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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도토리의 글방

양자역학 세계의 최고 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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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연필도토리
작품등록일 :
2020.05.14 18:10
최근연재일 :
2020.06.18 13:0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4,947
추천수 :
132
글자수 :
162,057

작성
20.06.04 08:00
조회
63
추천
2
글자
12쪽

#021 생각보단 평화적

시즌 1은 40편까지입니다.




DUMMY

비행기 안은 조용하다.

언제나 비행기처럼 조용한 곳은 드물다.


K와 소연은 나란히 앉아 있었다.

물론 소연에게 창가 자리를 양보한 K는 창을 보는 척 하면서 소연을 보고있다.

예쁘구나하는 생각을 하면서.


“우와. 창가에 자리를 얻을줄은 몰랐어요.”


소연은 창밖으로 펼쳐지는 하얀 구름을 바라보며 어쩔줄 모르게 기뻐했다.

“빛이 많이 들어오니까 선글라스라도 끼고 구경해.”


“잉? 그냥 선글라스끼고 공항으로 가는 사람들은 멋부리는거 아니었나?”


“무슨 소리야. 비행기타면 은근히 눈이 부시단 말야.

잠 잘 때 불편하기도 하고 시차가 바뀌어서 피곤하니 빛을 막기도 하고...“


K는 소연에게 공항에서 왜 선글라스를 많이 끼고 다니는지를 설명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피식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의 큰 두손이 동그랗게 눈을 뜨고 바라보는 소연의 머리를 한번 감쌌다.


“아냐. 사실은 그냥 멋부릴려고 끼는거 같아.”


“거봐요. 그런거라니까.”


‘이 아이를 지켜주고 싶다.’

K는 소연과 눈이 마주치거나 그녀와 몸이 닿을때마다 그 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에 대해서 생각도 하기전에 그런 생각부터 들었다.


“그럼 좀 있으면 기내식도 나와서 밥도 먹고 하는거에요?”

“기대하지마. 대만가는 비행기 기내식은 맛이 그저그래.”


“그럼 미국이나 프랑스가는 기내식은 엄청 맛있나요?”

“아니. 그것도 아니지. 기내식은 정말 맛이 별로야.”


“근데 왜 기내식은 왠만하면 다 먹잖아요. 지난번 일본갈때도 다들 기내식 먹던데...“


기내식 이야기에 출발부터 이야기 꽃이 터져 나온다.

소연은 일부러 그러는지 아니면 원래 그런지 말이 많은 편이었다.


자신들을 노리는 적들로부터 대만으로 도망가는 두 사람은 마치 1년 기념 해외여행이라도 가는 듯히 들떠 있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왠지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스스로들이 너무 비참해보일가봐 그런 것 겉기도 하고, 아니면 진짜 마음에 든 남자와 여자를 만난 분위기 좋은 연인들의 여행같기도 하고 그랬다.


“어느 쪽이라도 상관없어. 어차피 시간은 흘러가고, 그 시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이거였으니까.“


뜬금없이 소연은 혼잣말을 했다.


물론 K는 그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냥 한 번 싱긋 웃어 주었다.


비행기가 도착하자 택시를 타고 소연과 K는 어디론가 향했다.


K는 능숙한 중국어로 택시기사에게 이야기했고, 택시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하우더하우더를 연발하며 출발했다.


생각보다는 화려하지 않은 거리들을 지나 꽉 막힌 도로들을 지나서 조금은 집이 없는 한가한 곳에 도착했다.


다른 여행객과 달리 커다란 짐없이 작은 백 하나씩 매고 다니는 느낌이라 여행객이 아니라 마치 대만에서 살고있는 한국 사람들 같았다.


“어떻게 이런 길들을 다 알고 있어요? ”


“대만, 홍콩, 마카오는 내가 아시아인 출시이라 미국에서 일할 때도 항상 오던 출장지였어. 걱정하지마. 당분간 여기서 지내는건 답답하진 않을거야.“


“이미 말했잖아요. 전 걱정하지 않는다구요. 당신에게 한번 믿고 맡겨보기로 했으니 그냥 최대한 즐겨볼 생각!“


소연은 길게 기지개를 켜먼서 K에게 대답한다.

