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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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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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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17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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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2)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우리가 기술이 없지 않아.”


당연하다.

류지호가 나름 얼마나 투자를 열심히 해줬는데.

기술이 없으면 실망을 넘어 화가 났을 터.


“Snowstorm 프로그래머들과 GMG Lab의 엔지니어가 협력하면 아주 훌륭한 게임 엔진이나 툴을 만들어낼 수 있어. 그런데 <WoW>에서 황홀한 그래픽 또는 화려함으로 인해 여러 문제가 발생해 수많은 유저가 함께 게임을 하는데 방해를 받는다면, 난 그건 실패한 게임 디자인이라고 생각해.”


일견 맞는 말 같지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발상이기도 하다.

황홀한 그래픽을 구현하기 위해 발생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발전이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최적화된 방식으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이후로 모하임 CEO은 개발 마인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해했어. 더 이상 게임에 대한 건 묻지 않을게. 게임을 잘 모르는 내가 Snowstorm 게임에 대해 이래라저래라 하는 건 웃기는 짓이니까.”


다만 모하임과 창립멤버들로는 한계가 있을 거라 생각이 드는 류지호다.

본래 역사대로 흘러간다고 해도 Snowstorm Entertainment가 썩 괜찮은 게임을 개발·유통하는 회사가 되는데 문제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이상이 될 순 없을 것 같았다.


“부디 모두가 즐겁게 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줘.”

“당연한 말을!”


류지호는 내심 Sierra On-Line을 키워봐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쪽에서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게임들을 만들어 보고, 온라인게임 관리와 운영에서도 모회사인 Snowstorm이 분발할 수 있도록 자극을 주어볼 생각이다.


“데이터센터 문제는 해결 됐어?”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을 모두 커버할 수 있게 준비되고 있지.”

“무조건 서버나 동접자 수는 최대로 상정해서 준비해야 할 거야.”

“....?”

“글로벌 네트워크 운영센터(GNOC)는?”

“뭐 그렇지. 네 조언대로 데이터센터 직원을 20명까지 늘렸어.”

“그걸로 모자랄 걸? 그 배는 더 뽑아야 할 거야. 내년에는 다른 관리 파트 직원도 더 채용해야 할 거고.”


마이클 모하임은 만날 때마다 개발자보다 운영 및 지원인력 충원에 대해 강조하는 류지호를 이해하지 못했다.


“도대체 네 예측의 근거는 뭐야?”


이 당시는 Snowstorm 내부적으로 전 세계 100만을, 류지호는 300만 명을 예상했다.

이전 삶에서는 2006년 기준 대략 600만 명의 유저가 <WoW>를 즐겼다.

안일하게 준비하다가는 운영미숙과 관리 실패로 욕만 얻어먹을 터.

2010년에는 무려 1,200만 명의 가입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었다.

패키지 게임만 출시하던 Snowstorm이 처음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하게 됐다.

확장팩 준비도 중요하지만, <WoW>에 대한 서버 관리부터 패치까지 운영 또한 매우 중요하다.

류지호는 노파심에 당부의 말을 전했다.


“회계장부의 숫자 따위는 무시해도 좋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만든 사람만 만족하는 게임이 아니라, 개발자와 유저가 함께 만족하는 게임을 만들었으면 좋겠어. 누구도 Snowstorm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라고 안 해. 그러니까 찌질하게 고객들 호주머니 털 생각으로 게임 만들지 말아줘.”

“오랜만에 나타나서 또 잔소리 한다.”

“내년부터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걸 경험하게 될 거야.”

“.......?”

“안전벨트 잘 매둬. 갑자기 수직상승할 테니까.”

“무슨 꿍꿍인데?”


류지호는 대답 대신 화제를 돌렸다.


“블리즈컨은 내년부터 열기로 했다고.”

“응. 솔직히 컨벤션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


Snowstorm Entertainment 전체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 매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팬들의 기대와 성공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감을 안고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개발비에만 7,200만 달러가 들어간 상태다.

