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트뤼포 님의 서재입니다.

Mr. 할리우드!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새글

트뤼포
작품등록일 :
2021.12.19 20:39
최근연재일 :
2024.07.05 09:05
연재수 :
901 회
조회수 :
3,838,320
추천수 :
118,862
글자수 :
9,980,317

작성
23.08.16 09:05
조회
2,585
추천
111
글자
24쪽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1)

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 지명, 상호, 단체, 사건 등은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구성되고 창조된 허구입니다.




DUMMY

실리콘밸리 엔젤 투자자 가운데는 자신이 창업한 기업을 대기업에 매각해 목돈을 손에 쥔 사람들이 많다.

StreamFlicks의 공동 창업자 마크 버네이스도 그런 경우다.

그 역시 회사를 퇴사한 후 엔젤 투자자로 변신했다.


“투자가 입장에서 경영진의 자사주 대량매각을 좋게 볼 순 없겠죠.”


마크 버네이스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StreamFlicks 지분을 처분하고 싶다고 밝혔다.

류지호로서는 다소 난감한 상황이다.

자칫 그의 지분이 제3자에게 넘어가기라도 하면 사공이 늘어나게 된다.

StreamFlicks를 뜻한 방향대로 이끄는 데 곤란한 점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사직을 내놓으려고 마음먹었을 때,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내게 넘기면 어떻습니까?”

“윌만 아니면 누구라도 상관없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윌모트 헤이스팅스에 쌓인 감정이 많은 모양이다.


“그 정도로 사이가 안 좋습니까?”

“인간적으로 틀어진 건 아닙니다. 그의 독선으로 회사가 잘 못된 길을 가게 될까봐... 그래서 아쉽습니다.”

“계속 성장할 겁니다. 마크도 모르지 않을 텐데요?”

“어쩌면 내 결정으로 보다 큰 부를 얻을 기회를 놓칠지도 모르지요. 그 대신에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게 되어 난 만족합니다.”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지 않고 엔젤 투자자로 활동할 계획이라 들었어요.”

“스타트업 창업가의 멘토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더군요.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여전히 즐거운 일입니다.”


류지호는 영입을 제안하려다 멈칫했다.


“내가 창업가에게 어드바이스 해야 할 것은 자금조달을 차입이나 투자의 어느 쪽으로 해야 하는 것인가 그런 내용이 아닙니다. 창업가는 매우 고독한 일이에요. 나는 그들이 의지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간이 되고 싶습니다.”

“현재 몇 명이나 멘토링을 해주고 있지요?”

“10개 회사에 조언을 해주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매 달 창업하는 숫자와 비교하면 그렇게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들은 새벽 2시에 ‘패닉’에 빠져 내게 전화를 하지요. 비록 그들이 날 반기지도 않고, 전화로 이야기하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도 그들이 위기에 직면했을 때 돕는 것이 나의 역할이에요. 창업가가 저지르기 쉬운 두개의 실수는 필요 이상으로 많이 생각하는 것과 우선순위를 매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어요. 또 그들에게 명성과 부를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타이르지요.”


StreamFlicks에 있을 때는 이렇게 말이 많지 않았던 마크 버네이스였다.

언제나 묻는 말이나 비즈니스적인 대화만 나눴었다.

헌데 그 동안 쌓인 말이 많았던 모양이다.


“후배들은 스타트업으로 부를 일군 극소수의 스타만 바라보고 매일 밤마다 열리는 파티 같은 화려한 면에만 주목하기 쉬어요. 미스터 류도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해봐서 잘 알겠지만 업무가 얼마나 가혹하고 정신적으로 괴로운 상황이 계속됩니까? 그런 상황을 즐길 수 없다면 창업해선 안 된다고 충고하고 있지요.”

“멘토링의 성과는 만족합니까?”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대부분의 친구들은 내 이름을 프레젠테이션 자료에 싣고 싶을 뿐. 아직은 내가 창업가에게 제공하는 조언의 최적 밸런스를 찾지는 못한 것 같아요.”

