 가진 사이클롭스, 그리고 대궁을 들고 있는 사인족 나가. 불, 물, 대지의 각기 다른 소형의 브레스를 뿜어내는 세 개의 머리를 지닌 히드라까지……. 수만에 달하는 가디언들이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발사!”

우두머리로 보이는 나가가 손을 들어올리자 불과 몇 초도 되지 않아 수천 발의 화살이 곡선을 그리며 뱀파이어들에게 날아들었다. 통상의 궁병들이 갖추고 있는 조준이라는 사전동작은 아예 있지도 않았다. 화이트 드래곤이 다루는 이 가디언들은 ‘발사’라는 단 한 마디의 명령 하나만으로도 대열을 정비하고 화살을 쏟아낸 것이다.

퍼퍽! 퍼퍼퍽!

“으억!!”

“커허억!”

무시무시한 기세를 내뿜던 뱀파이어 정규군의 앞줄이 순식간에 허물어졌다. 미처 흑마기를 끌어올릴 기회조차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뱀파이어들도 당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타탕!

“키아악!”

재장전하던 나가 몇 마리가 총성과 함께 그 자리에서 고꾸라졌다. 미간을 정확히 관통당한 것이다. 이런 솜씨를 발휘할 존재들은 단 한명밖에 없었다.

“젠장, 뭣들 하는 거야? 너희들의 목표는 드래곤들이란 말이다!”

하지만 스탐은 아군의 복수를 해주는 쉐도우 스나이퍼들의 행동이 달갑지 않았다. 아무리 백발백중의 저격수들이라고 해도 백여 명도 채 되지 않는 수로 수천에 달하는 나가들을 저격한다니? 그들은 애초에 드래곤들을 저격하기 위해 뽑아든 카드였다.

―어리석은 뱀파이어들이여, 나의 입김으로 네놈들의 힘이 부질없음을 일깨워주겠노라!

슈우우욱

그때였다. 한 마리의 드래곤이 하늘 위로 솟구치더니 크게 숨을 들이마쉬기 시작했다. 또 다시 브레스를 쓰려는 것이다.

놈은 블루 드래곤. 만약 뿜어진다면 큰일이었다. 놈이 목표로 잡을 게 분명한 선두의 3전단은 전원이 전도율이 높은 강철로 만든 중갑옷을 입은 전단이었다. 그들에게 뇌전 브레스가 떨어진다면 최소한 반이 타죽을 것이다.

“멍청한 놈! 두 번 당할 것 같냐?”

하지만 스탐은 코웃음을 쳤다. 저 멍청한 드래곤은 곧 벌어진 전면전에 앞서 아군이 기세를 잡게 만들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가능했다면 나머지 드래곤들은 진작에 공중에 떠있었을 테지.

탕!

―쿠어어어억!

총성과 함께 길게 숨을 들이마쉬던 블루 드래곤이 허공에서 몸을 버둥거렸다. 라이플 건에서 터져 나온 한발의 탄환이 브레스를 쏘기 위해 벌린 입안으로 들어간 것이다.

타타타타탕!

무방비 상태에 빠진 적은 아무리 강해도 먹잇감이었다. 블루 드래곤은 자신이 오판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급히 실드를 치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이미 쉐도우 스나이퍼들은 방아쇠를 당겼고, 탄환은 빠른 속도로 놈의 두 눈과 목을 향해 쏟아졌다.

―쿠웨에에에에엑!

듣기 싫은 괴성과 함께 블루 드래곤이 바닥으로 힘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탄환에 맞은 두 눈이 터져 실명됨과 동시에 목에 자리 잡고 있던 드래곤 하트가 쉐도우 스나이퍼들의 집중사격으로 인해 파괴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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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전쟁. 뱀파이어와 드래곤들의 혈전

그 1라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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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7 52. 최후의 사투(1) +12 06.02.12 3,394 4 8쪽
206 51. 프락시드 대회전(5) +15 06.02.08 3,319 3 8쪽
205 51. 프락시드 대회전(4) +11 06.02.04 3,253 3 9쪽
204 51. 프락시드 대회전(3) +15 06.02.01 3,211 3 8쪽
203 51. 프락시드 대회전(2) +15 06.01.23 3,344 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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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3) +15 05.12.18 3,531 3 7쪽
198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2) +13 05.12.11 3,680 2 8쪽
197 50. 드러나는 진실의 대가(1) +18 05.12.07 3,818 4 8쪽
196 49. 불타는 혈왕성(6) +13 05.12.03 3,551 3 10쪽
195 49. 불타는 혈왕성(5) +15 05.11.29 3,462 3 10쪽
194 49. 불타는 혈왕성(4) +12 05.11.26 3,418 3 9쪽
193 49. 불타는 혈왕성(3) +17 05.11.19 3,459 2 8쪽
192 49. 불타는 혈왕성(2) +17 05.11.16 3,470 5 11쪽
» 49. 불타는 혈왕성(1) +16 05.11.08 3,782 3 10쪽
190 48. 전쟁 발발(3) +19 05.11.04 3,646 3 9쪽
189 48. 전쟁 발발(2) +13 05.10.30 3,706 3 9쪽
188 48. 전쟁 발발 +21 05.10.25 3,938 4 9쪽
187 47. 운명의 캄에덴(5) +24 05.10.21 3,930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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