의외로 대범하거나 포기가 빠르거나 둘 중 하나인 스타일.

좁은 골목길을 지나서 그들은 작은 가게 앞에 섰다.


잡화점이라고 부를 수 있는 그 곳은 늙은 할아머지가 작은 안경을 쓰고 앉아서 담배와 술, 기타 잡화들을 팔고있는 곳이 었다.


K는 빙긋 웃으며 할아머지를 끌어 안았다.


“아저씨. 잘 지내셨어요?”


아저씨는 서랍을 열어 작은 열쇠1개와 자동차 열쇠를 주었다.

그것들은 주소가 적혀있는 작은 편지봉투 안에 들어있었다.


“1년이라고 했나?”

아저씨는 K의 분위기와 달리 냉담하게 말했다.


“자네는 주걸윤, 저 아이는 진진일세.”

“진진이라고요? 나 중국이름으로 살게 되는거구나.”


K는 소연의 손을 꼭 잡았다.

더 이상 이야기하지 말라는 신호였다.


“주민증과 여권은 일주일 뒤에 받으러 오게나.”


“고마워요. 아저씨.”


“10년만에 자네에게 빚을 갚을 수 있어 다행이야. 그리고 내 역할은 여기까지 더 이상 자네를 도울 순 없으니 일주일 뒤에 보세.“


“알겠습니다.”


K는 깍듯이 인사하고 소연을 손을 잡아당겼다.


“나 콜라 먹고싶어요!”


소연이 귀엽게 징징대자 할아머지는 재빨리 일어서서 냉장고의 콜라를 꺼내주었다.


“아가씨. 잘 가시게.”


둘이 가게를 나오자 드르륵 하고 가게 셔터가 자동으로 내려갔다.


“어? 벌써 문을 닫네.”


소연은 콜라캔을 따면서 k에게 물었다.

“뭐야? 이 시츄에이션은?”

“뭐긴. 니가 말하던 존윅에서나오는 그런거지.”


k는 가게 앞에 주차되어 있던 BMW에 차키를 가져다 대었다.

문이 열렸다.


“타라. 이제 집으로 가자. 진진.”

“그래요. 주걸윤씨. 영화배우 이름같네.”

“응. 영화배우 이름이야.”


BMW의 시동이 걸렸다.

K는 들고있던 휴대폰을 불루투스 연결을 했다.


아바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winter take it all ”


소연이 노래를 듣고 제목을 맞췄다.


“이 아가씨 좀 봐. 제법 똑떡한데?”


“옛날 노래 아는게 뭐가 똑똑해요? 디자이너들은 당연히 다 아는 노래일거같은데...우리는 그림그릴 때 최신음악 안 들어요. 몸이 들석거려서...“


“그런 직업병이 있구나. 우리 킬러도 최신노래 안 들어. 너무 세상의 트랜드를 알면 재미있거든.“


BMW가 출발하여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대만의 거리를 빠져 나왔다.


“배고파요. 우육면 먹으러가요.”


K는 소연을 보지도 않고 싱긋 웃었다.


"우욱면 잘 하는 집이 있지. 벌집 우육면 사줄게."

"그거 좀 징그럽다던데?"


소연은 벌써 검색 다하고 있었다.


"너 진짜 검색 잘 하는구나."

"그럼요. 아저씨 처럼 멍청한 사람이랑 몇 년을 살아야하는데 제가 똑똑해져야죠."


K는 소연의 말에 크게 웃었다.

오랜만에 웃어보는데 그게 그리 싫지 않다.



****



벌집 우육면을 먹고 대만의 새 집으로 들어온지 6개월이 지났다.


젊은 남자와 여자가 하나의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동안.


당연히 서로의 입술과 서로의 팔을 만지며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말 그대로 온종일 둘만 붙어다니며 10년은 된 애인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수많은 편견과 인종 차별 속에서 왜 혼자 인지도 모른 채 미국의 흑인 갱단에서 자란 한국인 킬러로 키워졌다가, FBI에서 일을 하고 다시 개인킬러로 활동한 그.