“아무래도 멘토링이란 분야도 경험이 필요하겠죠.”

“미스터 류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많은 햇병아리 기업가들과도 자주 미팅을 하지 않겠습니까?”

“비즈니스에 대한 조언은 거의 안 하는 편이에요. 퍼센트로 치면 대략 30% 정도. 주로 사적인 일들에 관한 조언이죠. 물론 받아들이는 상대가 잔소리나 간섭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고요. 나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대체로 아이디어는 좋은데 실행하기가 어려운 것들이에요. 남들이 투자를 꺼리는 것들이 많아요. 내가 보기에 실현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그 사람들의 가치관이나 삶의 태도에 주목하는 편이에요.”


마크 버네이스가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껄껄.


할리우드와 재계 양쪽에서 온갖 최연소 기록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억만장자의 주관치고는 비과학적이고 비합리적이다.

누구나 말로는 사람을 본다고 하지만, 결국 아이디어에서 숫자만 따져 본다.

별 볼일 없는 성과만으로 어깨에 잔뜩 힘주고 다니는 젊은 부자가 넘쳐나는 실리콘밸리의 속살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런 경향이 두드러진다.

말로만 혁신을 외치는 이들이 널려 있다.

혁신은 결과이지 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마크 버네이스다.

과정을 잘 포장해 파는 사람은 금융가이거나 사기꾼이지 혁신가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솔직히 난 마크가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 잘 몰라요. 우리가 진솔한 대화를 나눠본 경험은 거의 없다시피 했으니까. 다만 당신은 StreamFlicks까지 6번의 창업기회가 있었고, 성공한 것도 실패한 경험도 있었지요. 당신이 그 과정에서 깨달은 것들을 내가 지원하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나눠준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마크 버네이스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미스터 류가 지원하는 창업자.....?”

“JHO 계열의 연구중심 테크기업 GMG 알죠?”


모를 리가 없다.

알짜 영상 소프트웨어 업체 다수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특히 D-Cinema 분야를 선도하는 테크기업이 GMG다.


“그곳에서 인큐베이팅 시스템으로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려고 합니다. 올해 처음 한 곳을 선정해 지원하려고 하는데, 벤처캐피탈이나 엔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큐베이팅을 해보려고 생각 중이죠.”

“최근 PayMate 출신 엔지니어와 웹디자이너를 데려갔다고 하더니 혹시 그들이 창업한 회사입니까?”

“맞아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이 몇 만 개다.

어째 그렇게 소문이 빠른지.

류지호는 본인이 규정한 것보다 훨씬 더 대단한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에드워드 버펫이 투자하는 기업만 따라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처럼 류지호가 발굴하거나 투자하는 기업만 쫓아다니는 일반 투자자도 상당히 많다.

즉 류지호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엔젤 투자자들이 많단 이야기다.


“단순 멘토링입니까? 컨설팅도 해야 합니까?”

“코딩 이외의 모든 것.”

“....음.”

“다만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 개발과정에는 나서지 말고, 서비스 시작 두 번째 시련부터 멘토가 되어주세요.”

“왜 두 번째입니까?”

“그들도 한번쯤 실패를 경험해 봐야 하잖아요.”


마크 버네이스가 헛웃음을 흘렸다.


“혹시... 그 시기가 아니면 그들이 실패를 못할 것 같아서....?”

“녀석들은 지금까지 큰 고난을 경험해 보지 못했거든요.”

“세 번째 어려움을 극복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그런 확신이 있다는 말씀.....?”

“실패하려고 도전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반드시 성공한다고 믿고 시도해도 실패하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무조건 성공한다는 각오로 임해야죠.”

“하하하. 좋습니다. 한 번 해보죠.”

“앞으로 어바인을 자주 방문해야 할 겁니다. 기사와 차량, 항공권, 전담 비서를 제공해드리겠습니다.”


어바인의 주택을 마련해 주겠다는 제안을 마크 버네이스가 거절했다.

정든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다는 이유를 들면서.

대신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StreamFliks 지분 6.9%를 류지호에게 팔았다.