서비스 유지비까지 감안하면 최소 2억 달러는 벌어야 겨우 본전치기다.

어지간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뺨치는 투자라고 할 수 있다.

Snowstorm Entertainment의 전체 매출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 13억 달러를 오르내리고 있지만, 영영이익은 실망스럽게 짝이 없다.

사실상 현상 유지만 하는 수준이다.

무료로 서비스되는 배틀넷 때문이다.

1997년 전 세계적으로 125만 명이 이용하던 것에서 1999년 230만 명으로 늘더니 이 시기에는 1,200만 명까지 늘어났다.

최근 배틀넷 동접자 수는 25만 명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으며 절정을 이룰 때는 40만 명 넘게 플레이할 때도 많다.

분명 배틀넷이 게임 패키지 판매량을 늘려놓았다.

반면에 엄청난 유지비 부담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이전 삶의 Snowstorm 사정보다는 훨씬 나았다.

E-스포츠로 인한 TV중계권료와 각종 캐릭터 라이선스 사업, Timely Entertainment 자회사 Epic Comics가 발간한 만화책 매출, 소설책 출간 등 다양한 수익사업을 새롭게 전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래 역사에서 수익을 거의 거두지 못했던 일본 시장에서도 유통사를 소프라인프라로 바꾸면서 유의미한 매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로스트 바이킹 건은 잘 판단했다고 생각해.”

“뭐라도 수익이 될 만 한 건 다 해봐야겠지.....”


모하임 CEO는 면목이 없다는 듯 말끝을 흐렸다.

IVE Entertainment와 Snowstorm Entertainment는 한 편의 실사화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프로젝트는 바로 1992년 실리콘 & 시냅스 시절 출시한 게임 <로스트 바이킹>이다.

세 명의 바이킹이 사냥을 나갔다 돌아온 후 잠을 자던 중 외계인에게 납치당하는데, 어딘지 알 수 없는 행성 혹은 세상에서 탈출해 집으로 돌아오기 위해 온갖 고생을 한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답 없는 바이킹 세 명의 캐릭터를 부각시켜 유머와 각종 기상천외한 탈출 게임을 적용해 시청자와 두뇌게임을 펼칠 예정이다.

바이킹 캐릭터들이 의욕만 앞서는 약간 멍청한 캐릭터였기에 아무 생각 없이 저지른 일로 탈출에 성공 하거나, 요행으로 탈출하거나, 때로는 기지를 발휘하기도 하는 등 좌충우돌하는 코미디 물로 기획되었다.


“소송건은 신경 쓰지 말고, <WoW> 출시에 집중 해줘.”

“언제 최종 판단이 내려질 것 같아?”

“늦어도 올 가을.”


2000년 <스타크래프트> 프리배틀넷 프로그램 BNetD가 등장했다.

당시 JHO Company는 그룹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디지털밀레니엄 저작권법위반(DMCA) 및 영업방해 등으로 BNetD에 소송을 걸었다.

이 프로그램은 일반PC에서 가상의 배틀넷을 만들어 정식으로 시디키 인증을 받지 않고도 멀티플레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었다.

폭발적인 수요를 보였던 <스타크래프트>를 비롯한 기타 배틀넷 이용 게임소프트웨어의 판매량 감소가 이 프로그램에 따른 것이라 판단되어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한 시름 놓을 것 같군.”


3년에 걸친 소송이 진행 중인데, Snowstorm Entertainment 측이 승소하게 된다.

그럼에도 배틀넷 2.0이 나올 때까지 Snowstorm은 계속해서 프리 서버로 골치를 썩는다.

같은 시기 한국은 불법복제로 인해 온라인게임으로 노선 전환을 하게 되는데, 그럼에도 프리 서버로 인해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게 된다.


“운영도 게임의 일부라는 사실 꼭 명심하고....!”


류지호는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운영에 대해 신신당부했다.

똑같은 게임을 즐겨도 운영이 어떠한가에 따라 유저의 만족도가 다르다.