고아원에서 자라나 여중생 촉력사건까지 일으키는 성격이지만, 결국 디자이너로서 외주 일을 하며 길고양이들과 함께 자라온 그 녀.


도저히 만날 수 없는 운명의 그들은 편의점에 들어가서 갈아만든 배와 말보로를 사는 그 순간을 기점으로 이런 운명의 사랑을 하게된 것이다.


처음 볼 때부터 그는 그녀의 머릿결, 그리고 눈의 색깔.


아름다운 얼굴을 모두 좋아했지만 그를 끝까지 그 녀에게 관심을 가지게 했던건 무엇보다드 그녀의 늘씬한 팔이 곡선이었다.


그의 입술이 그 녀의 팔에 가져다 대었다.


같이 소파에 누워서 한국 방송이 나오는 채널을 보고 있었다.


“너의 팔에 반했어. 세상에 팔에 반하는 사람이 있을까?”

“나의 예쁨이 이렇게나 넘쳐나는데 겨우 팔이라니...:”


방금 커피를 마시고 들오와서인지 기분이 좋은 상태였단 K는 베란다로 나가서 쌀쌀함을 넘어선 공기에 담배를 물었다.


“맨날 말보로만 피더니 담배 잘 바꾸네?”

“작은 것부터 조심해야지.”

“아이고. 역시 치밀하십니다.”


그렇다.

K는 그동안 피워오던 말보로 레드조차 던힐로 바꿨다.

혹시 말보로 레드를 사는 것 조차 그는 불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불안한건.

아직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는 것이었다.

6개월동안 이렇게 까지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이 너무나 이상한 상황이었단 것이다.


“우리 2017년이 된지 2개월이나 지났는데. 슬슬 대만에서 나가보지 않겠어?“


“싫어. 이제 겨우 대만의 날씨와 공기에 익숙해졌는데...우육탕과 지하철타는 것도 재미있고.“


소연은 뾰로퉁한 표정으로 눈은 TV를 보면서 투덜거렸다.


“그럼 2달정도만 더 지내다가 마카오로 넘어가서 홍콩으로 들어가자.”


“홍콩? ”

“응. 홍콩에서 최대한 오래 버티면서 분위기를 봐야할거같아.”


“왜 홍콩이야?”

소연은 K에게 동그란 눈을 하면서 물었다.

K는 심각한 표정으로 진심 가득하게 답했다.

“주윤발의 고향이잖아.”


소연은 뻥찐 표정으로 K를 바라본다.

"... 정말 가끔 당신은 묘한 사람이야.“


“나 처음 총을 잡고 벌벌 떨고 있을 때 우리 보스가 비디오를 보여줬거든.”


K는 마지막 담배를 길게 뿜었다.


“그게 영웅본색이었어. 주윤발을 보고 총을 사용한다는 게 얼마나 멋지고 강한지 알았지.”

“그거알아? 여자가 제일 싫어하는 영화가 영웅본색이라는거?”

소연은 혀를 낼름 내밀며 K를 약 올리려 했다.


“아니. 알고 싶지 않아.”

“치잇. 주윤발과 주성치는 여자의 적이거든.”


K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시발. 이렇게 행복하고 재밌어도 되는거야? 지금의 내가?;


순간 또 머리가 굉장히 아픈 느낌을 받았다.


언젠가 극장 앞에서 담배를 피우며 우연히 보았던 두 개의 거대한 선이 하늘에 생겼다.


“뭐야. 저거 원래 가끔씩 나오는 거 이나었나?”


k는 캠트레일을 멍하니 바라 보왔다.

하늘이 갈라졌다가 붙어버린 듯한 그 느낌이 이전에 그것과 달리 굉장히 강렬하게 느껴쪘다.


“나 머리가 좀 아픈데:?”

“방금 담배를 피워서 그런거야.”

"아니. 저 캠트레일이 나타나면 이상하게 머리가 아파."


"저게 캠트레일이라구요? 와 이름하고 딱 어울리는 하늘이네."


k는 소연을 바라보고 잠시 놀랐다.


“소연아. 너 눈 색깔이 순간 옅어진 느낌이야.”

“응? 뭐라고?”