그로인해 류지호는 StreamFlicks 지분 52.7%를 보유하게 됐다.

사실상 류지호의 승인 없이 대규모 투자나 신사업 진출이 막혀 있는 StreamFlicks이기는 하지만, 윌모트 헤이스팅스는 전보더 더 큰 압박감을 느끼게 됐다.

언제든 이사회를 열어 CEO를 교체할 수 있기에.

류지호는 윌모트 헤이스팅스를 쫓아낼 생각이 없다.

그는 매스컴이 주목하는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슈퍼스타다.

매스컴을 상대하는데 안성맞춤인 인물이라고 할까.

이전 삶에서 ‘포스트 잡스‘ 후보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던 윌모트 헤이스팅스다.

각종 경제전문지 선정 올해의 기업인으로 수차례 뽑히기도 했다.

StreamFliks가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까지 시작하게 되면 지금보다 더한 실리콘밸리 슈퍼스타가 될 터.

OTT 분야는 윌모트 헤이스팅스가 아이콘 노릇을 하도록 내버려두면 된다.

실리콘밸리에는 셀 수 없이 많은 엔젤 투자자가 있다.

Googol 초기 투자에 합류했던 50여명의 일명 구골러들이 상장으로 번 돈을 이용해 투자한 초기기업만 400여개에 달할 정도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창업가들은 회사를 계속해서 만들어내고, 투자를 받고, 회사를 매각하고, 또 회사를 만들고 또 다시 투자받고, 회사를 매각한다.

그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낸다.

그런 과정을 반복하며 더 크고 혁신적인 회사를 만들어낸다.

벤처도 해본 사람이 잘 안다.

실리콘밸리 엔젤 투자자들은 창업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통찰력과 직감을 이용해서 투자 회사를 선택할 수 있다.

후배 창업자들에게 실질적인 조언을 줄 수 있다.

창업가 출신 엔젤은 인맥이 좋기에 여러 회사와 연결해 줄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류지호는 이런 풍토가 한국 스타트업계에도 전파되길 바랐다.

정치권에 줄 대기 바쁘고, 검찰에 줄 대기 바쁘고, 남의 기술을 훔치는데 바쁘고, 공공자금만 쫒아 다니기 바쁘고, 기술보다는 수익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그렇게 성공한 벤처기업가가 득세하는 테헤란밸리가 아니라, 자신의 성공을 후배 창업자에게 나눠주고, 창업해서 번 돈으로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 회사가 성공하면 투자한 사람도 투자를 받은 사람도 또 다른 초기기업에 투자하는, 그런 선순환이 한국 벤처업계에도 정착되길.... 기대하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의 승자독식만 벤치마킹하는 한국의 IT기업가들이 과연 그 같은 바람에 부흥해 줄지는 류지호로서는 매우 비관적이다.


❉ ❉ ❉


어바인 시티(Irvine City).

처음 이 도시의 기원을 듣고 류지호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기업형도시라는 생소한 개념 때문이다.

어바인은 미국에서도 대표적인 계획도시 가운데 하나다.

최초 부지는 농업 기업이었던 어바인 주식회사(Irvine Company)가 소유한 목장이었다.

1960년대부터 철저한 마스터플랜 하에 개발을 시작해 마침내 1971년 시로 등록되었다.

시 등록 당시 인구는 공식적으로 9,960명이었다.

 도시 계획은 인구 5만 명 수용을 목표로 개발되었다.

 현재는 인구 18만 명을 기록 중이며 미국에서도 살기 좋은 도시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최단기간 급성장한 도시 중의 하나로 손꼽히며, 2010년 20만 명의 인구를 목표로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다.

처음 우드 브릿지를 중심으로 개발되기 시작해 서남쪽에 UC어바인 주립대학이 설립된 후, 계속해서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어바인은 철저한 계획 하에 발전된 도시다.

때문에 다양한 소득계층의 사람들이 살기 편리하게 조성되고 있다.

 녹색도시라고 불릴 만큼 도시의 40% 이상이 녹지다.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공원들이 도시 곳곳에 조성 되어있다.