무엇보다도 사고가 났을 때 유저들이 보이는 태도가 다르다.

게임이 재미없으면 유저들이 그냥 떠날 뿐이다.

그런데 운영을 못하면 유저가 게임과 개발사를 증오한다.

때문에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도 운영은 무척 중요한 부분이다.

류지호는 게임에 직접 관여할 순 없다.

물론 시나리오에 참여할 수 있지만, 전문 분야가 아니기에 한계가 있다.

다른 부분에서는 충분히 조언하고 이끌어 줄 수 있다.

게임의 성공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지만, 위험 요소를 줄이는 것은 투자만으로도 가능하다.

즉 규모가 큰 프로젝트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운영 부분에 투자를 많이 해줄 수 있다.

류지호는 전설이 될 수도 있는 게임을 안일하게 운영했다가 브랜드 가치까지 피해를 입는 것보다 돈을 더 많이 쓰더라도 위험 요소 자체를 줄이자는 생각을 했다.

할리우드 메이저와 충무로 메이저 스튜디오를 소유하고 직접 운영해본 류지호는 해당 분야 전문가를 키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고 있다.

그렇기에 게임 운영 부분에서 단순히 사람만 많이 고용한다고 전부가 아니란 것도 안다.

제대로 하려면 시스템을 갖춰야 하고 구성원들의 전문화나 역량 강화가 필수다.

즉 유저 입장도 잘 알고 게임을 잘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같은 전문가를 바로 얻을 순 없다.

키우기도 힘들다.

그래서 <WoW>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부터 운영 조직을 제대로 갖추 보려고 그렇게 잔소리를 한 것이다.

류지호는 <WoW> 북미 서비스에만 최소 운영 인력 100명 규모가 배정되길 바랐다.

팀 안에 교육 담당이 따로 있는 것은 기본이고. 고객만족 영역도 단순히 ‘계정 도용’ 같이 뭉뚱그려서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해킹, 비밀번호 유출 대등팀 같은 식으로 세분화해서 특화 영역을 만들도록 할 생각이다.

캐주얼한 게임을 잠시 즐기다가 일시적인 짜증 때문에 게임사를 증오하거나 저주하는 유저는 세상에 없다.

오랜 시간 게임을 즐긴 유저일수록 켜켜이 쌓인 분노가 결국 폭발해 저주를 퍼붓게 된다.


‘빠를 까로 만드는 것도 한 순간이지만, 소위 억까들 때문에 나락간 이미지가 더 추락한 예도 많지.’


모든 유저를 만족시킬 게임은 세상에 없다.

또한 게임을 즐기는 모두 유저의 의견을 일일이 들어줄 수도 없다.


‘유저가 등을 돌리더라도 저주를 퍼붓게는 만들지 말자!’


류지호가 바라는 것이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겠다고 만든 콘텐츠로 비판을 넘어선 저주까지 받아야 한다는 것이 창작자들로서는 달가울 리 없으니까.

팬이 많은 만큼 안티팬도 그만큼 많은 류지호이기에 하는 생각이다.

누군가로부터 악담을 넘어 저주를 듣는 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다.

류지호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 ❉ ❉


지난해 2003년 11월 5일 수요일 LA 오전 6시.

런던 시간으로는 오후 2시.

한국과 일본에서는 밤 11시. 주요 국가에서 <매트릭스 : 레볼루션>이 동시 개봉했다.

한국은 당일이 수학능력시험이 열리던 날이었다.

그럼에도 밤늦게라도 영화 보려고 사람이 몰렸다.

<매트릭스> 최종편은 영화 역사상 최초로 한 날 한 시에 전 세계 동시 개봉한 영화로 기록되었다.

시리즈 마지막 작품답게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주목을 끌었다.

안타깝지만, 기대보다 흥행성적은 저조했다.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는 실망하지 않았다.

이미 두 편만으로 17억 달러의 총매출을 기록하고 있었으니까.