“너 각각 다른 두 눈의 색깔 중 왼쪽 눈이 옅은 녹색이라고.”

“아닌데 원래 되게 예쁜 진한 녹색이잖아.”


이야기를 하고있는 동안 그녀의 눈색깔이 돌아왔다.

켐트레일이 사라졌다.

그리고 소연의 눈 색깔이 다시 바뀐 느낌이다.


“이제.. 다시 진한 녹색으로 변했어.”


“응? 방금 담배피워서 머리 아프니까 그런거 아냐? 예전보다는 하루에 조금 밖에 피우지 않잖아.“

“그거야. 뭐 말보로가 아니니까..”


“그것도 주윤발 아저씨 때문이겠지?”

소연의 농담이 하나도 재미있지 않았다.


캠트레일.

그 녀의 눈 색깔.

그리고 아픈 머리.


3개의 순간적인 각각의 일들이 하나의 흐름 속에서 머리 속에 이어졌다.


“나 눈 색깔 빛에 따라 다르게 보이기도 해. 그거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야.”

소연은 웃으면서 k의 마음을 풀어주려고 했다.


“한번도 그런적이 없었어?”


“난 모르지. 내 눈을 내가 볼 수 없으니까. 그리고 누구도 내 눈을 너처럼 바라봐준 사람이 없었으니까...“


소연은 냉장고를 열고 콜라를 한 캔 땄다.


그리고 옆에있던 타이완 맥주 캔을 꺼내 들고 K를 향해 살짝 던졌다.


탁.


다행히 떨어뜨리지 않고 k가 잡았다.


“나이스 캐치”

“고마워. 그런 쓸데 없는 소리 안 할게.”

“아니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지마세요. 아저씨.”


소연은 콜라를 마시며 다시 소파에 누워서 TV를 보기 보기 시작했다.


‘역시 팔이 진짜 예쁜 아이구나.'


k도 캔을 따서 맥주를 마셨다.


‘별거아니겠지. 내가 오늘 따라 민감한건가보네.’


k와 소연은 생각과 달리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재미있게 읽어주시면 좋겠네요~


작가의말

대만에서의 삶이 이어집니다.~
둘은 평화롭게 지내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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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034 완전히 포위되었다! 20.06.15 64 3 10쪽
33 #033 전쟁의 여신은 죽었다. +2 20.06.15 60 3 7쪽
32 #032 실제 전장의 중심은 K! 20.06.14 57 3 11쪽
31 #031 아시아의 독수리였던 남자 +2 20.06.14 71 3 7쪽
30 #030 FBI의 2급 비상선언 +2 20.06.13 76 5 7쪽
29 #029 최강의 킬러K란? +2 20.06.13 69 4 7쪽
28 #028 현실K의 전투시작! +2 20.06.12 60 4 9쪽
27 #027 손 끝에 닿는 다는 것. +4 20.06.11 58 5 9쪽
26 #026 영원한 비밀은 없다. +6 20.06.10 69 4 11쪽
25 #025 삼합회가 다가온다 20.06.09 73 3 7쪽
24 #024 좁혀드는 총구 +2 20.06.08 67 4 8쪽
23 #023 홍콩.그리고 실수 +2 20.06.06 67 3 7쪽
22 #022 양자역학의 비밀 +4 20.06.05 212 4 7쪽
» #021 생각보단 평화적 +2 20.06.04 64 2 12쪽
20 #020 인천공항 +2 20.06.03 82 2 7쪽
19 #019 운명은 쉽게 다가온다 +2 20.06.02 64 2 11쪽
18 #018 여자와 남자관계 +3 20.05.30 77 2 8쪽
17 #017 스티브여 안녕 +4 20.05.29 71 3 7쪽
16 #016 도진우 형사 +2 20.05.28 93 3 7쪽
15 #015 채소연과의 밀당 +2 20.05.27 81 4 10쪽
14 #014 어둠 속에서 +2 20.05.26 82 3 7쪽
13 #013 던젼 속으로 +2 20.05.25 91 3 10쪽
12 #012 배신의 기억 +3 20.05.24 92 2 10쪽
11 #011 채소연과 K 20.05.23 100 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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