 도시의 역사가 짧고 계획적으로 발전된 만큼 주택 및 건물의 나이가 많지 않아 대부분의 단지나 구획마다 수영장, 골프장 및 테니스 코트 등이 마련되어 있다.

 저가의 쇼핑몰부터 고가의 백화점을 비롯하여, 다수의 마켓플레이스와 인접성이 좋다.

도시에 5번과 405번 고속도로가 관통하고 있어, LA와 샌디에고 등 대도시와 2시간 거리로 왕래할 수 있다.

도시 서쪽 경계에 존 웨인 공항이 있어 미국 내 타도시 여행을 위해 LAX까지 갈 필요가 없다.

오렌지카운티의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가든 그로브와도 차량으로 30분 거리다.

도시가 계속해서 개발되고 있어서 부동산 투자가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크리스티나 셰이 어바인 시장이 그 같은 자랑을 줄줄이 늘어놓았다.

새만금간척지를 개발하려고 한 데에는 어바인이 꽤나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민간기업이 도시를 통째로 개발한다는 발상도 신선했고, 실제로 행해지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 깊었다.

류지호가 투자한 기업들도 몇 곳 소재한 도시이기도 하고.

한인교포들의 이주도 늘어나고 있다.

어바인 시장을 만난 후에는 어바인 컴퍼니 사장과 점심을 먹었다.


“어바인의 가장 좋은 점은 교육과 치안이 매우 좋다는 겁니다.”


어바인 컴퍼니 사장 역시 한껏 자랑을 늘어놓았다.


“우리는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높은 히스패닉과 흑인의 진입을 우려해 대형 할인마트가 들어서는 걸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건물 임대료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해 잠재 범죄자들의 입주를 자연스럽게 차단하고, 슬럼가 또한 없지요.”


묘하게 인종차별적인 뉘앙스의 자랑질이다.


“시민의식이 뛰어난 아시아계 특히 한국계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어바인은 다양한 민족들이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도시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그러면서도 따로 한인타운, 일본타운, 중국인 거리를 조성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러 민족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이웃과 조화를 이루며 살길 기대한다고 강조하는데 거기에 흑인과 히스패닉은 제외하는 모양새다.

이미 가든 그로브 지역에 LA에 이은 제2의 한인타운이 만들어져 있다.


‘어바인에까지 따로 한인타운이 들어설 필요까지는 없어 보이기는 하다만.’


어바인 주민은 백인이 60%로 가장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아시아계가 30%, 나머지가 기타 인종 및 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도 미국에서 손에 꼽히는 살기 좋은 도시인데 5년이 흐르면 더 살기 좋아진다.

류지호는 적당히 장단에 맞춰주었다.


“어바인 발전을 위해 도울 일이 있으면 돕겠습니다.”


MOU를 체결한 것도 아니고, 공치사란 걸 서로가 모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하하호호‘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고 했다.


‘새만금도 1만~2만이 자급자족하는 도시가 곧바로 가능할 텐데....’


자급도시가 되려면 일자리가 필수다.

류지호는 새만금에 조성될 아리울시에 가온그룹 본사를 비롯해 수도권에 소재하지 않아도 되는 계열사를 이전 시킬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룹본사, 멀티플렉스사업, 대유(가온)건설, CineFeel,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게임개발사들만 이주시켜도 대략 7,000명의 직원이 이주하게 된다.

공공시설 및 교육, 근린생활시설 종사자를 고려하면 2만 거주 도시는 너끈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계획대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가 들어서면.


‘게임 끝이지....!’


거기에 미니 실리콘밸리 모델로 조성되고 있는 Playa Vista 첨단산업구역처럼 가온그룹 사내 스타트업이나 가온파트너스가 인큐베이팅하는 벤처 기업들을 불러 모으고, 그룹 산하 연구소까지 옮겨온다면 서울만 하염없이 쳐다보고 있는 지방의 젊은 인재들을 선별해서 고용할 수 있다.