<매트릭스>는 월드와이드 박스오피스 4.7억 달러, 비디오테이프는 1,320만 장을 DVD는 3,000만 장이 팔렸다.

<매트릭스 : 리로디드> 개봉과 함께 DVD에 담겨 출시된 9개 단편 <애니매트릭스>는 장당 24.95달러에 모두 270만 장이나 팔렸다.

영화 사운드트랙도 180만 장이 팔려 매출 3,7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형제 감독은 영화 플롯과 연결되지만 독립적인 이야기의 비디오게임 각본까지 직접 썼다.

비디오게임 <엔터 더 매트릭스>는 카피 당 49.95달러에 325만 카피나 팔려나갔다.

또한 35만 달러 제작비가 들어간 다큐멘터리 <매트릭스 리비지티드>도 웹사이트에서 공개했다.

다큐멘터리는 DVD와 비디오로 제작돼 1,1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콜라 브랜드를 비롯해 여러 개 CF에 IP를 제공해 쏠쏠한 로열티를 챙겼다.


“<매트릭스> 3부작으로 최대 3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3월 현재, <매트릭스> 1,2편의 총매출과 수익만 집계되어 있다.

최종편은 아직까지 극장에 걸려있었고, 부가시장에서는 방영권만 일부 팔린 상태다.

JHO Company Group 의장비서실 소속 사라 리 케슬러는 추후 스트리밍과 블루레이까지 30억 달러를 훌쩍 넘긴다는 걸 모른다.

류지호는 그 부분을 따로 지적하진 않았다.


“케이아누 립스의 수익분배 계약이 7.5%였던가요?”

“예. 맞아요.”

“래리 피쉬번은요?”

“3.75%가 분배됩니다.”


매출이나 총수익에서 떼어가는 것이 아니다.

최종적으로 제작사에 들어오는 수익에서 할당 받게 된다.

참고로 케이아누 립스는 2편 출연료로 3,000만 달러를 받았다.

래리 피쉬번은 1,500만 달러를 받았다,

니오베 역할의 여배우는 출연료를 그리 많이 받지 못했다.

그런데 비디오게임에서는 그녀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지금까지 5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게임 판매 수익의 10%를 받는 것으로 계약을 체결한 덕분이다.


“제이다가 좋아했겠군요?”


참고로 그녀는 흑인무비스타 윌러드 스미스 주니어의 아내다.


“자기 몫 일부를 떼어서 스태프들에게 나눠주고 싶답니다.”

“아, 그래요?”


할리우드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케이아누 립스는 자신이 받게 되는 1억 달러 보너스 일부를 박봉으로 고생하고 있는 <매트릭스> 스태프와 의상 디자이너에게 기부 하기로 했다.

그리고 12명의 스턴트맨에게는 고가의 오토바이를 선물한다.

또한 비영리단체인 식키즈 파운데이션과 동물 보호를 위한 페타 등에 후원금을 보낸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그의 여동생 때문이다.

모두가 막대한 보너스 수입을 서로 나누는 분위기에서 가장 이익을 많이 본 류지호가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제작자가 한국처럼 따로 보너스를 챙겨주는 건 삼가야했다.

현금을 지급했다가는 나중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에.

따라서 기념시계나 백화점 상품권 같은 것을 개인적으로 선물하는 것이 좋았다.


“수고했어요.”


영화부문 보좌 사라 리 케슬러가 인사하고 집무실을 떠났다.


“.....!”


류지호가 깍지 낀 손을 뒤통수에 대고, 의자를 빙그르 돌렸다.

창밖으로 평화롭고 한적한 웨스트우드 거리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돈이 인생에서 우선순위가 더 이상 아니게 됐다.

<매트릭스>로 발생하는 수입 없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


‘미국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을 거야....’


어느 순간부터 전문가들이 류지호의 성공을 분석하던 걸 포기해버렸다.

신조차 류지호처럼 손대는 것마다 성공할 수 없다면서.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니까.

과거로 돌아와 같은 시간을 두 번째로 살아가기에 성공했을까.