대학유치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JHO Company Group 산하에 교육기업을 설립해 미국과 영국, 캐나다의 사립대학을 사들여 아시아캠퍼스를 만들면 된다.

억만장자인 류지호가 개인적으로 미국이나 영국의 중상위권 대학을 매입해도 되고.

류지호의 구상대로 아리울이 개발된다면 그깟 개발이익 몇 조는 아무 것도 아니게 된다.

도시가 생산해내는 수많은 부가가치가 가온그룹을 통해 가공되어 새로운 기술 혹은 서비스로 만들어져 더 큰 생산유발효과를 만들어내고 결국 거대한 이익으로 가온그룹에 돌아올 수 있다.

가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새만금간척개발 프로젝트는 개발과 분양으로 매출을 거두는 부동산개발사업이 아니다.

부동산 금융부터 개발, 운영, 서비스까지 포괄하는 진화된 비즈니스다.

작게는 거주단지 입주민 생활습관을 파악해 택배 및 세탁물 배송, 차량 공유, 공동구매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고, 크게는 트램이나 드론택시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 인공지능, 신재생에너지 테스트베드 역할을 수행하는 혁신도시로 나아갈 수 있다.

도시 운영의 한축을 가온그룹이 담당하게 되면 전시행정 같은 세금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칫 지나친 효율성 추구로 인해 정서적인 측면이 무시될 수도 있고, 문화가 퇴보하거나 정체될 수도 있다.

상업주의에 찌들어서 개인을 공공공간에서 소외시키며 소비중심적 도시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 때문에 류지호는 예술가들의 참여에 주목하고 있다.

기업적 도시에 맞서 공동체의 이익을 지켜내려면 문화적 상징 그룹인 예술가가 많이 필요하고, 비판적 태도를 갖춘 중산층 시민들이 많을수록 좋다.

아리울에 공공예술이 더 많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공간을 할애하고 녹지와 공원 비율도 높이면서 시민들 사이의 소통과 접촉을 많이 늘릴 수 있도록 광장도 많이 넣으라고 설계팀에 주문한 바 있다.

누군가는 투자금 회수에 한세월인 도시개발사업을 왜 하냐고 묻는다.


“내가 아는 어떤 억만장자는 난민구호를 위해 또 환경보호를 위해 UN에 거금 10억 달러를 기부했어요. 나는 구체적인 실행을 통해 후손들이 더 풍요롭고 더 안전하며 평화롭게 살아가길 원합니다.”


✻ ✻ ✻


어바인 시내를 통과하며 JHO Security Service와 JHO/DirecTV 서비스 지원차량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에는 서부지역 헤드쿼터 역할을 하는 LA지사 말고도 세 곳의 지점이 더 존재했다.

북가주의 샌프란시스코, 남가주의 샌디에고, 중앙의 어바인이다.

중산층 백인과 아시아계가 많이 거주하고 있는 어바인 특성 때문에 보안과 위성TV 수요가 많은 편이다.

어바인의 산업구역에는 첨단 산업 직종도 많이 들어와 있다.

JHO Company Group의 연구중심테크기업 GMG와 Snowstorm Entertainment는 물론 GARAM Invest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General Digital, 브로드컴, Premier Automotive Group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곧 NeTube도 이 지역에서 창업하게 된다.

어바인의 산업지구에 위치한 Snowstorm Entertainment에 도착한 류지호를 임직원들이 환대했다.

오늘 류지호와 일부 직원들은 무척 뜻 깊은 행사에 참석하게 됐다.

바로 근속기념 선물 증정식이 그것이다.

기념행사라고 해서 뭔가 거창한 식순과 이벤트가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저 모하임 CEO가 해당 직원에게 기념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는 소박한 행사다.

이번에 근속기념 상징물을 받게 된 직원은 류지호 포함 여섯 명.

4명의 직원은 2년 차 기념 컵을 받았다.

입사한지 오년 차가 된 직원은 실재 크기의 검을 받았다.

이미 류지호도 받은 바 있던 검이다,


“리치왕은 방패를 들지 않잖아?”


10년 근속기념품은 5년 차에 받았던 검과 같은 문양의 방패를 받는다.


“아서스도 성기사이기 때문에 해머를 쓰고.”

“너만 특별 대우할 순 없어. 로데론 왕가 문양을 새겨준 것만으로 감지덕지해.”

“그리고 왜 전부 얼라이언스 쪽 기념품인데? 호드 팬은 어쩌라고.”

“검과 방패 그리고 반지. 다른 선물은 Snowstorm에 존재하지 않아, 영원히!”


모하임 CEO의 말에 참석한 창업자들이 격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류지호가 로빈 팔도를 돌아봤다.


“......”


그저 어깨를 으쓱해 보일 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스토리 대부분을 책임진 빈스 미첸 역시 류지호의 항변을 동조해주지 않았다.

사실 그들은 류지호를 동료라고 여기지 않았다.

게임도 잘 모르는데다가 함께 게임을 개발하며 동고동락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저 오너이기에 존중해주는 것 뿐.


“....누가 받기 싫다고 했어? 말이 그렇다는 거지.”


류지호가 얼른 모하임이 들고 있던 방패를 빼앗듯 넘겨받았다.

방패에는 로데온 왕가 문장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다.

방패는 가로, 세로 길이가 각각 18인치, 24인치며 무게는 12파운드다.

이로써 류지호는 5년 근속 기념 검과 10년 근속 방패를 받았다.

91년 창업한 실리콘 & 시냅스 멤버들과 달리 류지호는 94년 JHO Company에 인수된 날부터 근속일을 계산했다.

지금까지 근속 기념 검과 방패가 많이 제작되어 전달되었을 것 같지만, 실제 수여된 것은 그리 많지 않았다.

10년 근속은커녕 5년 근속 직원도 흔치 않았다.

그 만큼 Snowstorm의 직원 수에서나 근속일 수에서나 <WoW> 전과 후가 극명하게 달랐다. 이직률이 높은 업계 특성상 10년 근속 직원이 크게 늘어날 것 같지 않았다.


“<WoW>는 올해 안에 출시할 수 있는 거야?”


CEO 집무실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류지호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MMORPG <WoW>부터 물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나더러 Snowstorm를 닦달하라고 아우성이야.”

“<WoW>가 그렇게 기대작인 줄 몰랐는데?”

“<스타크래프트> 후속작은?”

“우리에겐 상당히 어려운 미션이야. 전 세계적으로 너무나 기대가 크잖아.”

“그 어려운 도전과제를 극복할 준비는 되어 있고?”


다소 빈정거리는 말투였지만, 모하임 CEO는 웃으며 대꾸했다.


“물론이지.”

“난 계속 강조해 왔어. 미래를 대비하라고.”


Snowstorm Entertainment는 본래 역사와 달리 작은 회사가 아니다.

Sierra On-Line의 십여 개 자회사, 독립채산제로 운영되고 있는 Helve Corp. 그리고 Condor와 TorqueBox까지 다양한 스튜디오들이 개발한 게임들을 유통하고 있는 대형게임업체가 됐다.

자회사에서 초창기 손댔다가 포기한 콘솔게임은 물론이고, 이제 MMORPG까지 진출할 예정이다.


“개발 인력은?”

“핵심인력은 40명 정도.”

“겨우?”

“핵심인력 외에 지원팀이 따로 있어. 예산은 따로 정해놓은 게 없지만. 그만큼 중요한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퀄리티가 나올 때까지 충분한 예산을 투입해 나갈 생각이야.”

“<워크래프트Ⅲ> 개발이 끝나자마자, 시작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랬지. 하지만 그때 기술력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어.”

“지금은 가능하단 거야?”

“3D 기술력이 향상되었고 PC사양이 높아져서 우리가 기획한 내용을 충분히 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어서 개발에 착수한 거야.”

“게임 엔진은? 계속 게임브리오 엔진 뜯어고쳐서 쓸 거야?”

“개발자들이 하복 엔진을 테스트하고 있는 것 같더라.”