여전히 한국에 머물며 영화를 했다면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다.


‘기껏 유럽의 국제영화제 수상이 최대 업적이었겠지.’


이전 삶에서 성공한 영화가 똑같이 성공한 것에 대해 류지호 나름 분석과 고민을 많이 했다.

될 만한 영화들이 된 것도 있지만, 류지호가 보기에 할리우드 시스템의 힘이다.

우수한 인력, 탄탄한 제작공정, 막대한 마케팅 비용, 세계적인 톱스타 기용 등.

탄탄한 내수 시장이란 안전장치와 전 세계에 깔아놓은 해외시장, 마지막으로 멀티플렉스의 보편화와 무지막지한 광역개봉까지.

어떤 국가도 감히 흉내를 낼 수 없는 할리우드만이 가진 강점이다.

수십 년 동안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 영화인들이 만들어놓은 환경에 류지호는 숟가락만 얹은 것 뿐이다.

물론 트라이-스텔라 픽처스 초창기 G&P에서 제작비를 조달하지 못했다면 흥행의 기록을 연속해서 쓰지 못했을 터.

몇 개의 영화사와 콘텐츠 회사들을 인수·합병 하는 과정에서 인재를 쉽게 내치지 않은 것도, 또한 믿을 만한 이들을 곁에 두고 권한과 책임을 넘겨 자율성을 보장해 준 것도 류지호 성공의 중요한 요인 중에 하나다.


‘초창기에 나 잘났다고 깝죽대서 지금의 사람들을 잃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당시 멤버들이 성장해서 JHO Company Group 허리를 떠받치는 든든한 중간지주회사 CEO로 활약하고 있다.

지주회사 부회장 겸 Timely CEO 샘 리버먼.

GMG Technologies CEO 딜런 맥컬리.

JHO Company International CEO 스탠 크레이그.

마지막으로 금융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의형 매튜 그레이엄까지.

앞으로도 꽤 오랜 시간 함께 할 이들이다.

모리스 메타보이가 물러나면 차기 JHO Company Group을 책임질 회장 후보들이기도 하다.


Mr. Hollywood!


최근 들어 부쩍 미국 매스컴에서 자주 사용되는 류지호의 닉네임이다.

한국은 물론이고 유럽에서도 지호 류 대신 쓰이기도 한다.

처음 불릴 때는 인종차별이 내재된 비아냥거림이 담겨 있었다.

아시안이 할리우드를 대표한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았으니까.

할리우드를 지배하는 것은 백인 그것도 유대계 자본이다.

류지호는 할리우드의 이단아 혹은 질서를 무너뜨리는 미꾸라지였다.

영화계 백인 꼰대들이 주로 류지호를 미스터 할리우드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두 번의 오스카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군소 제작사였던 트라이-스텔라를 메이저 중에 메이저로 키워냈는가 하면, 총매출 30억 달러가 넘는 프랜차이즈 블록버스터 시리즈를 다수 기획·제작해 최고의 프로듀서임을 입증했다.

게다가 할리우드에 불고 있는 반인종주의 내지는 다양성과 개방성 캠페인의 아주 좋은 홍보수단이 류지호에게 붙여진 미스터 할리우드라는 닉네임이 됐다.

할리우드 황금기의 전설적인 제작자 워너 형제도 류지호 나이에 그 같은 성과와 실적을 내지 못했다.

시기, 질투, 빈정거림이 담겨있던 별명에 비로소 진정한 의미가 담기기 시작했다.

업계에서 제대로 존중을 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언제 추락할 것인가 예의 주시하던 사람들까지도 이제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해 할 정도다.

어떤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대체로 끼리끼리 해 먹는다.

새로운 파트너를 받아들여 이익을 나누지 않는다.

지금까지 할리우드 주류 기득권들은 모리스 메타보이와 비즈니스를 논했다.