자체 게임 엔진을 개발해 쓸 수도 있지만, 막대한 비용과 인력이 필요했다.

차라리 기존의 게임엔진을 사다가 개발 중인 게임에 맞게 개조해서 사용하는 것이 시간과 비용 모두를 절약하는 방법이다.

대부분의 게임개발사들은 다 그렇게 한다.


“어디서 만든 건데?”

“아일랜드 소프트웨어 회사야.”


들어도 류지호는 솔직히 알지 못했다.


“언리얼 엔진보다 좋아?”


언리얼 엔진은 게임 개발을 위해 만들어졌지만, 나중에는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리얼타임 렌더링 테크놀로지’를 주도하며 건축, 자동차, 영화, 애니메이션, 제조, 제품 디자인, VR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게임을 잘 모르는 류지호조차 알 정도로 유명한 프로그램이랄까.


“어차피 라이선스를 사다가 그대로 쓸 게 아니라서. 고쳐서 사용할 수밖에 없어.”

“하복 엔진을 만드는 회사를 인수합병하면 Snowstorm에 도움이 돼?”


괜히 던져보는 말이 아니다.

필요하다면 M&A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작가의말

즐겁고 행복한 하루 되십시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Mr. 할리우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04 민중의 적 : EMBARGO. (4) +2 23.09.04 2,200 84 25쪽
603 민중의 적 : EMBARGO. (3) +4 23.09.02 2,404 104 24쪽
602 민중의 적 : EMBARGO. (2) +2 23.09.02 2,292 73 24쪽
601 민중의 적 : EMBARGO. (1) +9 23.09.01 2,526 105 24쪽
600 총수란 호칭이 더 어울리는 남자? (2) +16 23.08.31 2,560 102 23쪽
599 총수란 호칭이 더 어울리는 남자? (1) +4 23.08.30 2,531 107 25쪽
598 할리우드 겉멋 그 자체... +3 23.08.29 2,536 97 26쪽
597 안티 카페 아니겠죠? +4 23.08.28 2,438 103 25쪽
596 잡초가 아니라 꽃을 따가는 것이다. (2) +4 23.08.26 2,536 108 24쪽
595 잡초가 아니라 꽃을 따가는 것이다. (1) +5 23.08.26 2,379 103 23쪽
594 신상필벌(信賞必罰). (4) +6 23.08.25 2,478 100 22쪽
593 신상필벌(信賞必罰). (3) +4 23.08.24 2,481 107 23쪽
592 신상필벌(信賞必罰). (2) +5 23.08.23 2,506 106 25쪽
591 신상필벌(信賞必罰). (1) +7 23.08.22 2,560 97 22쪽
590 게임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2) +3 23.08.21 2,547 104 25쪽
589 게임은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 (1) +5 23.08.19 2,564 88 23쪽
588 인수·합병이 여의치 않을 것 같은데. +8 23.08.18 2,585 97 23쪽
587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2) +4 23.08.17 2,559 111 23쪽
» 좋아하는 것에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것은.... (1) +2 23.08.16 2,586 111 24쪽
585 PayMate Mafia. (3) +2 23.08.15 2,615 117 22쪽
584 PayMate Mafia. (2) +4 23.08.14 2,623 118 23쪽
583 PayMate Mafia. (1) +4 23.08.12 2,785 103 24쪽
582 두 번째 오스카! +8 23.08.11 2,687 111 23쪽
581 인간들이 배가 불렀어, 아주! +3 23.08.10 2,590 100 22쪽
580 Pix-Art. +7 23.08.09 2,571 103 23쪽
579 부자 되세요, 꼭이요~ +4 23.08.08 2,633 109 27쪽
578 마치 다른 나라에 살고 있는 것처럼.... +8 23.08.07 2,641 107 22쪽
577 흘러가게 놔두라고 하십니다. +6 23.08.05 2,712 100 22쪽
576 REMO : ....or Maybe Dead! (11) +8 23.08.04 2,590 106 27쪽
575 REMO : ....or Maybe Dead! (10) +4 23.08.03 2,557 104 2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