그런데 거리를 두던 할리우드 주류 세력이 류지호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소 닭 보듯 철저히 무시로 일관하던 로버트 폭스까지도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협력 제안이 곳곳에서 들어오고 있다.

그것도 트라이-스텔라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JHO Pictures로.

<REMO> 최종편을 유니벌스 스튜디오 백랏에서 촬영할 때 사장으로부터 협력을 제안 받은 것과 함께 패러마운틴과 콧대 높은 LOG Company에서도 류지호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워너-타임에서는 새로운 <배트맨> 시리즈를 류지호에게 맡기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기각되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류지호 입장에서는 Timely 실사화를 연출하면 했지, 경쟁사 영화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Kingfin> 유니버스의 <The Punisher>를 연출하기로 했고.

어쨌든 여러 협력 제안 중에 고르고 골라 몇 개를 선정했다.

유니벌스 스튜디오와 <맘마 미아>.

패러마운틴과 <스타트렉> 리부트.

LOG Company 터치스톤과는 <스텝 업>.

이상 세 편은 류지호가 프로듀서로 참여하기로 한 작품이다.

아쉽게도 저작권분할 계약은 아니고, 수익 분배 계약으로 체결했다.

즉 JHO Pictures는 공동제작에 참여하지만, 저작권 행사를 못한다.

그들이 류지호에게 바란 것은 아주 간단했다.

프로듀서 지호 류 타이틀이 필요한 것이다.

한때 포스터에 스티븐 아들러, 레온 브룩하이머 프로듀서 타이틀이 박히면 흥행이 보장되던 시절이 있었다.

류지호가 그런 반열에 올라섰다고도 볼 수 있다.

1억 달러 고예산의 블록버스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미스터 할리우드라는 별명을 가진 류지호가 제작한 영화라는 타이틀은 관객들의 선택에 중요한 유인작용이 된다.

류지호 개인적으로는 할리우드 정점에 올라선 프로듀서라는 인증이기도 하고.

세 영화부터 프로듀서 계약을 할 시 500만 달러부터 시작하게 됐다.

다만 2,000만 달러의 저예산 영화 <스텝 업>은 최소 개런티로 계약하고, 25% 수익배분 계약을 제결하기로 했다.

할리우드에서도 보기 힘든 상당히 파격적인 계약이다.

참고로 이전 삶과 비슷한 흥행성적만 기록해도 류지호는 대략 1,000만 달러를 수익으로 분배 받을 수 있다.

본래 받아야 할 프로듀서 계약금의 두 배 가까운 액수다.

단순히 이름만 빌려주고 1,000만 달러는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나름 세 편의 영화에 성심성의껏 관여할 생각이다.

그래 봐야 최종 스크립트를 결정하고, 그린 라이트를 켜며, 캐스팅에 관여하고, 광역개봉인지 제한상영인지 등 전략을 결정하는 것 정도겠지만.


“이러다 레오나에게 미움 받겠는 걸.”


줄여도 시원찮은 판에 계속 일을 만들고 있다.

한량처럼 살았던 이전 삶에 대한 한풀에서 연유된 워커홀릭이다.

어느 순간 벌칙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지난 삶의 못다 한 노력을 이번에는 곱절로 하라는 벌칙.

별안간 류지호가 몸을 일으켰다.


벌떡!


비서들에게 퇴근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고 회사를 벗어났다.

갑자기 회사를 뛰쳐나간다고 해서 누가 뭐라고 하는 사람도 할 수 있는 사람도 없다.

경호팀에게는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가달라고 지시했다.

류지호는 산타모니카에서 해가 질 때까지 파도를 탔다.

짬짬이 파도를 타거나 플라이 낚시를 즐기거나 오프로드 어드벤처 드라이브를 즐기지 않는다면... 류지호의 삶은 너무 삭막했다.

어떤 때는 류지호가 일을 한다기보다 일에 정복당한 것 같았다.

일에 끌려 다니려고 다시 사는 것도 아닌데.

좋아하는 것에 무작정 시간을 쏟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좋아 하는 일에 제대로 열정을 쏟기 위해서는 스마트한 휴식도 필요하다.

건강도 능력이다.

일과 삶의 밸런스는 삶의 질을 재는 중요한 척도다.

남에게 휴식을 권하기 전에 류지호 본인부터 챙길 필요가 있다.


작가의말

유명한 여행 X튜브 채널은 거의 다 보는 편입니다만 가끔 ‘유튜브 각 떴다’ 싶은 뉘앙스가 풍기면 몰입이나 공감이 확 떨어지곤 합니다. 세계여행을 좋아했고 그것을 영상에 담아 공유하면서 여행경비도 벌고 즐겁게 여행하는 삶을 살던 사람이 어느 날 직업 X튜버로서 여행보다는 에피소드와 스토리를 궁리한다면 그것은 다큐멘터리일까 예능일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KPOP 랜덤댄스로 곧잘 찾아보는 편인데, 언제부터인가 KPOP 동호회나 커버댄스팀들의 놀이문화에서 벗어나 노골적으로 상업성을 띤 램덤플레이댄스가 검색에 걸리더군요. 상업적이라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다만 상업적이지 않은 척 하는 것이 우스워보여서 실소가 나오곤 합니다.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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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할리우드!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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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4 민중의 적 : EMBARGO. (4) +2 23.09.04 2,200 84 25쪽
603 민중의 적 : EMBARGO. (3) +4 23.09.02 2,404 104 24쪽
602 민중의 적 : EMBARGO. (2) +2 23.09.02 2,292 73 24쪽
601 민중의 적 : EMBARGO. (1) +9 23.09.01 2,525 105 24쪽
600 총수란 호칭이 더 어울리는 남자? (2) +16 23.08.31 2,559 102 23쪽
599 총수란 호칭이 더 어울리는 남자? (1) +4 23.08.30 2,530 107 25쪽
598 할리우드 겉멋 그 자체... +3 23.08.29 2,534 97 26쪽
597 안티 카페 아니겠죠? +4 23.08.28 2,437 103 25쪽
596 잡초가 아니라 꽃을 따가는 것이다. (2) +4 23.08.26 2,535 108 24쪽
595 잡초가 아니라 꽃을 따가는 것이다. (1) +5 23.08.26 2,378 103 23쪽
594 신상필벌(信賞必罰). (4) +6 23.08.25 2,478 100 22쪽
593 신상필벌(信賞必罰). (3) +4 23.08.24 2,480 107 23쪽
592 신상필벌(信賞必罰). (2) +5 23.08.23 2,505 106 25쪽
591 신상필벌(信賞必罰). (1) +7 23.08.22 2,559 97 22쪽
590 게임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2) +3 23.08.21 2,547 104 25쪽
589 게임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1) +5 23.08.19 2,564 88 23쪽
588 인수·합병이 여의치 않을 것 같은데. +8 23.08.18 2,584 97 23쪽
»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2) +4 23.08.17 2,559 111 23쪽
586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1) +2 23.08.16 2,585 111 24쪽
585 PayMate Mafia. (3) +2 23.08.15 2,614 117 22쪽
584 PayMate Mafia. (2) +4 23.08.14 2,622 118 23쪽
583 PayMate Mafia. (1) +4 23.08.12 2,784 103 24쪽
582 두 번째 오스카! +8 23.08.11 2,686 111 23쪽
581 인간들이 배가 불렀어, 아주! +3 23.08.10 2,590 100 22쪽
580 Pix-Art. +7 23.08.09 2,571 103 23쪽
579 부자 되세요, 꼭이요~ +4 23.08.08 2,632 109 27쪽
578 마치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것처럼.... +8 23.08.07 2,641 107 22쪽
577 흘러가게 놔두라고 하십니다. +6 23.08.05 2,712 100 22쪽
576 REMO : ....or Maybe Dead! (11) +8 23.08.04 2,590 106 27쪽
575 REMO : ....or Maybe Dead! (10) +4 23.08.03 2,557 104 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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